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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오래 살고 볼 일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런 날은 오지 않을 줄 알았다. 그저 가카는 평생 낼름거리며 테니스나 치러 다닐 줄 알았더니, 어어, 어라? 하는 사이에 가카가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있다.

 

하고 싶은 말도, 해야 할 말도 많지만,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니. 흠흠. 갈음하고.

 

가카 가시는 길, 딴지가 배웅 안 하면 가카가 을매나 섭섭하실까 싶어, 주요 혐의만 살짜쿵 모아봤다.

 

이미 아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혐의가 졸라리 많다. 어떤 언론은 16개라 하고, 어디는 18개, 심지어 22개라고 말하는 언론도 있다. 단순히 많을 뿐만 아니라 복잡하기까지 하다. 오늘의 주인공 가카, 돈 받아도 그냥 받을 분이 아니시다. 반드시 쿠션을 준다. 

 

해서 나쁜 놈이 하나 둘 나오는 게 아니고, 스토리도 복잡하다. 산발적으로 나오는 뇌물 뉴스만 따라가기에도 대구리에 무리가 갈 정도니, 과연 가카는 가카구나 싶다.

 

가카의 전과만큼이나 화려한 혐의를 분류해 '국정원 특활비 / 다스 / 뇌물'로 나눠봤다.
 

우선, 신나게 자료를 모으는 와중에 내가 좋아하는 2007년 한나라당 경선 자료를 찾아(이건 정말 여러가지 의미에서 전설의 레전드라 불릴 만하다), 그 짤로 상큼하게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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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정원 특수활동비

 

박근혜 정부가 특활비로 한창 털릴 때, 박근혜도 받았는데 '돈의 신' 가카께서 이 돈을 가만히 냅두셨을까? 라는 합리적 의심을 전 국민이 했더랬다. 의심은 얼마 지나지 않아 확신이, 사실이 됐다.

 

지금까지 가카 청와대에서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슈킹한 것으로 의심되는 돈이 17억 5천만 원.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드러난 금액만' 그렇다. 혐의는 특가법 뇌물수수와 공직선거법 위반. 주로 청와대에 근무했던 측근들이 국정원 돈을 뜯어 가카께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가카께선 끝까지 몰랐다고 하겠지만, 이미 가카가 시켜서 했다는 증언이 쏟아지고 있다. 훈훈하다.

 

여담이지만, 이로써 세계 정보기관 흑역사에 길이 남을 이명박근혜 국정원의 전무후무한 삽질은 어디서 기인한 것인가, 라는 거대한 미스테리가 해결됐다고 본다.

 

 

 김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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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카의 집사, 금고지기로 불리던 남자. 08년, 10년에 국정원장에게 직접 전화 걸어 특활비 4억을 삥뜯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소환 전까지는 혐의를 철저하게 부인하다가, 구속 이후 “이명박 전 대통령이 받으라고 지시해 돈을 받았다"고 털어놓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줬다(삥뜯은 돈은 금고 2개에 넣고 수시로 꺼내썼다고 한다). 난파선에서 먼저 뛰어내린 용자.

 

본인이 직접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자꾸 갖다 쓰면,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가카께 보고 했다고 진술한 만큼 가카와는 가깝고도 끈끈한 관계였다. 김백준이 무너지면서 수사가 다방면으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으니, 가카 입장에서는 김백준의 구속이 고꾸라져 땅에 처박힌 4대강 로봇물고기를 보는 것마냥 뼈아팠을 테다.

 

 

 장다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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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가카의 형 이상득 라인이다. 2008년 4월 총선 때 국정원 특수활동비 10억을 받아 여론조사를 돌린 혐의와 2012년 총선 때 청와대 예산 8억을 여론조사에 유용 후 허위로 계약서를 작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여론조사는 물론 친박 학살, 친이 공천을 위한 것이었으나, 가카는 몰랐다고 끝까지 하겠지 뭐어.

