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3.29.월
베를린특파원 크레타
졸라!
지난번 기사 마감 시간이 워낙 촉박하여 날림 공사가 되지 않았나 걱정했는데, 이번 총수님의 멜은 저번보다 한술 더떴슴다. 하루 만에 기사를 날리라니... 아....씨바. 경력 더 쌓아서 딴지일보 노조위원장에라도 한번 출마해야겠슴다. 그래도 딴지 기자 세계는 충성아니믄 삼겹살 테러 (몬지 알려구 하지마. 다침다) 만이 기다리구 있으므로 충성하는 수밖에 없슴다.
부족한 게 많은 본 기자의 국민연금에 관한 기사 이후 예상치도 않았던 많은 독자님들게 격려 멜을 보내주셨슴다. 대부분의 메일이 본 기자에 대한 찬양 일변도 (?) 였지마는 똥꼬 깊숙히 찌르는 날카로운 지적도 있었슴다. 그래서 이번에는 독자님들의 멜에 대한 리플 형식으로 함 해보겠슴다.
(본 기자 울나라에서 실시하려는 국민연금 납입방법, 기간 다 내문 낸 후 어떤 혜택을 받는지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슴다. 이런 정보를 본 기자에게 보내주시면 졸라 감사하겠슴다. )
많은 독자님들이 날려주신 멜을 살펴보믄 담과 같슴다.
멜1: 독일 튀빙겐에서 카톨릭 종교학을 전공하시는 독자님이 독일말로 된 날카로운 멜을 보내주셨슴다 (번역하느라 졸라 고생했슴다). 이 분의 비판은 담과 같슴다.
1. Rentengeld(연금)을 너무 높게 잡았다.
이 부분 본 기자 졸라 고민했슴다. 크레타가 구라만 친게 아닐까 하고... 독일넘들 돈 얼마 받는지 알아내는게 졸라 힘듬다. 그래서, 사회청(?, Sozialamt)에서 근무하는 제 안테나에게 자세히 물어봤슴다.
노후 연금은 지가 일하면서 돈낸 기간 및 월급량 (월급 많이 내믄 연금보험두 많이 내야 함다)에 따라서 지급받는다. 보통 15년 이상 내야 탄다. 그 기준은 표가 빽빽히 들어 있는 졸라 두꺼운 책 한 권이었슴다. 관심 있는 분 직접 구해 보시기 바람다.
특이할 만한 점은 노후연금은 일자리 주는 넘(Arbeitgeber)이 반 이상 부담하게 되어 있다는 검다. 국민 개개인에게만 돈 내라구 강요하는 거와는 근본적으로 다름다.
다음으로는 혜택의 차이는 최대한 줄여놓은 검다. 그래서 당연히 있는 넘들은 손해를, 없는 넘들은 이득을 보게 됨다. 이러한 제도는 연금에만 있지 않슴다. 전편에서 소개들인 모든 제도가 다 그렇슴다. 그 중애 기르는 데 주는돈(Erziehungsgeld)를 보믄 담과 같슴다.
연봉이 약 29,000 DM을 기준으루 이걸 못 넘으믄 2년 넘으믄 6개월 받슴다. 특별한 경우에 더 오래 받을 수두 있슴다. 그리구 연봉이 100,000DM 이상 받으믄 아예 이런 거 못받슴다. 전편 기사를 살짝 보시믄 실업자 귄터가 애를 낳으면 최소한 2년(상황에 따라 연장 가능함다). 마틴 같은 넘은 국물두 없슴다.
또 하나의 예는 유아원 내지 유치원에 대한 것임다. 이곳에서 유아원과 유치원은 3살 기준으로 갈리는데, 맞벌이 부부가 당연시되는 독일에서 필수적인 제도입니다.(우리 나라도 그렇게 되고 있는 걸루 알고 있슴다.)
기양 이런 데 보내믄 보통 1인당 한 달에 600-1000DM(400,000 -700,000원 정도) 정도 내야 함다. 근데 구청에 신청해서 순서를 기다리믄 이게 요상함다. 자신의 수입에 따라 같은 유아원, 유치원에 댕기게 하는데두 내는 돈이 다름다. 만약 한 달에 2,500DM 이하를 받으믄 한 80DM 정도 내면 된다고 함다.
얼마 전 베를린 황색 신문중에 하나인 B.Z 라는 데서 직업별 한 달 수입에 대한 기사가 있었슴다.
