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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통신]캐나다에서 보는 이번 총기난사 사건

 

2007. 4. 18. 수요일

 

 

또 터졌다. 미국에서.

 

근데 이번엔 좀 심각하다. 미국내의 총기난사 집단사살사건 중에서도 가장 피해 규모가 크고 게다가 학교내에서 벌어진 사건이라 더욱 난리 굿이지만 결정적으로 범인이 한국인이라는 점에서 교민들의 입장에서는 아주 심각하다.

 

아직까지 CNN이나 BBC에서도 정확한 경찰당국의 리포트를 자세히 보도하지 못하고 있고, 당시 학교에 있던 학생들과의 인터뷰로 때우고 있는 상태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대문짝만한 범인사진 밑에 이름과 함께 범인은 한국인이라고 떠들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이슈가 앞으로 떠오르겠지만 버지니아주를 비롯한 미국에서의 총기구매 및 소지가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은 뻔하고 여태껏 그래왔듯이 자위할 권리 부르짖는 하드코어들의 로비로 시간이 지날수록 이번 사건도 잠잠해질 가능성이 짙다. 또한 거주외국인(영주권자를 비롯한)들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짖고 까불 가능성 또한 짙은것 같다. 어떻게 외국인이 총기상에서 돈주고 손쉽게 총을 살 수 있냐고 벌써 몇번 떠드는 것을 봤으니까. 아마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테러리스트공포와 연관되어 터질 뇌관이 될지도 모른다. 하여튼 골때리게 됐다. 어떻게 될지.

 

여기 캐나다에서는 근데 좀 분위기가 르다. 일단 캐나다인들의 분위기를 짚어보면 "거 또 터졌냐?"는 반응이 우선이다. 캐나다에서도 사실 라이센스만 따면 총기소지는 합법이다. 볼링 포 콜럼바인영화를 보셨는지 모르지만(마이클 무어 감독)캐나다에서도 총(큰것, 작은 것)무지 많다. 다만 누가 가지고 있느냐가 틀리고 얼마나 실제로 쓰이냐가 다르겟지만 기본적으로 캐나다와 미국의 문화차이다. 아직도 캐나다의 대부분은 촌 분위기가 나는 순박한 구석이 있고 미국에서 총기 사건이 터질때 마다 옆집에서 부부싸움난 정도로 혀를 쯧쯧거리곤 한다. 캐나다 사람들은 오히려 한국인운운하는 방송을 연일 뿌려대는 미국언론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카나다에서는 한 사람 또는 일부분을 가지고 전체를 규정짓는 것을두려워한다. 캐나다가 표방하는 "Multi-culturalism"(다문화 주의)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곳 캐나다에서는 어느 채널이 미국것이고 어느 채널이 캐나다 것인지 분간을 못 할 정도로 많은 부분 언론을 공유한다. 하지만 CBC라던지, CBS같은 캐나다 정통언론들도 이번 보도에 대해 미국 언론의 "쇼"화 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BBS나 CNN 등등의 클립들을 단편으로 잘라 보도하긴 하지만 캐나다 다문화, 다민족 주의에 자극이 될만한 것은 상당히 걸러내는 편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번사건으로 캐나다에서는 한국인들이 위협당한다거나 하는 상황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 분명하다. 그래도 아마 미친 한국인(crazy or mad korean)에 대한 조크는 한동안 갈 것 같다. 오늘 학교를 다녀온 고등학생 아들녀석이 말하길 학교친구들이 "Dont shoot us!"(우리를 쏘지 말아줘)라고 농담을 하더라고 한다. 하지만 아들녀석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워낙 캐나다에서는 많은 민족에 대한 농담들이 일상생활에 녹아있어서 본인들이 과민반응을 보이면 오히러 머쓱해진다(심지어 아들 녀석이 백인들을 Pigmentally challenged-색소체 부족 장애인-으로 농을 하는 것도 들었다).

 

다만 한가지, 캐나다의 한국인들이 걱정을 하는 것이라면 한국과 미국의 관계가 이로인해 상처를 받거나 미국의 한인들이 제도적, 문화적으로 부당한 불이익을 받게되는 것인데, 이런 일이 생기면 항상 그 후폭풍이 한국인들에게도 미치기 때문이다.

 

캐나다에서 바라보는 미국의 총기사건. 그것은 일상적인 폭력으로 얼룩진 미국의 사회상을 반영하는 것이다. 캐나다인들은 그런 폭력적인 문화(헐리우드를 포함)를 경계하며 걱정한다. 근래들어 캐나다에서도 총기사건이 늘고 있고 총기등록을 촉진하는 등, 미국의 총기가 흘러들어 와서 범죄사건들에 이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불법적으로 유입된 총기들은 대부분 살인, 강도 등의 범죄나 마약거래등에 사용되기 때문에 등록이 안 된것들이 대부분이고 게다가 많은 양이 미국에서 유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소리하면 누가 따귀 때릴지는 모르겠다만 난 그저 정확히 옮겨적을 뿐이다. 이말은 내 친구가 30분전에 한 얘기다.

 

"TV에서 지난 10년간 틴에이져들이 본것은 전쟁과 폭력이고 대통령도 나와서 폭력을 합리화 한다. 게임들도 마찬가지다. 캐나다도 파병한 캐나다군을 빨리 철수시켜야 한다."

 

왜 이사건을 미국의 전쟁과 연관시켰는지는 알듯 모를듯 하지만 더욱 궁금한 것은 왜 연관시켰는지 물어볼 필요를 느끼지 않은 내 자신이다.

 

어쩌면 우리모두 알고 있는 일이 아닐까? 왜 이번사건이 벌어졌는지?

 

다만 그 총자루를 쥐고 있던 손이 한국사람이었다는 게 걸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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