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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롤로그 - 개발자와 장기 졸

1.1. 입던은 점프

1.2. 개발자를 정의합니다

1.3. 주화입마

 

2. 작은 회사에서의 삶

2.1. 돌격 앞으로

2.2. 돌격 앞으로 실패! - 갑, 을, 병, 정 관계의 형성

2.3  머슴살이

2.4  독신자 기숙사

2.5 정리해고

 

 

 

 

2.5 정리해고

 

2.5.1 나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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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신세계'에서 최민식이 낚시터에서 하는 마지막 대사이자 유명한 대사가 있다.

 

"이러면 완전히 나가린데..."

 

장면처럼 살아가다 보면 특정 순간에 발생할 있는 최악의 수를 밟을 때가 있다. 그러면 최악의 수가 정말 실현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부루마블 1등으로 주사위 굴려 시작하자마자 무인도로 간다거나, 소개팅에서 만난 그녀와 번째 데이트에서 헤어지고 다시는 연락 되는 그런 상황, 상승 분위기의 주식을 샀는데 설마 폭락이야 하겠냐는 과한 자신감과 다음날의 폭락. 이런 것들 말이다.

 

내가 경험한 번째 정리해고도 그랬다. 완전 나가리였다. " 설마 신입사원들이 정리해고 대상에 포함 되겠어? 그럼 최악이지~" 라고 마음속으로 자기 위안을 가져 봤지만 역시나 최악은 비켜가지 않았다.

 

만약에 정리해고를 경험 해보지 못하신 분들이라면 다행이다. 반대로 정리해고를 경험 해보신 분들에게는 위로의 말씀을 전해 드리고 싶다. 정리해고가 휩쓸고 지나가면 대상자가 되었든 살아남았든 극심한 스트레스와 함께 피폐해지고 만다.

 

다시는 내가 경험하고 싶지 않은 일들 가지를 꼽으라 하면 다음과 같다.

 

가족과의 사별, 입대, 100 휴가 복귀, 그리고 정리해고다.

 

신입 시절이든 아니든 정리해고는 구성원에게 좋은 경험으로 남을 없다. 대상이 되어 좋지 않은 사람은 자체로 좋지 않은 것이고 대상이 되어 좋은 사람은(간혹 있다 이런 경우가) 평소에 실업 급여나 타고 쉬는 것을 염원 정도로 회사가 괴롭혀 것을 의미하므로 결과적으로 좋은 경험은 아닐 것이다.

 

10년이 넘어 지났지만 우리 동기들이 당했던 일들은 일부러 기억하려 노력하지 않아도 바로 어제 일어난 것처럼 모든 것이 떠오른다나는 5 정도의 정리해고를 경험 했다. 3번은 살아 남았지만 2번은 피해가지 못했다. 피해가지 못한 조정 때도 기억이 선명하지만 번째인 신입사원 시절 상황 역시 뚜렷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

 

이제 일들이 어떻게 일어났고 일어 어떻게 되었는지 기억 해볼까 한다.

 

 

2.5.2 1 미만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우리 동기들의 50% 해고 당하기까지는 입사 6개월 밖에 걸리지 않았다입사한 지 1년이 되지 않는 사람이 방출되는 사례는 간혹 있다. 1년도 되지 않아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발생 시켰다던가 혹은 성격 자체가 조직과 너무나 융합이 되지 않을 경우, 없는 사례는 아니다.

 

하지만 입사한 기수의 50% 대한 감원은 찾아보기 쉬운 사례는 아니다.  D그룹에서 경영 악화의 핑계로 신입사원까지 정리해고 대상이 것이 표면으로 드러남에 따라 언론에 공개된 사례가 있었다. 이와 같이 신입사원까지의 구조조정은 세간을 시끄럽게 만들기에 충분할 정도로 평범한 일은 아니다.

 

타지에서 가장 먼저 의지가 되고 가장 먼저 친구가 되었던 동기들의 정리 해고는 당사자가 되었든 살아남았든 모두에게 상처를 입히고야 말았다. 상처로 인한 여파로 우리는 회사의 단면을 보기 시작했으며 CEO 모든 말을 불신했고 살아 남은 동기들은 회사에서 대리가 쯤에 전원 퇴사했다.

