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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스포찌라시, 너거들이 조폭이냐?!

2003.11.15. 토요일
딴지 편집부

긴말 필요엄따. 요 사진을 함 바바바바.

 


 눈 깔란 말야...무섭짜나

글타. 요새 여기저기서 뺨맞는 병혀니다. 당 기자 지하철 가판대에서 폰트크기 300쯤 되는 "병현 폭력"이라는 타이틀 옆에 뭔가 졸라 꼽다는 눈으로 독자들을 야리는 요 사진을 보자마자 "병혀니 이 넘 깡패네." 생각했다.

 

비유띠, 버뜨. 그냥 "병혀니가 누굴 팼나 보다" 하구 넘어가려는데 들춰보는 신문들마다 이 사건에 대해 다루고 있는 태도에서 뭔가 얄딱구리한 냄새가 나더란 말이쥐. 뭔가 돌아가는 게 이상터라 말이다. 

 
 

다음의 기사들을 함 보시라.

   

이것들 보면 아직 법정에 가지도 않은 사건을 두고 원싸이드 한 기사만 졸라 써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물론 구데이다. 근데 기사 제목부터 봐라. 안하무인이랜다. 사실확인도 안 된 사건을 갖고 막 갖다붙인다. 혹시 지금껏 신문 사회면에서 이런 제목의 기사 본 적 있나? <안하무인 K씨, 친구들과 집단 난투극 벌여>, <안하무인 L씨, 음주운전걸려>, <안하무인 A양, 세금포탈>... 우끼지? 본 적 엄찌? 근데 이런 짓을 막 하고 있다.

 

게다가 활빈단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단체를 끌어들여다가 병현이만 나쁜 놈이라고 써대고 있고 병현 폭력 각계 반응이라고 한 기사에서 인터뷰한 사람들 태반이 엊그제 난 그런 말한 적 엄따고 정정보도를 요청했다. 또 보스턴 언론이 자기네 기사를 인용해 병혀니를 욕했다고 졸라 좋아하는데 울 나라 선수가 국제망신 당했다고 신나하는 구데이는 대체 어느나라 신문인지 몰겠다.

 

구데이가 방방 뛰는 거야 지네 식구가 당사자니까 그럴 수 있다치고 모든 스포찌라시들이 11일자 1면에 병혀니 사진을 마빡으로 올리고 병혀니 기자 폭행 제목 뽑아서 찍어내는 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전번에 2차 뻐뀨 손가락 사건으로 사이가 좋지 않았던 스뽀츠뚜쟁이는 아예 "김병현 폭행 확실"이란 타이틀로 뽑았다. 아주 판사노릇까지 하구 자빠졌다. 스포찌라시만 병혀니를 씹은 게 아니다

 

순수했던 김병현은 어디에...

 

똥아의 기사다. 웃기는 건 구데이가 이 기사를 보고 거봐라. 똥아도 병혀니 욕했다고 좋아라 기사를 썼단 거다. 병혀니를 까는데는 쫀심도 필요없다.

 

또 경찰이 CCTV를 조사한 후인 15일날 기사들을 보자. 연합뉴스를 보면 일케 돼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8일 오후 8시15분께부터 1분여간 현장 상황의 일부가 촬영됐다"며 "모자이크 현상이 약간 있지만 상황 식별이 가능해 (폭행혐의를 입증할  만한) 상당한 증거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게 대체 무슨 소리 같냐? 자세히 읽어보면 알겠지만 CCTV가 김병현이 정말로 폭행을 했는지 안 했는지 그 여부를 가리는 데 증거로 사용될 수 있을만큼 뭔가가 촬영이 됐고 그게 식별가능하다는 얘기다. 폭행한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된다는 소리가 아니다. 괄호까지 쳐가면서 아주 기사를 발꾸락으로 자알 써놨다. 이 기사도 문제가 쪼메 있지만 이게 구데이로 가서 소설로 바뀌는 게 더 문제다. 함 보자. 16일 구데이는 연합의 이 내용을 일케 꼬아논다.

 

그러나 15일 오전 CCTV를 정밀 분석한 경찰이 "김병현 선수가 이건 기자를 폭행한 혐의를 입증할 증거능력이 있다"고 발표한 이후 김병현측은 아직까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글타. 여기에 가니깐 CCTV에 증거능력이 있다는 내용의 기사가 졸지에 폭행한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돼 버린다. 아주 소설도 이런 소설이 엄따. 지금 본 기자가 무슨 소리를 씨부리는지 짐작들 하실 거다. 문제는 병혀니가 구데이 기자를 팼냐 안 팼냐에 있는 게 아니다. 사실을 사실대로 보도해야 할 기자덜이 한 데 똘똘 뭉쳐 아주 다구리로 김병현을 패고 있다는 게 문제라는 얘기다.

 

글타. 이건 완존히 일방적인 다구리다. 다구리. 뭐 생각나는 거 없으신가덜.

