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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파악]The Man Separator Ver1.0


2007.06.7.목요일


 
"걔는 얼굴은 좀 별론데, 착하고, 성격도 활발하고, 재미있고, 집안도 좋고, 매너도 좋아."


"걔는 착하고, 성격도 활발하고, 재미있고, 집안도 좋고, 매너도 좋은데.....못 생겼어."


이 두 가지 설명법의 차이를 느끼시겠는가?


전자의 경우는 전통적으로 남자들에게 적용되던 기준이다. 그동안 남자의 외모는 다른 것들(학벌, 재력, 집안, 성격, 근력, 길이, 굵기, 테크닉......)로 충분히 커버가 가능한 부가적인 조건으로 여겨졌다. 특히 잘생긴 남자는 소위 얼굴값을 한다는 일종의 방해공작을 널리 유보해 대중의 기피심리를 형성하고, 얼굴,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식의 내실주의(內實主義)이데올로기를 유지하는 데에 성공해 왔던 것이다.


반면, 여자에게는 후자의 기준이 지배적이었다. <내 사랑 못난이>라는 노래를 히트시켰던 가수 윤종신의 배신행위에서도 여실히 드러나듯, 다른 조건들이 아무리 훌륭해도 최후의 결정은 결국 외모라는 사실은 수많은 여성들을 좌절시키고, 한국에 성형열풍을 불게 만드는 것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부르투스..너 마저..


이런 풍토가운데서, 여성들은 잘생긴 남자를 밝히면 왠지 성숙하지 못한 사람이라는 죄책감에 시달려야했고,  자신의 외모를 돌보지 않으면 기본적인 자기관리가 안 되는 사람으로 낙인찍혀 버리는 외모에 대한 이중기준에 속박되어 있었다.


이것은 사실 한미FTA에 비길만한 불공정거래다. 남자가 여자의 외모에 집착하는 것은 당연한데, 여자는 남자의 외모에 큰 비중을 두면 안 되지만, 자신의 외모는 잘 가꾸어야 한다는 이 일방적인 룰은, 결국 "남자들은 외모에 신경 쓰지 않겠다. 메롱!"으로 요약되는 것을 복잡한 말들과 흑색선전, 공포분위기 조성을 통해 그럴듯하게 만들어 놓은 것이다.


그러나 세상이 바뀌었다.


물론 위와 같은 룰들은 키치적인 감수성과, 이데올로그들의 담론양산을 통해 아직까지도 그 세를 떨치고 있다. 하지만 근 몇 년 동안 세계적인 흐름을 통해, 남자들의 美에 대한 인식이 점차 변함에 따라, 남자들이 예뻐지기 시작한 것이다.


혹자는 이를 두고, 자본주의의 농간에 놀아난 이들의 외모지상주의확장판이라며 비난 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이 몸을 가지고 살아가는 존재인 이상, 주제 사라마구의 소설처럼 모두가 눈이 멀지 않는다면, 어떻게든 외모에 대한 기준 같은 것이 생기기 마련이다. 오히려 문제는 다양한 기준들, 그리고 각자의 미적 자의식에 따라서 이런 것이 정해지는 가이며, 이런 것들을 깡그리 무시하고 금욕적인 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유사 파시즘적 발상에 다름 아니다.


어쨌든 그간 외모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건 내면이다라는 식의 구차한 변명으로 삐져나온 코털과 신사양말+스포츠샌들조합을 고수했던 이라면,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는 고대의 격언을 생각하며 바야흐로 각성해야할 때다. 그러나 갑작스런 변화는 정체성의 혼란을 야기하는 법. 이에 본 기자, 남성들에게는 현재 자신의 위치와 나아갈 방향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는 동시에, 여성들에게는 자신의 입맛에 맞는 타입을 찾을 수 있는 메뉴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본 남자 분류표를 작성하는 바이다.




전통적인 분류법 중에 하나이다. 용모가 수려한 남자를 일컫는 말로 사용되는데, ‘예쁜’보다는 ‘잘생긴’정도의 뉘앙스로 생각할 수 있다. 클래식한 남성성은 고이 간직하고 있지만, 거칠지 않고 잘 정돈되어 있는 느낌이며, 왠지 모르게 싱겁거나, 바람둥이 일 것이라는 선입견을 떨쳐내기 어려운 부류이다.



