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공포]눈동자

2013-06-13 23:02

작은글씨이미지
큰글씨이미지
이즈딴지 추천4 비추천0

2013. 06. 13. 목요일

독투불패 이즈딴지







눈동자.png




-한 이병-



"내가 방금 담배 폈나?"


정말 이상한 사람이다.


"예. 방금 피우셨습니다."



보통은 따뜻한 물을 마시고 마지막 한 모금 빨고 담배를 비벼 끄고 가자 하는데, 오늘은 오른 손으로 담배의 마지막 한 모금을 빨고 손가락으로 담뱃불 탁 쳐서 끈 후에 왼 손으로 물을 마시고 종이컵을 구겼다. 담배가 아닌 구겨진 종이컵을 들고 있으니 헷갈릴만 한, 그런건가?



"... 가자."


"네. 알겠습니다."


1997년 겨울 02시 42분 강원도  000 포병부대. 경계 근무지로 이동 하기 바로 직전.



02시 30분 -기상. 

02시 35분 -전투복 환복 완료.

02시 37분 -초소장 탄약고에서 실탄 수령. 좌탄 확인.

02시 40분 -개인 화기 점검 완료 후 당직 사관에게 경계 근무 신고 완료.



제대 3주 정도 앞 둔 이 병장은 굳이 초번을 고집하지 않았다. 모든 말년 병장들은 초번이나 말번을 맡아 근무를 선다. 중간에 깨지 않고 긴 밤을 잘 수 있고, 덤으로 일조, 일석 점호를 빠질 수 있기 때문에 행정병의 짬밥이 그들이 흘린 짬밥만도 못한 우리 포대의 경우 병장들의 근무는 대부분 초번 아니면 말번이었다. 이런 문화는 억울함 보다는 나도 병장이 되면 누릴 수 있을 권위와 권리의 상징이기 때문에 거부감을 갖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이 병장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과도한 충성심에 말도 안되는 아부를 하거나, 야간 경계 근무 순번을 바꿔 초번 또는 말번으로 수정하면 어김없이 행정병 호출이다. 바로 오늘, 아니 바로 어제 저녁이 그런 날이다. 이  병장이 먹다 흘린 똥 국에서 헤엄치다 지쳐버릴, 좋은 대학교 법대를 다니다 입대한, 이제 갓 일병 진급한 행정병이 긴장 풀고 짝다리를 잡고 섰다. 포대원들에게 대놓고 살갑게 하진 못하지만 항상 너그러운 이 병장 앞에서 누구나 한 번씩 해봄직한 실수. 하지만 그런 실수가 김 상병이 보는 앞에서 그것두 내무실 최고참 이 병장 앞에서라면 그것은 절대 사소한 실수가 아니다.



상병 말 호봉 김 상병. 그가 가지고 있는 몇 개 되지 않는 투박한 표정을 이리저리 섞어가며 안절부절 평소답지 않게 울그락 불그락 한다. 자신 선임에 대한 불경은 곧 미래 자신에 대한 불경. 모든 갈굼과 부대 평화, 질서를 유지하는 상병 말 호봉 김 상병. 여기저기 문신이 있는데 저 인간은 어찌 군대를 왔나 싶은 김 상병. 주먹을 쥐면 작은 주먹이 몇 개 더 달린 듯한 기이하고 무시무시하게 툭툭 튀어나와 있는 손을 가지고 있는 괴물 같은 김 상병. 표정은 없다. 웃어도 소리만 껄껄 웃는다. 크고 매서운 눈과 두꺼운 입술은 웃지 않는다. 갈굼이라는 단어를 모른다 하더라도 김 상병을 보면 알수 있다. 그냥 그 자체가 갈굼이고 공포다. 하지만 고참들 특히 이 병장에게는 한 없이 순한 양이고 고양이고 강아지이며, 자객이고 기사이며 일꾼이다. 



용서받지 못한 자.jpg



나는 아직 그의 힘에 직접 닿을 정도도 되지 못하는 이등병 말 호봉이다. 지난 주 화장실 청소를 하며 오랜만에 만난 동기와 신나게 수다 떨며 나도 모르게 나왔던 단어 이등병 말 호봉. 이제 다음 달에 진급하면 휴가 나간다 어쩌고 저쩌고 킥킥 기러고 있는데 끼이익 열리는 4번 사로. 이어 등장하는, 고참들에게는 한 없이 순한 양이고 고양이고 강아지이며, 자객이고 기사이며 일꾼인 김 상병. 어이 없다는 의미의 조금 더 커진 눈과 동그랗게 말린 눈썹을 하며 천천히 다가왔다.



"이등병 말호봉?"



