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편집부 주

 

 

'찌라시 세계사'는 재미난 역사적 사건을 대화체로 풀고 썰을 마구 첨가하여 남녀노소 상하좌우 친박반박까지 한국사를 생생하게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한 새 연재입니다.

 

찌라시만큼 흥미진진하고 쫄깃하여 찌라시인 것이지, 진짜 찌라시와는 무관하니, 맘 편히 즐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6만의 십자군은 개고생 끝에 기독교 지역의 마지막 관문인 앞에 도착했는데 이곳의 영주인 알렉시우스 1세가 문을 성문을 안 열어 주는 거야.

 

십자군은 여기서 체력도 보충을 하고 전열을 정비한 후, 타도 예루살렘을 외치며 진격을 해야 하는데, 완전히 맥이 빠진 거지.

일단 성 앞 허허벌판에 캠프를 차리고 무작정 대기 하는 수밖에 없었어.

 

walls-of-constantinople-07.jpg

 

성안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성안으로 드론을 들여보내 보자고!

 

“아니, 이 미친 교황은 도대체 무슨 일을 벌이는 거야? 내가 요청한 병력은 정예병사 300명인데 웬 거지 때 같은 6만 명이나 내 성 앞에 와 있는 거야?”

 

“폐하 이러면 우리 계획이 완전히 틀어지는데 어떡하죠?”

 

“내 말이 그말이야. 우리가 십자군인지 나발인지 보급창고 역할을 할 판이야. 성전? 예루살렘 수복? 난 그 딴 거 관심 없어. 그냥 내 영토만 넓혀 나가면 되는 거지. 교활한 늙은이 같으니라고.”

 

“전하 어차피 지금 상황에서 갑은 우리입니다. 십자군의 주요 장군 세 명만 몰래 불러서 전하의 의중을 전달하시죠.”

 

십자군 진지 내에서도 민심이 술렁이고 있었어. 여기도 카메라를 들여다 대 보자고.

 

“아놔 이게 무슨 일이야? 같은 편인데 문을 안 열어주고 알렉시우스 황제는 먼 꿍꿍이야?”

 

이때 밀사 한 명이 십자군 수뇌부 캠프로 은밀히 찾아왔어.

 

완전히 빡 친 십자군 사령부는 밀사에게 다짜고짜 소리부터 질렀어.

 

“아니 성문은 안 열어 주고 웬 밀사요? 도대체 지금 머 하자는 겁니까? 다들 굶주리고 긴 행군으로 지쳐 있는데 성안에 진입도 못 하게 하다니 지금 머 하자는 거요?”

 

“장군님들 진정하세요. 저는 그저 저희 황제 폐하의 말을 전하러 왔습니다. 오늘 밤 해가 지면 세 분 장군께서만 은밀히 성안으로 들어오시라는 알렉시우스 황제의 전갈입니다. 들어 오시면 아실 것이라는 말씀 외에 저는 아는 것이 없습니다. 그럼 전 이만 뿅”

 

십자군의 장군들은 기가 막혔지만 다른 대안이 없기에 야음을 틈타 몰래 성안으로 들어갔어.

 

‘오라니까 가긴 하는데……먼가 불길하다. 병사들에게 우리가 들어가는 것을 알리면 안 될 것 같은 예감이다. 일단 몰래 들어가서 이야기나 들어보자.’

 

비잔틴 제국의 황제 알렉시우스는 십자군의 주요 장군들을 반갑게 맞이하며 성대한 만찬을 준비해줬어. 긴 여정으로 지친 그 들은 일단 준비해준 음식을 게걸스럽게 먹어 치웠어. 식사를 마치자 황제는 갑자기 태도를 돌변하고 야비한 목소리로 장군들에게 이야기를 해.

 

“나는 말입니다. 이런 병력을 요청한 적도 없어요. 한 마디로 당신들이 전혀 반갑지 않아요. 더군다나 내가 십자군 가는 길을 열어 주고 보급까지 하라고? 내가 왜요? 입장 바꿔 놓고 생각해 봅시다. 누구 좋으라고? 교황 좋으라고?”

