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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9. 03. 목요일

자유게시판 프레세페💖별







편집부 주


아래 글은 자유게시판에서 납치되었습니다.

딴지일보는 삼진아웃 제도의 유구한 전통을 이어온 바,

톡투불패 및 자유게시판(그외 딴지스 커뮤니티)에 쓴 필자의 글이

3번 마빡에 올라가면 필진으로 자동 등록됩니다.







* 중학교 때부터 12년가량 별을 봐온 별지기입니다. 천체사진을 시작한 지는 4년 정도 되었으나 학생이라 촬영 나가는데 제약이 많아 촬영 횟수가 적어 아직까지도 내공이 딸리고, 많은 고수분들의 노하우를 이유도 모른 채 마냥 따라 하기도 하는 여전히 초보인 별지기입니다만 초보이기에 처음 천체사진에 입문하시는 분들에게 좀 더 쉽게 설명을 해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나름 강의를 한 번 써 봅니다.




천체 사진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도심에서도 밝게 보이는 달과 토성, 목성, 화성 등을 찍는 '행성 사진', 별과 지상의 풍경을 함께 담는 '고정 촬영' 혹은 '일주 사진', 그리고 움직이는 별을 추적해가며 장노출을 통하여 매우 어두운 디테일들을 담아내는 '가이드 촬영'(주로 딥스카이) 등이 있는데요. 제가 그중에서 풀어 볼 것은 바로 '가이드 촬영'입니다.


우선 가이드 촬영 사진을 몇 개 예시로 보여드리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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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이런 사진들입니다. 이 사진들이면 가이드 촬영이 어떤 촬영을 의미하시는지 파악이 되셨을 테니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별 사진 특히나 딥스카이 촬영은 매우 어두운 별 빛을 촬영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별 사진을 찍을 때 짧게는 2~3분의 단노출부터 길게는 10~20시간의 장노출 사진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긴 노출을 하다 보면 몇 가지 문제점이 보이지요.



1. 광해

도시의 불 빛이 강해 별 사진을 몇 분씩이나 노출을 해버리면 도시의 광해 때문에 하늘이 타버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도시에서 최대한 먼 곳으로 가야 합니다. 별지기분들은 한국에서는 보현산, 수피령, 한우산 등의 관측지들을 많이 이용하시고 멀게는 칠레 호주 몽골 중국고비사막 등으로 원정 관측을 가기도 합니다.

천체사진에 대한 광해의 영향은 아래 두 사진으로 확인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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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40분 거리 광해지도상에서 주황색인 곳에서 찍은 M33 삼각형자리은하. 

<1분*20장= 20분 ISO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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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2시간30분 거리 광해지도상에서 파란색이고 해발 2580m인 곳에서 찍은 M33 삼각형자리은하.

<1분30초*17장 = 25분 ISO 1600>



두 사진 모두 동일한 장비로 찍었고 노출 시간도 거의 비슷합니다. 하지만 촬영장소에 따라 결과물은 정말 천지 차이죠.(물론 두 번째 사진을 제가 더 나중에 찍었기에 후보정 실력이 살짝 늘어난 탓도 있습니다만 아무리 그래도...) 해서 별 사진을 찍을 때에는 광해를 피해 최대한 어두운 곳으로 가셔야 하는데요. 다양하게 공유되는 관측지 정보를 통해 본인에게 제일 가까우면서도 어두운 관측지를 찾으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2. 달


달빛도 도시불빛만큼이나 무시할 수가 없습니다. 달빛 때문에 별이 안 보이는 일이 발생하기 때문에 보름달이 뜨는 날은 별지기들의 공식휴일입니다. 무슨 허세 같은 말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달이 떠있는 1분 노출 사진과 없는 1분 노출사진은 가로등 한 개정도 차이의 효과를 가뿐히 내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믐 혹은 반달보다 작은 월령을 골라야 합니다. 광해와 달이라는 두 가지 요소들은 별사진에 있어서 매우 큰 영향을 주는 요소이긴 합니다만 '그믐달인 날에 시골에 별 보러 간다'는 매우 간단한 방법으로 해결이 가능합니다.


