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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06. 13. 목요일

햄촤






독자여러분, 모두 이 더위 속에서 한 주간 안녕하셨는가. 더위로 인한 짜증이 뇌로 채 전달되기도 전에 입에서 육두문자가 절로 튀어나올 기세다. 그러나 본인, 이번 주도 여러분의 영화 관람을 돕고자 골방에 선풍기 하나 틀어놓고, 쭈쭈바 쪽쪽 빨아가며 더위를 잊은 채 글을 쓰고 있다. , 이 어찌 갸륵하지 않은가?

 

그 전에 먼저 지난 주 기사에 유독 오타와 오기, 또한 정보의 오류가 많았던 점에 대해 사죄의 말씀부터 올리겠다딴지일보에 글을 싣는다는 공포와 강압에 냉철한 글쓰기를 하지 못하여 많은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오류 지적과 정정요청 해주신 독자 분들께 모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거침없는 지적 부탁드리는 바이다. 아울러 앞으로는 더욱 정확하고 유익한 정보 전달해 드릴 것을 다짐한다. , 그럼 졸라게 더운 유월의 둘째 주말, 어떠한 영화를 선택해야 할지 함께 디벼보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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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오브 스틸>

 


파란 쫄쫄이, 빨간 빤스하면 여러분의 뇌리에서 즉각적으로 떠오르는 남자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 슈퍼맨, 바로 그가 돌아왔다. 누구나 어린 시절에 보자기를 목에 매고 하늘을 나는 슈퍼맨의 흉내를 내본 적이 있지 않은가. 어떤가, 가슴이 두킁두킁 하지 않는가?

 

, 슈퍼맨은 이제 식상해 졸라 뻔하고 지루하잖아. 아이언 맨 짱짱맨!”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도 제법 많으리라 생각한다. 리처드 도너가 연출한 70년대 영화판은 당시에는 엄청난 흥행작이었지만 <다크나이트><어벤져스>같은 요즘의 히어로 영화들에 비교하자면 아무래도 느린 호흡의 영화인 것이 사실이다.

 

21세기에도 <슈퍼맨>영화는 있었다. 2006<유주얼 서스펙트>의 브라이언 싱어가 연출하여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았던 <수퍼맨 리턴즈>, 과거 <슈퍼맨>영화의 이야기를 계승한 고전적 분위기의 작품이었다. 영화의 완성도는 꽤 높았다고 생각하지만, 화끈한 블록버스터 액션을 기대했던 관객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흥행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섣부른 결론은 노노한다 해. <맨 오브 스틸>은 여러 면에서 과거 <슈퍼맨>시리즈의 그늘에서 벗어나고자 한 티가 역력한 영화다. 우선 슈퍼맨의 모습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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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뭔가 졸라 허전하네? 하는 걸 느낄 것이다. 그렇다. 파란 쫄쫄이 위에 덧입은 빨간 빤스가 없다!

 

, 슈발 빤스가 없다니 이건 무효라능! 나의 슈퍼맨 쨔응은 이렇지 않아!”하고 고요 속에 외치기 전에, 침착하고 다음 짤을 한 번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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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창기 슈퍼맨에서부터 세월을 거쳐 변화해온 슈퍼맨의 코스튬이 정리돼있다.

 


보시듯 슈퍼맨의 의상은 코믹스 세계에서는 오랜 시간동안 저렇게나 변화무쌍하게 변화해왔다(중간에 첩자가 숨어있는 것 같은 이상한 기분이 들긴 하지만... 나도 자세한 건 모르니 나한테 묻지 마시길). 아무튼 요지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미국 코믹스를 정식으로 접할 기회가 적었던 우리에게는 아무래도 빨간 팬티를 바깥에 입은 패션 테러리스트 슈퍼맨이 익숙하지만, 그것만이 슈퍼맨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지표는 아니라는 그런 이바구다.

