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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창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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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창부수라 하였던가. 춘장이 코로나19로 조금 잠잠한가 싶더니, 이번엔 아내 사건으로 한 주가 핫했다. 인사청문회에서 잠깐 거론되고 말았던 춘장의 띠동갑 아내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이 새롭게 주목을 받았던 것이다(사실 춘장이 잠잠한 건 아니었다. ‘수사와 기소는 분리될 수 없고, 수사한 검사가 기소하는 게 맞다’며, 연일 국회에서 통과된 검‧경수사권 조정안 뿐 아니라 정권에 반기를 들고 다니고 있다. 몇 달째 그러다 보니 일상이 되었을 뿐).

 

모든 건 지난 17일, ‘경찰이 지난 2013년 도이치모터스의 주가조작 의혹 사건을 내사하였고, 여기에 춘장의 아내 김건희 씨가 연루된 의혹이 있다’는 내용의 <뉴스타파> 보도로부터 점화되었다.

 

뉴스 내용을 정리해보면,

 

① 2009년 도이치모터스의 주식이 곤두박질치기 시작했고, 선수들이 개입해 매매거래에 나섰다

② 김건희 씨도 거래에 뛰어든 정황이 포착됐다 (해당 주식 8억 원 어치 장외 매수)

③ 그 이후 도이치모터스의 주식 거래가가 뛰었고, 김건희 씨는 12억 이상의 차익을 보았다

 

김건희씨의 ‘수상한 주식거래 의혹’은 이미 춘장의 인사청문회에서 공개질의가 이뤄졌던 바 있다. 회계사 출신인 바른미래 채이배 의원이 관련 자료제출을 요구했지만, 춘장은 자료를 전혀 제출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소윤’ 윤대진의 형인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이 비리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을 당시, 변호사를 소개시켜준 사건만 화제가 되어 묻혔다.

 

이외에도 춘장의 아내 김건희와 그의 장모인 최 모씨와 관련된 의혹들이 제기되었지만, '장모와 내가 무슨 상관이 있냐'는 식으로 나와 이 또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춘장의 장모와 관련된 수많은 의혹은 이미 알려질 만큼 알려졌다. 춘장이 대검 중수부 1과장이던 시절부터 언론보도로 다뤄진 바 있고(링크), 청와대 홈페이지에 국민청원이 올라온 적도 있다. 이런 상황임에도 춘장과 춘장의 아내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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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장의 처와 장모의 사업법인 문제를 오래 취재해온 한 일간지 기자가 의미심장한 말을 건넸다.

 

“이번 <뉴스타파> 보도에서 솔직히 김건희는 그냥 주식거래를 한 것뿐이고, 설사 그 때 주가 조작이 이뤄졌다고 해도 본인은 몰랐다고만 하면 문제될 것이 없다. 문제는 김건희가 그 주식을 사들인 자금의 출처다. 그렇게 큰 자금이 도대체 어디서 났는지다. 김건희가 코바나컨텐츠 사업체를 운영하기 전에 뚜렷한 직업이 있었나? 그 돈을 어떻게 벌었는지, 부모에게 받았다면 증여세나 상속세 같은 세금을 제대로 냈는지, 그걸 밝혀야 한다.”

 

춘장이 인사청문회 때 신고한 재산은 현금으로만 50억 원이 넘는다. 이 재산의 대부분은 처 김건희의 것이었다. 알다시피 춘장은 50세가 넘어서 김건희와 결혼했고, 그 전까지는 재산이 그리 많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자세한 사정을 알 수는 없다. 다만 ‘장모와 내가 무슨 상관?’ 이라며 버텼던 춘장은 되고, '부인이 딸의 표창장을 위조했다'는 의혹과 사모펀트에 투자한 사실을 몰랐다는 조국 전 장관은 안 되는 이 이중잣대가 괜찮은지 궁금할 뿐이다. 검사만 되네? 검사는 다 해도 되네? 의 삼류 드라마는 너무 많이 봐서 이제 지겹기도 하고.   

 

이왕 이렇게 된 거, 오늘은 춘장의 예를 마음에 새겨 과거를 반성하고 일신일신우일신하는 마음으루다가 나아가보자, 는 의미루다가 그동안 적잖이 밖으로 알려진 검사들의 가정사를 비롯, 이러저러한 사건들을 되짚어 본다. 역사를 알아야 발전하는 거 아니겠냐. 

 

자.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수많은 의혹 보도를 언급하면서 ‘수신제가도 안 되면서 어떻게 법무부 수장으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겠냐?’ 던 한 야당 의원의 질문, 검사들에게도 던져보자.

 

2. 아픈 부인보다 마작

 

부인이 '아파서 병원에 가야하니 집에 일찍 들어와서 아이들을 좀 봐달라'고 했는데도, 야근한다는 핑계로 검찰청에서 밤늦은 시간까지 마작을 한 이가 있었다. 결국 검사의 부인, 제대로 병원치료를 받지 못하고 사망했다(너무 아팠던 부인은 아이를 집에 놔둔 채 병원에 갔다. 하지만 대기시간이 너무 길어 진료를 포기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날 밤 사망했다).

