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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굴] 무자본 앵벌이 벤처 창업 가이드

2003.11.23.일요일
딴지 편집부

아, 경제가 어렵다...

 

취업 경쟁률이 세자리인 경우는 보통이고 환경미화원 채용 시험이 3.4대 1이랜다. 청년실업률이 7%를 넘어서 취업은 고래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보다 어렵끄름 되야 부렀고 취업이 어렵다보니 너도나도 창업한다고 나서는 통에 엊그제 홈쇼핑에서 판매한 창업 상품은 그야말로 대박이 나부렀단다. 우짜다가 요로코롬 되부렀냐. 본 우원 가심이 아프당...

 

버뜨, 본지가 누구냐. 잘 먹고 잘 싸는 명랑사회구현을 위해 불철주야 오매불망 일로매진하는 본지 아니더냐. 먹고 살기 팍팍한 너그들을 위해 본지가 마련했다. 이름하여 무자본 벤처 창업 가이드. 본지가 아니고선 절대 마련할 수 엄는 초절정 프로젝트. 본지가 너그들을 위해 돈 한푼 안들이고도 얼마든지 창업할 수 있다는 걸 몸소 보여준 벤처기업 두곳을 발굴했다. 따라만 오시라. 요 벤처기업대로만 하믄 벤처 창업 누워서 침뱉기다. 떡먹기던가. 암튼.
 

 

 벤처기업과의 만남

 

본 우원의 이너넷 익수불러라 시작페이쥐는 당근 "딴지일보"다. 아침마다 똥꼬 깊쑤끼를 누질르며 무사쾌변 명랑즐똥을 다짐하는데 엊그제 출근해서 이너넷에 접속했다가 본 우원 놀라서 똥꼬경색증에 걸릴 뻔 했다.







 
 

 

 

허거걱. 개고기네. 왜 똥꼬깊쑤키가 안뜨고 이런 팝업이 뜨는거냐. 그러고보니 시작페이쥐가 개고기 쇼핑몰로 바뀌었잖아. 모냐 이거.

 

얼른 익수불러라를 종료시키고 다시 띄웠더니 이번엔 구제상품 쇼핑몰이 뜨는 거였다. 갠적으로 난 남 입던 거 안 좋아하는데. 글고 뭘 자꾸 설치할 거냐고 묻는 창이 뜨는거쥐?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보내는 보안경고하고 똑같이 생겼네. 일단 깔고 다시 종료, 실행. 요번엔 얄딱꾸리한 채팅사이트. 요런 건 좋아하지만서도 난 딴지에 가고 싶단 말이다.

 

이런 걸 팝업으로 띄우는 넘도 있드라.
우웩
.

 

종료, 실행, 종료, 실행. 그때마다 다른 사이트가 떴고 계속해서 보안경고창이 떠서 설치하겠냐고 묻길래 경험상 깔아야 좋은 거니까 깔았다.

 

그러길 십여번. 결국 딴지엔 못들어갔다. 아, 바이러스구낭. 그래서 V3 돌렸다. 이상 무. 하우리. 이상 무. 익수불러라 도구-이너넷 옵션-홈페이지 주소변경에 old.ddanzi.com을 쳐도 계속 쌩판 첨보는 사이트가 뜨고 제어판-프로그램 추가/삭제를 살펴도 낯선 프로그램은 없었다.

 

그러고보니 바탕화면엔 못보던 아이콘들이 잔뜩 생겨있고 즐겨찾기엔 아까 갔던 사이트들이 모양도 이쁘게 추가되어 있었다. 이거슨 분명 드러나지 않는 프로그램으로 인한 건데 나도 모르는 사이 광고 프로그램이 깔렸나 보다. 삭제방법만 알면 되는데...

 

고기까정 추리한 본 우원, 아까 익수불러라 도구-이너넷 옵션-홈페이지 주소변경에 써 있던  http://link.startmake.com:7001/url.dll을 기억해냈다. 계속 바꿔도 이게 써 있는 걸 보니 이 사이트와 관련있는게 틀림없으렷다. 그래서 www.startmake.com을 치고 들어갔다.

 

그리고 본 우원 이 평범해 보이는 사이트의 비밀을 고쟁이에 다리 끼듯, 닭갈비에 꼬치 끼듯 한눈에 걍 꿰뚤어번졌다. 그곳은 정녕 이너넷이 시작된 이래 썰과 구라로만 존재하던 앵벌이 프로그램의 본산지, 프로그램 하나 잘 만들어 성공가도를 달려가고 있는 무자본 벤처기업이었던 거시다.

