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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14일부터 7 15일까지 한 달여간 러시아에서 FIFA 월드컵 경기가 열린다.

 

월드컵은 축구를 좋아하는 모든 사람들에게는 4년에 한 번뿐인 어마어마한 축제다. 평소에 축구를 안 보는 사람들도 이런 축제 분위기를 즐기게 된다. 때만큼은 국가주의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이 자기 나라의 국기를 얼굴에 그리거나 몸에 두르고 국가대표를 지지하고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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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경기는 사람들을 모이게 하고, 하지 않던 행동들을 하게 하며, 별 것 아닌 일로도 흥분하게 만든다. 평소에 축구에 관심도 없던 조차도 아마 경기가 열리는 한 달 동안은 TV 보면서 웃고 흥분하고 난리를 것이다.

 

나 같은 축알못도 이러니 평소 자기 팀을 열심히 응원하는 사람들은 오죽하겠는가? 미쳐버린다. 사람들 누가 제일 먼저 정신줄을 놓을 것인가? 바로훌리건들이다. 요새 흔히 말하는 훌리건들의 메카는 바로 러시아에 있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 기간에 쏟아지는 뉴스 훌리건들이 일으키는 소란에 대한 뉴스도 분명 포함돼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훌리건을 한심하게 보며즐거운 축제에 싸워야만 하나? 경기를 평화롭게 수는 없을까?’라고 생각할 것이다. 또한 동의할 밖에 없지만, 이런 생각은훌리거니즘이라는 사회적 현상을 이해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 올바르게 사는 사람이고 폭력을 쓰는 그들은 나쁜 놈들이다라며 가해자의 행동을 단죄하기 위해 정당성을 부여하는 도덕적 판단일 뿐이다. 도덕적 판단이 필요 없다는 말은 아니지만 근본적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사회적 현상을 분석하고 적절한 방지책을 마련하여 가해의 원인 자체를 없애도록 해야 한다.

 

, 이제 이런 폭력주의자들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지 대한 의문이 조금이라도 풀렸길 바라며 훌리거니즘이라는 사회적 현상을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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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리거니즘의 요람은 영국이다. 자세히 말하자면 1960년대의 영국 축구 경기장이다. 운동 경기와 연관된 폭력 사태는 고대 로마 시대부터 존재해왔다. 응원자들이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폭력으로 분노를 표출하는 것은 옛날부터 있어왔고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1960년대에 들어서 영국의 이런 폭력 사태는 조직화 되고 계획적인 현상이 된다.

 

축구는 1863 영국에서 생겨났다. 당시 여가시간이 드물었던 프롤레타리아 사회에서는 축구경기장까지 가서 팀을 응원하는 것은 아주 고급스러운 취미활동이었다. 2 세계 대전 이후 유럽에 번영기가 오면서 변화가 일어났다. 사람들의 여가시간이 많아지며 소비도 대중화되고 취미생활도 다양해졌다. 이런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축구계도 개혁이 필요했다. 때부터 축구팀을 응원하는 고급스러운 취미는 대중화가 됐고 누구나 있는 활동이 됐다. 형편이 어려운 젊은 응원자들은 같은 등급의 좌석에 모였고 계단식 좌석의 , 엔즈(ENDS)에서는 가족이나 종교보다 강한 소속감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훌리거니즘의 탄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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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영국이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실업률은 1972 3.8%에서 1983 11.5%까지 상승했고 젊은 사람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어지면서 ‘No future’라는 슬로건을 걸고 펑크(PUNK) 스킨헤드(SKINHEADS) 같은 하위문화가 퍼지기 시작했다. 이러한 사회적 배경에서 훌리거니즘의 호소력과 소속감은 더욱 강해졌다. 1979년부터 1990년까지는 철의 여인이라 불리는 마가렛 대처(Margaret Thatcher) 총리가 경제 위기 돌파를 위해 강력한 긴축정책을 세웠다. 대처의 반사회적인 정책은 젊은 사람들과 노동자들의 분노를 악화시켰고 훌리거니즘의 전성기도 함께 왔다. 소외층에 속한 젊은 허무주의자들은 축구 경기장에서 자기 팀을 지지하며 폭력적으로 상대방을 억누르는 자신들의 존재감과 정체성을 찾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었을 지도 모른다.

 

대중매체도 이런 현상을 확대시키는 데에 한몫했다. 자신들의 존재감을 찾으려는 훌리건들이 TV매체에 나오는 자기 모습을 보며 자랑스러워했을 것이다. 영국 기자들은 유명한 훌리건들의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thug league’ 불렀는데 기자들의 의도는 좋았지만 목록에 들어있는 자체만으로도 훌리건들 사이에서는 아주 존경스러운 일이었기 때문에 블랙리스트가 폭력을 더욱 자극하게 만들었다. 이런 와중에 유럽의 다른 나라의 극단적인 응원자들이 대중매체를 통해서 영국 훌리거니즘의 매력을 느끼고 따라하기 시작했다. 영국의 조직들은 전 유럽적으로 모든 훌리건들의 기준이 됐다.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로 발전했고 90년대부터 훌리건들의 폭력은 축구계의 눈엣가시가 되었다.

