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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3.8.월

본지에 위 비사를 제보한 원작자를 찾슴다.

도대체 누굼까. 당장 정치역사부 기자로 임명함다.







1월 10일 오후 2시 27분.



일본문화개방을 강력히 반대했었던 모 정당의 모 의원이 의사당을 빠져나와서 비서진들과 잠깐 이야기를 나눈 후, 자신의 승용차에 오르려고 하는 순간이었다.


쉬익~~~~~~~~~~~~~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퍽!


" 으윽!!!!!!!!!!!!!! "


승용차에 오르려던 의원이 갑자기 앞으로 꼬끄라졌다. 비서진들의 비명소리...


의원에 등에는 기다란 화살이 박혀있었다. 그리고, 화살의 가운데쯤에 종이가 한장 묶여져있었다.


누군가가 그 종이를 펼쳤다. 종이에는..


[] 라는 글자가 커다랗게 적혀있었다.


 





1월 11일 저녁 7시 10분.

어제 정체모를 화살에 묻어있던 독으로 인해 사망한 의원의 뉴스로 세상이 시끄러웠다. "일본의 병폐"라는 책을 출간해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김 모씨가 한 방송국의 생방송 프로에 출연하기 위해서 방송국에 도착했다.


김 모씨는 대기실에서 혼자 대본을 살피고 있었다.



담당피디 : 곧 방송이니까 준비하세요..


피디가 말을 건내고 급하게 사라졌다. 김 모씨는 일어서서 거울을 보며 옷매무새를 다듬었다. 거울로 뒤쪽의 문이 열리는게 보였다.


저 피디, 성질 한번 급하구만...


이라고 김 모씨는 생각했지만, 오판이었다.


쉬익~~~~~~~~~~~~~ !


퍽!


잠시후, 다시 대기실로 온 피디는 등에 화살이 꽃인채 쓰러져있는 김 모씨를 발견했다. 역시 종이가 하나 묶여있었고, 그 종이에는..


[] 이라는 글자가 크게 적혀있었다.






1월 12일 아침 8시 32분.

이틀동안 연이어 일어난 "화살촉에 묻은 독에 의한 살인사건"으로 나라는 술렁거렸다. 그리고, 종이에 적혀있던 [대] 와 [일] 이라는 두 글자.. 그 글자의 의미와 함께 범인의 신원과 목적 역시 단지 미스테리였다.


조간신문을 덮은 사학자, 최 모씨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이틀동안 두명이 화살에 맞아 죽었다..
한명은 국회의원, 한명은 작가..


어렵지않게 둘의 공통점을 최씨는 알아낼수 있었다. 둘 다 일본을 강력하게 비난하던 사람이라는 것.


한국과 일본의 고대사를 연구하고 있던 최 모씨는 왠지 이 살인사건이 일본과 관계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쉬익~~~~~~~~~~~~~~~!


챙글랑~~~~~~


퍽!


밖에서 거실의 창을 깨고 날아온 화살에 최 모씨는 쓰러졌다. 요란한 소리에 놀라 달려온 그의 아내에 의해 경찰에 신고됐고, 달려온 경찰들은 떨리는 손으로 화살에 묶인 종이를 펼쳤다.


[]


종이에는 그렇게 적혀있었다...


 





1월 13일 저녁 9시.

국민들의 관심은 온통 3일간의 연쇄살인사건에 집중되었다.


세장의 종이에 각각 적혀있던 [대], [일], [본] 이라는 글씨와..
사망한 세 명이..


일본문화개방을 강력히 반대해왔던 국회의원..


"일본의 병폐"라는 책으로 일본 내부의 썩은 모습을 실날하게 파했쳤던 김 모 작가.. 그리고, 일본의 고대사를 연구하며 일본이 한민족의 후예임을 주장하던 사학자 최씨라는 점에 의해서 국민들의 분노는 상당했다.


일본인이나 친일주의자들에 의한 살인이라는 주장과 두 나라의 연대를 훼방하기 위한 북한의 술책이라는 의견등이 나오면서 더욱 사건을 오리무중으로 몰고갔다.


한편, 일본측에서는 아무런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었고...


뉴스를 전하는 앵커의 입술도 분노로 떨리고 있었다. 앵커의 모습을 담담히 잡고있던 카메라맨이 셋트 뒤쪽에서 움직이는 뭔가를 발견했다.


사람이었다.
먼 옛날에서 온듯, 커다란 활을 든 사람이었다!


카메라맨은 놀라서 순간적으로 소리쳤다.


" 저 놈이닷!!!!!!!!!! "


고함소리에 놀란 앵커는 대본을 읽다가 뒤를 돌아봤고, 눈치빠른 스텝들이 카메라맨을 따라서 셋트뒤로 뛰어갔다. 9시뉴스 중에 갑자기 발생한 돌발사태로 뉴스를 지켜보던 국민들도 긴장하며 상황을 지켜봤고, 앵커를 향해 화살을 겨누던 그 괴한은 놀라서 뒤로 달아났다. 하지만, 곧 방송국 스텝들에 의해 그 괴한은 붙들렸다.


급박한 상황이어서 모두 깨닫지 못했지만, 그 괴한의 걸음걸이는 그다지 빠르지 않았다. 다른 카메라들은 연쇄살인범의 체포를 생생히 전달하기 위해 분주했고, 누군가가 괴한의 멱살을 붙잡았다.


괴한은 이상한 말을 중얼거리고 있었고, 눈은 촛점을 잃고 있었다. 뉴스앵커가 괴한에게 다가가서 그의 손에 들려있던 화살을 낚아챘다. 화살에는 역시 종이가 한장 묶여있었다. 수많은 시선들이 그 종이로 몰린 가운데, 앵커에 의해 종이는 펼쳐졌다.


그 종이에는..


 


[] 라고 적혀있었다!!!


 


경찰은 "대일본드"에 의해 환각된 범인의 무모한 살인으로 사건을 종결시켰다...


 


본드는 환각작용이 있다. 멀리 하자.
일본문화 역시 환각적이고 중독성이다. 정신 차리자.


 


 



- 본지에 위 비사를 제보한 원작자를 찾슴다.
도대체 누굼까. 당장 정치역사부 기자로 임명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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