 

우리가 그렇게 변하고 몰리게 이유(회사에서 제시한)는 바로 다음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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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 이유

 

여름이 되었고 우리는 언제나처럼 야근을 하고 있었다. 각기 소속된 팀에서 아직 일을 배우고 있는 동기도 있었고 프로젝트에 투입되어 Build 늪에 빠져 벌써부터 허우적거리는 동기들도 있었다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본사에서 전 사원 정시 퇴근 본사로 복귀 것을 명령 받았다. 우리는 직감상 이상한 일이 벌어 것을 예상 했다.

 

일반적인 공지는 인트라넷을 통하면 것이고 전달 물품이나 교육을 받을 사항이 있다면 사전에 공지가 충분히 되었을 것이기에 의심을 밖에 없었다본사에 도착하니 CEO 기다리고 있었다. 모든 사원이 도착하고 CEO 중앙 단상에 서서 바로 본론을 이야기했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간단하고도 명료했다.

 

"회사 경영상태가 좋지 않으니 내일 정리 해고를 단행 하겠습니다"

 

라는 것이 이야기의 전부였. 선배사원들은 항의했다. 경영 상태를 투명하게 공개 것을 요구한 선배도 있었고 직접적으로 회사의 유보율을 캐묻는 선배도 있었다. 경영 악화라고 하지만 없이 놀고 있는 팀은 팀도 없고 사원들은 매일 같이 야근을 하고 있는데 도대체 경영이 악화가 되었는지 납득 없다고 여기 저기 질타가 이어졌다.

 

하지만 CEO '미안합니다' 한마디만을 던지고 도망치듯이 자리를 떴고, 인사팀의 실장이 나머지 부연설명을 했다. 부연설명이라고 해봐야 것도 없었다.

 

구조조정 대상 : 모든 사원 대상

대상자 통지 : 내일 일과 시간 이메일 수신자에 한함

대상자 참고 : 대상자는 3 내로 기숙사에서 퇴거

 

직원들은 술렁였다. 대상자 선정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게 공개 것도 없었다. 회사도 고과 평가가 객관적이기 힘든데 작은 중소기업이라 기준도 분명하지 않았다. 심지어 신입 사원의 경우, 고과 평가도 제대로 받아 본적도 없었으니 다들 기준이 무엇인지 의아해 했다. 그리고 아무리 경영 악화라 하여도 날치기 법안 통과처럼 하루 만에 발표하고 처리 하는 경우가 어디에 있겠는가.

 

그날 밤은 제대로 잠을  없었다. 모두들 기분이 좋지 않은지 마시며 회포를 풀자고 하는 사람도 없었다기숙사 사람들 사이의 기류는 얼어 붙을 대로 얼어 붙어 모두들 침묵만을 유지하고 있었다. 나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구조조정을 앞두었을 스트레스로 인한 고통이 어느 정도 되는지 말이다.

 

내가 해결할 없는 문제 앞에 머리 속은 복잡하게 돌아 갔고 세상 모든 것이 걱정이었다. 만약에 내가 대상자가 된다면 집에다 무어라 설명 것인가? 취직 했다고 좋아하던 부모님을 어떻게 것인가? 구직을 하기 위한 과정을 다시 나갈 자신이 있는가나중에는 오만 가지 생각을 하다가 나는 것이 없는데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나야 하는가 하고 짜증이 섞인 스트레스가 몰려와 편두통이 일어나기 시작했으며 온 몸은 아파 왔다.