내 손에 들린 염산 병을 놓치지 않으랴, 아득해지는 정신 잡으랴 내 생에 최고의 힘을 끌어내야만 했다. 그 자리 그 순간에 김 상병의 입에서 한 마디라도 더 나왔다면 난 내 전원을 스스로 내릴 수 있는 스위치를 찾아야 했으리라. 그게 현명했으리라. 저 공포의 갈굼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 하지만 김 상병은 '하아' 큰 한 숨을 쉬며 일보고 나온 그 따뜻하고 촉촉한 손으로 내 양 볼을 꽈악 쥐고 한참을 내려보다 다시 한 번 깊은 한 숨을 '하아' 쉬고 천천히 내 앞을 지나가 주셨다. 내 눈앞의 그 인중. 어떤 고난이 와도 변함없을 완고한 인중. 오직 난 인중만을 완전 차렷 부동 자세로 바라만 보았다. 



그 땐 몰랐지. 이등병 따위가 시간 계산하면서 호봉 가지고 놀면 안된다는 것을. 이등병 따위가 사회말을 자유롭게 구사하면 안된다는 것을. 그래도 난 그 순간 이후로 깨달았다. 김 상병은 그 존재로 모든 군 생활의 복무신조를 가르쳐준다. 옳고 그름을 말없이 그 존재로, 자체로 알려주는 모든 군 생활의 모여있는 완전체. 이런 김 상병 조차 유난히 어려워 하는 이 병장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그런 우리 내무실 최고참 이 병장 앞에서 자연스럽게 짝다리 집고 섰는 갓 일병 행정병을 보며 김 상병은 주먹을 폈다 쥐었다 숨을 들이마셨다 뱉었다 한다. 이 병장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근무표 이 순서가 아닐텐데"


이 병장이 말한다.


"아 그게 말입니다.."


갓 일병 행정병이 입을 놀려 말을 이어가려는데,


"야 이새끼야!"


내무실 안에서 큰 소리를 낼 수 있는 권위의 상병 말 호봉 김 상병이 밀도 높은 큰 소리를 지르고 만다.


"죄송합니다. 이병장님. 제가 바로 고쳐놓겠습니다. 02시, 03시 순번이시지 말입니다."



보통 평범한 선임병이라면 죄송하면 군 생활 끝나냐, 졸라 빠져가지고, 짬밥 까꾸로 처먹었냐, 애들 교육 어떻게 시켰길래, 미쳤냐, 안 미쳤는데 그럼 알고 그런거냐 등등 절대 갈굼의 굴레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질문과 반문, 감탄과 평서문을 날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병장은


"알았다."


할 뿐이다. 김 상병은 행정병을 살짝 들어 내무실에서 사라졌고 다시 평화로운 일석 점호를 위한 내무실 청소를 시작했다.



내가 이 병장을 처음 본 건 자대 배치 받아 훈련소에서 두 돈 반에 실려 이곳 위병소를 통과하면서다. A급 군복에 날선 줄, 반짝이는 군화와 잘 손질된 소총과, 세월감은 느껴지나 품위가 있는 탄 띠와 엑스 반도. 바짝 허리에 붙어 있는 수통과 눈을 살짝 가릴 정도의 차가워 보이는 검은 철모. 그 위의 네 개의 짝대기. 난 멍하니 이 병장의 모습을 보면서 뭔가 나도 군인이 되겠구나 싶었다.



초소.jpg



묘한 분위기로 쉽게 범접할 수 없는 이 병장을 초소장으로 모시고 야간 경계 근무를 서는 네 번째 날이 오늘이었다. 야간 근무 중 가끔씩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간단한 이야기인데도 묘하게 마음이 즐거웠다.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아 이를 히 들어내고 웃어도 괜찮았기에 더 좋았다. 춥고 졸리고 피곤한 야간 근무지만 이 병장과 함께라면 조금은 기대도 된다.



그리고 취침 후 약 4시간 30분 후 새벽 화장실 안에서 흡연을 마친 이 병장에게 확실히 방금 흡연 하셨다는 여부를 확인시켜 드리고 근무를 나가고 있다.



이 시간의 야간 경계 근무는 정말 고요하다. 하늘을 보고 조금만 집중하면 별똥별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고, 너무 많아 별자리도 못 그릴만한 별들을, 한참 보고 있으면 주위의 어둠이 한동안 눈에 익지 않을 정도의 환한 달을 볼 수 있다. 정말 좋다. 무척 춥고 내가 움직일수 있는 공간은 지름이 1미터도 되지않는 작은 원 안이지만 부대 내에서 자유로움을 느낄수 있는 유일한 곳이기도 하다.



