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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신고]공안당국 내에 주사파가 있다 
 


2008. 3. 3. 월요일


 




왕년의 매카시는 자신의 호주머니 안에 국무성에 침투한 205명의 공산주의자들의 명단이 들어 있다고 호언하면서 매카시 선풍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그는 끝내 그 명단을 보여 주지 못했다. 아니 애초에 그런 명단 따위 없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나 역시 국정원 안의 주사파 명단을 갖고 있지는 못하다.  하지만 분명히 그 의심을 제기한다. 국정원 안에는 분명히 주사파가 있다.  나아가 경찰청 보안수사대나 기타 공안 당국에는 분명히 주사파가 있다.  아니고서는 이렇게 헌신적으로 주사파를 돕지 못한다.   이런 식으로 눈물겹게 주사파를 보위하지 못한다.


요즘 실적이 부족하다는 인수위의 호통을 받아서인가 연초부터 공안당국의 발걸음이 잽싸다.  그리고 전임 대통령이 박물관행 딱지를 부쳤지만 끝끝내 공안당국의 신주로 남은 국가보안법이란 이름의 개가 다시 이빨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빨치산 추모제에 아이들을 데리고 갔다고 해서 교사를 구속시켰고 10년 동안 수배되어 있던 범청학련 남쪽본부 의장인가 누군가를 30명이 덮쳐서 끌고 갔고 북한을 찬양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고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회원을 물어뜯었다. 


나는 위에 열거된 사람들이 어떤 사상을 지녔는지는 알고 싶지도 않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또한 그들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사상의 자유를 기본 사양으로 지닐 권리가 있는 이들이며 그들이 동네 고목나무를 섬기든 수령님을 섬기든 국록 먹는 인간들이 개입할 이유는 추호도 없다.


빨치산은 추모되어서는 안되는 존재인가?  남에서도 처참하게 짓밟히고 북쪽으로부터는 비참하게 버림받은 그 비운의 존재들에게 추모의 념을 안기면 서해 5도가 인민군 손에 넘어가기라도 하는가?   개성공단이 팡팡 돌아가는 마당에 10년 전에 대학생 하나 북에 보냈다고 10년간의 도바리 청춘을 보내야 했던 사람을 30명씩이나 동원되어서 잡아갈만큼 공무원 할 일이 없는가? (이명박 말이 맞긴 맞나보다) 북한 찬양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리면 탈북자가 1개 사단 규모로 거주하는 한국 사회에서 북한 열풍이 허리케인처럼 밀어닥칠까?  


아니다 전혀 아니고 백만 열여덟 번 아니다.  내가 국정원을 위시한 공안당국에 주사파가 암약하고 있다는 의심을 품는 것은 바로 그 지점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보안법이라는 이름의 도사견이 설치기 시작하면 가장 큰 힘을 얻는 것이 다름아닌 주사파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땅에 메다꽂히면 힘을 얻는 그리스 신화의 괴물 안타이오스처럼 탄압을 먹고 사는 종족이며 인간의 뇌를 검열하겠다는 도사견이 설치면 설칠수록 생명력을 무럭무럭 키워 가는 독특한 생명체다.  도사견의 존재는 그들의 속내를 숨기는 최고의 핑계이며 도사견을 때려잡자고 외치며 동조자를 구하고 도사견과의 싸움에 모든 것을 희생시킨다.   남의 집 담을 넘다가 도사견에 물려도 도사견에게 물렸기 때문에 도둑질을 인정할 수 없다고 우기던 모습을 공안당국도 익히 보지 않았던가.


그런데 왜? 도대체 왜 국가보안법이라는 도사견에게 스테로이드 주사를 놔 주는가.   왜 목줄 매어져 있던 개를 풀어 사람을 물어뜯음으로써 모처럼 숙주를 잃고 허둥대는 (민주노동당 분당) 에일리언들에게 신선한 링게르를 꽂아 주는가 말이다.  그래도 어려운 공무원 시험 통과해서 들어간 사람들일 테고, 요즘 대학가에서 국정원도 하나의 고시라던데 지능이 모자라 그렇지는 않을 테고, 그렇다면 남는 것은 공안당국 내에 암약하는(?) 주사파의 존재라는 결론에 닿을 수 밖에 없지 않은가.  아니라면 자신들의 실적과 저쪽의 소생을 교환하는 적대적 공생의 성립이든지.....이리도 적절한 타이밍에 찰지게 이뤄지는 철천지웬수들간의 상부상조를 나는 본 적이 없다.   들은 적도 없다.  


공안당국은 즉각 주사파 소생술을 정지하라.  대학생 하나 이북에 보냈다고 10년 수배를 겪어야 했던 청년을 석방하고 아버지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한 딸들에게 돌려 보내라.  그리고 취직이 어려울 테니 개성공단 관리인 자리라도 주선해서 조국의 반쪽과 뜨겁게 조우하게 하라.  북한 찬양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는 이도 석방하라.   대한민국에는 종교의 자유가 있지 않은가.  남쪽에게서 쌀도 비료도 돈도 넙죽넙죽 받으면서도 죽어도 공화국 하늘에는 태극기가 휘날릴 수 없다는 속 좁고 아둔한 교주일망정 그를 찬미하고 그 교시를 암송함으로써 종교적 엑스타시에 빠져 쏼라쏼라 방언을 하고 전도에 나서는 것은 대한민국의 헌법이 인정하는 종교의 자유이다.  정명석이 아무리 나쁜 놈이라 해도 그에게 열광하는 이들을 처벌할 수 있는가. 


왜 헌법까지 무시해 가며, 종교의 자유까지 짓밟아 가며, 북한으로부터도 역시 버림받았던 빨치산, 그 총수 이현상 경우는 북한의 지시로 사살되었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그 기막힌 산사람들의 소박한 추모까지 뒤집어 엎으며 주사파를 돕는 것인가. 그리고 킹콩을 두려워하면서도 섬겼던 어느 섬의 원주민처럼  국가보안법을 증오하면서도 그 그늘에서 안식처를 구하고 있는 주사파들을 왜 띄워 주는 것인가.  


국가보안법 철폐하라.  그것은 인간의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물어뜯는 야만의 도구이며 그 존재 자체로 해악이고 그 몸짓 전체가 저주이다.   공안당국 내의 주사파 내지 그 적대적 공생자들에게 경고한다.   야만으로 야만을 키우는 일을 즉각 중단하라.



산하(nasanha@dreamw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