 

바뀐 건 패션만이 아니다. 전작 <수퍼맨 리턴즈>에서 슈퍼맨을 연기한 브랜든 라우스는 제작진이 작정하고 크리스토퍼 리브의 모습을 닮은 배우를 뽑았다는 인상이 들었다. 하지만 이번 <맨 오브 스틸>에서는 과연 이미지 쇄신을 위한 초석인지, <신들의 전쟁>에서 주인공 테세우스 역을 맡았던 헨리 카빌을 캐스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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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퍼맨이라고? 누가? 내가~?

 


그런데 주연보다는 조연배우들의 이름에 더 눈길이 간다. 어째서? 보시라. 클락 켄트의 양아버지 조나단 켄트 역에는 케빈 코스트너, 양어머니 마사 켄트에는 다이안 레인을 캐스팅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과거 말론 브란도가 연기했던 슈퍼맨의 친부, -엘의 역에는 우리들의 <글래디에이터>, 러셀 크로우를 캐스팅하는 강수를 두었다. 그만큼 제작진이 새로운 슈퍼맨 시리즈를 성공시키기 위해 힘을 주었다는 의미다. 그밖에도 슈퍼맨의 연인 로이스 역할은 <마법에 걸린 사랑>에이미 애덤스가 맡았으며, 지구를 침공하는 크립톤 출신의 악당, 조드 장군은 마이클 섀넌이 연기한다.

 

, 조연 할 것 없이 빵빵한 <맨 오브 스틸>의 출연진은 마치 <다크나이트> 시리즈를 연상케 한다. 놀라지 마시라. <맨 오브 스틸>의 제작자를 맡은 이가 바로 <다크나이트>의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이다. <다크나이트>시리즈로 오랫동안 잠자고 있던 배트맨 프랜차이즈를 성공 가두로 올려놓은 공을 워너브라더스로부터 인정받아, 슈퍼맨 시리즈의 리부트에도 제작이라는 중요 역할을 맡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연출을 누가 맡았는가? 잭 스나이더가 바로 그 주인공 되시겠다. <새벽의 저주>로 화려한 신고식을 하며 좀비 영화 장르를 다시 유행의 가운데에 불러들였다는 호평을 받은 그는 프랭크 밀러 원작의 그래픽 노블 <300>을 완벽한 영상미로 스크린에 재현해내며 많은 이들에게 찬사를 받아 단 번에 할리우드의 유망주로 떠올랐다. 하지만 뒤이어 만든 <왓치맨>은 원작의 팬들에게 호불호가 매우 갈렸고, 애니메이션 <가디언의 전설>과 직접 집필한 시나리오로 만든 <써커 펀치>는 영상미는 훌륭하지만 이야기는 형편없다는 혹평을 연이어 듣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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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보시기에는 심히 좋았더라. 서비스, 서비스!

 


비록 작품에 대한 호불호는 갈릴지언정, 잭 스나이더의 장점이 빼어난 비주얼이라는 데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을 듯하다. 게다가 크리스토퍼 놀란이 원안을 잡은 시나리오를 히어로 영화 전문가인 데이빗 S. 고이어가 집필하였으니, 탄탄한 각본에 잭 스나이더 특유의 강렬한 비주얼이 잘 어우러진다면 이 영화,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

 


기대요소 : 새로운 슈퍼맨, <다크나이트>처럼 다시 한 번 신화를 쓸 수 있을 것인가?

불안요소 : 1. 빤스빤스가 없어!

                2. 이전까지 잭 스나이더 영화에 한 번도 감흥을 느껴보지 못한 관객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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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틀로프>

 


<맨 오브 스틸>이 막강한 개봉작인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한 영화에만 모두 몰려가는 현상은 재미가 없을뿐더러, 문화의 다양성 조성 차원에서라도 썩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다른 영화도 좀 살펴보자. 영화 <디아틀로프>1959년 러시아 북부 우랄산맥에서 실제로 일어난 의문의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된 스릴러다. 우우, 한여름에 우랄산맥이라니, 비주얼 하나는 무진장 시원하겠다.