 

"병혀니 니가 감히 우리 아그를 건드러부러야? 이거슨 우리 조직에 대한 위협이자 우리 나와바리를 넘보는 싸가지 엄는 행동이라 아니할 수 없는 것인즉 아그들아, 병혀니 그 놈을 다구리 놔 부러라. 글고 맞았단 아그는 병원에 입원시켜서 오까네 좀 뜯어불고. 정 안되믄 큰 행님한티 연락혀서 아그들 좀 보내달래라. 시방 시상이 워치케 돌아가는 줄도 모르고 날뛰는 병혀니는 일벌백계루다가 쪼까 죽어줘야 쓰것다."

 

어떠신가. 조폭 행님의 말씀하고 작금의 병혀니 사건을 대하는 언론의 태도하고 똑같지 않으신가덜. 좃쭝똥 큰 행님 아래 각각의 나와바리를 관리하다가 껀수 생기면 동업자 의식을 발휘, 한 넘을 죽을 때까지 다구리 놓는 저 놀라운 단결력. 이거는 평소 조폭에게서 배우고 익히지 않고선 불가능한 일 아니겠냐? 

 
 

재차 말하지만 이 사건에서 본 기자가 관심이 있는 건 병혀니가 구데이 기자를 팼느냐 안팼느냐 하는 사항이 아니다. 때린 넘이 있고 맞은 분이 계시는데 왜 중요하지 않냐구? 서로 다른 진술을 하고 있으니까. 맞은 분이 병원에 누웠는데 뭔 소리냐고? 자해공갈이란 것도 있짜나. 법은 뻘로 있는게 아니니까 폭행 여부는 법원에 맡기면 되는 거다. 하지만 이처럼 스포찌라시덜이 쌩쑈를 하면서 병혀니를 다구리 놓는 건 말 그대로 여론재판이란 얘기다.

 

평소 병혀니가 언론과 별로 사이가 좋지 않았단 사실 아는 사람은 다 안다. 병혀니가 이너뷰 안해주고 맨날 숨어 댕기고 그랬다. 걔 성질이 원래 좀 그렇단다. 스포찌라시덜 눈에는 졸라 티껍게 보였겠쥐? 당 기자가 의심하는 건 평소 티껍게 굴던 병혀니를 이 껀을 계기로 "너 그 동안 우리한테 개겼지? 앞으로는 좀 고분고분 눈 깔고 댕기란 말야. 존만한 게." 이른 바 군기를 잡으려는 게 아닌가 하는 거다. 비단 병혀니 뿐이겠는가. 무수한 연예인들, 스포츠 스타들에게 스포찌라시는 거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염라대왕이나 마찬가지다. 스포찌라시가 살리고 죽인 연예인들 하두 많아서 생각이 다 안날라 그런다. 스포찌라시덜이 병혀니를 시범케이스 삼아 엎드려 뻗쳐 놓고 졸라 빠따 친 다음 쭈욱 늘어선 연예인들, 스포츠 스타들에게 한 마디 하는 거다.

 

"까불면 이케 되는 거야. 그니까 앞으로 잘해 엉?."

 

이런 상상이 당 기자만의 것일까.

 
 

병혀니를 다구리 놓고 빠따치는 이유가 시범케이스로 잘못 걸려서만은 아니다. 거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스포찌라시. 얘네들이 지롤하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얘네들이 뜨내기 장사를 하기 때문이다. 너거덜 중에서 스포찌라시 정기구독하는 넘 손 들어바바. 혼자 드니까 쪽팔리지? 글타. 얘네들은 가판으로 먹고 산다. 가판이란 게 졸라 많은 신문 중에서 간택되는 영광을 얻어야만 팔리는 시스템이다 보니 어떻게든 눈에 띄게 만들어야 되는 거다. 옐로우 저널리즘이라고 들어들 보셨겠쥐? 얘네들은 사건의 진실이나 객관성, 여론이 지켜야한 본분 이런거뜰 전혀, 절대, Never 신경 안쓴다. 그냥 신문만 많이 팔면 되는 거다. 어떻게든 사람들을 자극하고 호기심을 유발하고 조꼴리게 만들어서 신문을 사게 만드는 게 신문된 목적이자 도리되겠다.

 


저를 간택해주시와용용용 

 

"구라면 어때, 유비통신이면 어때, 아님 말구지. 십리 밖에서도 보이게 졸라 큰 활자루다 자극적인 타이틀 마빡에 박고 총 천연색 칼라루다 얄딱꾸리한 사진을 1면에 깔아봐. 지가 안사고 배겨?" 이게 기본적인 마인드 되시겠다.

 

얼마전 있었던 심으나 엄마 사건은 이 똥빛깔 저널리즘의 결정판이라 할 만하다. 우리가 심으나 보쟀지 심으나 엄마 보쟀나? 심으나도 아니고 심으나 엄마 아픈 거까지 우리가 알아야되나? 대체 심으나 엄마 병원가는 게 무슨 가치가 있다고 5분이 넘게 보여주냔 말이다. 시청률만 쫌 나오면 심으나 키우는 개가 하루에 똥 몇 번 쌌는지도 방송에 나올 수 있는 게 이 똥빛깔 저널리즘이다.