 

스타트메이크

 

아, 앵벌이 프로그램... 그물에 걸리지 않는 물고기 같고 단속에 걸리지 않는 대포차 같은, 유사이래 행해진 교묘함의 집대성이라고 소문났던 그 프로그램. 컴사용자 모르게 설치되어 싫든 좋든 광고를 보게하고 광고비로 받은 돈은 회사가 몽땅 먹는 졸라 머찐 프로그램. 컴사용자는 자기가 회사를 위해 앵벌이 노릇을 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게 하는 이 희대의 프로그램 제작사를 내가 직접 방문하다니.

 

흥분으로 떨려오는 손꾸락을 지그시 눌러 저놔를 걸었다.

 

아무리 : 저, 거기가 스타트를 메이크하는 스타트메이큰가요?
뇨자 : 네, 그런데요.
아무리 : 제 컴터의 이너넷 익수불러라 시작페이쥐가 지조때로 바뀌는게 혹시 스타트메이크 프로그램 때문인가요?
뇨자 : 개고기 쇼핑몰이 떴다면 맞을 거예요.

 

아, 맞단다. 감격으로 환호하는 똥꼬털.

 

아무리 : 근데 제가 프로그램 설치에 동의한 기억이 없는데...
뇨자 : 저희 프로그램은 법적으로 동의를 구한 뒤에 설치되게끔 되어 있는데요.
아무리 : 법적까지야...모... 제가 엊저녁에 술을 쫌 마셔서리... 동의했다 치구요, 광고 보는 단가가 어떻게 되나요? 다른 사이트에서는 계속 광고 보믄 돈 주던데...
뇨자 : 그런 거 없는데요.
아무리 : 그러믄 누가 동의하고 까나요?
뇨자 : 하여간 동의하고 깔았으니까 지우든 말든 알아서 하세요. 삭제 프로그램은 저희 홈페이지에 있어요.

 

요 대목에서 본 우원 앵벌이 프로그램의 진정한 가치를 실감해따. 법적으로 동의를 구했으니 돈 한푼 주지 않고도 꿀릴 것 없다는 저 당당한 자세. 본 우원 그 당당함에 매료되어 프로그램을 삭제한 뒤 다시 깔아봤다. 그랬더니 바로 요 화면이 떴던 거시다.




 
 

 

 

누가 이 보안경고창을 보고 앵벌이 프로그램이라 생각하리. 마우스가 하는 일을 주인도 모르게 만드는 저 탁월한 보안성을 보라. 배울라믄 확실하게 배워야 한다. 또 저놔했다.

 

아무리 : 동의를 그렇게 기기묘묘하게 구하믄 사기가 아닐까...요?
뇨자 : 사기든 아니든 하여간 합법이라니까요. 신고 하던가 말던가.

 

아, 성공을 위해 어떠한 태클에도 굴하지 않는 진정한 벤처의 자세. 그래도 맘 약한 본 우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정보통신부에 저놜 걸었다.

 

아무리 : 여차저차 이차똥차한데요, 이거 법에 걸리지 않나...요?
관계자 :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50조의 5에 의하면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는 영리목적의 광고성 정보가 보이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이용자의 컴퓨터 그 밖에 대통령령이 정하는 정보 처리장치에 설치하고자 할 때에 이용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 경우 해당 프로그램의 용도와 삭제할 수 있는 방법을 고지하여야 한다.라고 되어 있음다.
아무리 : 그러니까 해당 프로그램의 용도와 삭제할 수 있는 방법을 고지하지 않을 경우 불법인 거네요. 처벌은 어떻게 되나요?
관계자 :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함다. 

 

해당 프로그램의 용도와 삭제할 수 있는 방법. 이게 걸리는 구나. 크흑. 배움은 여기까지란 말인가. 안타까웠지만 다시 스타트메이크에 저놔했다.

 

아무리 : 프로그램의 용도와 삭제하는 방법을 고지 하지 않아서 과태료가 1천만원이라는데...요.
뇨자 : 지금 당장 익수불러라 보기-도구모음을 가보세요. 거기보면 startmake라고 있죠? 그걸 체크해 보세요. 그러면 거기 삭제하는 방법이랑 다 있단 말예욧.

 

아, 잠시나마 회사를 의심했던 스스로가 부끄러워졌다. 어느 누가 평소 익수불러라 보기-도구모음을 체크할 것인가. 확고한 믿음이야말로 성공의 지름길인 거슬. 믿는 김에 확 믿어 버릴 걸 불법스팸대응센터엔 또 왜 저놔했을까.