별 사진에 있어 진짜 문제는 바로 이것입니다.



3. 지구가 돌기 때문에 별이 움직인다.


지구는 하루에 360도 한 시간에 15도씩 회전을 합니다. 동시에 별들도 북극성 인근의 극축을 중심으로 원모양으로 한 시간에 15도씩 이동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별을 대상으로 장노출 사진을 찍으면 아래와 같은 일주 사진이 나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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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도의를 사용하지 않고 촬영한 안드로메다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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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과 오리온자리의 일주운동.



이를 보완하기 위한 장치가 적도의란 장치입니다. 적도의는 쉽게 말하면 별이 움직이는 것과 똑같은 속도로 움직여주는 삼각대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아래 사진은 저의 촬영장비입니다. 망원경과 카메라가 보일 텐데 그 아래 삼각대 부분에 보이는 전자기계장치가 바로 적도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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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도의는 축을 중심으로 모터에 의해서 별과 똑같은 속도로 회전하는 장치입니다.(물론 모터 없이 수동으로 움직여야 하는 적도의도 있습니다만 천체사진을 찍으시려면 모터를 이용해 자동추적이 가능한 적도의가 필요합니다.) 


적도의의 회전 중심축을 아래 사진처럼 지구의 회전 중심축, 즉 자전축과 일치하는 북극성(실제로는 북극성과 지구 자전축은 1도가량 어긋나서 따로 축을 계산해줘야 합니다만...)과 동일하게 정렬을 해두면 이제 이 적도의는 별들의 움직임과 동일한 움직임을 카메라에 부여해주어 마치 새 사진이나 레이싱카 사진을 찍을 때 사용되는 패닝샷 기법처럼 움직이지 않고 고정된 상태의 별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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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도의의 회전축과 지구의 자전축을 일치하게 정렬해 주는 것을 "극축 정렬" 이라 합니다.



이처럼 가이드 촬영법은 기본개념만 보면 의외로 간단합니다. 달 없는, 구름 없는 밤에 광해가 없는 어두운 장소에 가셔서 극축정렬이 된 적도의 위에 카메라를 연결한 뒤 적당한 장노출을 돌려주시면 별의 움직임을 적도의가 추적해 장노출로도 별이 흐르지 않고 정지해 있는 사진을 담을 수 있는 것입니다.

예를들어 찍는 사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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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18mm 렌즈로 찍은 은하수 가이드촬영 사진입니다.



이런 10mm / 18mm 내지 혹은 100mm정도의 광시야 사진이라면 적도의 극축을 적당히 세팅해 별을 10분이고 20분이고 잘 추적해 담을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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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적도의 위에 카메라만 올리는 방법으로 장노출을 돌려주면 은하수 혹은 별자리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지요. 이때 이렇게 카메라와 카메라 렌즈를 적도의에 올려서 촬영하는 것을 '피기백 촬영'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은하수나 별자리 등의 광시야사진이 아니라 아래의 장미성운 사진처럼 좀더 배율이 있는 촬영을 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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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경과 카메라를 직접 연결해서 찍는 "직초점" 촬영에서, 아니면 피기백 촬영을 500mm나 1000mm급 망원렌즈로 하는 상황에서도 적도의가 훌륭하게 움직임을 추적해 줄까요?


적도의가 아무리 정밀하더라도 적도의 자체의 오차, 수평 문제, 극축정렬 오차, 적도의 모터 진동, 바람, 무게중심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추적 오차가 일어나게 됩니다. 이 추적 오차는 긴 초점거리 즉 높은 배율에서는 더욱 더 잘 드러나게 됩니다.


제가 사용하고 있는 비교적 저가인 적도의 CG-5 같은 경우는 500mm 정도에서 2분 정도 노출이 흐름 없는 추적의 한계이고, 그 이상의 노출을 줄 경우 별이 원이 아닌 타원 모양으로 흘러서 나오게 됩니다.


