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탄] <호기심천국>의 구라를 또 까발린다! | ||||||||||
2000.1.14.금요일 딴지 과학부 졸라 따지기 전문기자
< 예.. 여기 에쎄베스 호기심 천국인데여.. > 24호, 26호 연속으로 똥침 찔린 호기심천국에서 지난 연말에 기자에게 전화 연락이 왔드랬다. 폴켄슈타인 관련해서 다시 방송을 할 예정인데 전번에 방송된 내용을 가지고 어떻게 하면 폴켄슈타인이 짝퉁 초능력자인지 판별할 수 있는지 의견을 달라는 것이었다. 본기자 에쑤비에쑤의 이러한 전향적 자세에 매우 고무되어 나름대로의 생각을 말해준 후에 신년 첫 방송을 기다렸다. 방에서 에로틱한 포즈로 다리를 잡고 늘어지는 새색시를 뿌리치고 TV앞에 앉아 흐뭇한 마음으로 호기심천국을 시청했다. 그런데... 어? 이게 뭔 소리여? 정정방송을 기대했던 본기자는 뒤로 넘어가는 줄 알았다. 방송 내용인즉슨 폴켄슈타인이 짝퉁이라구 떠드는 무리들도 있는데 다시 봐도 진짜 초능력자가 틀림 없다는 것이었다. 자 이제, 그 재방송의 문제점을 함 후벼보고 호기심천국의 규탄해 보자. 이 글에 들어가기 전에 본 기자에 이전에 몬 소리를 해 댔는지 기억을 되살리고 시픈 독자덜은 지난 기사덜 (24호 <호기심천국의 초능력은 가짜였다> ,26호 <유리갤라의 초능력을 까발린다>)을 먼저 봐 주심 되겠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들은 마술사이다.(그들의 홈 페이지) 본명이 Glenn Falkenstein 과 Frances Willard 인 이들 부부는 미국에서 유명한 마술사 커플로 그간 수많은 마술사 관련 상을 수상했다. 심지어 미국 마술사 협회 명예의 전당(Society of American Magicians Hall of Fame)에까지 헌액되어 있을 만큼 마술계에는 알아주는 인물들이다. WAM(세계마술사연맹: World Alliance of Magicians)에 이사(board of directors)로 일하는 폴켄슈타인의 파트너이자 부인 Willard의 경우 3명의 자식들을 포함해서 4대째 마술사를 하고 있는 졸라 뼈대 있는 마술사 집안의 사람이다. 그녀는 얼라 시절부터 부모의 천막 극장에서 공연을 하며 잔뼈가 굵었는데 그녀가 우리나라에서도 공연한 영혼의 캐비닛의 경우 그녀의 할머니가 어머니에게 물려준 것을 다시 그녀가 이어 받은 것이라고 한다. 그녀가 일하는 <세계마술사연맹>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조직은 자신들을 "세계 각국의 마술사들이 가진 비법을 유지, 보호하는 것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기구라고 밝히고 있다. 본 기자가 여기에 들러 본 날도, 이들은 긴급 공지사항으로 FOX TV에서 마술사의 비밀을 캐는 프로를 방영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 광고주들에게 이 프로에 광고를 실지 말도록 항의 메일, 전화 등을 하라며 구체적인 항의 방법등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었다. 얘네들 마술사 맞쥐 ? 여기서 본 기자와 같이 졸라 따지기 잘 하는 독자덜은 담 같은 얘길 할지 몰겠다.
글타. 이들이 이미 마술사라는 확고부동한 증거가 나왔지만, 이들이 행한 투시나 텔레파시가 마술인지, 초능력인지에 대한 증거는 없는 것이다. 그런데.. 본 기자가 이들 마술사 부부에 대한 자료를 찾아 이 3편의 비디오 중 첫 번째 비디오는 그들의 공연 실황을 직접 보여주고, 두 번째 비디오는 그 공연의 비밀을 보여주고, 세 번째 비디오는 기타 간단한 마술 기법들을 가르쳐 준다는 것이었다. 다시 각 비디오 별로 자세한 설명이 있었는데 각 테이프의 설명을 함 보시라.