 

경찰의 진압, 블랙리스트, 경기장 금지법 영국에서 여러 가지 해결책이 나왔지만 폭력은 사라지지 않았고 이미 조직화 되어 있었기 때문에 경찰을 쉽게 피할 있었다. (FIRM)이라는 영국 훌리건 단체들은 마피아 못지않게 발전하고 있었다. 1999 BBC 탐사보도 기자 도날 메킨타이어(Donal Maclntyre) 1년 동안 언더커버로 첼시 헤드헌터즈(Chelsea Headhunters) 들어갔고 보스들을 감옥으로 보낼 있도록 증거를 모아 훌리거니즘을 설명해줄 있는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일화로 메킨타이어는 다른 훌리건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첼시 축구팀의 문신까지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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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부터 훌리건들은 사회학자나 심리학자의 연구 대상이 됐다.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나타나 훌리건들의 폭력 해소법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연구하기 시작했다. 조직들을 해체하기 위해 경찰들의 진압이 필요한 만큼, 폭력에 대한 중독이나 젊은 사람들의 소외감을 해소하기 위해 심리적 접근이나 사회적 방지책도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축구 클럽들도 훌리건의 폭력사태에 대해 책임을 느끼고 팬코칭(fancoaching) 하기 시작했는데 방법은 축구 클럽들이 응원 단체들을 후원함으로써 폭력을 통제할 있었다. 훌리건에 대한 영국의 전문가들과 경찰들이 새로운 해소 방법을 알리기 위해 전 유럽으로 파견됐고, 이러한 많은 노력의 결과로 훌리거니즘은 상당히 감소했다. 다만 2000년대에 들어서 훌리건이 감소한 대신 울트라(Ultra)라는 극단적인 응원단체가 생겨나긴 했으나 축구 클럽의 통제안에서 함성과 노래, 커다란 현수막을 흔들기만 폭력사태는 없었다.

 

서유럽에서 많은 노력을 하는 동안, 동유럽이나 러시아에서는 새로운 유형의 훌리거니즘이 형성되고 있었다. 동권 훌리건들은 90년대 소련 붕괴와 함께 경제위기가 오면서 생겼고, 2000년대에 영국 훌리건들의 영향을 받아 자신들의 (FIRM)들을 만들어 극우파 정당들의 후원을 받으며 빠르게 발전했다. 러시아 정부의 강력한 진압 작전으로 인해 축구 경기장의 폭력을 통제할 있었지만 사회적인 원인에 대한 조치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진압은 오히려 새로운 유형의 훌리거니즘이 유발되는 데에 기여했다. 훌리거니즘의 신세대는 구식 영국 훌리건과 다른 형태였기 때문에 옛날 기준으로는 수도 없고 파악하기 어렵다. 아직까지도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다큐멘터리 기사들을 통해 새로운 훌리거니즘의 몇 가지 특징은 나타나고 있다.

 

자신들의 신분을 숨기며 자기 팀의 색깔을 내걸지 않고 티 나지 않게 아주 평범하게 다닌다. 그러다 SNS 통해 약속하여 경기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숲이나 공터에서 5대 5에서부터 50대 50까지의 패싸움을 벌이는 것인데 유일한 규칙은 무기 없이 맨주먹으로 싸워야 하는 것이다.

 

https://youtu.be/m5T-eQOf1ak

 

위의 유튜브에서 있듯이 싸움은 2, 3분 밖에 걸리고 상대방 팀의 멤버들이 누워있어야 끝난 것이다. 그러고 나서 서로를 일으켜 세우거나 칭찬하면서 기분 좋게 헤어진다. 술도 먹지 않은 채 MMA 같은 정식 무술을 습득하여 마우스피스까지 끼면서 싸움을 하는데 축구팀의 응원단체라기보다는 오로지 싸움을 위한 용병 단체와 가깝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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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유형의 훌리거니즘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많이 없기 때문에 폭력에 대한 해결 방법은 아직도 미미하다. 2016 유로컵은 러시아 훌리건들의 무대가 됐고 6 마르세유(Marseille) 전쟁터가 됐다. 겨우 120여 명의 러시아 훌리건들은 2000여 명의 영국 훌리건들을 달아나게 했고 사건은 영국 훌리건의 시대는 끝나고 러시아의 시대가 왔음을 전 세계에 알리는 메시지였다. 당시 'Igor Lebedev'라는 러시아 극우파 국회의원은 러시아 훌리건들을 칭찬했고, 훌리건 싸움의 합법화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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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마르세유 사건부터 지금까지 러시아 정부는 훌리건들의 진압을 강화하고 적절한 초지를 세웠다고 주장하지만 SNS에서는 러시아 훌리건 패싸움 동영상이 꾸준히 올라오는 것을 보면 러시아 정부의 주장은 신빙성이 없어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월드컵을 계기로 러시아에 2백만 명의 관광객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충분한 경찰 인력 파견으로 치안 문제는 없을 거라고 장담했지만 훌리건들의 소란은 피하기 어려울 같다. 2018 월드컵은 러시아 훌리건들이 다른 나라의 훌리건들과 겨룰 있는 기회인 동시에 자신들의 시대가 왔음을 확인시키는 순간이 것이다. 아마 올해 월드컵은 훌리건들의 폭력으로 시끄러우면 시끄러웠지 조용하지는 않을 같다.

 

다만, 혹여나 러시아 월드컵에서 훌리건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는 뉴스를 보게 된다면 그들의 폭력성 아래 깊은 곳에 사회적 원인이 있다는 걸 우리 모두가 떠올리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교정 : KI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