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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경제뉴스 두 가지는, 지금의 세계 경제, 그리고 한국경제 상황을 설명하는 데에 좀 더 도움이 될만한 주제들이다. 바로 경제규모 1, 2위인 중국과 미국의 경제사정에 관한 것. (이미 9월 위기설에서 다뤘던 이슈를 재탕하는 것 같다면 그것은 기분 탓이다.) 이 주제들을 아는 척함에 있어 주의할 점은 다음과 같다. 


요즘같이 경기가 안 좋을 때에는, 모이면 서로 살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꼭 나온다. 누구는 취직이 안 되고, 누구는 취직해도 구조조정 당하고, 누구는 나와서 치킨집을 차렸는데 안 되고 등등. 이런 암울한 분위기 속에서, 아는 주제가 나온 게 너무 반가운 나머지, 신나게 아는 척을 했다간, 자칫 소시오패스로 낙인찍힐 위험이 있다. 고로, 넋두리 타임이 좀 지나고 한 박자 늦게 내년엔 좀 풀릴까를 막연히 고민할 때쯤 툭 던지듯 이빨을 까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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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중국경제하강

 

 사용법

 

연말연시 각종 모임을 중국집이나 양꼬치집에서 하는 경우, 술을 빼갈이나 칭따오를 시키는 등의 경우에 직면했다면 잔 하나만 들어도 썰을 풀 수가 있는 게 중국관련 이슈다. 늘어나는 중국인 관광객 덕에 길거리는 물론 각 상점이나 식당 입구에도 중국어가 붙어있으니, 과연 주머니에서 꺼내듯 자연스레 꺼낼 수 있는 주제이지 않은가. 또한 원자재가격 등락과 한국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주제다 보니, 다른 이슈 속에 끼워팔기도 좋다. 


다만 지나치게 친숙한 주제이기도 하다 보니, 기초적 사실관계를 헷갈리는 등의 실수를 할 경우, 바로 물어뜯길 여지가 있다. 때문에 완벽한 아는 척 구사를 위해선, 헷갈릴 수 있는 통계데이터 등을 화장실에서 스마트폰으로 컨닝해오는 등의 치밀함을 요한다.

 

 이슈정리

 

이 떡밥은 필자가 9월 위기설을 다룬 후에도 한 번 더 손댄 바 있는 떡밥이다. (위기의 중국경제 : 대마불사 / 대마가사) 지금에 와서 읽어도 큰 틀에서는 쓸 만하니, 함 읽어보시길 권한다. 

 

요약하자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중국 공산당은 체제 안정을 위해,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내놓았고, 이는 중국경제 전반에 걸쳐 거대한 거품을 형성했다. 곳곳에 사람도 잘 안 사는 유령도시가 세워지고, 대규모 공사판이 벌어졌으며, 각 지자체는 철공소와 같은 생산시설을 경쟁적으로 유치했다. 과잉투자와 과잉설비라는 문제는, 경제가 한창 좋을 땐 잊혀지다가, 성장이 더뎌질 때 도드라지게 나타나기 마련이다. 작년도 중국 정부가 발표한 공식 성장률은 고작(?) 7%였고, 이마저도 시장에서는 통계조작 등으로 부풀려진 것이라 회자되고 있다. (물류량, 전력소비량 등의 경제활동량으로 역산한 추정치에 따르면 경제성장률은 2~3%대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올해는 이보다도 못한 경제성장이 예상되는바, 중국 경제의 버블론이 대두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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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지난 글에서는 지난 2015년 여름에 일어났던 것 같은 주식시장의 일시적인 급락이나, 위안화가치하락 정도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 중국경제 전반이 몇 년에 걸쳐 조정기 혹은 침체기를 맞을 수 있다, 라는 점을 짚었다.

 

이 이슈는, 연초에 중국 증시가 폭락함으로써 다시금 대두되고 있는 문제인데, 국내 증시하락과 연계하여 많이 보도가 된 이슈다 보니, 자칫 중국집 탕수육마냥 청중이 한 젓가락씩 거들 수 있는 위험이 있어, 이슈를 선점하는 것이 참으로 관건이라 하겠다.