이 비디오는 작년에 출시 된 것인 데 이들의 초능력 시범이 사실은 마술이었음을 명백하게 가르쳐 주고 있다. 폴켄슈타인 부부가 이 마술을 수 십년 간 써먹다가 할만큼 하고 나니까 이제 비디오로 찍어서 팔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보여주는 투시나 텔레파시 같은 것이 초능력에 의한 것이라면, 어떻게 비됴 한 편 보구선 그걸 따라할 수 있단 말인가. 하다못해 카바레의 차력사들도 몇 년씩 수련을 쌓아야만 되건만, 이 비됴를 보기만 하문 갑자기 내면에 잠재되어 있던 초능력이 솟구친다는 건 난센스인거다. 결국, 우리는 이들의 투시나 텔레파시는 초능력이 아니라 마술쇼였다는 결론을 얻을 수 밖에 없다. 마술의 비밀을 지키는 세계마술연맹의 이사이면서도 동시에 마술비법을 공개하는 비디오를 찍는 것만 봐도 알겠지만, 이들 홈페이지에 가보면 좀더 확실히 이들이 마술쇼를 통해 얼마나 돈벌이에 연연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홈페이지 전체가 자신들이 얼마나 관객들을 재미있게 해 줄 수 있는지 선전을 하면서 기업행사, 클럽모임등에 고용해 주면 썰렁한 분위기를 졸라 화기애애하게 만들어 주겠다며 많이 이용해 달라는 등의 선전문구로 채워져 있다. 뭐, 사실 얘네덜 돈 버는 거에는 불만 없다. 하지만 본 기자를 화나게 하는 것은, 이들이 우리나라같이 이런 식의 마술이 잘 알려지지 않은 곳에는 마치 진짜 초능력자라도 되는 것처럼 뉴앙스를 풍겨 신비감을 부추겨서 몸값을 높이고 장사를 해 먹었다는 것이다. 본 기자, 이 비디오가 입수되는 대로 지면을 통해 이들이 보여준 마술의 비법을 독자들께 공개하도록 하겠다. 근데, 이 문제에 있어서 이들 부부에게만 책임이 있는 걸까? 자신들을 초능력자로 포장했기 때문에? 그건 이들 직업의 특성상 자신들을 좀 더 그럴듯하고 신비스럽게 포장할 필요가 있었기에 했던 연출이었다고 이해해 줄 수도 있다. 어쩌면 이들 부부는 한국의 TV 프로에 출연해 우리의 마술쇼를 보여준다 정도의 생각으로 호기심천국에 출연했을 수도 있다. 마술을 하면서 그 마술 기법을 들키지 않도록 하는 것이 마술사의 임무이고 생존법인데 그러자면 언제나 어느 정도의 과장이 필연적으로 따르기 마련이기에 그들이 마술을 하면서 은근히 초능력인 것처럼 포장하는 자체는 그럴 수도 있다 치자는 것이다. 정작, 이번 폴켄슈타인 쇼를 통해 가장 큰 문제를 드러낸 사람들은 다름아닌 호기심천국 제작진이었다. 본 기자, 이제부터 그걸 본격적으로 까발려 주겠다. ![]() 폴켄슈타인 방송이 나간 후 본지를 비롯해 여러 군데서 비판이 일자 호기심천국은 폴켄슈타인을 다시 한번 찾아가 간단한 실험을 하고 그가 진짜가 틀림없다며 지난 1월 2일에 그 내용을 방영했었다. 호기심천국 팀이 점검한 3가지 의문
는 것은 타당한 지적이었다. 그런데 그것을 테스트 하는 방법은 철저하지 못했다. 하나씩 디벼보자. "콧 틈으로 사물을 본다"에 대해서는 취재진들이 직접 폴켄슈타인처럼 눈을 가려봤는데 전혀 안 보이더라며 그럴 리 없다고 결론을 내린다. 과연 그런가? 다음의 그림을 보자.