 

“지금 이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우린 같은 편 아닙니까?”

 

“푸하하하하 이 양반이 지금 장난치나? 아니면 순진한 게요? 같은 편은 무슨 개 뼈다귀 같은 소리!”

 

“그럼 어쩌자는 겁니까? 6만이란 병력이 여기까지 왔는데 우리 보고 돌아가란 말입니까?”

 

“아니요. 아니요. 그럴 필요 없어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방법이 있지요. 나에게 충성서약을 하시고 앞으로 진군하여 점령하는 모든 지역은 나의 영토로 인정해주기만 하면 되는 것이요. 싫으면 다시 돌아가시던가! 그리고 어차피 당신들도 점령지역에서 떨어지는 전리품과 재산 때문에 나선 것이지. 영토가 내 손에 떨어지건 교황 손에 떨어지건 상관없잖아. 왜들 이래 아마추어처럼.”

 

십자군 장군들은 완전히 뒤통수를 맞았지만 다른 대안이 없었어. 그리고 알렉시우스의 말처럼 다들 각자의 꿍꿍이도 있었지. 그래 땅은 니가 차지해라 거기에서 떨어지는 콩고물은 나의 것이다.

 

724d538bfdc4ae605bf56138e042713a.jpg

 

이런 추악한 거래 끝에 십자군 장군들은 알렉시우스에게 충성서약을 하고 다음 날 알렉시우스 황제의 도움을 받아 전진을 할 수 있게 되었어. 그리고 마침내 이슬람의 첫 관문인 니케아에 도착을 한 거야.

 

드디어 십자군은 이슬람 군대인 투르크족과 치열한 첫 전투를 치르게 되었어. 6만의 병력과 성전이라는 사명감까지 더해져 초반은 십자군의 일방적인 우세로 전투가 이어졌고 니케아는 곧 함락될 위기에 처했어. 그렇게 그 날의 전투를 마치고 내일이면 성이 함락될 것이라는 기쁨에 십자군 캠프는 깊은 잠에 빠져들었어.

 

하지만 이날 밤 비잔틴 제국의 알렉시우스 황제가 십자군 몰래 적진인 투르크족의 성안으로 박쥐처럼 날아 들어갔어. 밤새 무슨 꿍꿍이를 또 꾸미는 걸까?

 

시계를 빨리 돌려 다음 날 아침으로 가 보자고.

 

다음 날 아침 십자군은 놀라운 광경에 넋이 빠지고 말았어. 니케아 성에 비잔틴 제국의 깃발이 휘날리고 있는 거야? 십자군 전체는 멘붕에 빠졌어.

 

이때 알렉시우스 황제가 성 위에서 십자군들을 바라보며 담화문을 발표해.

 

“십자군 여러분 수일간의 치열한 전투를 진심으로 치하하는 바이오. 그 노고에 경의와 박수를 보내요. . 하지만 어젯밤 나는 니케아 성주와 대화를 통해 더 이상의 무의미한 희생을 막자는데 합의를 하였소. 이제 니케아 성은 나의 아니 비잔틴제국 통치하에 들어오게 되었으니 십자군 여러분은 그냥 계속 가던 길 가시오. 이상. 질문은 받지 않겠음.”

 

알렉시우스가 십자군에게 두 번째 뒤통수를 제대로 후려갈긴 거지. 결국 십자군은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예루살렘을 향해서 또다시 고달픈 행군을 시작할 수 밖에 없었어.

 

first_crusade_route_map.jpg

 

밤사이 성안에서 벌어진 일을 재구성해보자고.

 

십자군이 피 나게 싸운 결과로 니케아 성 함락은 시간문제였어. 삼척동자도 성패가 예측 가능한 상황이었지. 이때 알렉시우스 황제가 손 안되고 코 풀기 위해 니케아 성안으로 쑝.