 

병혀니 사건도 그렇다. 야구도 끝나고 축구도 오만하게 굴다가 깨지고 연예인들도 조신하니 비됴도 안찍고 사람들을 꼴리게 할 마땅한 이슈가 없던 차에 병혀니가 걸린 거다. 올타꾸나. 조져라. 조지면 판매부수 올라간다. 이거였던 거다. 심지어 유비통신에 의하면 구데이가 판매부수 올리려고 지네 기자를 보내 일부러 병혀니한테 시비걸었단 얘기도 있다. "특종이 없으면 만들면 되잖아. 씨바."했을 수도 있단 거다. 오해하지 마시라. 유비통신이다.

 

당 기자 그제 나온 스뽀츠좃선보고 까무라치는 줄 알았다. 1면 병혀니 사진 위에 이런 제목이 붙어 있었던 것. "나는 엄마를 아줌마라 부른다." 그리고 그 옆에 "충격"이라고 써 있었다. 당 기자 졸라 빈약한 상상력에도 차마 상상하기 민망한 장면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근데 알고보니 "충격"은 그 옆 기사 내용이고 병혀니가 엄마를 아줌마라 부르는 이유는 애정표현이 서툴러서란다. 이런 편집은 편집을 넘어서 가히 아트라고 부를만 하지 않은가?

 

신문을 팔아먹어야만 하는 스포찌라시와 그 안에서 팔려줘야 하는 병현이. 호리처럼 고분고분하지도 않던 병현이, 이 참에 암튼 잘 걸린 셈이다. 신문도 팔고 버릇없는 놈 매도 때리고... 다시 말하건데 완전 조폭의 세계다.

 
 

그제는 병혀니가 기자를 폭행하는 장면을 봤단 목격자가 나와서 다시 스포찌라시덜이 방방 뛰더니 어제는 병혀닌 절대 때리지 않았다고 증언하는 새로운 목격자가 나타났다. 이 목격자에 대해 스포찌라시덜이 어떻게 다루었냐구? 당근 신문 한 귀퉁이에 존만하게 나왔다. 그리고 1면에는 누군지도 모르는 이니셜 P양이 10억 받고 동거했단 기사가 붙었다. 워떤 뇬인지 알려주지도 않음서 존만 꼴리게 하는 저 놀라운 테크닉. 꼴린 넘들은 사보라 이거쥐.

 

스포찌라시덜이 하루이틀 그런 것도 아니고 원래 그런 걸 뭘 새삼스레 열받냐는 분 계실거다. 버뜨, 아는 사람은 다 알지만 얘네들이 원래 그렇진 않았다. 일간스뽀츠와 스뽀츠서울 둘만 있을 땐 말이다. 스뽀츠좃선이 창간되면서 물이 흐려지더니 스뽀츠뚜쟁이와 구데이까지 창간되자 물이 썩기 시작한 거다. 시장은 존만한데 서로 먹겠다고 달려드니 물이 탁해질 껀 뻔한 일.

 

어떻게든 눈에 띄어 침실에 함 들어가보겠다고 깜부기 갈아 눈에 찍어바르던 궁녀들 삘루다가 활자는 차츰 커지고 헤드라인은 점점 자극적으로 바뀌었다. 거기다가 요즘엔 고맙게도 여자 연예인들이 경쟁하듯 벗어제껴 우리의 스포찌라시덜 여간 신난게 아니다. 하나마나한 모자이크로 발기부전 없는 국가 건설에 졸라 이바지중이신 거다. 꼴리는 자여 그대 이름은 독자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 기자 고우영 선생의 <가루지기>, 방학기 선생의 <바람의 파이터>가 연재될 때가 그립다. 스포찌라시가 아니라 스포츠 신문이었던 그때가 말이다.

 

 

덧붙여

 

"저 새끼 존나게 싸가지 없네. 정말"

 

병혀니가 강남경찰서에서 조서 닦고 나와서 이너뷰한 뒤 우짜다가 MBC 카메라에 담긴 싸운드다. 정황상 옆에 있던 다른 기자가 병혀니더러 한 말이라는 게 정설인데 당 기자 이 싸운드를 듣고 무서버서리 오줌 쌀라 그랬다. 저 무서운 동업자 의식, 저 무시무시한 의리의 세계. 당 기자 평소 대 구국의 딴지 민완기자로 자칭하고 댕기는데 나한테도 동업자랍시고 조직의 부르심이 오면 어쩌나 똥꼬가 오그라듬시롱 딸꾹질 할라 그랬다. 이제 고백하지만 당 기자 스포츠 기자 절대 아니다. 그냥 전천후 기자일 뿐 스포츠 전문은 안전빵 기자란 말이다. 씨바, 졸라 무섭네.
 

 

안전빵 기자 미안하우...흑
아무리 (amuri@ddan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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