그러니까..이런느낌?...



He is hansome But...Need more salt&pepper




전대미문의 넓은 바운더리를 가지고 있는 분류법이다. 호남(好男)이라는 한자어가 말해주듯이, 넉넉한 마음 씀씀이를 가지고 있을 것 같은 좋은 인상이 주요한 포인트며, 미남보다는 훨씬 더 남성성이 강조된 타입이다.


뭇 여자연예인들의 결혼대상으로서 제1조건이 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언론과 지명수배전단 등에서 호남형으로 지칭한 남성들의 사진을 비교해 볼 때 사실은 딱히 잘 생기진 않은 사람에게 예의상 붙여주는 말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가는 말이기도 하다. 특히 추남형, 쫌팽이형 등의 관용어가 없는 관대한 우리말 체계를 생각해 볼 때 미남을 뺀 모든 남자들을 지칭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최상의 조합은 호남형-재미교포-사업가의 경우이지만, 이런 외모자체를 선호하는 매니아층도 나름대로 존재하는듯하다. 



호남형이라 하면 나도모르게 떠오르는 이분..



결국 신애씨도 호남형의 품으로..





미(美)남 앞에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사물인 꽃이 붙었다. 이제 바야흐로 ‘예쁜’의 수식어를 사용할 수 있는 남자의 등장이다. 앞서 나온 전통적인 부류들에 비하면 훨씬 가느다란 선과 더불어 일종의 ‘관능미’(육체미가 아니다)를 가지고 있는 부류들로서, 이들에 대한 여성들의 적절한 반응으로는 약 10m정도의 거리에서(심정적으로는 1m내외로 접근하고 싶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손을 파르르 떨며 침을 꼴깍 삼켜주는 것이 되겠다.



징계위원회 회부


순정만화의 주인공들이 주로 이 부류에 속하는데, 가끔씩 세상에 현존하는 반칙을 범함으로서, 많은 이들에게 자괴감과 선망을 동시에 가지게 만들곤 한다. 참고로 꽃미남이지만 성격과 눈매가 차가운 이들을 일컬어 ‘냉미남’이라하는데, 이들 역시 폭발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비록 만화지만 냉미남하면 빼놓을 수 없는 최유기의 삼장




꽃미남의 Young버젼이라고 할 수 있다. 미소년의 범위는 매우 야박해서 오로지 10대 후반까지만 인정되는데, 꽃미남이 농후한 요염함을 발산하는 주체라면, 미소년은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매력을 발산하는 주체다.



이건 영구제명 감이다....


미소년의 경우 두 개정도의 큰 갈래가 존재하는데, 반짝이는 눈망울과 순진한 행동들로 키우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키는 큐트파와 거친 행동과 반항적인 눈빛으로 따뜻하게 어루만져주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키는 반항아파가 그것이다.



괜히 붕대라도 감아주고싶은 반항아형



누님들의 애간장을 끓이는 큐트형


주로 아이돌 그룹등지에서 많이 서식하는 이들은, 세상물정 잘 모르는 어린 아이들의 대책 없는 선망과, 세상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몇몇 누님들의 농염하고 끈적한 지지를 동시에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중년이라는 나이와 미()는 공존이 어렵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특히 아저씨로 대표되는 중년남성의 이미지는 배바지와, 복부비만, 민폐로 점철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매우 드물게 중년의 중후함과 철저한 자기관리를 통해 깊은 매력을 만들어내는 이들이 존재한다.



미중년의 불모지에 새로운 역사를 쓰고계신 백선생님


이들에게는 젊은 남성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긴장과 흥분은 적지만, 세상을 오래 살아온 자로서의 통찰과 편안함이 있으며,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만 같은 여유도 있다.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이 부류를 지지하는 여성들의 경우에는 그 매력을 ‘’에 곧잘 비유한다고 한다.



중년계의 섹시 다이나마이트 제레미 아이언스




완전 소중한 남자의 줄임말인 완소남은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표현이다. 똑같은 밥 먹고 자랐던 사람으로서는 너무나도 억울한 국내외 스타들에게 주로 붙는 수식어이며, 일반인에게 사용되는 경우는 드물다.