 

우랄산맥의 오토르덴 산을 등반하여 베이스 캠프로 귀환하기로 했던 탐사대가 등반 도중 연락이 끊기게 되고, 수색대를 파견해 그들의 임시캠프로 찾아가보았으나 탐사대는 전원 변사체로 발견되었다. 죽은 그들의 옷에서는 높은 방사능이 검출되었으며, 텐트는 밖에서부터 찢겨있었고, 나중에 발견된 4구의 시체들은 교통사고라도 당한 것처럼 강한 물리적 힘에 의해 두개골과 가슴뼈 등이 골절되어있는 등 사건현장은 의문으로 가득했다.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아 미스터리로 남은 이 디아틀로프 패스 사건, TV 프로그램 <신비한 TV 서프라이즈>를 통해서도 소개되어 국내에서도 많은 이들이 이미 알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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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영화 <디아틀로프>는 이 수수께끼의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다섯 젊은이들이 우랄산맥으로 향하면서 겪게 되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다룬다고 한다. 간단하게 말하면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미스터리 스릴러인 셈이다. 예고편 영상을 보니 <블레어 위치>, <클로버필드>처럼 실제 상황을 촬영한 것처럼 꾸민 파운드 푸티지 장르의 영화인 것 같다. “또야?” 하며 신음하시는 분들도 계시리라. <파라노말 액티비티>시리즈는 앞으로도 계속 나올 기세이긴 하지만, 사실 이 런 형식의 영화는 이젠 조금 식상한 것도 사실이다.

 

, 그렇다면 <디아틀로프>의 감독은 누구인고 하니, <다이하드 2><클리프 행어>등으로 화려한 전성기를 보냈던 레니 할린이시다. <롱 키스 굿나잇>, <딥 블루 씨>90년대까지는 그래도 알아주는 감독이었지만 최근에는 왕년의 명성에 걸맞지 않은 졸작들을 많이 만들기도 했다. 과연 <디아틀로프>는 훌륭한 여름철 피서영화로 등극할 수 있을 것인가? 궁금하면 직접 확인해보시라.


 

기대요소: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흥미진진한 스릴러. 눈 덮인 산맥의 으스스한 모습은 절로 더위가 가실 것만 같다.

불안요소: 이미 유행이 지난 파운드 푸티지, 카메라 흔들며 뛰어다니기를 넘어서는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을까? 고작 영화 한 편으로 실제 사건의 전말을 알아낼 수 있을 거란 기대는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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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데이>

 


어쩌면 이 영화, 이번 주에 가장 주목해야 할 작품인지도 모르겠다. <에브리데이>는 무려 5년간의 촬영기간을 거쳐 완성된 영화라고 한다. 다큐멘터리냐고? 아니다. 극영화다. 대체 무엇 때문에 기껏해야 몇 달, 길어야 1년이면 촬영을 끝낼 영화를 5년이나 찍었단 말인가? 본인도 그게 궁금하다. 들어보시라.

 

영화는 마약밀수 혐의로 수감된 남편을 5년 동안 그의 아내와 아이들이 주기적으로 방문한다는 단순한 이야기다. 그게 어쨌다는 거냐고? 아직 내 얘기 안 끝났으니 잘 들어보시라. 마이클 윈터바텀 감독은 영화를 기획하던 중 5년간의 수감생활과 방문으로 인한 인물들의 외형적, 그리고 심리적 변화를 사실적으로 담아내기 위해 실제로 5년 동안의 촬영 기간을 거치며 영화 속에 시간을 담아내기로 결정했단다. 그리하여 아침을 먹는 장면은 실제로 아침에, 점심을 먹을 때는 실제 점심시간에 촬영하는, 다큐멘터리 뺨치는 사실적 연출을 추구했다. 오호라, 이거 참 쇼킹한 영화 제작 방법이라 아니 할 수 없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사실은, 영화 속 아역배우들 역시 교체 없이 실제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성장해가는 모습을 화면에 담아냈다고 한다. 우리가 <해리 포터> 시리즈를 통해 영화 속 배우들이 점점 성장하는 모습을 보긴 했지만, 한 편의 영화에서 아역들이 5년 동안 성장하는 모습은 결코 흔히 볼 수 없는 기회(?)라고 감히 단언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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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들아, 너희가 고생이 많다~

 

아무튼 이런 과감한 시도를 저지른 감독님의 패기가 범상치 않다. 마이클 윈터바텀, 이분이 대체 뉘시기에?