1) 요한나 (병리 전문의, 37세, 경력 4년) 월수입: 약 6,800DM 2) 토슨 (상 하수도 배수관, 45세 경력 10년) 월수입: 약 5,500DM 3) 잉고 (소방수, 32세, 경력 5년) 월수입: 약 3,500DM 4) 미스 카렌 (Domina, 도미나: 울 말로 모라 그래야 할지 모르겠슴다. 창녀의 한 종류루 새디즘, 매조키즘 등의 변태 성행위를 해주는 직업 임 다. 36세, 경력 3년) 수입: 기양 100DM 붙터 (한 번에 이 정돈거 같 슴다. 서비쑤 종류에 따라 옵션이 붙겠슴다).
갑자기 이 말을 왜 하냐 하믄 육체노동 직업과 요한나 같은 전문직종의 수입차이가 울나라 보다 적다는 검다. 당근 세금 때매 그렇죠 (미스 카렌은 논외임다).
2. 외국인은 Kindergeld, Erziehungsgeld 등을 몬 받는다고 알고 있다.
한국 부부 애낳기 부분은 제가 아는 한국 부부와 여기서 직장 가진넘 (본 기자임다.)의 경우를 짬뽕해서 만든 예인데, 이 부분은 비자의 등급에 따라서 외국인도 이 돈 받을 수 있슴다. 독일 년넘들은 당근 받지여.
3. 독일 노인네들이 넘 외로워서 이게 넘 심각한 지경이다 (맞게 번역했는지 모르겠슴다).
맞슴다. 이 넘들 지엄마 혹은 시엄마가 집에 찾아와두 전화나 편지루 약속 (Termin) 안 하면 문도 안 열어준다는 한 교포 말씀이 생각남다. 또, 독일서 나구 자란 딸년이 이런 말을 했담다. 낸주 엄마 아빠 늙으면 자꾸 귀챦게 하지 말구 글루 써놔라. 일 끝나구 시간있을 때마다 들러서 읽어보겠다. 뜨악!
내 동료인 토마스한테 물어 봤슴다. 니네한테 가족이 얼마나 중요하냐구. 그랬더니 그넘 하는 말. " 나는 후미진 시골 출신인데, 15년 전만해두 우리 가족은 아주 끈끈했다. 지금은 더 이상 아무 의미도 없다. (gar nix mehr)
사실 이 모든 제도가 그렇듯이 잘 살자구 (돈많이 벌자구가 아니구) 하는 짓인데 삶의 기본적인 단위인 가족이 완존히 해체되고 있는 검다. 길거리에서 할머니한테 말이라두 걸면 졸라 친절하고 좋아함다. 이 할머니들 얘기 시작 하믄 끝이 없슴다. 이런 할머니 할부지들한테 집으로 초대받아 가믄 그날 집에 못 옴다. 그 분들 역사 다 들어줘야 됨다. 이거시 현재 독일의 큰 문제 중의 하나임다. 또한 현재 결혼두 안 하구 애두 안 낳는 풍조가 오래 지속되면서 15년 후쯤엔 연금이 모자랄 거라는 우려의 소리가 높답니다. 그 때는 인구가 줄므로 얼마 안 되는 넘들이 졸라 많은 노인네들을 먹여 살려야 되게 때매 그렇담다.
멜 2: 신나찌 조심하라!
일단 감사함다. 하지만 베를린은 세계에서두 젤루 안전한 도시 중에 하남다 (옛날 서독 지역만). - 아마 드레스덴에 있던 (지금은 브레멘에 있나?) 동료 특파원의 신나찌 기사를 보시구 그러신 것 같슴다. 이 부분 시간나면 한번 본 기자 입장에서 까발려 보겠슴다.
간략히 야그하면 이넘들 (네오나찌, 스킨헤드, 이로케젠 등등)은 우익 보수주의잡니다. 울 나라루 치면 좃썬일보 방우영, 쫑피리 궁무총리, 김유난이, 바콩, 자유총연맹, 중고딩 선생님들이 해당되겠슴다. 얘네들 인터뷰하믄 하는 말 " 나는 독일인임이 자랑스럽다. 내 조국 독일을 정말로 사랑하다." 이검다. 이런 말 하구 댕기믄 나찌로 찍힘다. 울나라 "나는 자랑스런 태극기 아패 우짜고 저짜고" 생각해 보십쇼.
멜 3: 기타 독일 가는데 거기 날씨가 어떠냐, 유학가구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냐는 엽기적인 독자님 (본 기자 여기서 학생 아님다).
