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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명한 단어, 진화, 즉 evolution 이 바로 이 단어를 세상에 각인시킨 다윈의 <종의 기원> 초판에 없다는 사실을 아시는가들.

 

‘진화’를 다윈이 처음 사용한 것은 1871년 출간된 <인간의 유래와 성선택> 부터다. 그리고 <종의 기원>에 사용된 것은 1872년 출간된 6판부터다. 그전까지 다윈은 자신의 ‘진화’ 개념이 ‘진보’ 개념과 혼용되는 것을 극도로 회피했고, 실제로 초판에서는 진화라는 단어 대신 “변화를 동반한 계승(descent with modification)”만을 사용한다. 그리고 나중에 ‘진화’를 사용하게 되었을 때에도 이 단어가 ‘진보’가 아니라 ‘전개(unfolding)’로 읽히기 원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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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진화라고 말하기 싫었어…

 

그럼 이런 상황에 대한 후세의 판단은 어땠을까. 20세기 중반까지 진화 생물학자들은 제일 나중에 등장한 6판이 다윈 사상의 완성본이라고 생각해 왔다.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진화 생물학이 성숙한 20세기 중반 이후 다윈 사상과 문헌에 대한 연구가 본격화되면서, 다윈이 <종의 기원> 개정판을 출간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책이 만든 논란을 의식해 표현을 순화하거나 우생학적, 인종주의적 편견에 이용될 수 있는 빌미를 만들었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에 지성계에 파란을 일으켰던 바로 그 책, 다윈의 원래 생각이 원래 그대로 담겨 있을 다윈 사상의 애초 출발점으로 돌아가 초판을 살펴보자는 움직임이 형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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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 기원 초판. 여기에 진화란 말은 없다!

그리고 그 의미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다윈 연구나 <종의 기원> 초판 번역은 국제적 수준에 못 미치는 답답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나섰다. 누가?

 

누구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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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장대익 교수

 

진화학자인 그는 오래 전부터 다윈을 연구하며 세간에 잘못 알려진 진화론의 진짜 내용과 의미, 그리고 실체를 알리기에 힘써 왔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우리 과학하고 앉아있네 팟캐스트의 한 코너였던 <과학책이 있는 저녁> 에 오랜 기간 고정으로 출연하여 많은 이야기를 전해준 바도 있었다.

 

그런 그가 오랜 기간 동안 심혈을 기울인 종의 기원 초판 완역이 드디어 결실을 맺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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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것. 책은 작고 두툼해서 멋짐

 

국내 진화학계의 큰 성과라고 할 이 작업은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 교수를 대표로 해서, 생태학자 강호정, 진화 윤리학자 김성한, 진화학자 장대익, 진화 심리학자 전 중환, 출판인 주일우, 진화 경제학자 최정규가 회원으로 있는 ‘다윈 포럼’이 기획하고 준비하고 있는 「드디어 다윈」 시리즈의 한 권이자 첫 책이다. 우리나라 유수의 다윈주의자들이 한국에서 다위니즘의 혁명을 일으키려고 의기투합한 것이라고 할까. 그런 만큼 종의 기원 초판의 완역은 큰 의미를 갖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만나보자. 바로 이 번역의 주인공 장대익 교수를 벙커에서. 그가 가진 다윈에 대한 생각, 초판에 대한 생각, 그리고 번역에서의 여러가지 쟁점들, 나아가 진화론의 본질과 오해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함 말씀을 나눠보자는 거다. 게다가 올해는 진화론 초판 출간 160주년. 시원한 가을 저녁 다윈과 장대익 교수, 그리고 파토를 만나 보기에 이보다 좋은 때가 어디 있겠냐.

 

 

 

‘과학과 사람들’과 벙커1이 함께 하는 공개 과학토크

<과학같은 소리하네>

 

시즌 5 에피소드 2

<다윈의 마지막 유혹>

 

장대익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

 

일시 : 10월 21일 월요일 오후 7시 30분

장소 : 서대문 벙커 1 (충정로역 9번 출구에서 10초)

 

참가비 :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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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나 음료 한잔씩 사 드시는 건 매너. 

 

안주 및 스낵도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