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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신규 스뽀오츠, 바둑 따라잡기

2003.11.13.목요일
딴지 바둑부


반갑다. 일단 인사부터 하고 넘어가기로 하자. 꾸벅


본 우원은 앞으로 여러분들에게 바둑의 A부터 Z까지 알려줄 바둑 교관 이다음에 되겠다. 뭔 뜻이냐구? 항상 뭔가를 이다음으로 미루다보니 붙여진 이름이다. 앞으로 당해보면 알겠지만 미루는 일이 참으로 많다. 본 바둑 기사는 그러면 안 될 텐데.... 걱정이 조금 앞서긴 하지만 선진바둑입국을 위해 멸사봉공의 자세루다가 함 전진해볼라구 한다. 독자들의 많은 성원요망이다.



 바둑이란?


바둑 교관이라니까 바둑을 엄청 잘 두냐구 물어보는 제군들이 많을 거 같은데, 니덜보다 잘 둘 수도 있고, 못 둘 수도 있다. 난 제군들에게 바둑 실력이 아니라 바둑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주로 해줄 테니까 말이다.


물론 읽다 보면 바둑 실력이 늘 수도 있게따. 본 우원과 안면이 있는 몇몇 프로기사의 말에 의하면 바둑은 공부에 의해서도 늘지만 생활하면서도 는다고 하니까 말이다.


뭔 말인고 하니 애정행각 와중에서 벌어지는 명랑빠굴시에도, 똥꼬가 파열되는 듯한 실연의 아픔 속에서도, 채권관리단의 카드빚 독촉 속에서도 몬가 깨닫는 바가 있다면 바둑을 두는데 있어서 영향을 준단 말이다. 물론 이런 이야기는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른 실력자들에게만 해당하는 말일 수도 있다.


아무튼, 바둑은 인간이 만들어낸 게임 중 가장 오묘하고도 단순한 게임이다. 오묘한 건 대충 알겠는데 바둑이 뭐가 단순하냐구? 바둑은 기본적으로 정해진 영토, 즉 바둑판에서 누가 가장 많은 영역을 차지하나를 겨루는 땅따먹기 게임이거든. 그냥 땅만 많이 땡겨서 이기면 된다. 그게 바둑의 승패기준이니까 말이다. 그래서 단순하다고 하는 거다.


요즘처럼 땅따먹기가 기승을 부리는 시대에 땅따먹기의 원전인 바둑을 모른다면 곤란, 아니 곤난하다. 부동산투기나 유사한 땅따먹기에 진출할 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테니 관심있는 넘들은 앞으로 귀두를 곳추세우고 집중하기 바란다.


바둑의 기본 원리를 보면 인생살이와 비슷한 점이 많이 있다. 신문송 옹은 축구가 인생의 축소판이라구 하구, 하일송 옹은 야구가 인생의 판박이라고들 하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본 우원 바둑이 인생살이와 쬐금이라도 더 가깝다고 과감히 우길 수 있다.


그 이유가 뭐냐고 묻는다면... 그냥 웃을 수밖에 없다. 제군들이 직접 바둑을 둬 보고, 그 이론을 찬찬히 음미한다면 쉽사리 알 수 있다. 난 바둑을 못 두는데... 이러는 분들 있을 테다. 바로 그런 분들, 바로 늬덜을 위해 본 교관이 있는 거니깐 그런 걱정들이랑 코딱지 튕기듯 튕겨 버리시라.


이거 배워두면 생각보다 써먹을 데 무지 많다는 거 강조하고 싶다. 본 우원 역시 바둑으로 인생 편하게 지낸 나날이 무척 많다. 대학 시절엔 선배들 바둑병으로, 군 시절엔 대대장 바둑병으로, 고참들의 구여움을 독차지했었다. 졸업 후엔 접대 바둑으루 영업하는데 살짝 도움받기도 해따.


누가 아냐? 장차 장인 어른 될 분을 바둑으로 꼬실 수 있을지. 나중에 너네 장인이 바둑을 졸라 조아라하는데 니가 바둑에 대해서 쥐뿔두 모르구 더군다나 바둑 둘 줄도 모른다구 하면 쪽팔릴 수도 이짜너.


글구, 바둑은 우리나라가 자신 있게 세계에서 1등이라고 자부할 수 있는 게임되겠다. 세계에서 1등 한다는데 기본적인 건 알아둬야 동방예의지국의 후손들로서 면상이 좀 서지 않겠냐?


흠... 씰데없는 이야기가 넘 길었다. 요번은 오리엔테이션 시간으로 바둑의 유래와 어원에 대해서 살짜쿵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바둑의 기원


먼저 바둑이란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흠..흠.. 페이지를 채우려다 보니 할 수없이 들어가따. 니덜이 이해해라.