 

동기들과 이야기 해보았지만 다들  없었다. 설마 입사 1년도 안된 우리가 해당 사항이겠느냐 하는 회의적 이야기도 있었고 만약에 걸리면 같이 고향으로 가자고 애써 농담조의 이야기로 자기 위안을 했지만 우리가 있는 일이 없다는 건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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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 통지

 

통지 당일의 출근길은 분위기가 달랐다. 통근 버스에서부터 분위기는 한참이나 가라 앉아 있었다. 출근해서 가장 먼저 해야 일은 메일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내가 대상자라면 분명히 메일이 있을 테니 말이다. 터질듯한 심장 박동을 느끼며 메일을 열어 보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점심 시간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물론 그때까지 모든 업무는 마비 상태였고 점심 밥은 아무런 맛이 느껴지지 않았다. 선배 사원 몇몇은 분노를 터트렸다. 도대체 우리가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느냐고 짜증을 마구 토해냈다. 인맥이 넓은 몇몇의 선배는 메신저로 여기저기 계속해서 정보를 캐고 다녔지만 역시나 아무것도 알아낼 없었다.

 

오후 2시, 스트레스로 인한 두통과 짜증이 극에 달할 사무실 한편 구석에서 술렁임이 일어났다. 메일이 도착하기 시작한 것이다. 간격으로 대상자에게 통씩 도착했는데 모든 대상자에게 메일이 도착할 시간 넘는 시간이 정말 고통이었다. 대상자는 허탈 모습으로 짐을 싸고 있었고 대상자는 자신도 대상자가 지도 모르는 상황 속에서 위로 한다고 정신이 없었다. 여기 저기서 탄식과 욕설이 터져 나왔는가 하면 모든 것을 단념하고 묵묵히 짐을 싸는 사람도 있었다. 선배는 통씩 오는 메일에 분노가 치밀어 인사팀에 직접 전화를 하여 호통을 치기도 하였다.

 

이런 아수라 장에서 나는 동기들이 있는지 고개 들어 눈치를 계속 살폈다. 얼굴 보기는 힘들었고 어째서인지 다들 메신저로도 연락이 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여기저기서 대상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 동기들 팀을 돌아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게 주변 눈치만 보며 시간이 지났을 시점에 눈물을 흘리며 사무실 통로를 걸어 나가고 있는 여자 동기와 눈이 마주쳤고 지나지 않아 동기 명이 동시에 나를 찾아 왔다.

 

동기 : "메일 전송 끝났단다. 우리는 메일을 받았다..."

 

 

2.5.5 악질적인 요소

 

신입 사원의 50% 정리해고 대상이었다. 우리는 분노 했다. 신입 사원을 구조조정 한다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지만 정리 해고의 비율이 50% 아님에도 불구하고 신입 사원만 50% 해당된다는 사실은 쉬이 납득 할만한 사실이 아니지 않는가? 살아 남았다고 기뻐할 그런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살아 남은 동기들끼리 모여 업무고 뭐고 뒷전으로 하고 회사 욕이나 실컷 해댔다. 퇴근 시간이 되어 대상이 동기들과 해당 팀이 어느 술집으로 향하는지 연락이 왔고 합류 하기로 했다퇴근 합류한 대상자와 대상자 팀이 모여있는 술집의 분위기는 날카로웠으며 몇몇 사원들의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여자 동기들은 우리를 보자마자  울음을 터트렸다. 오후 발표 이후, 저녁이 까지 울고 있는 것이란다대상이 동기 녀석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물었더니 이미 몸을 가눌 없을 만큼 만취가 되어 숙소로 보냈단다. 녀석도 술을 먹다 서럽게 울었다고 했다.

 

마음이 너무나도 좋지 않았다. 얼마나 속이 상할까. 인사 평가라도 제대로 한 번 받아 본 적도 없고 누군가와 심하게 싸워서 문제를 일으킨 적도 없다. 신입 사원으로서 기껏 반항 있는 것은 업무시간에 조는 것과 퇴근 밖에 없다. 하지만 마저 열심히 해대면서 반항한 적도 없었으니 세상 얼마나 억울하겠는가? 회사 경영 악화에 입사 6개월 신입 사원이 얼만큼이나 영향을 끼쳤겠는가?

