2014. 12. 24. 수요일
한동원
개봉일 12월 24일
자칭 ‘퓨전’ 일식집에서 면빨만을 우동면으로 하여 짜장을 만들어 판다면 그것을 일식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인가? 자칭 ‘퓨전’ 중국집에서 초밥에 단무지에 춘장만 곁들여 내놓는다면 그것을 청요리라 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러한 원리에 입각해, 한옥에서 정체불명의 한복을 입고 돌아다니는 정체불명의 등장인물들이 정체불명의 시대에서 벌이는 이 정체불명의 영화를 필자는 도무지 ‘사극’이라는 이름으로 부를 수가 없다. 뭐, 부를 수 있다 해서 그 지리멸렬한 형국이 개선되는 건 아니다만서도.
암튼 모쪼록 현명한 영화선택과 함께 하는 즐거운 크리스마스 및 연말연시 되시길.
<상의원> 적정 관람료 (8000원 기준) | |
인하 -2710원 | 무엇보다도 한석규가 아까웠다 : -100원 왜냐, 일단 중전마마께오서 '옷 짓는 천한 상것'에게 꼬박꼬박 존댓말을 쓰시는 등, 철저한 고증은 고사하고 기초적인 룰조차 완전 무시하고 들어가는데다가 : -150원 그녀가 그 ‘상것’과 단둘이 궁 안에서 버젓이 러브러브 뱃놀이를 하는데도 그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 등등, 사극만이 추구할 수 있는 ‘시대상황에 의한 긴장’을 완전 뭉개고 들어가는 기본정책에다 : -200원 필요할 때는 그런 시대적 제약을 갑자기 핵심 이슈로 갖고 들어오는 등, 앞뒤전후 완전 상실한 스토리 : -200원 더구나, 아무리 ‘퓨전’이라 갖다 붙이긴 하였으나, 청나라 사신의 중전마마 인증식(이라는 설정부터가 우선 코믹하다만)이 무슨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또는 프로젝트 런웨이? : -200원 그 의상에, 뭔가 설득력 있는 사연이나 아름다움이 깃들었다면 모르겠으나, 단지 앙선생님 유작을 방불케 했을 뿐 : -120원 하여 이 영화를 ‘퓨전’이나 ‘현대적 상상력’ 따위의 수식어를 앞세워 사극으로 분류하는 행위는, 모기를 조류로 분류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료됨: -150원 뭐, 사극 아니라도 좋다. 이야기가 재미있고 짜임새만 있으면 그만이겠다만, 그 전혀 또한 아니어서 : -300원 ‘천재를 마주친 장인의 절망감’은 들쭉날쭉 흐름에 장황하기 그지없고 : -120원 ‘신권에 짓눌린 상감마마의 분노’는 오로지 상감마마 도끼눈으로만 형상화 되고 있으며 : -150원 ‘중전마마의 신분 초월한 사랑’ 부분은, 그냥 차마 논하지 않으련다 : -250원 특히나 ‘치수 재기’ 장면의 본의 아닌 코믹함은 : -120원 모든 사건을 옷으로 엮으려는 무리한 이야기 전개에 따른 민망함 및 지루함 : -200원 각종 때깔 좋은 비주얼 구경도 기껏해야 30분 약발 : -80원 특히 ‘퓨전’ 한복의 나열은 흡사 박신혜의 동영상 화보인 듯 : -70원 등등등 말하자면 끝이 없겠으니, 오랜만의 쒯덩어리 진돗개 1호 발령으로 결론에 갈음함 : -300원 |
인상 230원 | 아무튼 한석규를 비롯, 배우들이 대체로 아까웠다 : 100원 ‘조선시대의 옷’이라는 소재로 인해 촉발된 궁금증 해소 : 50원 여기저기 돈 들인 티 : 80원 |
적정관람료 : 8000원 + 230원 - 2710원 = 552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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