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해부] 의약분업을 디벼주마!-제1부

1999.12.13.월요일
딴지 의학부 수습기자

            하나의 유령이 한국을 배회하고 있다 -
            의약분업이라는 유령이. 의료계의 모든 기득권
            세력들, 즉 병원 자본과 제약 자본은 이 유령을
            사냥하기 위해서 신성 동맹을 맺었다.

            (콩사탕 선언 중, 강만수 안경수 공저)


지난 독감 기사에 대해 본지 엽기 독자들이 기자에게 보내준 아낌없는 비판과 뜨거운 격려에 본 기자 먼저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꾸바닥~!


사실 본 기자, 여러 독자들의 바램대로 요번에는 좀 짧고 가뱌운 서브젝트로 나갈 예정이었다. 바뜨! 높은 언니들 옷값 연체 파동, 정헝근 치과 의사와 이곤안 치과위생사의 구국의  빨간 이 뽑기 의료사고 등에 각종 대형사건에 가려 안 보일랑가 몰라도 단군이래 울 나라 보건 의료계에서 가장 경천동지할 대격변이 진행중이다. 


의약분업이 바로 그 것이다. 


<나는 파리의 총알 택시 운전수>, <쎄느강도 강이고 한강도 강이다> 등을 쓴 홍새화 아자씨의 주장에 의하면 명랑 사회의 건설은 지극히 단순하다. 명랑 사회 그거 암껏도 아니다.



자식새끼 교육하는 거하고 내 몸 아플 때, 돈 한 푼 없어도 걱정 붙들어 맬 수 있는 사회가 바로 명랑 사회다.


본지가 한시라도 똥꼬 주위의 괄약근에서 힘을 빼지 몬 하고 일로 매진하고 있는 명랑 사회 건설이라는 대명제의 관건이 되는 대전제 중의 한 분야에서 지금 시시각각 중요한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의사들이 건국이래 처음으로 거리에서 구호를 외치며 데모를 하는 장면이 연출되고(11월 30일, 장충체육관), 시민 단체를 비롯하여 보건의료와 쪼매라도 관계있는 거뜰은 무더기로 의약분업에 관한 성명서를 쏟아내고 있다.


개정된 약사법은 국회 보건배째위를 이미 통과했다.(11월 26일, 이 기사를 쓰는 중 개정 약사법이 구케 본회의를 통과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상황이 이러한데 본지 의학부, 이 문제를 어찌 외면 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 독자들에게 고백과 동시에 부탁할 거시 몇 가지 있다.


첫째. 요번 기사 역시 조번 독감 기사 못지 않게 길게 될 거다. 이거 어쩔 수 엄따. 의약분업을 다룬다는 거슨 울 나라 보건의료의 거의 모든 부분을 손대야 한다는 거에 다름 아니다. 따라서 여러 가지 보건 의료 문제 중 의약분업만 싹뚝 잘라서 거론한다는 거는 어불성설이다.이런 복잡한 연관들을 하나하나 까발려가며 디벼가야 정확한 의약분업의 개념, 의의, 올바른 우리의 마음가짐 등에 다가갈 수가 있다. 졸리더라도 차분히, 눈 부릅뜨고 졸기 바란다.


두 번째 고백할 점은 이 기사 솔직히 잼 엄쓸 거라는 점이다.  심지어 곱셈, 나눗셈도 수 차례 해야 한다. 손꾸락만 가지고 셈을 할 수 없는 가공한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세 번째는 좀 미묘한 문제다. 의약분업은 현재 울 나라 보건의료계의 긴박한 현안이다. 따라서 보건의료계 외부의 사람이 이 기사를 쓴다면 객관성이나 공정성에 대한 시비는 엄쓸꺼다. 하지만 불행히도 본 기자, 의약분업 당사자 중의 한사람인 의사다. 강쭌만 교수가 어느 글에선가 자신은 지역차별을 비판하는 글을 쓸 때마다 자신이 절라도에서 뿌리박고 생활하는 사람인 것이 항상 부담이었다는 야그를 한 거이 기억난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의료인의 한 사람으로서 의약분업 미실시의 문제점들을 얘기하는 것이라 봐 주기 바란다.