경계 근무지에 도착하자마자 초소 안으로 들어가 담배를 피고 나오는 이 병장. 


"아. 이제 잠 좀 깨네. 이상한거 없지?"


"네 그렇습니다."


이 병장은 총은 어깨에 걸고 손은 주머니에 찔러넣고 뚜벅뚜벅 땅을 보다, 하늘을 보다, 가끔 나를 보다 하며 나와 약 5미터 떨어진 곳을 왔다 갔다 한다. 



경계 근무지는 계곡 사이의 경사가 무척 심한 산 길 중턱 즈음에 있다. 상황 발생하면 24시간 어느 때고 난 이 병장과 온갖 무기와 장비가 든 따블백 두개, 군장, 무전기를 들쳐 매고 저 산길을 뛰어 올라가야한다. 그 꼭대기에 전초가 있는데 그곳에서는 우리 부대가 이동할 수 있는 작전 도로가 한 눈에 보인다. 딱 한 번 대대 내 훈련으로 한 번 올라간 적 있는데 정말 딱 죽을뻔 했다. 이 병장은 온갖 짐 다 들고 겨우 엉금 기다 싶이 올라가다 컥컥 거리며 토하다 말다 하는 나까지 집어 들고서 뛰어 올라 제 시간 안에 전초 점령 보고를 해냈다. 정말 대단한 이 병장님이다.



30분 정도 지났을 즈음 이 병장은 자신의 근무지에서 비스듬하게 서서 뭔가 생각에 빠져 있었다. 순간 이상한 느낌에 눈을 돌리자 언덕 위 비탈길 어둠속에서 조금 더 어둡고 테두리가 확실한 어떤 형태를 봤다.



으슥한 밤.jpg



"이 병장님"


너무 작게 속삭여 들리지 않은가보다. 잘못 봤나? 아무 것도 아닌데 괜히 초소장 불러 또 한 번 실수를 추가 하게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매번 너그럽게 용서하고 따뜻하게 지적하고 넘어가는 이 병장님이지만 그렇기에 더욱 조심스럽다. 하지만 그 더 어두운 것은 확실히 움직이고 있었다. 아까 보다 조금 더 커지고 있었다.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 병장님!!"


조금 더 큰 소리로 부르자 그제야 이 병장은 나를 물끄럼히 처다본다. 어깨에 걸친 총을 손으로 옮겨 들고 실탄이 든 탄창에 손을 올린다.


"왜 그래"


어떤 상황에서도, 아무리 깐깐한 당직 사관 앞에서 내무실 인원의 큰 실수에 대해 말도 안되는 변명을 해야하는 순간에도 떨림이나 당황함이 없는 믿음직한 이 병장님. 이 사람과 같이 근무를 서게 되어서 정말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특히 이런 상황에서는!


희미한 형체.jpg



"뭔가 이쪽에.. 이상합니다!"


이 병장은 실탄이 든 탄띠에서 손을 때고 총을 다시 어깨에 둘러메고 내 쪽으로 다가온다.


"알았다. 간다. 괜찮아. 가만히 있어"


안심하고 방금 전 보았던 방향, 주위의 어둠보다 더 어두운 그것이 다가오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그것은 바로 수 미터 앞에 있었다.



순간 시야가 좁아지고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다. 이 병장이 내게 다가오고 있다는 것도 인식이 되지 않는다. 그것은 이제 형체도 확실히 보이고 이 어둠 속에서 조차 보일 정도의 색이 보인다. 갈색! 진하고 걸죽한 갈색이다. 


"사.. 사.. !"


잘 나오지도 않는 갈라지는 목소리로 최대한 공기를 모아 이 병장에게 외쳤다. 걸죽한 갈색을 뒤집어 쓴 사람. 남자가 내게 다가오고 있었다. 이 병장은 내 시선이 향한 곳을 힐끗 보곤 내게 다가오는 걸 멈추고 초소 안으로 급히 뛰어 들어간다.



그 걸죽한 갈색을 뒤집어 쓴 듯한 남자는 경사가 급하고 거친 산 길을 잘도 걸어 내려온다. 걸어온다기에는 어깨의 움직임이 없다. 날아오는 것같다. 이 병장은 내게서 멀어졌고 그 걸죽한 갈색의 남자는 바로 한 걸음 앞으로 다가왔다.


"으아악!"


