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두 장의 사진 2008.01.02. 수요일 사진을 보니 시사능력시험 출제의 의지가 불끈 솟아오른다. 이 사진의 제목을 뽑으시오. (1) 대통령 당선자와 재벌총수의 만남 (2) 전과자 모임 송년 긴급번개 (3) 불량 납세자 모임 (4) 돈으로 죄값을 치를 수 있는 사람들의 모임 혹은 위 사진 속 인물들 별의 총합은? 등등 비슷한 거 하나 더. 이 사진 속 인물들의 배치순서는 무엇에 따른 것일까? (1) 국내 재계 순위 (2) 죄질 순 (3) 떡 매출 순위 (4) 고급 휠체어 소지자 순 신년벽두부터 야심차게(까지는 아니고 소박하게) 부활하는 기자수첩의 첫 글을 이런 우울한 사진으로 시작하는 게 마뜩찮기는 하나, 아직 여력이 있을 때 맷집이나 강화해 두자. 역대 어느 정권이든 당선되자마자 재벌 총수들을 만나는 퍼포먼스는 어느새 하나의 통과의례처럼 되어 버렸다. 경제는 항상 제일 중요한 화두였고, 재벌총수들과의 다정한 포즈가 담긴 사진은 그 경제를 살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국민들에게 전파된다. 김대중 정권 때도, 노무현 정권 때도 찾아보지는 않았지만 분명 저같은 사진이 있을 터다. 근데 정말 신기하다.(아 솔직히 신기하지 않지만 걍 그렇다고 해두자) 특별히 모난 삶을 살아온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도덕교과서 달달 외는 범생으로 살아온 인생도 아니 건만, 평생가야 한두명 볼까말까한 전과자들(혹은 그에 준하는 자들)이 저 사진 속에 득실하다. 어릴 적 호환, 마마보다 무서운 일로 치부되던 호적에 빨간줄이 저들과는 상관 없는 것일까. 아니면 대한민국의 인권 신장이 그만큼 대단했던 것일까. 지레 모른 척 하는 화법도 이제 지겹다. 어쨌거나 2008년의 대한민국을 제대로 암시하는 사진인 것만은 확실하다. 새해가 되면 뭔가 억지로 짜내서라도 희망을 찾기 마련이다. 나 개인적으로는 그런 근거 없는 희망 난사가 더 닭살스럽다. 해서 새해 딴지의 독자들은 더욱 비관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역사상 최고의 투덜이로 꼽히는 니체가 그랬다. 극한의 비관이 참된 희망의 원천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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