니 알아서 하라구 얘기 할 수밖에 없슴다. 날씨는 상상을 초월한다구 보면 됨다. 4월에서 8월까지는 그래두 괜챦슴다. 옛날 MT(요즈음엔 모꼬진가?) 가믄 밤 꼴딱새구 강가 혹은 호숫가에서 배타지 않슴니까? 비두 부슬부슬 내리고 으슬으슬하구. 이런 우중충한 날씨가 일년 내내 계속된다고 보믄 딱 맞슴다. 본 기자 2달 동안 해 못 본 적두 많슴다. 첨 독일에 왔을 때는 졸라 운치있다고 순진한 생각을 했슴다. 이 날씨 격어본 넘 아니믄 모름다. 독일 대부분의 지역이 그런 걸루 알고 있슴다.
유학하고 싶다는 분들.. 아아 유학 상담까정 하게 됐슴다. 독일서는 등록금이 없기 때매 먹구 사는 돈 한 1,000DM(우리돈 700,000원 정도) 있으면 넉넉히 살 수 있다고 함다. 집 값은 기숙사가 250-490DM 정도라구 들었슴다. 한 600DM이믄 괜챦은 집 구할 수 있슴다.
둘이 같이 살믄 당근 싸겠죠? 이곳에 교포가 한 3,000명 산다고 함다. 잘하믄 도움도 받을 수 있을 검다. 이 때 조심할 게 있슴다. 모든 계약(특히 집계약, 돈거래) 할 때는 문서루 남겨야 함다. 그래야 뒤 탈이 없슴다. 집계약 할 때는 계약서가 따로 있슴다. 베를린에는 FU(자유대학), HU(훔볼트-구동독지역), TU(베를린 공대) 세 개의 대학이 있구, 건축, 음악, 미술은 HDK 라는 데가 있담다.
멜 4: 바닥난 국민연금 채울려는 거다는 의견
날카로운 지적임다. 본 기자 거까정은 생각 몬 했었슴다. 새로 확대되는 국민연금이 글루 흘러가지 않는다는 규정 있슴까?
멜 5: 베를린 한국영사관 써비수가 꽝이라는데 까발려 주슈.
이 부분 할말 많슴다. 기회되믄 자세한 기사 올리겠슴다. 한마디루 동네 동사무소 수준이라구 하면 딱 맞슴다. 우끼는 거슨 독일말 할 줄 아는 넘이 거으 없다는검다. 그래서 한국 유학생, 관광객, 교포들 서류 떼주는 일을 주로 함다.
독일말 몬 하는 이유가 몬지 아십니까? 공평하게 2년마다 딴나라루 옮기는데 모하루 배우냐? 이검다. 진짜 우끼구 자빠질 일이 아닐 수 없슴다. 영사관에서 모든지 다 해줄 수는 없슴다. 그러나, 독일에 대한 정보라두 많이 제공해야 될꺼 아님까?
씨바.. 작년 연말 연례 행사루 오페라를 보러 간 적이 있었슴다. 독일 년넘들하구 거의 밤 열두 시가 되어서 집에 오는 지하철을 탔슴다. 근데 앞에 앉아 있던 추레한 중늙은이가 제게 말을 걸었슴다. 한국서 왔냐구. 어 이넘이 한국을 아나? 순간 기분이 좋았슴다. 자기두 한국말 쪼금 할 줄 안다는 거였슴다. 거의 내릴 때가 다되서 그넘이 알파벳으루 글자를 써주면서 이게 한글루 모냐구 물어 봤었슴다. Chuche 아.. 씨바 그 순간 고민했슴다. 이걸 써줘야 말아야 하나. 내리기 직전에 써줬슴다. 주체 라구. 본 기자 내리는데 그 넘이 제게 한 말 있슴다. 김정일 굿이라구요. 으갸갸... 이북넘들 돈 없어서 거의 철수하구 얼마 안 남았담다. 근데두 지네 나름대루의 외교를 하구 있는 검다. 생각 많이 하게 한 경험이었슴다.
이제 노후연금으루 살아가는 한 할머니가 기르는 개(모키)에 대해 잠깐 소개 하겠슴다. 갑자기 웬 개소리냐구 할지 모르겠슴다. 함 읽어 보십쇼..