순간 초소 근무지가 확 밝아졌다. 이 병장은 초소 안에서 경계등을 켜고 상황 전파를 했으리라. 이 병장이 급하게 내쪽으로 뛰어오는 듯한 군화 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난 고개를 돌릴 수 없다. 걸죽한 갈색은 빛을 받자 진득한 고추장 같은 빨간색이었다. 냄새. 피냄새! 그 남성은 고추장같은 걸죽한 피를 온 몸에 칠 한듯 뚝 뚝 바닥에 흘리며 어깨의 흔들림 없이 나를 향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총! 아니다. 내겐 빈 탄창과 공포탄 뿐이다. 뭉툭하더라도 총검을. 총검을 손에 쥐었다. 이 병장이 그 남성을 향해


"그만! 안돼! 멈춰!"


이 외침 때문인지 주위의 어둠보다 조금 더 어두운 남성의 형태가 소리를, 큰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는 괴기스러운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거대한 댐에서 물이 쏟아져 내리는 듯한, 내 몸을 꽉 채워 터뜨릴듯한 엄청난 공간감의 비명.



눈동자 귀신.jpg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차라리 얼굴이라도, 이 끔찍한 비명을 내지르는 입이라도 보이면 차라리 덜 무섭겠다. 걸죽한 비린내가 진동하는 피로 떡칠을 한 남자가 무시무시한 소리를 지르고 있다. 이제 바로 내 코 앞이다.



이 병장의 다다닥 급박한 군화소리가 잠시 붕 뜨더니 그 남성을 덥쳤다. 바로 내 앞에 있던 터라 나까지 덩달아 나가 떨어졌다. 이제야 그 남자의 입이 보인다. 쫙 별려 의미없이 비명을 지르고 있는 억지로 찟겨진 듯한 벌리고 있는 입!


"야 이새끼야. 눈! 눈막아!"


눈? 입을 막아야지. 일단 이 비명부터 막아야지! 


“눈! 눈!”


이 병장은 그 남성과 나를 엄청난 관성으로 함께 바닥으로 내려 꽂은뒤 그 남자의 허리와 다리를 제압하려고 하고있다. 그 남자의 반항은 사람의 것이 아니었다. 어떤 힘으로 내리 누르고 밀고 당겨보아도 전혀 그 남성의 허우적 거림은 방해받지 않았다. 귀신. 이게 귀신인가보다. 내 귀 옆에 그 남성의 입이 닿았다. 비명을 제대로 들을수 있었다.


"내 남편!"


내 남편? 이거 남자아니야?


"야! 야! 정신 똑바려 차려! 뭐하는 거야! 눈! 눈 막으라고!"


입을 막아야지!! 답답하다! 하지만 그래도 시키는대로 했다. 아직 보이지 않는 그의 눈. 대충 눈 쪽으로 손을 뻗었다. 나의 땀인지 그 고추장 같이 걸죽한 피인지 미끈미끈한 그 남자의 얼굴을 더듬어 눈을 찾아 덮었다. 꽉! 눈꺼풀이 없는 것 같다. 내 손이 바로 눈동자에 닿은 것 같은 느낌이다. 그 눈동자가 얼마나 이리저리 동글동글 움직이는지. 하체가 뜨거워진다. 내가 어디 찔렸나? 오줌을 쌌나.


"내 남편!!"


바로 내 귀 옆이 아니었다면 못 알아 들었을 그 단어. 내 남편!이라는 괴기스러운 외침. 상황 발생을 알리는 사이렌이 울리고 병력이 뛰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근거리 초소에도 경계등이 커지고 차량의 소리도 들리는것 같다. 이 병장은 아직도 그 남성의 허리를 꽉 잡고서 다리로 그의 하체를 누르며 눈 막으라는 소리만 치고 있다. 그 남성의 비명과 거친 발버둥은 계속 되지만 난 눈을 가리고 있다. 완벽하게 제압했다. 이제 몇 초만 있으면 병력은 도착한다. 휴 다행이다. 이제 좀 긴장이 풀린다. 그리고 환한 불빛 아래에서 뒹굴고 있는 두 명의 군인이 보인다. 


(?)


고추장 같은 피를 뚝 한 덩이 뚝뚝 한 덩이씩 흘려 떨어뜨리며 무의미하게 발을 허공에 내지르고 팔은 경직된 상태로 하늘을 향해 쭉 뻗고 허리를 덜썩이는 군인이 보이고. 이 발버둥을 멈춰보려고 노력하는 또 한 군인의 필사적인 모습이 보인다. 


"내 남편은 어디있지? 내 남편을 봐야 하는데."


(...)