 

하여, 자칫 난상토론으로 흐를 수 있는 판 속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 두 가지 중에 한가지 전략을 취할 것을 권한다. 하나는 이런 팩트들을 아울러서, 어떻게 중국의 현 상황을 전반적으로 바라봐야 할지에 대한 관전 포인트를 집어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을 비롯한 국가들에 미칠 영향에 집중하는 방법이다.

 

전자의 경우라면 중국 경제가 안 좋음을 드러내는 뉴스를 봤다는 것을 사람들이 경쟁적으로 아는 척할 때 즈음, 술집 한 구석에 걸린 소주 광고 속 모델의 가슴골을 지긋이 응시하며, "중국경제가 이제 하강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은 다들 동의하는 것 같군요. 결국 이제 중요한것은, 현 중국 지도부의 결단인 것 같습니다." 라고 상황을 정리해보자. 대륙의 경제를 아는 척하려면, 무릇 남의 나라 지도부의 속사정 정도는 자연스레 논할 정도의 호방함이 있어야 하지 않겠나. 


중국 지도부 입장에서는 당장의 정권 안정을 위해서는 뽕, 아니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을 내어놓아야 하겠으나, 2008년도 이후 이미 경 단위에 돈을 풀어놓은 상태라 약발은 잘 들지도 않을 것이고, 버블만 키울 수 있다. 본질적인 체질개선을 위해서는, 무리하게 공사판을 벌인 지방정부의 부채를 낮추고, 과잉투자된 산업(철강 등)에 대해 과감한 구조개혁이란 수술을 단행해야겠으나, 문제는 이렇게 난도질을 하다가 자칫 과다출혈, 즉 정권 불안정으로 겉잡을 수 없는 사태에 빠질 수도 있다는 것, 하여 적당한 경기부양책으로 지혈을 하고, 적당한 구조조정으로 체질을 개선해야 될 텐데, 말이 쉽지 졸라 빡센 과정일 것이다. 미칠 듯한 균형감각과 집중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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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제 역시 마무리는 부장님의 성향에 따라 달리해야 하겠다. IMF 전후로 재벌문제를 제대로 손보지 못해 양극화 문제가 고착되어 버린 한국의 현 상황에 비유할지 중국 얘덜도 이대로 쇠파이프만 안 들고 일당독재를 유지하면 조만간 미국도 제칠 수 있다고 결론지을지는 개인의 양심과 처세술에 맡겨두겠다.

 

반면, 관전 포인트 짚기 대신 각국으로의 영향에 주목해 후자의 입장을 취했을 경우, 한국경제와 중국경제가 얼마만큼 긴밀하게 연결되어있는지를 설명해야 할 것이다. 이미 제주도에 난립한 관광지들과 명동의 수많은 화장품 가게를 먹여살리는 게 중국인임은 널리 알려진 바이다. 아모레 퍼시픽 등에 미리 투자해서 대박을 친 모 애널리스트도, 몇 년 전부터 한국 기업을 투자할 때는 단 한 가지 기준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 기업이 몇 년 뒤 중국 시장으로 들어갔을 때 대박을 칠 수 있느냐, 못치겠느냐." 이런 개별적인 사례를 보지 않고, 전체적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는 무역흑자 규모의 절반 이상을 중국에서 거두고 있다. 그만큼 우리경제는 중국 경제와 긴밀하게 연결되어있다는 데에서부터 아는 척을 시전하자.