이 할머니 이제 퇴직한 지두 오래 되구 눈도 나빠져서 운전두 못함다. 잘 걷지두 못해서 플라스틱 목발을 짚고 댕김다. 버스정거장에서 이 할머니가 버스 번호 갈켜 달라구 해서 알게 됐슴다. 할머니와 모키는 아직두 돌아댕기는 걸 좋아함다. 좋아하는 공원까지 갈려면 버스타구 지하철(U-bahn), 다시 전철(S-Bahn)을 갈아 타야 됨다.
그래두 이틀에 한 번 그 공원으로 산책가는데 아무 불편이 없슴다. 모든 버스, 전철, 지하철 모두 개를 데리고 탈 수 있슴다 ( 유모차, 자전거 가능함다 ). 그리고 환승할 때 걷는게 졸라 가깝고 거의 모든 역에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가 있슴다. 버스는 땅에 딱 달라 붙어 있슴다. 여러분들도 울나라에서 낸주 늙으면 잘 돌아댕기실 수 있을 것 같슴까? 본 기자 생각으로는 기양 방구석에 쳐밖혀 있구 동네 마실이나 댕기믄 장땡일 것 같슴다.
위의 예가 적당할 지 모르겠슴다. 하지만 국민연금 제도를 비롯한 사회보험은 세금받아 먹는 넘들이 국민 개개인을 위해서 정책을 세울 때만 가능함다. 또한 국민연금을 비롯한 사회보험의 기초이자 기본은 뒤에 쳐져서 몬 따라오는 넘들에 대한 책임은 졸라 앞에 달려가는 넘들에게 있다는 검다. 이건 배려 내지 동정이 아니구 책임임다.
힘 있구 돈 있는 년넘들은 이런 제도 필요 없슴다. 지 돈으루 더 잘할 수 있으니까요. 짤려서 돈 못 버는 년넘들, 아파서 일 몬 하는 환자, 장애자, 미성년, 여성 등두 똑같은 한나라 국민이기 땜시 그들에 대한 책임은 국가가 져야 하는 검다.
근데 우리는 그럽니까? 암에푸 파고를 몽땅 뒤집어 쓴 사람들이 누굽니까? 힘없는 사람들임다. 망해가는 회사, 은행에는 수조 원을 퍼부으면서 월급쟁이, 노동자들은 마구 짤라내구 있슴다. 작년 한 해 동안 그래두 울 나라에서 잘나간다는 삼쑹전자에서 15% 짤랐담다. 회사 망해서 다 짤린 회사도 많슴다. 그럼 공무원, 장관, 구케으원 나으리들 최소한 20-30% 짤랐슴까? 당근 아니쥐.
김데중 정부가 예정대루 국민연금제도를 밀어부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들었슴다. 김데중 대통령이 "선정중의 선정인 국민연금 정책이 악정으로 비치고 있다" 시면서 국민 홍보에 주력하라구 하셨담다. 김모야 배째부 장관 (이분 뇨잡니까? 남잡니까?) 께서는 내 사전에 후퇴란 엄따 라구 일갈하셨담다. 고 담날부터 비판기사 싹 없어졌슴다. 한겨레까정 돈 잘 걷히고 있슴 기사 올라왔슴다.
마마,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증말 똥꼬털 바래는 일임다. 이름이 국민연금제도면 다 같은 정책입니까? 이 제도는 분명히 졸라 머리좋다구 혼자 생각하는 정부 고관들께서 만드신 정책일 검다. 그럼 그넘들은 국민 연금제도가 전 기사에서 말씀 드린 다른 여러 가지 사회안전망 (빼먹은 것두 많슴다)과 합해져야 그 위력을 발휘한다는 걸 몰랐을까요? 몰랐으면 무능한 넘들이고 알구두 그따우루 하구 있으면 증말 나쁜 넘들임다. 담번에 까발릴 거지만 4년 이상 준비한 의약분업은 준비가 덜되었다구 1년 미루고, 국민연금제도는 기양 밀어부친답니까? 아... 씨바. 대한민국 만셈다.
담 번에는 예고한 대루 의약분업에 대한 기사를 낼까 함다. 아프면 기양 약국가서 어디어디 아픈데요. 하믄 걍 약 지어줌다. 그게 모가 잘못됐는데 그래? 왜 의약분업을 미루면 안 되는지 한번 까발려 보겠슴다. 의견이나 관련정보가 있으시면 지체 마시고 멜 때려 주시기 바람다.
딴지일보 노조위원장을 바라보며 베를린 특파원 크레타
- 베를린특파원 크레타 ( creta@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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