춥다.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노천탕으로 나오니 찬 바람에 온 살가죽이 바짝 소름이 돋는다. 따뜻한 온천물이 몇걸음 앞이다. 깊이도 제지 못하고 엉거주춤 바로 뛰어 들어간다. 아. 좋다. 따뜻하다. 어깨까지 푸욱 담근다. 오들오들 떨다 들어오니 온 몸의 근육이 모두 풀리는것 같다. 머리를 기대고 하늘을 바라보니 별이 촘촘하다. 머리는 시원고. 약간 춥다. 몸은 따뜻하고. 약간 뜨겁다. 와. 정말 좋다. 이렇게 좋을 줄이야. 하아아아. 한동안 느끼지 못하던 좋은 기분에 약한 죄책감이 드는것도 같다. 온천물에 긴장이 풀렸는지 내내 꺼내지 않았던 깊은 슬픔이 왈칵 올라왔다. 컥컥 하며 줄줄 내려오는 온천수 마냥 내 눈에서 물이 쏟아져 내린다.



-이 병장-



천장이 보인다. 입 안은 쩍쩍 말라있고 목구멍은 물 한 방울 다으면 녹아 없어질듯 하다. 겨우 숨만 몇 번 왔다갔다 해보았다. 아. 여긴 어디야? 무통함이 느껴진다. 소변이 보고싶다. 소변을 참는데 계속 조금씩 세어 나가는것 같아. 병원. 병원 냄새다. 병원 이구나. 내 팔에 주사줄이 여러개 꼽혀있나보다. 그리고 소변줄이 꼽혀있나보다. 고개를 들 수가 없다. 조명이 어두워 잘 보이지 않는다. 힘을 내서 고개를 까닥거려보았다. 맞다. 병원. 내 팔에는 수많은 주사줄이 달려있다. 내가 그 주사줄에 달려있는것 같아. 머리가 너무 무겁다. 아프다. 힘을 내서 고인 침을 꿀꺽 해 보았다. 아프다. 찢어지는 고통이 배 속부터 올라온다. 목구멍, 턱을 지나 코 눈, 머리까지. 처음 느껴보는 크기의 공복감도. 하지만 식욕은 없다.



어떻게 된거지. 도대체. 한참을 고민할 필요도 없이 바로 기억이 떠 올랐다. 아니다. 기억하고 싶지 않다. 다시 잠에 빠졌다. 그래 잠을 자자. 다른 곳에서 다시 깨어날지도 몰라. 안 일어날지도 몰라.



병원 천장.jpg



하지만 다시 깨어났을 때 나는 병원 이었다. 바로 그 다음 날, 그 다음 날이었을 뿐이었다. 하루 지나고 하나의 주사가 줄었고, 또 하루 지나니 소변줄이 빠졌다. 당장 일어나서 화장실을 가고 싶었다. 더듬더듬 일어나 침대에 걸터 앉아 다리를 움직거려봤다. 움직인다. 힘도 제법 잘 들어간다. 무척 소변이 마렵다. 일주일은 참은 것 같아. 주사줄을 캐리어에 옮겨 질질 끌어 화장실로 가 소변을 본다. 잘 나오지 않는다. 조금 힘을 주자 찌릿한 고통이 지나고 진득한 피 덩어리가 변기 속에 뚝, 뚝뚝 떨어진다. 아프다. 뒤이어 노란 소변이 줄줄 나온다. 아. 시원하다. 피식 웃음이 나온다.



다음 날 아침 눈을 뜨자 아침 식사가 나와있다. 앉는 것 보다 서 있는 것이 편해서 선 채로 죽을 떠먹었다. 따뜻한 죽이 쩍 갈라진 입안을 적시고, 약해진 잇몸에 항상 연한 피가 묻어있는 뿌리 약한 이로 살살 으깨어 목으러 넘기자 '살았다'라는 단어가 여전히 무통한 머리 속에 찍히고 있었다. 살았다. 살았다. 살았다.



주사를 좀 더 맞고 주치의와 두세 번 간단한 대화를 나누고 주의 사항을 듣고 반복적인 치료와 한두 시간 걸리는 주사를 맞으며 잠이 들었다 깨었다를 눈 깜빡이듯 했다. 며칠인지 단지 몇 시간인지 확실하진 않지만 적당한 시간이 된듯했고, 일어나 퇴원 수속을 시작한다.


전보다 이명이 심해져서 되물음을 한다. 되묻는것 정말 싫다.


“네?”


“...에 대해서는 의료보험 적용이 안된다는 말씀 드렸어요.”


치료 비용이 얼마다 라고 했는데도 내가 멍하니 있으니 값이 생각보다 비싸 의아해 한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결제는 어떻게 해 드릴까요?”


“일시불로 해주세요.”


피식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아내도 슬쩍 웃는 것 같았다. 퇴원하는 내내 아내는 내 옆에서 조용히 나를 바라만 보았다. 내가 처음 눈을 떴을 때부터 그녀는 나를 그냥 바라만 보았다. 분명히 날 똑똑히 보고 있음을 느꼈다. 하지만 나에게 아무런 말도 걸지 않았다. 움직이지도 않았다. 