 

이런 중국경제가 휘청인다면, 한국경제 역시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미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며 철광석, 석유, 금 가릴 것 없이 온갖 원자재를 수입하던 중국이 작년 한 해 주춤하자, 원자재가격은 폭락을 거듭하였고, 그로 인해 덕을 보던 러시아, 호주, 브라질, 캐나다 역시 화폐가치가 크게 하락했다. 중국 경제문제가 장기화될 것이 확실시되는 만큼, 자본재, 중간재를 수출하는 한국 또한 차츰 더 수렁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를 밝히자. 이 부분에서, 마치 우리가 불황이라고 생각했던 지난 몇 년이 사실 거시 지표상으로는 호황기였고 (대기업이 5% 성장하고, 자영업이 2% 마이너스 성장해도 수치만 놓고 보면 3% 경제성장이라 볼 수 있게 된다), 중국이 정말로 연착륙이 아니라 추락을 해버린다면 우리는 조만간 마이너스 성장과 같은 끔찍한 상황을 겪을 수 있을지도 모른데 이런 내용을 아는 척해주면 되시겠다. 쓰린 속을 달래려 소주를 연거푸 마셔 술병만 나지 않는다면, 술자리에서는 괜찮은 안주거리 같은 이야기라 생각된다.

 



4. 미국금리 인상

 

 사용법

 

살면서 누구나 은행에 빚을 진다. 집값이 비싸니, 전세라도 살라치면 빚을 지게 되는데, 은행에 내는 이자는 정부에다가 뜯기는 세금만큼이나 아깝게 느껴진다. 모든 소시민들의 삶을 퍽퍽하게 하는 주제가 바로 이 미국의 금리 인상인바, 만인의 아픔을 보듬는다는 조심스런 마음으로 "하반기쯤 되면 한국도 금리가 더 오를 것 같은데..." 하면서 조심스럽게 입을 열어보자. 부모집에 얹혀살거나, 설령 대출금을 다 갚았더라도, 나라 잃은 표정을 유지하는 게 포인트 되겠다.

 

 이슈정리

 

사실 필자는 이 떡밥 또한 건드려드린 바가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후폭풍 7문 7답). 내가 막 귀찮아서 일부러 다뤘던 토픽들만 자꾸 건들라고 그러는 건 아니지만은 2015년 결산이라는 제목 자체가 재탕 성격이 있는 거니 좀 대승적으로 이해해주시길.

 

좀 더 내용을 보강하자면, 12월에 미국연방준비은행이 드디어 기준금리를 0.25% 올렸는데 꼴랑 0.25% 올린 게 뭔 대수냐고 생각하는 사람덜이 있을 수 있겠다. 그런데 이 인상의 의미는 작지 않다. 첫째로, 비록 0.25%라지만, 이걸 경제 전체로 보자면 꽤 큰 영향을 준다. 지금 우리나라 가계대출이 1,000조 정도 되는 시대니, 기준금리에 맞춰 0.25% 금리가 올라간다치면, 매년 가계소득 중 2.5조가 추가적 이자비용이라는 명목 하에 은행으로 사라진다는 소리다. 끔찍하지 않은가. 더 중요한 점은, 이번 인상은 저금리 시대의 종말에 대한 신호탄이라는 점이다. 무려 10년 동안 유지되어 온 제로금리 기조를 포기하고, 미국이 처음으로 금리를 올렸다는 것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 처음 올리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한번 올린 이상 장기적으로는 2%까지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 참고로 금리가 2% 올라가게 되면, 가계소득 중 무려 20조가 이자비용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는 서울시 1년 예산에 맞먹는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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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숫자 계산만으로는 술자리에서 자칫, 아 그런가보다...라는 멍한 반응만 유도하고 끝날 수가 있으므로, 좀 더 여러 국가와 시장에 미칠 영향까지 다양하게 살펴주는 것이 좋다. 이것저것 건들다보면 하나는 관심있는 게 나오지 않겠는가. 