바둑[명사] : 가로세로 각 열아홉 줄을 그어 361개의 교차점을 이루고 있는 반 위에, 두 사람이 흰 돌과 검은 돌을 번갈아 두어서 에워싼 집의 크기로 승부를 겨루는 놀이. 혁기(奕棋).


이러코롬 규정되어 있고, 한국기원 총칙 중 바둑의 정의에서는






바둑은 두 사람이 흑과 백의 바둑돌로 규칙에 따라 바둑판의 교차점에 교대로 착수하여 쌍방이 차지한 집이 많고 적음으로 승패를 가리는 경기이다.


라고 나와있다. 두 가지 정의 다 말만 살짝 비틀었지 똑같은 말 되게따. 즉, 땅 많이 가진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란 의미다.


바둑을 언제, 누가 만들었는지에 대한 정확한 자료는 없는 상태다. 다만 몇 가지 썰에 의해서 그 유래를 짐작할 수가 있는데, 가장 유력한 썰이 바로 요순(堯舜) 발기썰 되겠다. 요순이 누구냐구? 학교 댕길 때 땡땡이치던 흔적이 일케 드러난다. 티내지 말고 설명 들으시라.


요순은 중국의 황제들로서 태평성대를 이룬 전설적인 인물이다. 그 친구들은 워낙 인품이 딴지스 총수와 같아 만백성이 따랐지만, 아들넘들은 좀 띨띨했나 보더라고. 그래서 그 자식넘들을 인조인간으로 개조 함 시키보려구 만든 게 바로 바둑이란다. 믿거나 말거나 말이지.


근데 바둑을 두는데 인간 아니었던 넘이 어케 인간이 되냐구? 그 이유가 다음에 제시되는데, 머리 쓰구 이해해야 하는 야그가 나오니까 똥꼬에 힘을 모으고 복식호흡 두 세차례 함 푸~~~~~~욱 들이키구 함 봐보기 바란다.  


"만물의 수는 하나로부터 시작된다. 반면에는 361로의 눈이 있고 일이라는 수의 근원은 천원(바둑판 중앙에 있는 한 점)으로부터 시발하여 사방을 제한다.


360이라는 수는 하늘이 일회전하는 일수를 표현하며 네 귀로 나누어지는 것은 춘하추동 사계절을 의미한다. 외주(바둑판 바깥쪽의 줄수)의 합계가 72로 인 것은 1년을 72절후로 구분하는 것과 같으며 360개의 기석(흑백돌)이 흑백 반반인 것은 음과 양을 표시하는 것이다.


기반의 선을 평이라 하고 선과 선 사이를 괘라고 한다. 바둑판은 네모지고 정적이지만 바둑돌은 원형으로 동적이다.


예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무수한 바둑이 두어졌지만 동일한 국면의 바둑은 한 판도 재현되지 않았다. 이것이야말로 일일신의 의미를 함축하는 것이다."


"바둑이라는 것은 그 형상으로 보아 하늘은 둥글고(天圓) 땅은 네모진 모양(地方)과 흡사하게 만들어졌고 흑백의 다툼에는 천지음양동정(天地陰陽動靜)의 도리가 작용한다.


바둑을 두어 가는 반면의 위에는 하늘의 별과 같이 질서정연함이 있고 국면의 추이는 풍운의 변화와 같은 기운을 함축하고 있다. 살아 있던 바둑돌이 죽는 수도 있고 전 국면을 통하여 변화해 가는 흐름의 양상이 마치 산하의 표리지세(表裡之勢)를 나타내는 조화와 같으니 인간세의 도리나 부침이 하나같이 바둑의 이치와 같지 않은 것이 없을 것이다."


아~~ 이것이 과연 뭔 뜻이란 말인가?


바로 우주와 지구의 이치를 논하구 있는 거시 아닌가. 이런 게임을 즐기는데 인간이 안 될래야 안 될 수가 엄따. 실제로 바둑의 고수 치고 인간됨이 없는 넘들은 아예 없다구는 못하겠고, 있어도 아주 극소수 이하 되겠다.



이창호다. 정말 인품 그윽하대니깐...


이창호나 조훈현 옹들 좀 봐봐.. 바둑만큼이나 인품이 그윽하지.. 직접 안 봐서 잘 모르게따구? 그러탐 본인을 믿구 그러타구 머리 속에 팍팍 입력하길 바란다.



 
바둑의 어원


바둑이란 말은 한자와는 별 관계가 없는 순수한 우리말로 보이는데, 예전에는 바둑을 바돌이라 부르기도 하고, 일부지방에서는 아직도 그 표현을 쓴다구 한다. 어딘지는 나두 잘 모르니까 묻지 말기루 하구.


여기서 독이나 돌자는 한자의 돌석()을 의미한다고 보면 되게따. 이와 관련해서 육당 최남선은 인도네시아어인 바투(Batu)를 바둑의 원말로 보기도 했고, 모 바둑학자는 우리의 순장바둑이 티벳에서 전래된 것으로 보고 바둑을 뜻하는 초기 산스크트어 Badh(바드)가 바독-바둑으로 변화된 것으로 추정하기도 해따.