방송화면을 캡춰한 것인데 폴켄슈타인의 눈을 가린 테잎은 군데군데 틈이 많이 나있다. 특히 오른쪽 눈의 아래부분부터 콧잔등을 타고 내려오는 곳에 길쭉하게 뚜렷히 틈이 나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반면에 스탭의 눈을 가린 것은 정말 물샐 틈 없이 싹 발라버리지 않았는가? 화면만으로 확실하게 알 수 없으나, 화면만으로도 첫번째 실험이 완전히 신뢰할 만한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된다. 더군다나 그런 식으로 테잎을 붙인 후 폴켄슈타인은 자신이 늘 가지고 다니는 안대를 사용했으니, 그 안대에 어떤 장치가 있는 지 어떻게 알겠는가. 이걸루 수 십년을 먹고 살았던 사람들인데. 완벽하게 통제된 상황이라 할 수 없다.
"암호를 쓴다"를 실험하겠다며 호기심천국 스스로도 폴켄슈타인이 부인에게 텔레파시를 보낸다고 하면서 무언가를 계속 떠들어 대는 점을 지적했다. 그런데 엉뚱하게 폴켄슈타인의 입을 막지않고 눈을 막은 다음에 실험을 하더니 암호를 쓰지 않았다고 결론을 내린다. 이게 말이나 되나? 폴켄슈타인은 이 실험에서도 쉴 새 없이 큰소리로 마구 떠들어 댔다. 이 말 속에 얼마든지 숫자정도의 정보는 포함될 수 있는 소지가 있었다. 텔레파시가 아닌, 말 속에서 우리가 모르는 암호를 써서 신호를 보낸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에 대해서 전혀 테스트를 하지 못한 것이다. 초능력자나 마술사가 아닌 본기자가 생각해도 단어의 철자를 통해 혹은 단어를 첫 시작 알파벳을 통해 사전에 약속된 숫자나 의미를 부여하기란 어렵지 않을 것 같은 데 말이다. 따라서 이 실험의 결론도 신뢰할 수 없다.
"안대에 문제가 있다"를 실험하겠다면서 떨렁 수면용 안대 하나를 주고는 테잎 등의 다른 보조장치는 아예 제껴두고 지폐를 읽어보라 한다.
이 실험을 제대로 하려면 오토바이 헬멧의 창부분을 검은 페인트로 칠한 상태에서 테잎을 붙여 밀봉해 씌우고 목에 목도리를 하게 하던지, 검은 페인트로 칠한 물안경을 씌우고 안경주위를 테이프로 감싸서 빈틈을 원천봉쇄하던지 하는 방식으로 확실히 눈을 가렸어야 한다. 이렇게 실험을 해 놓고서 안대에도 문제가 없었다는 결론을 내리기엔 너무 어설프다. 호기심천국 제작진은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이며 완벽하게 통제된 조건하에서 테스트한 것이 아님에도 그가 진짜였다고, 자신들의 원래 방송 자체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결론을 내려 버린다. 즉, 자신들은 아무런 실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한국정신과학학회라는 단체 회원의 입을 빌어 "그러나 과학적으로 가능하다!"는 결론을 쿠궁!하는 효과음과 함께 기세도 좋게 박아 넣는다. 하필이면 왜 한국정신과학학회의 회원의 얘기를 인용해야만 했는지는 굳이 따지지 않겠다. 그 대신 이 대목에서 그 사람의 방송에서 한 얘기를 토토씨 하나 다르지 않게 그대로 적어 보겠다.
씨바, 이게 몬가 ? 초능력이 "과학적으로 명확히 규명은 안됐지만" "그러나 과학적으로 가능하다"? 도대체 이런 말에서 어떻게 폴켄슈타인의 투시와 텔레파시가 "그러나 과학적으로 가능하다!"라는 결론을 끄집어 낼 수 있단 말인가. 이건 자신들의 빈약한 논리를 외부의 권위를 빌어 덮어보려는 얄팍한 수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게다가 그 외부의 권위라는 것도, 자신들의 입맛에 딱 맞는 얘기를 해 줄 단체이지 않은가.
