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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딴지 IT늬우스 <9>

2013-06-1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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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뚝심송 추천10 비추천0

2013. 06. 12. 수요일

정치부장 물뚝심송






 

1984년을 맞아 인류의 앞에 펼쳐진 것은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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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를 상대로 위성중계로 전송된 이 프로그램의 제목은 <굿모닝 미스터 오웰>이었고, 대략 25백만명 정도가 시청했다는 기록이 있다. 당시 국내의 반응은 도대체 이 백남준이라는 아저씨가 누구길래 뜬금없이 세계를 상대로 이해하기도 힘든 현대예술을 시전하는 것인가 하는 정도였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그 의미는 매우 인상적으로 남아있다. 1949년에 출간된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서는 1984년이 되면 세상이 개차반이 되어 버리고, 일반인들의 삶을 모두 지켜보는 독재자 '빅 브라더'가 등장하게 될 것을 예견하고 있는데, 굿모닝 미스터 오웰의 내용은 한 마디로 요약해서 그렇게 되지는 않았지롱~” 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백남준 역시 우리만 몰랐지, 그렇게 듣보잡 아티스트가 아니었다는 얘기도 남겨두자. 그와 함께 참여한 예술가들의 면면은 당대의 쟁쟁한 현대 예술가들의 총합이었기도 하고 말이다.


또 있다.


1984 1 22일에 공개된 수퍼보울 경기에 붙여진 광고가 하나 있다.





화면에 나타난 독재자가 얼어붙어 있는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비장한 목소리로 연설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칼라풀하게 나타난 젊은 여성이 망치(오함마라고 해야 어감이 더 사는데...)를 던져 스크린을 폭파시켜 버리는 이 광고에서 애플은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다.



"On January 24th,



Apple Computer will introduce



Macintosh.



And you'll see why 1984



won't be like 1984."


우리가 내일 모레 발표할 

맥킨토시라는 컴퓨터를 보면 

1984년이 

소설 <1984>처럼 되지 않았는지를 알 수 있다.



오만하기도 하지만, 정부나 기업에서 운용하는 대형 컴퓨터와 달리 모든 개인의 가정에 개인용 컴퓨터를 보급하고 있고, 그로 인해 정보의 독점은 벌어지지 않았으며, 빅 브라더가 등장하지 못하도록 '우리가' 만들었다는 자신감이 서려있던 멋진 광고였다.


이 광고를 제작한 감독이 유명한 리들리 스콧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이 광고를 보면서 느끼게 되는 충격적인 느낌이 자연스러워 보일 수도 있겠다. 난 넘은 예나 지금이나 난 넘이다.


진짜로 우리 주변에는 빅 브라더가 없었던 것일까? 생겨나지도 않았던 것일까? 노스트라다무스를 능가하는 예지력으로 사람들을 놀래켰던 조지 오웰의 상상력은 여기서 빛을 잃고 마는 것일까?


아니다. 이제와 돌이켜 보니 조지 오웰이 맞았고, 백남준과 애플은 순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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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셜론 프로젝트라는 것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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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7년에 시작된 프로젝트이니 조지 오웰의 <1984>가 출간되기도 전부터 시작된 프로젝트인 셈이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과 영국이 주도했고,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이 2차 가입국으로 참여한 글로벌한 규모의 프로젝트이며, 그 주된 임무는 고주파 통신 감청, 위성을 이용한 마이크로 웨이브 감청, 해저 케이블 감청 등이었다. 쉽게 말해서 전 세계의 모든 통신망을 엿듣겠다는 엄청난 야망이 서린 프로젝트였다.


우리도 예외가 아니다. 대한민국은 이 애셜론 프로젝트의 3차 가입국이었다. NATO 국가와 터키, 일본 등과 함께 가입했다. 이거 공식적인 사실이다. 우리가 미국 정보기관으로부터 각종 정보를 제공받는 것에는 이런 관계도 하나의 중요한 축으로 깔려 있던 것이다.


아니, 이게 바로 빅 브라더가 아니고 뭔가? 조지 오웰의 소설이 나오기 2년 전부터 이미 빅 브라더의 프로토타입은 가동되고 있었던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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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애셜론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강화된 것은 바로 미국에서 NSA를 설립한 이후부터였다. NSA NBA 비슷한 무슨 스포츠협회 같은 것은 아니고, 무려 미국의 National Security Agency 이다. 미국의 국가안보를 담당하는 기관이라고...


NSA는 애셜론을 괴물로 키워내고 말았다. 초기의 허접한 감청 수준에서 벗어나, 모든 종류의 SIGINT를 수집하고 관리할 수 있는 조직이 되고 말았다.