싸게는 500~600만 원 비싸게는 천만 원 단위인 타카하시나 AP사의 고급 적도의들은 20분에 가까운 추적성능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적도의에 투자하는 돈이 너무 많아짐과 동시에 고급 적도의들도 칼같이 세팅을 해줘야만 제대로 된 성능이 나오기 때문에 그리 만만하지가 않습니다. 이 점을 보완해 주기 위해 '오토가이드'라는 방법을 사용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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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실제로 제가 촬영을 하기 위해 모든 세팅을 맞춰 둔 상태의 장비입니다. 장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맨 밑에 적도의가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이 적도의의 회전축은 지구의 자전축과 일치하게 정렬이 되어있고요.(즉, 극축정렬) 그리고 그 위에 하얀색과 금색조합의 큰망원경이 있고, 거기에 제 DSLR이 연결되어 있는 것이 보일 겁니다.


이것이 저의 주광학계와 주카메라입니다. 저의 천체사진들을 직접 찍어주는 역할을 하지요. 그리고 그 위에 있는 흰색+검은색의 작은 망원경과 은색의 동그라미 모양의 저 소형카메라가 저의 오토가이드 시스템입니다.


이 오토가이드 시스템이 무엇이냐 하면, 앞서 말했듯이 적도의가 아무리 정밀해도 고배율 촬영에서는 오차가 드러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 오차를 보완해 주는 장치가 바로 오토가이드 시스템입니다. 이 오토 가이드 시스템에서 카메라는 가이드카메라, 망원경은 가이드스코프라고 불리는데요. 이들이 오차를 보완해주는 원리는 간단합니다. 


주광학계와 같은 쪽 하늘을 바라보는 보조망원경인 가이드스코프를 같은 적도의에 연결하고요. 이 보조망원경에 보조카메라인 가이드카메라를 연결해 줍니다. 그리고서 이 가이드 카메라를 컴퓨터와 연결, 컴퓨터에서는 이 가이드 카메라에 잡히는 화면을 라이브 뷰로 보게 되지요. 망원경과 연결이 되어있기 때문에 컴퓨터 화면에서 보이는 라이브 뷰에는 몇 몇 밝은 별들이 희미하게나마 보이게 됩니다.


만약에!!! 적도의가 오차가 전혀 없고 추적을 잘해준다면 이 별들은 움직이지않고 라이브뷰 화면에서 이동을 하지 않고 정지되어있지요.


하지만!!! 우리의 적도의는 오차가 있을 수밖에 없는 기계임으로 라이브 뷰 상에 보이는 별들은 오차에 따라 이리 움직이고 저리 움직일 것입니다.


이때 컴퓨터로 전용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서 이 오차를 계산, 적도의에 전기신호를 보내 오차를 실시간으로 수정해 주는 것이 바로 오토가이드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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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적도의인 CG5는 500mm에서 2분 정도가 추적의 한계이지만 오토가이드 시스템을 사용하면 10분 15분 정도는 무난하게 버텨주는 기가 막힌 추적성능을 보여주게 됩니다. 


아래 사진은 실제로 컴퓨터에서 PHD guiding이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스샷입니다. 화면 속에서 희미하게나마 별들이 라이브 뷰로 보이는 것을 관찰하실 수 있을 겁니다. 또 그래프를 통해 그것들의 오차를 계속 계산하는 장면도 보일 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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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가이드 소프트웨어로는 Maxim DL과 PHD guiding 이 두프로그램을 많이 씁니다.



적도의는 천체사진 촬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파트입니다. 촬영 시작할 때 예산의 가장 많은 부분을 최대한 적도의에 투자하셔야 스트레스를 안 받습니다. 제가 이 조언을 무시하고 적도의 싼 거 샀다가 스트레스가 장난아니었거든요.


이렇게 별 사진에 있어서 가장 큰 고비 중 하나인 추적문제가 해결됩니다.



다음회에 계속...






자유게시판 프레세페💖별

편집 : 딴지일보 너클볼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