내가 소변줄을 뽑고 일어나려 할때에도 나를 부축해 주지 않고 간호원을 따라가 이것저것 물어만 보았다. 퇴원 수속을 밟을 때에도, 병원을 나와 터벅터벅 걷다 근처 벤치에 앉아 담배를 피고 물을 마실때에도. 가만히 내 옆에 앉아 있을 뿐이었다.



첫 대화는 내가 담배를 다 피고 손에 든 생수를 다 마시고 난 후에 이루어 졌다. 난 정말 헷갈렸거든.


"내가 방금 담배 피웠나?"


"... 어. 피웠어."


"... 가자"


일어나 가방을 들려하자 아내는 내 가방을 들고 빈 손으로 내 손을 살짝 잡았다. 온 몸에 수분이 다 떨어진줄 알았는데. 방금 물 한 모금 마셔서 그런가. 뚝 뚝 뚝 떨어지는 눈물이 신기했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이번에는 아내가 떠났다. 떠나기 위한 가방을 챙기는 동안 나는 가만히 앉아서 아내가 짐 싸는 모습을 보았다. 가방에 옷을 가지런히 넣으려 고개를 숙이면 어쩐지 연한 미소가 보이는 것도 같았다. 다행이다. 가방을 다 싸고 떠나는 아내를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나비 모양이 들어간 분홍색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문 앞으로 나가는 아내를 뒤따라 걸었갔다. 


"나 갈게."


"어."


"나 갈꺼야."


"그래."


연한 미소가 그녀의 얼굴이 스친다. 아니다. 확실한 미소가 그녀의 얼굴에 번진다. 보고 있으면 계속 보고 싶은 아내의 미소. 참지 못하고 하지 말았어야 할 말을 뱉고 말았다.


"보고 싶을 거야"


아내는 내가 이미 중독되어버린 그 연한 미소를 지우지 않고 나를 똑바로 바라보며, 그 두 눈으로 날 바라보며 


"나도. 미치도록."


그녀의 마지막 그 눈동자를 잊지 못한다. 맑고 투명한 흰색 가운데 어두운 검은색 눈동자 안의 더 어두운 검은색이 있는 그 눈동자. 그것에 비친 내 모습. 그 눈동자는 문을 열고 나가는 내내 깜빡이지 않고 날 바라보았다. 날 바라봐 주었다. 그안에 비친 내 모습은 점점 작아졌고, 이내 문이 닫혔다.



뒷모습.jpg



그 후 난 군대를 갔다. 서로를 아내, 남편이라 불렀고, 혼인 신고는 하지 않았지만 결혼식도 했다. 지금 그녀는 떠났다. 찾으려 했으면 바로 찾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찾지 않았다. 그냥 멍하니있다 미뤄두었던 군대를 갔다.



제대를 3주 남겨두고 나간 야간 경계 근무지에서 한 이병은 발작을 일으켰다. 생활이 좀 굼뜨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긴 했지만 선한 마음과 언제나 선임들의 말을 온 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표현을 하고 실천하려 노력하는 어린 한 이병에게 뭐라 싫은 소리 하기는 쉽지 않았다. 악랄한 김 상병 마저도 그렇게 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런 한 이병에게 간질이 있었다는 건 아무도 알지 못했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제대로 된 병원 진료도 받지 못하다가, 병원 진단서 한 장 가지고 오면 면제가 되었을 놈이 그냥 군대 오라니 온것이다. 



그날 밤 선 채로 간질 발작을 일으킨 한 이병은 귀신에 홀린듯 총검을 들고 눈을 찌르고 말았다. 발버둥 치는 한 이병을 겨우 뉘어 진정시키고 눈을 감싸 쥐었다. 눈꺼풀이 닫히지 않는듯 눈동자의 느낌이 온전히 내 손에 느껴졌다. 무선 연락한 본부대에서 5분 대기조와 의무병, 당직 사관 모든 이들이 바로 도착했고 한 이병은 병원으로 긴급 후송 되었다. 나는 헌병대로 끌려갔고 이후 군 검찰에 구속되어 수사를 받았다. 한 이병의 경직된 손에서 떨어지지 않는 총검과 주변 상황 덕분에 대부분 혐의에 대해서 무혐의 처리 되었지만 영창 15일을 살아야했다. 수사 과정 중에 난 어떤 설명이나 변명을 하지 않았다.



영창.jpg



한 이병은 의가사 제대를 했다. 눈 하나를 잃은채로 살아났다. 가진 것 없이 가난하고 순박한 한 이병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모르겠다. 미안하다.