 

일단 통화가치라는 측면에서 보면, 미국의 금리인상은 미국 달러 강세를 더욱 부추길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는 말은 미국에서 달러의 이자를 좀 더 쳐준다는 말이니, 달러화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오르게 된다. 물론, 이에 대응해서 우리나라도 금리를 0.25%를 올리면 이런 효과는 상쇄될 수 있지만, 바로 미국을 따라가는 것도 녹록지 않다. 각자의 사정이 있는 법, 우리나라 같은 경우 가계대출이 위험수준이기 때문에 너무 급하게 금리를 올렸다간 자칫 가계에 너무 큰 부담을 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달러의 가치가 계속 오르는 현상이 발생하면, 금이나 석유 같은 원자재가격은 하락하게 되고(금을 들고있는 것보다, 달러를 들고 이자라도 조금 받아먹는 게 나아지므로), 상대적으로 원화와 같은 달러 외 화폐의 가치는 하락한다. 미국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굳이 이자 몇 푼 더 먹자고, 위험 무릅쓰고 해외시장으로 나갈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술자리 사람들에게 뷔페식으로 떡밥을 골고루 뿌렸는데도 입질이 안 온다면, 한 발짝 떨어져서, 미국놈들이 만들어 놓은 지금의 시스템 자체에 대한 비판을 가해보자 (이 경우, 술에 살짝 취해서 얼굴이 불그스름해지면 좀 더 효과가 상승한다)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미국은 전세계 GDP의 약 23%, 상품교역의 12%를 차지하고 있단다. 2차세계대전 전후에 전 세계를 압살하던 공업생산력을 보이던 미국은 오간 데 없고, 실물경제에서 미국이 미치는 영향은 날로 줄고 있다고. 반면, 금융시장으로 좁혀보면, 전 세계 자산의 55%가 미국 펀드매니저에 의해 운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불과 10년 전 같은 수치가 44%였음을 떠올리면, 미국의 금융시장 장악을 통한 지배가 얼마나 심해지고 있는가가 잘 드러난다.

 

경제에서 제일 중요한 금융시장이 이렇게 미국 위주로 깔려 있으니, 미국이 금리를 살짝만 높여도 우리가 안절부절못해야 되는 상황이 온 것이다. 이러니 서브프라임사태 때 미국놈들이 그런 무지막지한 돈놀이를 벌여도 안정자산 선호한다고 달러가치가 확 오르고, 최근에 중국이 안 좋아서 우리나라는 가뜩이나 먹고살기도 힘든데도, 미국이 경기 좋다는 이유로 금리인상을 단행하면 고통 받을 수밖에 없는 뭐 같은 상황이란 말이다. 지금 당장은 이런 체제가 미국에 득이 되고, 또 미국이 이걸 지탱할 힘이 있으니 유지도 되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실물경제와 금융경제 간의 괴리가 분명 미국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뭐 이런 식으로 아리송한 멘트를 쳐주면 뭔가 이 쪽 문제를 잘 아는 것 같고 있어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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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이 문제와 관련해 보다 깊이 들어가서 경제 문제 전반에 대한 아는 척을 시전하기 원한다면 이전 필자의 기사를 참조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니 링크를 걸어드릴까 한다(미국 기준금리 인상 후폭풍 2 : 희망 있다). 많이들 읽어주시라. 

 

 

뱀발

 

너부리 옹의 읽은 척 매뉴얼을 읽고나서, 감명을 받아 한번 따라 써봤으나, 졸라 힘만 들었고, 정작 글에 재미도 재치도 없었던 것 같다. 원래 필자는 진지한 글이 전문이라 그렇다. 글을 재미있게 잘 쓰려면, 핵심을 찌르면서도 예민해야 하는데 (다른 사람이 이 글을 읽었을 때 어떻게 반응할지를 예민하게 짚어내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둘다 많이 부족해서 되려 썰렁했을까 걱정이다. 

 

그래도 뱀발을 붙힌 건 이런 뻘소리나 쓰자고 그런 것이 아니다. 한 가지 미안한 소식을 전해야 될 것 같아서다. 아마 당분간은 글을 쓰기가 조금 어려울 것 같기 때문이다. 먹고사는 문제와 개인적인 문제가 좀 겹쳐서, 올 상반기중에는 글을 못 올리지 싶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 만큼, 먹고 살만 해지면 또 금방 돌아오겠지만 말이다. 


그럼 그동안 모두 건승하시라.




지난 기사


경제뉴스 아는 척 매뉴얼 上


 

씻퐈


편집 : 딴지일보 퍼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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