세계 완소남 1위에 당당히 선정된 잭 선장님




팬클럽 등지에서 먼저 쓰이다가 세간으로 확대된 것으로 보이며, 완소남이라고 불리 우는 집단과 일반인들 사이에는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 존재한다고 한다.



세계랭킹3위, 동양인 중에는 1위 였던 오다기리죠



역시 최근에 등장한 표현으로 ‘(잘생기진 않았지만)보면 훈훈한 남자’의 약어다. 훈남 역시 알 수 없는 선정기준과 바운더리를 가지고 있는 복잡한 표현인데, 조각 같은 몸매에, 칼날 같이 날카로운 콧날을 가진 이들을 훈남이라 지칭하는가 하면, 순박하고 보면 볼수록 정이 가는 얼굴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도 훈남 이라는 칭호를 붙여주곤 한다.



훈남의 대표주자 박지성(긍정적인 의미에서)


이는 호남형에서 읽을 수 있었던 온정주의적인 정서가 더욱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며, 많은 이에게 삶의 희망을 품게 해준다는 점에서 매우 관대한 표현이라 할 수 있겠다.



나는 관대하다.....





그 명칭에 있어서 대체 지하철과 섹시남이 무슨 관계가 있는가에 대한 강한 의문을 불러일으킨 바 있는 메트로 섹슈얼은, 게이의 문화를 받아들인 이성애자 남성정도로 정의할 수 있다. 패션, 자기관리 등 외모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나아가서는 여성성의 긍정과 감정의 중요성과 같은 가치들을 받아들여 자신의 삶에 적용해 나가는 이들이다.


물론 지나치게 소비지향적인 방향으로 끌려가고 있는 세태에 대한 비판이 없지는 않으나, 이들의 활약이 남자들이 예뻐지기 시작한 것에 중요한 단초를 제공했다는 것은 고무적이라 할 만하다.



뛰어난 축구실력 + 재미있는 외모 = 신은 공평하시다!



아닌데?(피식)




위버섹슈얼은 자연스러움과 따뜻함, 그리고 강함과 부드러움의 조화를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고 이야기되는 부류다. 메트로섹슈얼과 마초의 중간쯤에 있다고 할 수 있는 이들은, 지나치게 화려하지 않으며 진중한 분위기를 지니고 있는 이들이다.



이 분야의 대표인사 조지클루니, 이름과 인기의 상관관계는...


이러한 사실 때문에 이들을 제대로 음미하기 위해서는 인생의 풍파를 어느 정도 격어 낸 성인여성이 적합하다 할 수 있다. 실로 위버섹슈얼로 지칭되는 이들의 지지층은 20대와 30대 사이에서 두텁게 형성되어 있다.



한국에는 홍반장이 있습니다.




넘지 못했던 선을 넘은 새로운 종족 되겠다. 여성의 패션과 헤어스타일, 악세사리 등을 패션으로 차용하는 이들로서, 소위 말하는 드랙퀸(여성 옷을 입는 것을 즐기는 남성)과는 다르며, 다만 여성스러운 스타일을 추구하는 것이다.



달랑거리는 십자가를 대 유행시킨 공길



현존하는 분류 중에서는 가장 남성성에서 동떨어진 이들이라 할 수 있으며, 섣불리 도전했다가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어색함만 느끼면서 차갑게 식어갈 수 있기 때문에 적정수준 이상의 패션센스와 곱상한 외형을 가진 이들이 아니면 권장하기 어려운 스타일이라 하겠다.



부적절한 예...




어떠한 범주에도 속하지 않는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 이들이다. 이들에 대한 선호는 대체로 극과 극으로 양분되는데, 정작 본인들은 그러거나 말거나 살고 싶은 데로 살아간다. 이 부류의 사람들은 어차피 세상이 어찌되건 별 상관을 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대신 걱정해줄 필요도 없다.



누가 노홍철을 걱정할 수 있는가!



일본의 방송인 하드게이 이분은 심지어 결혼도 했다(게이가 아니다)


자, 여기까지 왔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포지션을 찾지 못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벌벌 떨면서 다음 주에 등장할 Negative List를 기다려보자.


P.S 근데 뭐...꼭 이렇게들 안 생겨도 잘들 산다, 너무 걱정마시라



 


딴지 여성시력보호운동본부
쿠르세(curse13@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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