참고로 정보의 종류는 크게 세가지 정도로 나눠 볼 수가 있는데, HUMINT, SIGINT, IMINT 가 그것이다. 차례대로 Human Intelligence : 인간정보, Signal Intelligence : 신호정보, Image Intelligence : 이미지 정보 들이다. HUMINT라는 것은 물론 곳곳에 첩보원을 키워내야 하는 어려운 작업이며 주로 CIA가 담당한다. IMINT야 위성이나 각종 도구를 이용해 찍어온 사진을 분석하는 작업에 기반한 정보업무이고 말이다.


하여간 이렇게 광범위하게 정보를 수집하는 기능을 갖춘 애셜론 프로젝트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뜻밖에도 매우 자본주의적인 이유에서였다. 미국정부가 이 애셜론 시스템을 이용해서 얻어낸 각종 정보를 가지고 국가 안보 차원의 용도에만 쓴 것이 아니라, 국제 무역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기업의 비밀 정보들을 미국에 우호적인 국가들과 함께 공유하며 이용했다는 증거가 수집되기 시작하면서 유럽연합에 속한 국가들의 반발을 불러 일으킨 것이었다. 결국 이런 증거들을 담고 있는 보고서가 유럽 의회에 의해 채택되면서 애셜론 프로젝트의 규모, 내용 등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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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미소간의 냉전 시대에 탄생한 괴물을 이용해서 소련의 붕괴와 함께 냉전이 끝난 뒤에도 전세계에 설치된 감청소와 백대가 넘는 인공위성을 통해 엄청난 정보를 수집하고 있었고, 그 정보를 자국의 이익을 위해 써먹었다는 얘기다.


조지 오웰이 얘기한 빅 브라더는 실제로 이미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얘기가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그러고 있는 사이에 시간은 흘렀고, 기술은 발전했다. 이제는 과거 통신망을 통해 오가던 정보의 양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막대한 규모의 정보가 흐르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IT 분야의 대기업들이 출현하기 시작하면서 그들이 다루는 정보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나 야후, 구글 등의 회사가 다루게 되는 개인의 정보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 되어 버렸고, 유튜브, 스카이프 등의 IT 기반의 서비스는 그 사용자폭을 억단위로 늘려가고 있는 세상이 되어 버린 것이다.


과거의 애셜론 시스템으로는 이 정보를 감당하기가 벅차게 되었을 것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정보량의 단위가 다르니까 말이다. 그만한 데이터는 아직도 실험적인 시도로 발전하고 있는 중인 HADOOP 같은 빅데이터 관련 시스템이 없다면 수집하는 것 자체도 불가능한 수준일 것이다.



그래서 또 나왔다.



PRISM...



테크니들은 이 문제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IT 회사들, 미 정부에 사용자 정보를 넘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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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가 안보국 (NSA)이 주요 IT 기업을 통해 일반 국민들의 통신내용과 사용자 정보등을 감시해오고 있다는 보도가 나간 이후, 그 진위와 범위를 둘러싸고 미국 텍 업계는 뜨거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구글, 페이스북, 야후등은 즉각 반박 성명을 내고 정부에게 직접적인 액세스를 준 적이 없다고 천명했다. 첫 보도후에 나온 추가 자료들을 종합하면, 이 회사들은 법적으로 정부기관이 요구할 수 있는 사항 (예를 들어, 법원의 영장이 있는 경우등)에 대해서 협조해 왔는데, 이 절차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 별도의 서버를 구축하고 이곳에 자료를 담아두면 정부가 액세스 할 수 있게 하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회사들이 법적으로 요구되는 정보를 내준다 하더라도, 굳이 정부의 편의를 위해 이렇게 까지 할 필요가 있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텍크런치의 창업자인 마이클 애링턴은 텍 CEO들을 가리켜 ‘겁장이들’ 이라고 부르며 진실을 말할 것을 종용하기도 했다.

tN insight: 정부의 비밀 감시 프로그램 (PRISM)은 지금 업계에 가장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기업 윤리, 인권등의 문제도 대두되고 있고, 정치적으로 아주 민감한 문제다. 미국은 수정헌법 4조에서 적법한 절차 (법원의 영장등) 없이 정부가 개인의 사유품이나 주거지등을 압수, 수색할 수 없게 되어있다. 이러한 개념이 디지털 시대에는 이메일이나 소셜 네트워크등과 같은 공간에도 적용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많다. 만약 NSA가 전방위적인 감시를 하고 있었다면 현 오바마 정부에 정치적인 타격을 줄 것이고, IT 회사들이 법으로 어쩔수 없이 요구되는 사항 이상에 해당하는 정보를 정부에 넘겼을 경우, 사용자들의 반발도 엄청날 것이다.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지만, NSA가 개입된 만큼 그 진위가 명백히 밝혀지기는 무척 어려울 것이다.

관련기사: NYTUncrunched

http://techneedle.com/?p=10649




기본적으로는 이렇게 되어야 한다. 정부가 필요할 경우 법적인 절차를 거쳐 IT 관련회사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출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 그 때, 요구가 합법적이라면 IT 회사들은 해당 정보만을 선별하여 정부(그러니까 NSA)에 제출하면 된다. 이렇게만 진행되었다면 아무 문제 없다.