 

소주 맛에 아무런 맛이 느껴지지 않았다. 다들 회사 욕에 데시벨이 여기저기서 튀기 시작 나도 취기가 어느 정도 올라 회사 욕을 해댔다. 그러자 과장 명이 우리에게 차라리 것이니 속상해 하지 말고 좋고 대우 받을 있는 개발회사로 이직 하라고 했다. 잃을 게 없을 만큼 젊은 나이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나는 이야기를 듣고 입을 다물었다. 수긍의 의미가 전혀 아니었다. 과장은 분명 위로 차원의 말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 편리한 사고 방식이네"

 

선한 의도는 분명했으나 너무 무심한 발언이라 생각했다. 과장의 말이 옳다면 과장은 좋은 곳으로 가지 않고 나랑 마주 앉아 마시고 있는가? 좋은 회사 가서 인정 받지 않고 이따위 회사에 다들 남아 있는가? 회사의 모든 선배들은 바보들인가 아니면 무능력한 사람들인가? 다들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사실 그렇지 않은가?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이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각자의 배경과 각자의 노력으로 자리에 있지 않는가? 나름 자신의 입장에서 모두들 최선의 선택을 결과다. 물론 시간이 지나서야 좋은 방향이 있었구나 수도 있지만 그것은 미래가 현재가 되었을 때나 있다.

 

나름 최선의 선택을 것이다. 직장을 선택 하는 데 있어 최선이 아닌 차선을 선택하는 경우가 이나 있겠는가? 좋은 곳으로 가는 것은 단순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최선을 밟고 높은 최선을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라 전혀 위로와 도움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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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이 생각해 보면 과장급 이상에서 발생하는 정리해고도 많은 고통을 수반하는 것이지만 신입사원 대상의 정리 해고는 대상자에게 가지 악질적인 페널티 요소가 있다. 악질적이 요소는 대략 다음과 같다.

 

1) 시선 - 사회적 시선부터가 완전히 다르다. 과장급에서 정리해고를 당했다 하면 요즘 시대에 웬만큼 수긍을 하는 편이다. (IT직군에서는 종종 발생한다) 하지만 신입 사원으로 정리해고를 당했다 하면 '도대체 얼마나 엉망이길래 벌써 그렇게 되느냐?' 하는 시선이 있다. 만약 정리해고를 숨긴다고 하여도 신입 사원으로 이직을 하는 부적응자로 보이기 좋다.

 

2) 경력 -  정규직 1 미만의 경력은 경력으로서는 의미가 없다. 경력사항으로 기재 없으며 기재한다 하여도 인정 받지 못한다. 설사 기재를 한다면 면접장에서 1년이 되지 않는 상태의 퇴사를 설명해야 한다(안타까운 사실은 이미 서류에서 많이 제외가 된다).

 

그렇기에 신입 사원은 개월을 자신의 행적에서 지울 밖에 없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삶의 일부분을 지웠지만 그것마저 독이 있다. 대학 졸업 사라진 개월에 대해 회사 면접관들은 기가 막히게 눈치를 챈다. 공백인 개월에 대한 정당한 사유가 없다면 탈락 요소가 있다(나도 면접관으로 들어가 보았기 때문에 안다. 유독 그런 것을 싫어하는 면접관이 있다).

 

3) 금전 - 금전적인 차이도 크다. 1 미만 근속의 신입 사원은 퇴직금도 없다. 회사의 자금이 어느 정도 있어 위로금을 지급한다 쳐도 위로금의 금액은 근속 연수에 비례하기에 신입 사원은 거의 받는 돈이 없다. 즉, 빈털터리로 다시 사회로 나오게 되며 학자금 대출이 남아 있는 경우라면 기업 공채 시즌까지 자립으로 버티기가 불가능에 가까울 수도 있다.

 

4) 인맥 - 다른 경력 사원들과 다른 차이는 바로 인맥 네트워크다. IT 직종에서는 회사별로 흩어져 있는 인맥 네트워크가 상당히 중요하다. 대리나 과장급 정도 되면 어느 정도 인맥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있다. 그래서 인력 추천 제도를 활용 있다. 하지만 신입사원의 경우,  인맥네트워크마저 비활성화 되어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선배 사원들이 흩어져 있다고 해도 1 미만의 경력은 쉬이 추천  없는 것도 문제로 작용한다.