 

장례식장에서 처가 식구들이 검사 남편의 멱살을 잡자, 그 광경을 지켜본 검사의 동료들, 그러니까 마작판에 껴있던 검사들은 ‘의료과실이 명백하니 그 병원을 압수수색하자’며 엄한 병원 탓을 했다.

 

검사 남편은 아이들을 키워야한다며 얼마 지나지 않아 재혼했다. '수신제가'를 제대로 하지 못한 탓에 부장으로 끝나는가 했는데, 불과 몇 년 전에 장관급에 해당하는 어느 부처의 사무처장까지 하고 ‘명예롭게’ 은퇴했다.

 

 

3. 청장의 사정주

 

검찰 내에서는 아주 유명한, '사정주' 사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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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폭탄주는 맥주에 양주 혹은 소주를 부어 숟가락으로 쳐서 먹지만, 사정주는 술잔 입구를 휴지 같은 걸로 감싼 채로 휘리릭 돌린다. 술잔 안의 압력이 높아진 상태에서 젓가락으로 감싼 부분을 뚫으면, '사정(남성의 성기에서 정액이 나오는 사정(射精)말이다)'하는 것처럼 거품이 솟구친다. 이 술을 '사정주'라고 부르는 이유다.

 

검찰청의 어느 부서가 회식할 때 청장이 이 사정주를 시전했고, 그 술이 옆에 앉아 있던 여성 검사에게 튀었다. 같은 자리에 있던 남성 검사들은 ‘청장님 정력이 대단하십니다!’라고 말했다.

 

모멸감, 수치심, 분노를 느낀 여성 검사는 이러한 사실을 남편에게 전부 말했고, 남편은 회식했던 부서의 부장검사에게 전화해, '청장이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답은 없었다.

 

 

4. 나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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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검찰청에 근무하던 검사가 스폰서의 조력을 받아 룸살롱에 갔다. 여성 검사도 데리고 갔는데, '나가겠다'는 해당 검사를 굳이 자리에 앉혀두고는, 룸살롱 업소의 종업원에게 온갖 추태를 부렸다. 이를 보다 못한 검사가 룸에서 나와 카운터에 앉아 있는 룸살롱 주인의 앞에서 주먹으로 벽을 치자, 이를 지켜보던 주인이 “힘드시죠?”라는 위로 아닌 위로를 건넸다고 한다.

 

참고 다시 들어간 룸에 있던 그들은 한 수 높은 추태를 부리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2차' 이야기가 오갔다는데, 그 사이에 앉아 있는 여성 검사를 보며 부장검사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OO검사는 나가 있어!”

 

룸살롱을 나온 검사는 그 다음날 부장에게 ‘성매매자를 상관으로 두고 일할 수 없다’고 항의를 했다. 그 부장검사가 징계를 받았는지 검사 옷은 벗었는지 등 뒷이야기는 언급하지 않겠다.

 

 

5. 구린 것들의 구린 이야기 

이 밖에도 ‘수신제가’와는 거리가 아주 먼, 검찰청 내에서 허가받고 범죄를 저지르는 검사들의 다양한 추태에 대해선 이 바닥에 있으면 듣지 않을래야 듣지 않을 수 없다. 이 기사를 보고 몇몇 검사나 기자들은 분명 이렇게 말할 거다.

 

'어! 이거 OOO 얘긴데!'

 

헌데 어떤 검사는 항명하고 왜 어떤 검사는 항명하지 않는가. 어떤 기자는 쓰고 왜 어떤 기자는 안 쓰는가. 출세해야 되니까, 가 정답에 가깝다. 내가 계속 쓰는 이유는 난 검찰이랑 잘 지내서 출세할 생각도 없고(아, 그러고보니 걔들도 그렇겠다. 오랜만에 서로의 생각이 맞을 수도)이 언론, 저 언론 다녀보니 이름만 번듯하고 내부는 엉망인 언론사랑 잘 지낼 생각도 없기 때문이다.    

 

‘급소를 알려준다’며 여성 검사의 가슴 사이에 손을 가져다 대고 쿡쿡 찌르는가 하면, 자신이 금수저라는 사실과 검찰 내에서 권력자의 위치에 있다는 사실을 각인시키며 여성 검사를 술자리에 불러내 갖은 성추행을 일삼는 모 검사. 또 동료 검사들과(꼭 이런 자리에는 여성 검사가 있다) 점심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할 때 ‘내가 섹스를 몇 시간 한다', '마누라랑 지금도 매일 한다’ 며 혼자 ‘섹스’ 이야기만 하는 검사, 이런 구린 애들 비위 맞춰줄 재간이 없다. 

 

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 앞에서 동료 검사를 지방대 출신이라며 망신주는 모 검사, 남편이 호프집을 운영한다는 얘기를 듣고는 그 앞에서 대놓고 인상을 찌푸리며 후진 언행을 보이는 모 검사. 걔들이 법을 어긴 건 아니지만 당췌 마음에 드는 구석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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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쓰고 보니 그런 회사원들이 다니는 회사의 사장과 그의 부인이 주가조작에 연루된 의혹이 있다는 건, 의외로 별 거 아닐 수도 있겠다. 헌데 그냥 넘어가는 건 좀 아니지 않나.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뉴스타파> 화이팅이다. 이상한 거 서로 물고 빨고 하지말고 제대로 기사 쓰고 취재하는 이들, 칭찬해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