매우 합법적인 일이며, 형사 문제에 관련된 경우 수사에 필요한 정보는 제출하는 것이 의무라고 볼 수도 있다. 인권문제나 프라이버시 관점에서도 이런 경우는 용납이 가능하다.


그러나 정부의 편의를 위해 별도의 시스템을 만들고, 그 시스템에 정부에서 언제든지 검색할 수 있도록 개인들의 정보를 넣어 줬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NSA에서 운용하고 있는 PRISM 이라는 프로그램은 불법과 합법의 경계선을 오가는 위험한 상태라는 점이 더욱 문제가 된다.


미국의 법에 의하면 적법한 절차 없이 정부가 개인의 소유물, 개인의 소유 공간, 개인의 정보 등에 접근하는 것은 불법이다. 아무리 중요한 일이라 하더라도 '영장 등의 적법한 절차' 없이는 개인의 정보에 접근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는 뜻이다. 이는 현대적인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누구나 당연히 지켜야 할 기본적인 인권의 문제가 된다.


이런 일이 IT 기업들 사이에서 자발적인 협조로 벌어지고 있었다면, NSA 자체의 문제도 문제이겠지만, 협조한 기업들 역시 불법의 혐의에서 벗어나기 힘들게 된다.


지미 카터 대통령은 재임시절 애셜론 프로젝트를 축소하기 위해 노력을 했었다. 물론 뒤이어 등장한 레이건 대통령에 의해 무산되고 애셜론은 더욱 확장되고 말았지만 말이다. 똑같이 현재 미국을 움직이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은 과연 이 프리즘의 존재와 불법성 문제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지 책임을 져야 하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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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적인 일은 법에 의해 처벌받아야 하며 그게 오바마라 할 지라도 예외가 있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나라에는 그 예외가 너무 많아서 탈이기는 하다.


하여간 이 프리즘 문제는 역사와 전통이 서려 있는 권력의 어두운 면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아주 전형적인 문제가 되어 버렸다. 어쩌면 우리 주변에도 이 문제의 불법성에 대해 주목하기 보다는 ~ 역시 미국이라서 저런 것도 하는 구나하면서 부러워 하는 놈들도 있을 것 같다. 아니 무척 많을 것 같다. 그러지 말자. 이거 나쁜 짓이며 반드시 막아야 하는 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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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주목할만한 점은 이 프리즘 관련 사안이 한 개인의 폭로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는 점이다.


에드워드 스노우든이라는 29세의 청년은 자신이 업무상 겪었던 일들에 대해 이것은 아니지 않는가라는 의문이 들어 이 모든 사실을 영국의 <가디언지>에 알렸고 이로써 NSA의 프리즘 프로그램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이다.

이 대목에서는 또다시, 과연 현대의 국가 사회 시스템의 문제는 이렇게 개인의 용감한 폭로가 없이는 유지가 되지 않는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도 가능하겠다. , 현대적인 국가 시스템이 스스로 문제를 적발해내고 치유할 능력이 없는 것인가 하는 의문 말이다.


거기에 가디언 같은 전통있는 언론의 역할 또한 다시 한번 조명해 볼 수 있겠다. 영국은 미국과 함께 애셜론 프로젝트를 시작한 국가이며, 이런 문제에 대해 국익을 강조하는 사회의 분위기가 있을텐데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권력의 어두운 면을 고발해내는 언론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그 모습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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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도 수 많은 스노우든이 있었다.


4대강 문제를 폭로한 김이태 연구원이 있었고, 삼성의 문제를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가 있었고, 노회찬 전의원이 있었고 이상호 기자가 있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가디언은 없는 것 같다. 거기에 용감한 내부 고발자들을 지켜줄 만한 사회적 역량도 없었다.


김이태 연구원은 징계를 당했고, 김용철 변호사는 백수가 되었으며, 노회찬 전의원은 의원직을 박탈 당했고, 이상호 기자는 MBC에서 해고되었다는 사실이 우리 사회의 역량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되고 있는 셈이다.



과연 우리는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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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아니지만 해답 비슷한 것은 하나 있다. 손발이 오그라들지언정, 이 얘기는 꼭 해야 겠다.



딴지 멤버십 카드를 사면 된다!!  



이것만 사면, 만사형통할 것이며 가세가 불처럼 일어날 것이며 국운은 융성해서 남북통일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거기다가 약소하지만 앞으로 대 미디어 그룹 딴지일보가 하게 될 모든 종류의 서비스가 이 멤버십 카드 보유자들에게 우선 적용될 것이라는 미확인 정보도 있단 말이다.

 







본 기사는 


테크니들, TechNeedle 에서 제공되는 기사 내용에 근거해 작성되고 있습니다. 


테크니들을 방문하시려면 요기(http://techneedle.com)를 누르시면 됩니다.






물뚝심송

트위터 : @murutuk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