 

5) 의식 - 사람을 패배의식에 사로잡히게 만든다. '회사와 사회가 못했지 네가 잘못 게 아니야' 라고 옆에서 아무리 위로 한다고 한들 혼자 있는 조용한 시간대에 불쑥불쑥 밀려오는 자괴감은 정신 상태를 조금씩 침식시키기 시작한다. 빨리 빠져 나오면 다행이나 장기적인 자괴감은 사람의 에너지를 급속히 고갈시켜 패배자 의식이 용접이 되듯 눌러 붙어 자존감은 바닥으로 떨어지게 된다.

 

위처럼 온갖 페널티를 가진 상태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을 보고 '기회'라고 말하는 것이 올바른 조언이라 있을까? 정말 마음 편한 소리 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신입사원의 정리해고는 잃을 게 없는 것이 아니다. 단추가 채워지는 것이며 잘못 채워진 단추는 잃기 전에 얻을 있는 기회를 상실하게 할만큼 위험한 것이다그리고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신입 사원은 회사 내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이다. 만약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을 밖으로 내몰고 방치한다면 올바른 사회로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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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 그날 그리고

 

우리는 그날 동기들끼리 술집을 나왔다. 길거리에서 실컷 회사 욕이나 해대고 걷다가 어느 순간 숙소 아파트 놀이터에 도착했다. 그리고는 각종 놀이 기구에 아무렇게나 앉았다. 말수가 없어지자 여자 동기는 다시 훌쩍 거리기 시작했다. 술이 어느 정도 올라 감정이 복받쳐 올랐으리라달이 구름 사이로 숨어 컴컴해진 놀이터에서 몇몇은 같이 흐느끼기 시작했다.

 

솔직한 감정으로 '나는 살아 남아 다행이다'라고 느끼지 않았다. 대상이 동기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살리자고 그들이 떠나는 같았고 때문에 그들이 떠나는 같았다. 살아 남은 동기들은 연신 '미안하다' 중얼거렸고 대상이 동기는 뭐가 미안하냐고 눈물을 닦아내며 대답 했다.

 

그날 이후, 대상이 동기들은 3 안에 기숙사를 전부 퇴거하고 각자의 집으로 떠나갔다. 헤어지기 마지막으로 술을 마시며 작별인사를 고했다그들을 마지막으로 배웅하면서 우리 속에 남아 있던 애사심은 완전히 소멸했고 이따위 회사는 2 채우고 그만 두리라, 하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그로부터 개월 후, 많은 진실을 듣게 되었고 새로운 분노가 찾아왔다.

 

번째는 회사에 CEO 아내가 이사로 등록이 되어 있으며 이사 월급이 꼬박꼬박 지급되고 있다는 사실(나는 한 번도 이사라는 아내의 출근을 본 적이 없고 회사 행사에서도 본 적이 없다). 

 

번째는 회사의 부동산 투자가 실패해서 자금 손실이 있었다는 .

 

번째는 특정 종교 단체에 기부를 수천 만원 했다는 .

 

그리고 우리가 맞이한 궁극적인 분노는 정리해고 개월 후, 회사가 새로운 신입 사원을 채용했고 거기에다 회사 임원 2명을 충원했다는 사실이다. 야근을 그렇게나 해대는데 회사 자금이 없을 만큼 운영이 개판인지 아니면 일부러 직원들을 그렇게 운영을 하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확실 것은 전자라 하면 능력 없는 바보들이고 후자라 하면 미치광이들이라는 것이다.

 

모든 것으로 우리 동기들은 회사에 대해 완전히 깨닫게 되었다. CEO 임원들은 직원을 위하니 어쩌니 해도 사실은 관심 없고 사원들을 머리 장사 용도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다 것을 말이다정말 이따위 회사를 길게 다닐 필요가 있을까? 우리는 능력 없는 바보 또는 미치광이 휘하에 있고 싶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