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편 (1)
인도의 화장실문화에 대해서는 왠만한 딴지독자라만 다 알거다. 똥누고, 뒤처리시 왼손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그런데 뒷처리한 왼손을 어케 처리하는가 하는 점을 모르는 분이 의외로 많다.
인도 화장실에는 변기 주위에 항상 수도 꼭지가 있다. 좀 괜챦은 호텔이나 우리나라 여관쯤 되는 곳에는 수도꼭지 밑에 맥주 500CC 잔같이 생긴 컵이 놓여 있다. 우리 일행중 한 넘이 화장실에서 이빨을 딱고 아무생각없이 수도꼭지 물을 틀어 그 문제의 맥주컵에 물을 받아 양치질했다. 본인은 그 말을 듣는 순간 먹던 라면을 몽땅 뱉어야 했다. 왜냐? 그 문제의 맥주컵은 뒤처리한 왼손을 씻기위한 컵이기 때문에.
인도인은 그 맥주컵 물 한잔이면 뒤처리한 왼손뿐만 아니라 건데기가 남아 있는 똥고털까지 샤워할 수 있다고 전해진다. 존경스런 넘들.
사설이 길었다. 인도의 변기를 알려주겠다. 인도도 우리처럼 쪼그려쏴가 전통적인 변기 양식이다. 그러나 인도의 변기도 양변기의 영향을 받은 양변기 비스므레 한 것이 있다. 양변기면 양변기지 왜 비스므레냐? 인도는 자존심의 나라다. 양변기를 들여와도 똑같이 들여오지 않았다.
인도의 양변기는 일단 높이가 낮다. 껏해야 30 센치에서 40센치. 종아리 높이다. 그리고 양변기의 앉는 부분이 꼭 오리발처럼 생겼다. 즉 양변기의 양쪽 허벅지 닫는 부분이 오리발 처럼 넙적하게 생겼고 그 넙적한 부분은 빨래판처럼 우들두들한 미끄럼 방지 턱이 있다. 이게 왜 있냐?
인도의 양변기는 쪼그려쏴와 앉자쏴를 병행할 수 있는 구조인 것이다. 즉 걸터 앉아 쏠 놈은 앉아 쏘고, 미끄럼 방지턱에 양발 올려놓고 쪼그려 쏠 놈은 쪼그려 쏘게 만들어 놓은 것이다. 가증스럽도록 엽기적이다.
양변기를 들여와도 자기네 체질에 맞는 쪼그려쏴를 지원할 수 있도록 개조한 것이다. 이렇게 쪼그려쏴를 고집하는 인도의 양변기는 그 이유가 있다. 일반적으로 동양인의 똥꼬조임근육(일명 괄약근)은 서양인의 그것보다 2-3배 강하다고 한다. 따라서 양변기에 앉아서 일보는 것은 일반적인 동양인에게는 명랑한 배변을 저해할 소지가 매우 높다.
잔뜩 쪼그리고 앉아서 최대한 괄약근을 벌려줘야 양넘보다 강한 괄약근의 똥꼬근육을 충분히 이완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본인도 주워들은 얘기기 때문에 사실확인을 위해 멜을 쎄린다거나 하지 마시라. 딴지 한두번 겪어보시나들.
그러나 이 글을 읽은 독자분도 양심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시라. 양변기에 앉아서 등을 똑바로 펴고 다리 꼬고 앉아 일보는 사람이 몇이나 되는가.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양변기에 앉아서 허리를 푹 숙이고, 머리는 꺽어 가랭이 사이에 밀어넣을 듯 최대한 자세를 낮추고 일을 볼 것이다. 혹시 나만 그런가.. 씨바 엄마한테 물어봐야지..
하여튼 적어도 힘주는 시점에는 대부분 이런 요상한 자세를 취할 것이다. 이런자세를 취한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주저 없이 쪼그려 쏴를 권한다. 그게 명랑배변에 좋다. 이거 거의.. 과학적일지도 모른다.
어째거나, 인도에서 이런 양변기를 사용하시게 되면 주저하지 마시고 양변기 위에 올라가 쪼그려 쏴 자세를 취하면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쪼그려 쏴야할 이유가 한가지 더 있는데, 우리 민족의 평균 히쁘짝 사이즈를 감안할 때 인도에서 양변기식 자세로 앉았다가는 기냥 쑬렁 빠져서 변기에 낑겨버리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거의 허리까지 잠긴다.
마지막으로 꼭 휴지를 지참하시라. 인도의 화장실에서는 절대 휴지가 없다. 그 문제의 맥주컵과 수도꼭지만 있을 뿐이다. 아까 언급한 양치질한 넘이 인도의 문화를 배워보겠다며 일부러 휴지를 안들고 화장실에 갔다 왔다. 우리는 3일간 그넘 왼손을 비니루에 격리수용했다.
끝으로 인도인의 왼손은 항상 조심하시라. 왼손 손톱 밑에 낀 때의 80 ~90 %는 똥찌거기가 틀림엄따...
- alibaba@samsu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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