기왕이면 이 글을 읽기 전에  의약분업 기획기사 1,2,3을 함 디벼서 복습을 하길 권한다. 본지 엽기 독자들 절때루 복습같은 거 안 할거라고 자신있게 생각하고 이 기사 시작한다는건 굳이 밝히지 않겠다.


끝까정 긴장 풀지 말고 눈 비비고 함 바바라.
울 나라 얼매나 기맥힌 하이코메디의 왕국인지 다시 함 느낄 거시다.





도대체 의약분업이 뭐꼬?


의약분업(醫藥分業). 영어론 멀까? 함 한영 사전에서 찾아바라. 메이비, 몬 찾을 거다. 그로케나 중요한 단어가 영어엔 왜 없을까나?


양넘들은 이미 13세기부터 의사와 약사의 직능이 구별되어 있어서 현재에는 이미 관습으로 굳어 있기 땜에 이 말을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게 되어 있다. 무슨 말인고 하니 그들의 의료체계에서는 의사는 환자를 진찰한 후 처방만 하고 약사는 그 처방을 받아서 약을 조제만 해주면 되는 시스템이 법률에다 정해놓고 자시고 할꺼 없이 당근빠따라는 야그다.


의사가 약을 조제한다든지, 약사가 의사 처방 없이 약을 직접 판매한달지 하는 것은 아주 예외적인 경우 이외에는 생각 할 수 없게 돼있단 말이다. 따라서 의약분업 어쩌고 하는 말이 이슈가 될 필요가 전혀 없었던 것이다.


글나. 동양은 다르다. 해방 전까지 울 나라 의료계의 주류였던 한의학은 중국과 마찬가지로 치료라 함은 곧 약에 다름 아니었다. 따라서 진찰하고 처방하는 의사와 약을 조제해서 투약하는 약사의 직능이 구분되어 있는게 아니고 의원이라는 한 개인에게 동시에 체화되어 있었던 것이다.(엠비쒸에서 요즘 하는 드라마의 유의태라는 의원을 보라.) 이걸 유식한 말로 의약 공동 관념이라 한다.


양넘들의 의학에서 치료라는 것과 이라는 거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치료라는 것이 전체 집합이라면 약은 그 중의 아주 일부만을 구성하는 거다. 수술, 시술, 처치, 식이 요법, 운동 요법 등등 약 이외에도 수없이 많은 치료 영역이 있다. 


바뜨. 그러한 서양의학도 울 나라에 도입되면서 전통적인 의약 공동 관념에 녹아버렸다. 따라서 치료는 곧 약이라는 인식은 양의(洋醫)에서도 쉽게 관습으로 굳었고 의사가 처방하고 약사가 약 짓는 분업 체계는 울 나라에 받아들여지지 몬 한 것이다. 그러나, 울 나라서 의약분업이 자리 잡지 못한 것은 의약 공동 관념이라는 전통과 서양 의학의 잘못된 결합뿐만 아니라 좀 더 구체적인 이유도 있다.


해방 이후 6.25를 겪고 난 50년대의 울 나라의 보건의료는 그야말로 피폐하기 그지 없었다. 당시 일인당 GNP는 100달러를 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짐작이 가나? 현재 GNP가 백 얼마인 르완다나 방구라데쉬 정도 생각함 된다. 그러니 무슨 복지고 나발이고 있겠는가. 더군다나 의사의 절대수가 엄청나게 부족했던 시기이다. 당시 현역으로 활약했던 70대의 의사 분의 면허번호가 아마 2,000번대였던 거 같다.(작년 의대 졸업한 의사가 70,000번대 전후다.)


전국의 의사가 기껏해야 2,000명이었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당시의 상황에서는 약사가 당연히 의사의 역할까지 해야만 했고 심지어 의사도 약사도 아닌 사람에게조차도 약방(藥房)이라는 형태로 약을 팔 수 있도록 허가를 해줘야 했던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의약분업이라는 야그는 남태평양 고래 통통거리는 소리외에 암껏도 아니었다. 한 군(
)에 의사 한 명 있고 약국은 읍이나 큰 면에 하나 이쓸까 말까 한데 의약분업이라니... 그러고 나서부텀 울 나라는 의약분업 안 하는 게 관례로 굳어 버린게 되었다.