또 다른 썰로는 밭()과 돌의 결합설이 있겠다. 지역에 따라 돌()을 독(경상, 전라, 제주, 충청도 등 남부지방)이라고 하고 바둑을 바돌이라고 지칭하니 바독의 독이 석()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그래서 밭독에서 ㅌ 받침이 떨어져나가 바독이 되고 다시 독이 둑되어 바둑이 되었다는 썰도 성립할 수가 있게따.


그래서 밭독썰에 근거한다면, 밭은 넓은 바둑판을 지칭하게 되고, 361개의 네모난 공간을 가리킨다고 보면 아구가 대충 맞아 떨어지겠따.


혹자는 바둑이가 바둑의 어원이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는데, 그 넘들의 추리력은 인정하지만 귀두와 부랄을 꺼구로 껴 맞춘 꼴 되게따. 바둑이는 바둑판에서 까만돌이랑 하얀돌이랑 섞여있는 모습을 따와서 그냥 편하게 바둑이라고 불렀다고 보면 된다.


우쨌든, 어원에 대한 몇 가지 견해가 더 있지만, 역시 견해에 불과하므로 이 정도에서 마무리짓고 니들 맘에 맞는 어원을 선택해서 앞으로 주장하면 되게따.


한가지 덧붙이자면 바둑의 또 다른 별칭으로 수담(手談)이 있다. 의미상 그대로 손으로 하는 대화다. 어, 그건 수화 아니냐구 딴지 거는 믿음 부족한 자들이 있을 거 같은데, 저거나 그거나 다 손으로 대화하는 거다.



손으로 코뮤니케이숑한다.


바둑도 손을 통해 바둑돌로써 무언의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일정 이상의 기력을 가진자, 아마 고단자 이상들은 상대방의 돌이 놓여진 순간, 이 수가 어떤 걸 의미하는지 알게 된다. 흠.. 뭔 말인지 모르게찌? 궁금하면 바둑 함 배워서 손으로 대화하는 오묘함을 맛보길 바란다.



 
바둑의 전래


그러타면 바둑은 대체 언제 울나라로 넘어들어 왔는가? 머리 좋은 넘들은 이미 짐작하겠지만 위에서 계속 봤다시피 정확한 시기는 암두 모른다가 정답이다. 따라서, 역시 몇 가지 썰이 있을 따름이다.


기록에 정확히 남겨진 바가 없기 땜시 이런저런 추정이 난무하는 가운데 중국에서 문물이 유입되면서 함께 들어왔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유력한 후보가 되게따.


이에 따라 기자(箕子) 전래썰과 한사군(漢四郡) 전래썰이 발기되고 있는데, 기자 전래썰은 중국 은나라 말기의 현인 기자가 난을 피해 5천 여명의 무리를 이끌고 조선으로 건너올 때 학술, 기예 등 각 분야에서 뛰어난 인재들이 따라왔는데, 그 가운데 바둑두는 사람도 함께와 한반도에 바둑을 전했을 것이라는 썰이다.


그리고 중국의 한무제가 위씨조선을 멸망시키고 한반도 중부이북에 낙랑, 임둔, 현도, 진번 등 4군을 설치했는데 이때 중국의 관리와 상인들이 내왕하면서 바둑을 전했을 것이라는 썰이 한사군 전래썰이다.


그런데 기자 전래썰은 기자자체에 대한 사실성이 의문시된다고 해서, 무효라는 의견이 우세한 바 한사군 전래설이 보다 유력하다고 보면 되게따.








이상으로 바둑에 관한 가장 기초적인 물음에 답하는 시간을 가져바따. 다음 번에는 이번보다 쪼금 더 들어간 이야기로 돌아오도록 하게따.


혹시나 여기 언급된 거 말구 바둑의 유례나 기원 등 오늘 언급 된 것 중에 궁금한 점이 있다면 본 우원에게 멜질 하시기 바란다. 넘 어려운 건 분명히 쌩깔 가능성이 있으니 쉬운 거만 골라 날리시라.


그럼 이 다음에 보자. 졸라.



덧붙여,
제목은 신규 스뽀오츠 바둑 이라구 해 놓구선 이 얘긴 한마디도 엄네, 라고 하는 제군들을 위해 몇 마디 추가한다.


뭐 아는 넘들은 다 알테지만 바둑은 앞으로 운동경기 취급을 받을 운명에 처해 있다. 야구나 축구처럼 스뽀오츠란 얘기지. 나중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수도 있단 얘기다.


이해가 전혀 안 간다구? 그렇다면 맘 굳게 먹고 기달려라. 조만간 알려주도록 할테니. 한번에 모든 걸 다 말하믄 나두 귀찮구, 읽는 너두 피곤하자너.


 
딴지 바둑교관
이다음에(edaume@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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