 

마이클 윈터바텀은 이미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 경력을 갖춘 바 있는 명감독이다. 파키스탄의 아프간 난민촌 소년의 여정을 그린 <인 디스 월드>2003 베를린 영화제 금곰상을, 무고하게 테러범으로 몰려 관타나모 수용소에 2년 동안이나 감금과 고문을 당해야 했던 파키스탄계 영국 청년들의 실화를 재구성한 <관타나모로 가는 길>2006년 베를린 영화제에서는 은곰상과 감독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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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듯 은근히 미남이시다. 어딘지 영화 감독보다는 디지털기기 사업 쪽에서 일하실 것 같기도 하고

 

그밖에도 <코드 46>, <킬러 인사이드 미>, <스노우 케이크>같은 영화와 다양한 TV 시리즈 등, 장르를 가리지 않으며 매년 한 편 이상의 작품을 발표할 정도로 왕성한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계속 이런 기세라면 그의 이름, 언젠가는 거장의 반열에 오르지 않을지.

 


기대요소: 영화 속 5년의 시간과 실제 5년의 시간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경험.

 

불안요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종류의 영화는 분명히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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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오브 더 스톰>

 


상류층 마님, 엘리자베스의 죽음을 앞두고 간호사와 가정부, 그녀의 변호사, 양아들과 친딸 등 다양한 사연과 목적을 가진 이들이 센테니얼 파크로 모여든다. 그녀의 귀금속을 노리는 간호사와 가정부, 엘리자베스와 내밀한 관계를 가졌던 변호사 와이버드의 과거, 친딸 도로시와 어머니 엘리자베스의 관계 등 귀부인의 죽음을 둘러싸고 다양한 인물들의 사연이 하나둘씩 펼쳐진다.

 

연출을 맡은 프레드 쉐피시 감독은 메릴 스트립 주연의 <어둠 속의 외침>, 맥 라이언 주연의 <아이큐> 같은 영화를 90년 대에 만들기도 한 39년 생의 노장 감독이시다. 2003<더글라스 패밀리>, 2005년엔 <엠파이어 폴스>를 연출하며 왕성하진 않지만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는 노익장을 보여주시기도.

 

<캐리비안의 해적>시리즈에서 바르보사 선장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제프리 러쉬샤롯 램플링, 주디 데이비스 등 탄탄한 중견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이 기대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다짜고짜 웃기고 울리고, 싸우고 부숴대는 영화들에 지치신 관객에겐 때로는 이런 고즈넉한 느낌의 영화도 괜찮지 않을까?

 


기대요소: 노장 감독의 한 수, 중견배우들의 호연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불안요소: 요즘 같은 때에 상영관을 찾아볼 수나 있을지, 그게 가장 큰 걱정이다.


 


매주 다양한 영화들이 개봉하긴 하지만 요즘도 여전히 한두 편의 영화가 멀티플렉스 상영관의 과반 수를 점거하는, 스크린 독과점 행태가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주말에 영화나 볼까 싶어 극장에 갔더니 단 한 편의 영화 말고는 선택할 수 없는 작금의 사태가 과연 정상적인 것일까? 사람들이 많이 찾으니 많이 상영할 수밖에 없다고? 애초에 멀티플렉스 극장이란 여러 개의 상영관에 다양한 영화들을 상영하기 위한 거 아니었나? 배급사와 극장주가 골라놓는 영화만 받아 먹다보면 어느새 관객들은 스스로 영화를 고르는 능력을 잃어버린 채 주화입마에 빠질 수도 있을 터. 대기업 극장들아, 장사도 좋지만 지킬 건 지키자, 씨바! 그러니까 다들 극장으로 궈궈!





햄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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