한 이병이 간질 발작 중 내지른 알아듣지 못할 엄청난 비명 속에서 내 귀에 선명하게 들린 내 남편이라는 끔찍한 소리.



영창 15일을 마치고 부대 복귀 후 내무실에서 계속 잠만 잤다. 화장실만 겨우 다녀왔고 계속 침낭 안에서 지냈다. 아무도 날 건드리지 않았다. 그럴 수 없었다. 김 상병은 끼니마다 식판을 머리맡에 놓아주었다. 15일 늦은 전역일, 혼자 대대장실에서 전역 신고를 하고 터벅터벅 위병소로 걸어나왔다. 아무도 배웅하지 않았다.



"충성! 그동안 고생많으셨습니다."


이제 병장으로 진급한 김 병장이 위병 조장이었다. 고개를 꾸벅하고 위병소를 지나 통근 차량으로 쓰는 박스카를 타고 한참을 내려가 시내에 닿았다.



-아내-



따뜻한 온천물에 한참을 몸을 담그고 나와서 차가운 공기를 얼른 지나 다시 목욕탕으로 돌아왔다. 깨끗하게 몸을 씻고 몸을 닦고, 남편이 좋아하던 나비 모양이 들어간 이쁜 핑크색 원피스로 갈아입었다. 남편을 떠나온지 2년은 족히 다 되어간다. 다시 돌아가야겠다. 다시 내가 사랑하는 그에게 돌아갈래. 옷을 갈아입고 간사이 공항으로 가는 지하철을 타고 눈을 감았다. 그와의 첫 만남이, 두 번째 만남이, 세 번째 만남이 눈꺼풀 아래에서 천천히 지나간다. 연한 미소가 얼굴에 비친다. 



인턴을 마치고 처음으로 같이 보냈던, 솔직히 그리 감동적이지 않았던 첫 날 밤. 레지던트를 시작하면서 없는 시간 틈틈히 쪼개가면서 만남을 유지하던 하루. 점점 좋아지던 하루 밤. 하루 밤. 국가 고시를 앞에 두고 한 달간 호텔에 박혀서 공부 시작하기로 했던 전 날 밤, 수술 어시스트 중 내 남편의 실수. 환자 사망 사고. 오히려 유가족은 덤덤히 받아들였다. 하지만 남편은 그러지 못했다. 그러다 자살을 시도했고 다시 살아났다. 



수술사고.jpg



난 이해할 수 없었다. 어떻게 그렇게 스스로 죽을수가 있지. 난? 나는 도대체 그에게는 어디쯤 있는 존재인걸까? 그가, 내 남편이 눈을 떴을 때 차라리 눈 뜨지 않길 바랬다. 그냥 죽어버려. 살아나자 분노가 일었다. 그래서 가만히 노려만 봤다. 소변줄을 빼고 일어나려고 약한 발버둥 칠때도 꼴보기가 싫어서 간호사를 따라 나갔다. 그리고 의사와 상담을 하고 곧 퇴원해도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 방금 담배 피웠어?"


그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피식. 너. 내 남편. 사랑하는 내 남편. 어디까지 갔다 온걸까. 내 옆으로 온걸까? 아니면 아직도 저기 있는걸까.


"... 어. 피웠어."


하고 가방을 들고 그의 손을 잡고 집으로 걸어갔다. 우리의 집으로. 뚝 뚝 뚝 눈물 흘리는 그 옆에서 난 씩씩하게 걸었다. 그리고 그는 군대에 가겠다고 했다. 그는 아직 오지 않았구나. 이제 내가 가야겠다. 못 참겠어. 그렇게 떠났다. 하지만 이제 보고 싶다. 보고 싶어.



공항에 내려 보딩패스를 받고 수속을 밟고 2번 게이트 앞에 앉아 비행기를 기다린다.

이제 내 옆으로 왔을꺼야. 



비행기 출발 20분전. 탑승을 시작한다. 몇년 만에 들어보는 상냥하고 밝은 한국말.


"반갑습니다. 어서오십시요."


나도 내 남편을 만나면 이렇게 상냥하게 말해야지.

바람이 유난히 심해서 비행기는 활주로에서 10분 간 더 대기를 한다. 마음이 급해진다. 바로 가야하는데.


"오늘 마지막 비행기 인데 오늘 못 가나요?"


"조금만 기다려 주시면 다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나도 내 남편을 만나면 이렇게 상냥하게 말해야지.


다시 20여 분을 기다리자 은은한 안내 벨소리와 함께 그 상냥한 목소리는 바로 비행을 시작한다는 내용을 알려왔다. 야호. 가자 한국으로. 내 남편이 있는 한국으로.