뭐 지금까지는 호기심천국이 초능력 검증에 노하우가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넘어갈 수 있다. 하긴 호기심천국과 같은 프로의 경우, 그러한 과학적 검증능력의 부족 자체가 프로의 신뢰를 결정적으로 갉아먹는 경우가 되긴 하겠지만. 하지만 이들이 저지른 더 결정적인, 그리고 용서할 수 없는 잘못이 있다. 바로 시청자를 속였다는 점이다. 호기심천국의 구성작가는 본 기자와의 통화에서 투시와 텔레파시를 제외한 영혼의 캐비닛’등의 쇼는 자신들이 찍어둔 몰래카메라를 통해서 이미 속임수 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자신의 입으로 말 했었다. 즉, 다른 부분이 속임수인 것은 알겠는데, 투시와 텔레파시는 설명이 안 된다며 본 기자에게 의견을 요구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호기심천국 측에서는 최소한 재방송에서 자신들이 알고 있던 그 부분만큼은 해명을 했어야 했다. 영혼의 캐비닛과 다른 것들이 속임수였다고 투시와 텔레파시까지 속임수라고 단정짓기 힘들었다면, 적어도 알고 있던 부분은 공개하고, 나머지 부분은 보다 확실하고 엄정한 테스트를 통해 검증했었어야 한다. 하지만 결과는 그 반대. 투시와 텔레파시에 대해 어설프게 검증하고 나서, 그런 결과를 영혼의 캐비닛과 같은 다른 속임수까지도 초능력이었다라고 덮어버리는 수단으로 사용했다. 오히려, 재방송에서는 그 전에 방송했던 폴켄슈타인 쇼의 주요장면을 편집해서 보여주면서 그의 초능력쇼가 영혼의 캐비닛 부분에서 절정을 이루었다는 식으로 넘어갔던 것이다. 왜 사실을 말하지 못하는가? 몰래카메라 등을 설치하고 공개하면 안 된다는 폴켄슈타인과의 계약때문인가? 만약 그랬다면, 그깟 외국 마술사에게 위약금 무는 것 때문에 전 국민을 속여도 된다는 말인가? 그게 아니라면, 자신들 프로의 공신력에 흠집이 가는 것을 어떻게든 막고자 한 것이었나. 버젓이 ‘영혼의 캐비닛’등이 짝퉁인 것을 알면서도, 재방송에서까지 다시 진짜처럼 보여주고 정정하지 않은 점, 이거 용서 안 된다. 이것은 초능력 검증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양심의 문제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방송의 책임과 시청자에 대한 존중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반드시 몰래카메라의 내용을 밝히고 사과를 했어야 옳았다. 그러나 이들은 사과는커녕 그 마술쇼를 멋들어지게 편집해서 초능력인 양 다시 한 번 포장해 내 놓음으로써 시청자들을 농락했다. 호기심천국은 재작년에 이어 작년에도 여러 곳에서 많은 상을 수상했다. 방송 출입기자단이 뽑은 올해의 최고 프로그램상에도 포함이 되었으며 청소년 보호위원회가 뽑은 최고로 유익한 프로로 선정되기도 했다. 방송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정부산하 기관인 한국과학문화재단에서 재정지원까지 받고 있을 만큼 전 국민적으로 많은 사랑과 지원을 받고 있는 몇 안 되는 프로중의 하나이다. 그런데 이렇게 시청자들의 믿음을 배신하고 농락해도 되는 건가? 자신들 프로의 신뢰성이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진실 그 자체보다도 중요한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호기심천국 제작팀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참된 용기를 발휘해 주길 바란다. 그렇지 못할 경우, 본지의 처절한 똥침은 끝까정 호기심 천국의 똥꼬를 좇아갈 것임을 경고하는 바이다. 이상. - 딴지 엽기과학부 졸라 따지기 전문기자 겸 양재동 지부장 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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