 

“이보시오. 성주. 지금 저 십자군은 피에 굶주렸소. 설상가상으로 돈독까지 올랐오.  만약 계속 버티다가 성문이 오픈되면 성안의 백성들은 모두 도륙되고 남아나는 재산이 하나도 없을 것이오.”

 

“알고 있소. 다 아는 사실 이야기하러 여기까지 왔소? 투르크 족의 전사답게 싸우다 죽을 것이요. 사실 다른 방법도 없고……”

 

“에이. 방법이 없긴 왜 없소. 내가 도와 드리리다. 내 밑으로 와요. 내가 당신의 권리와 지위를 모두 보장해주겠소. 당신도 백성들도 죽을 필요 없어요. 죽긴 왜 죽어. 이 좋은 세상을 길게 살아야지. 으흐흐흐.”

 

일이 이렇게 된 거였어.

 

알렉시우스 황제에게 제대로 뒤통수를 맞은 십자군은 다시 터벅터벅 기운이 빠진 채로 예루살렘으로 걷기 시작했어.

 

왜? 교황이 그렇다고 하니까! 이성적 판단? 합리적 의심? 직접적 확인? 그런 거 필요 없어. 어쩌면 십자군과 교황에게는 괴물 같은 가상의 적이 필요했을 뿐일지도 몰라. 이라크에 생화학 무기가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검은 황금 석유가 있었을 뿐이지.

 

본진과 떨어진 십자군 선발대는 계곡 사이에 늪이 있는 곳에 캠프를 차렸어. 본진도 기다리고 지친 심신도 달래야 했어.

 

“물도 가까이 있고 계곡 사이에 있으니 아늑하기까지 하고 좋구나. 크하하하! 만약 내가 적군이라면 여기에 매복을 하고 있다고 그대로 공격을 할 텐데 말이야. 그럼 적은 병력으로도 우리에게 치명타를 가할 수 있지! ”

 

“네. 하지만 이슬람인 투르크 족은 우리처럼 문명화된 종족이 아닌 미개한 짐승들이기에 그런 장군은 없을 것입니다.”

 

십자군의 장군과 참모가 한참 대화를 이어가던 이때 하늘을 까맣게 덮는 것처럼 양쪽 계곡 위에서 무언가가 십자군 캠프로 날아들었어.

 

“저게 머냐? 새냐? 햇볕을 다 가리겠구나?”

 

“가만있자? 저것은?? 장군! 피하십시오. 화살입니다!”

 

이와 동시에 지축을 울리는 말 발굽 소리와 함께 함성 소리가 들렸어.

 

“이건 또 머냐?”

 

“투르크족 기병대입니다.”

 

“이슬람은 미개한 짐승이라더니 이게 어찌 된 일이냐? 혹시 알렉시우스 황제가 또 뒤통수 때리는 것 아니냐? “

 

온몸을 철갑으로 휘감은 십자군 기사에 비해 최소의 무장으로 말 위 에서 날렵하게 화살을 쏘는 이슬람 기병대는 십자군에게는 컬쳐 쇼크 였어.

 

99b983892094b5c6d2fc3736e15da7d1.jpg

 

 

순식간에 2만 명의 병사 중 4천 명이 희생되었을 때쯤 교황(?)이 도왔는지 뒤떨어져 있던 십자군 본대가 현장에 도착을 했어.

이슬람 병사들은 많은 십자군을 확인하고 작전상 후퇴. 이미 할 것은 다 이룬 후였지.

 

이 모든 게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났고 이슬람 전사들은 파도처럼 십자군 캠프를 휩쓸고 갔어. 십자군은 이슬람이 더 이상 미개한 야만인이 아니란 사실을 몸으로 체득했어.

 

이 당시 이슬람의 공격을 받고 십자군 장군 한 명이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해.

 

“이슬람 병사들은 뛰어난 전술 아래 일사불란 하게 움직이는 완벽한 전사들이다. 그 들의 유일한 약점은 그들이 기독교인이 아니라는 점이다.”

 

 

 

다음 편에서 계속..

 

 

 

 

x9788965705987.jpg

 

찌라시 한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