이륙.jpg



천천히 굴러굴러 활주로에 잠시 멈추고. 급가속 후 둥실 떠오른다. 작은 동체때문인지 비행기가 심하게 떨린다. 은은한 안내 벨소리가 다시 울리고 기상이 좋지 않아 떨림이 많으니 주의하라는 안내 메시지가 나온다. 아. 전혀 두렵지가 않아. 이런 목소리라면. 흠 하면서 목을 한 번 가다듬어 본다. 나도 상냥하게 불러봐야지. 내 남편을. 



순간 창가에 보이는 지면의 각도가 이상하다. 정상적인 상승으로 보기에는 너무나 가파르다. 순간 내 고개가 뒤로 급하게 재껴진다. 곧 제 자리를 찾을꺼야. 침착하자. 이륙하고 고도를 찾기 전에 샌 바람을 맞아 비행기가 순간 휘청했나보다. 순간 온 몸에 평형 감각이 돌아온다. 이제 비행기가 제대로 돌아온것 같아. 휴. 다행이다. 고개를 돌려 창을 바라보니 땅아 아까보다 무척 가깝게 보인다. 땅이 아닌가? 무중력 상태를 잠시 느끼다 엄청난 중력에 끌려가고 만다. 난 창에서 눈을 때지 못한다.



내 남편. 내 남편을 봐야하는데. 안돼!



-눈동자-



환한 등 아래에서 고추장 같은 피를 뚝 뚝뚝 흘리는 두 명의 군인이 보인다. 한 명은 얼굴이 보이지 않을 만큼 피를 흘리고 있고, 다른 군인은 허우적 거리는 그를 안정시키려고 안감힘을 쓰고 있다. 아. 내 남편. 내 남편이다.


휴. 다행이다. 안녕. 내 남편. 좀 더 상냥한 목소리로 말해야 하는데. 흠흠. 안녕. 내 남편. 아.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네. 안녕. 내 남편



-이 병장-



난 갈 곳이 없다. 다만 아직도 그 눈꺼풀 덮히지 않은 그 눈동자의 이리저리 움직이는 그 물컹한 느낌만이 내 손가락에 남아있을 뿐이다. 담배를 하나 물고 불을 붙이고 빨고 뱉고. 담배를 들고 있는 손가락을 봤다.


아내. 내 아내가 보고 싶다.



-남편-



의사라는 허울 때문인지 나이 40도 넘은 나에게 오늘도 소개팅 하라는 메시지가 연달아 들어왔다.


"아니. 안할래. 미안."


짧은 답장을 주고 스마트 폰을 꺼버렸다.


오늘 외래 마지막 환자가 들어온다. 아주 작고 귀여운 꼬마 아가씨. 몸에 열이 많고 기침을 며칠 째 한다는 5살 여아. 엄마 다리에 착 달라 붙어서 빨간색 나비가 그려진 옷을 입고 날 무심히 처다고는 귀여운 꼬마 아가씨.


"인사해야지 선생님한테"


여아의 엄마가 이야기 한다.


"안녕하세요."


하고는 얼굴을 엄마 다리 사이에 푹 묻어버린다. 


아이를 가볍에 안아 진료대에 뉘이고 진찰을 시작한다. 체온을 측정하고 조그마한 몸에 청진기를 대 보고 씨익 웃어주었다.


"아직도 많이 아프니?"


"괜찮아요. 주사 안맞아도 되요. 히이."


"응. 그래. 괜찮아. 맛있는 약 지어줄께"


꼬마는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날 바라본다. 진찰대에서 내려와


"안녕히 계세요" 


꼬꼬마 여아는 작은 배 위에 조그만 손을 얹고 꾸벅 절을 한다. 


"안녕"


하면서 손을 살짝 흔들어 주었다. 마지막 환자를 마치고 진료 기록을 하고 약 처방을 내리고 컴퓨터를 껐다. 책상에 팔꿈치를 대고 눈을 감고 손가락으로 지긋이 눈동자 마사지를 했다. 내 아내의 눈동자를 만졌던 것 처럼.




이제 그만 와도 괜찮아. 이제 내가 찾아갈 꺼야.




귀신2.jpg







편집부 주


게시판의 글이 3회 이상 메인 기사로 채택된 '이즈딴지' 님께는

가카의 귓구녕을 뚫어 드리기 위한 본지의 소수정예 이비인후과 블로그인 

'300'의 개설권한이 생성되었습니다. 



조만간 필진 전용 삼겹살 테러식장에서 뵙겠습니다.



 




이즈딴지

트위터 : @ezzztw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