 

깨알 디테일로, 검찰은 그가 10억이 든 캐리어를 서울역에서 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가카 관계자는 “당시에는 5만 원권 없이 1만 원권만 있던 시절인데 여행용 캐리어로 10억 원을 받는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 고 해명했다. 정말 그럴까?

 

궁금한 건 참지 못하는 본 기자, 문과임에도 불구하고 용맹하게 계산기를 두들겨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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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원짜리 지폐의 크기는 148mm / 68mm 이고, 두께는 0.11mm. 

지폐 10장이면 1.1mm, 100장이면 1.1cm, 1000장이면 11cm 다. 즉, 천만 원에 11cm.

 

현재 판매 중인 샘x나x트 29인치 캐리어의 크기를 찾아보니, '56 x 79 x 37(확장시 39)cm' 라고 한다. 

 

자, 이제 돈을 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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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상하 약간의 여백을 두고 만 원자리를 담으면, 5x8 = 40장이 담긴다. (=40만 원)

한 장이 아니라 1000장 묶음으로 담는다 생각하면, 천만 원 뭉텡이가 40개, 4억이다.

 

앞서 계산했다시피 천만 원 뭉탱이는 11cm이고, 캐리어의 높이는 39cm이므로, 11x3=33cm.

12억이 들어가고도 남는다.

 

되는데요? 

 

 

 김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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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민정 2비서관. 민간인 사찰을 폭로한 장진수 주무관 입막음용으로 특활비 5천만 원을 사용한 의혹을 받고 있다. 장진수 주무관에 따르면 5만 원 지폐가 포장도 안 뜯긴 관봉으로 묶여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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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액은 가카의 평소 성품에 비하면 귀여운 수준이지만, 2010년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사찰에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개입하고 국정원 특활비까지 사용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게임은 사실상 끝났지만..) 꼬리자르기 했던 민간인 사찰 논란에 다시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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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콘은 미리미리 준비하자

 

 

 

 박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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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정무수석. 전 기획재정부 장관. 김백준이 검찰 조사에서 불어서 뽀록난 케이스. 검찰조사 중 김백준이 2008년 가카께서 특활비 2억 원을 박재완 정무수석에게 전달하라고 지시했다고 불었다. 만 원 지폐 2만장이 담긴 가방을 줬다는 깨알 같은 디테일과 함께.

 

박재완이 이 돈을 어디에 썼는지는 아직 정확히 알려진 바 없으나, 스스로 검찰 조사에서 “수 명의 국회의원들에게 현금 1000만~2000만 원씩 정치자금 명목으로 직접 건넸다”고 말했다는 이야기가 빤짝 나왔다가 묻혔다(여기서 국회의원들이라 함은 여당인 한나라당일 가능성이 98.9949%).박재완의 직책이 정무수석이었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이야기로 보인다.

 

이게 사실이라면 또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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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콘은 미리미리 준비하자

 

 

 김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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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청와대 1부속실장. 20년 이상 가카를 보좌한 인물이지만, 이번에 난파선에서 뛰어내렸다. 정확하게는 2012년 저축은행 건으로 가카에게 버림받아 실형을 살았다. 사면에서도 제외되고 만기출소.

 

정두언 전 의원에 따르면 복역중 부인상을 당했는데 가카는 물론 측근 중 누구도 빈소에 가지 않았다고 한다. 배신감이 상당히 큰 것으로 알려졌다(김희중이 내쳐지는 걸 보고 정두언도 빡쳤고, '경천동지 할 일'이 있다고 여기저기 연기를 피우고 다녔다. 요 부분은 다음편에서). 

 

국정원 특활비 1억 원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으러 갈 당시 “나도 살아야겠다”는 문자를 지인에게 보낸 점 + 배신감으로 보아 수사에 상당히 협조적으로 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카께서는 긴 밤~ 지새우며~~ 아침이슬을 부르고 반성해야 할듭.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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