 

아무리 : 이러저러한 프로그램이 있는데 괜찮나...요?
관계자 :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8조 2항에 의하면
누구든지 정당한 사유없이 정보통신시스템, 데이터 또는 프로그램 등을 훼손, 멸실, 변경, 위조 또는 그 운용을 방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하 "악성프로그램"이라 한다)을 전달 또는 유포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나와 있음다. 위반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 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게 됨다.
아무리 : 근데 제 컴터는 정보통신시스템이 아니거든요. 괜찮은 거네요.
관계자 : 일단 법리적인 검토를 해봐야겠음다만 뭐...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가랬다고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에도 전화했지만 역시 답변은 비스무리했다.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광고프로그램이라도 동의를 구했고 어쨌든 삭제방법을 고지했으니까 법적으로 저촉여부를 판단하기가 아리까리하단 얘기였다. 아, 위대할손 스타트메이크여. 앵벌이 프로그램이 불법 아니라면 똥파리도 새라고 씨부린 넘은 대체 워떤 놈이었냐...

 

저렇듯 확고한 법적 토대가 없고서야 어떻게 15만이나 되는 사용자를 확보할 것인가. 광고주는 월 5만원의 껌값으로 최소 하루 3000명의 방문객을 얻을 수 있어 좋고 회사는 들어온 광고비를 고대로 꿀꺽하니 좋고 그야말로 무자본 벤처의 살아있는 성공모델이란 바로 이런 거시다. 컴사용자의 불편? 아, 시작페이지 좀 바뀌는 걸 가지고 뭘 불편씩이나.

 

이제 본지가 마련한 무자본으로 벤처 창업하기가 어떤 건지 대충 감이 잡히시는가덜? 글타. 이 앵벌이 프로그램. 법적으로 아무 하자 없는 거다. 우덜은 무자본으로 프로그램 하나 만들어 벌써 성공가도를 씽씽 달리고 있는 선구자 벤처를 걍 따라하기만 하믄 되는거다. 앵벌이 프로그램 하나 만드는데 돈이 들믄 얼마나 들겠냐. 무조건 만들어서 배포하기만 하믄 성공은 따논 당상인 거다. 배포할 때 다소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이거야 아무 게시판에나 링크 걸어놓으믄 클릭하는 넘들은 백발백중 보안패취겠거니 예를 누르게 되어 있다니깐. 광고수주만 잘 되믄 그야말로 벤처 성공의 길이 보이지 않으시는가덜.

 

 하이 팝업

 

이너넷은 넓고 고수는 많다고 했던가. 스타트메이크로부터 배운 바를 미처 써 먹기도 전에 또 다른 벤처기업을 만났으니 이 기업이야말로 진정한 벤처, 사람이 곧 기업인 벤처정신을 구현하고 있었다. 사장님이 곧 프로그래머인 이 기업은 아직도 벤처정신에 투철한 때문인지 회사명이 없었다. 성공의 그날까지 다만 그 프로그램의 성능으로 승부할 뿐 회사명 따위는 사치라고 생각한 것일까.

 

이 회사의 주력상품이자 타 앵벌이 프로그램을 선도하는 이 프로그램의 이름은 하이팝업이다. 요길 함 가보시라. 진정한 무자본 벤처의 로드맵을 배울 수 있다. 보시면 알겠지만 정보통신법상 하자가 없으니 광고주를 비롯한 네티즌들에게 여기저기 마구마구 퍼나르라고 당당하게 독려하고 계시다. 이거슨 메일 형태로 뿌릴 수도 있고 코드형태로 게시판에 심을 수도 있다. 그리고 하루에 적당히 너무 성가지진 않을 만큼 팝업이 뜨도록 만들어져 컴사용자의 편의까지 고려하고 있는 거다. 아, 동의를 구하는 방법? 스타트메이크랑 같다. 삭제에 대한 고지? 퍼나르는 분들에게 하라고는 하지만 고 밑에 또 요렇게 써 노셨다.

단, 이 문구는 웹사이트 속에 작게 표시가 되어야하며 유저들에게 하이팝업 삭제에 대한 설명이 웹페이지의 대다수를 차지하면 안됩니다.

벤처를 창업하고자 하는 후배들을 위해 성공의 길까지 친절하게 알려주고 계시지 않은가. 이 프로그램을 깔고 회사를 위해 앵벌이 노릇하는 컴사용자가 50만명을 넘었다고 하니 다만 부러울 따름이다. 배우는 자의 자세루다 또 저놔했다.