요런 점 말고도 아직까지 의약분업이 시행되지 못하고 있는 아주 중요한 이유가 또 하나 있다. 사실 울 나라 의약분업에 관한 이바구는 역사가 장구하다. 울 나라 약사법에 의약분업이 처음 원칙으로 등장한 것이 언제인 줄 아는가. 1963년으로 자그만치 36년 전이다. 그러나 무려 36년 동안이나 그 잘난 논의만 해온 상태에서 지금까정 오게 되었다. 내년 7월 1일 자로 시행하면 무려 37년의 준비 끝에 시행하게 된다.


함 생각해 보라. 울 나라 공무원들, 먼 정책 하나 결정하는데 있어서 얼매나 빨리 눈썹 휘날리게 후딱 잘하는가? 그 분야 세계 일등이다. 근데 37년이나 준비를 하시더니 드뎌 내년에서야 한댄다. 이상타. 그치? 그럴 애들이 아닌데. 돌다리를 37년이나 두드리다니. 다리 무너지겠다.


왜 그래쓰까? 이유는 두 가지다.



 60~70년대 울 궁민들 오또케 살았나? 주거라 일만하며 살았다. 언제 의원 가고 약국가고 하나. 빨랑 의원에서 주사한대 맞던지, 후딱 약국에서 약 져 먹던지 해야쥐. 불편하단 소리 당근 나오쥐. 그래서 차일피일 미뤄왔다.


 분업의 당사자인 의사와 약사, 글고 제약회사가 극심하게 반대했다. 왜? 나중에 갈켜주께. 쪼매 기둘리라.


이 단원의 주제가 의약분업의 개념이다. 답이나 정리하고 넘어가자.







Q : 의약분업이 모게 ?

A : 의사는 진단, 처방만 하고 약사는 조제, 투약만 한다. 의사는 약을 팔아서는 안 되고 약사는 진단, 처방을 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감기약을 먹고 싶으면 의원에서 진찰 받고 처방 받아서 다시 약국에 가서 그 처방전으로 조제 받아서 먹어야 한다.

OK. 여그까지. 근데 이거 왠지 밑 덜 닦은 기분이쥐? 글타. 이건 이미 다 아는 얘기다. 또 이것만 가지고는 이 거대한 사회적 논란에 대한 배경 이해가 쉽게 안나온다. 하지만 일단 여기서 출발하자. 그게 이유가 있다.


의약분업을 디비기로 결정하기 전 솔찌기 맴 고생이 좀 있었다. 왜냐고? 서두에 야그했다시피 의약분업은 단순히 의사와 약사의 직능을 다시 재정립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울 나라 보건 의료의 거의 모든 것과 연관된 문제다. 따라서 의약분업에 관해 이해관계에 얽힌 이들도 많고 또 그 입장이 제각각 다양하다. 쉽게 말해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묵사발 되는 수 있다는 야그다.


이렇게 골패는 분야가 의약분업이다. 따라서 억지로라도 의약분업을 위 정의보다 더 정확히 세밀하게 정의할 수는 있겠지만 그래가지고는 먼 말인쥐 얼른 속살에 와 닿지 않는다. 따라서 본 기자 꼴린대로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 독자들이 앞으로 논의를 쭉 따라가다 보면 주위 배경들에 대한 이해가 슬슬 깔리면서 자연스레 훨씬 더 의약분업의 정확한 개념들이 와닿을 것이다. 그게 진짜 개념이다. 죄송하다. 그러나 우짜겠노, 니들이 한 번 더 참아야쥐.


한 가지 분명한 건 있다. 지나가던 시민의 얘기를 함 들어보자.



그게 존 건지 나쁜 건지는 잘 몰르겠는데 마리야, 어쨌든 지금까지는 의원이든, 약국이든 한 큐에 해결했는데 인젠 두 군데를 거쳐야만 감기약을 손에 쥘 수 있단 말이자너. 그거 불편하자나, 씨바야. 돈도 더 들고.


그러타. 불편해질 거시다. 근데 왜 하냐고?


담으로 넘어가서 얘기해 주께.


다음 페이지

Profile
딴지일보 공식 계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