 

아무리 : 존경하는 프로그래머님아. 당신 그럼 못쓰지 않아요?
하이팝업 플그래머: 죄송함다. 그래서 함 삭제하면 다신 안 깔리게 해 놨음다.
아무리 : 근데 어케 지우는지 아는 사람이 없잖아요.
하이팝업 플그래머 : 거야 내 알 바 없지 않겠음까.

 

자고로 벤처기업은 무대뽀 정신이 있어야 하는 법. 컴사용자의 불편쯤은 안중에도 없는 저 투철한 벤처정신. 한가지 불만족스러운 것은 이 앵벌이 프로그램은 제어판-프로그램 추가/삭제에 가면 쉽게 지울 수 있단 거다. 근데 그렇게 할 줄 아는 사람 거의 없겠쥐? 그리고 하이팝업이라는 프로그램이 앵벌이 프로그램인줄 누가 알겠냐구.

 

이 두 프로그램 말고도 대표적인 것으로 팝 스파이더라는 게 있다. 이 프로그램을 만든 벤처기업은 요긴데 현재는 기존 회원만 들어가게 되어 있어 본 우원 안타깝게도 들어가 보진 못했다.

 
 

본지가 발굴한 이른 바 앵벌이 벤처 기업 두 곳은 지금도 나날이 사용자를 늘려가면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우린 이제 이 두 기업의 성공요인을 쉽게 분석할 수 있다. 벤처정신과 혁신적인 마케팅 기법 그리고 철저한 준법정신.

 

사용자의 피해 따위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 무대뽀 정신과 항의가 들어올 경우 걍 쌩까는 철면피 자세는 본받아 마땅한 벤처정신의 기본이며, 프로그램을 제작하기만 하고 나머지 유통과정은 자타발적 꼼수에 의존하는 혁신적인 마케팅 기법, 거기에다 철저한 준법정신까지 더해져 이 두 기업은 무자본 벤처창업을 꿈꾸는 예비 창업인들에게 가히 완벽한 성공모델이 되고 있는 것이다.

 

글타. 준법정신. 이게 바로 성공의 핵심이다. 성공철학이라고도 불릴 만한 이것은 사실 정부의 보이지 않는 벤처육성책의 산물이기도 하다. 세계 최강의 IT강국으로서 강력한 스팸대응정책을 펴는 한편으로 졸라 허술하게 법을 만들어 무자본 벤처 창업의 길을 터 놓은 정부야말로 이들이 가장 큰 후원자이자 성공의 아버지라 할 만하다.

 

이제 본지가 마련한 무자본 벤처 창업 가이드 프로젝트는 요쯤에서 막을 내릴라 그런다. 남은 것은 정부의 보이지 않는 벤처육성책이 바뀌기 전에 얼른 얼른 앵벌이 프로그램 만들어 창업하는 일 뿐. 성공은 본지가 발굴한 두 기업의 전철을 얼만큼 충실하게 따라가느냐에 달려있다. 그러니 경기가 안좋다는 둥 일자리가 없다는 둥 헛소리 할 시간에 자바스크립트 한줄이라도 더 공부할 일. 울 나라에선 벤처 창업 이거 누워서 떡먹기다. 침뱉기던가. 암튼. 졸라.

 

덧붙여

혹시라도 앵벌이 프로그램에 열받아서 아래에다 신고하는 넘들은 몽땅 간첩으로 간주한다. 이상.

 

관계기관

 

정보통신부
전화/팩스 : 02-750-1264/02-750-1599
URL :
http://www.mic.go.kr

 

불법스팸대응센터
전화/팩스 : 02-405-4774/02-405-4789
URL :
http://www.spamcop.or.kr

 

서울지검 컴퓨터수사부
전화/팩스 : 02-530-4949,4880/02-530-4897
전자 우편 : seoul@icic.sppo.go.kr
URL :
http://icic.sppo.go.kr

 

대검찰청 인터넷범죄수사센터
전화/팩스 : 02-3480-3600/02-3480-3604
전자 우편 : icic@icic.sppo.go.kr
URL :
http://icic.sppo.go.kr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전화/팩스 : 02-3939-112
전자 우편 : cyber112@npa.go.kr
URL :
http://npa.go.kr 

 

 

 

 
마루타 후에 컴터 복구할 일이 걱정인
아무리(amuri@ddan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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