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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편에서 세계적 ‘동시다발적 인식의 대변환’의 역사적 사례와 코로나 국면 속에서 방역에 성공적 대처를 하고 있는 세계 속 우리의 위상 그리고 2016년 촛불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의 우리의 모습에 대해서 알아봤다.

이번 편에서는 촛불혁명 이후 변화된 우리의 모습과 거기에 코로나 국면까지 거치며 예상치 못한 혁명적 변화까지 맞이하게 된 우리의 모습을 다루며, 마지막에 변화된 우리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어떻게 나아갈 수 있을지까지 예상해본다.

이번 편도 기사가 약간 길 수는 있겠으나, 막상 읽어보면 재미있는 기사이니 모두 즐겨주시길.

저번 편을 못 보신 분들은 저번 편을 보고 오시길 추천한다.

< [포스트 코로나19]인식의 대변환 1: 촛불혁명 전까지 링크 >  



촛불혁명 이후, 우리는

오리엔탈리즘을 뿌리 깊게 내면화한 우리 스스로의 족쇄가 조금씩 풀리기 시작한 순간이 있었다. ‘촛불혁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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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혁명을 지나오며 우리는 아무 피도 흘리지 않고 유례없는 평화로운 탄핵, 정권교체를 이뤄내었다. 그 과정에서 질서정연한 모습, 여러 가지 공연, 국민들끼리 소통 등이 어우러지며 다 같이 즐기는 시위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폭력과 함께 험악한 분위기만이 조성되는 다른 나라의 시위에서는 볼 수 없는 새로운 시위의 형태였다. 성숙한 민주주의에 세계가 주목했고, 우리의 의식 속에서 서서히 민주주의 수준에 대한 자부심이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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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탄소년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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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준호 감독과 영화 '기생충' 배우들 >

 

비슷한 시기에 K-팝이 전 세계로 진출하고 그 과정에서 싸이와 방탄소년단 같은 아시아권을 뛰어넘는 세계적 스타들이 나왔다. 뿐만 아니라 K-드라마, 특히 K-영화인 기생충이 세계 영화계를 휩쓸면서 높아지는 대한민국의 위상과 함께 촛불혁명 전까지 뿌리 깊게 우리 속에 내재되어 있던 족쇄가 점점 지워져 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며 대한민국의 세계관에도 변화를 꾀하기 시작했다. 신북방정책, 신남방정책을 추진하며 G2라는 미국과 중국의 영향력 속에서만 갇혀있던 대한민국이 탈출을 시도하며 세력 확장을 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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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 파이낸셜뉴스20th >

 

출처 - < 경인일보 >

 

신북방정책과 신남방정책의 추진과 성공적으로 개최된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미국, 중국, 일본 + 러시아 정도만을 외교대상 국가로 생각하던 우리 국민들의 세계관에 서서히 기지개를 켜라 말하며 우리 내면의 족쇄를 푸는 데 일조했다.  

 

-신북방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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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남방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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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 외교부 >

 

 

코로나 사태 속, 우리는 (의식 편)

이런 과정에서 마침내 터진 게 코로나 사태이고, 이 코로나 사태에서 세계 속에서 칭송받는 독보적인 대한민국의 대처를 보며 나는 마침내 코로나 사태가 끝난 후 우리 국민들의 의식은 촛불혁명 전과는 완전히 달라져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타국 국민들의 대한민국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함께 우리의 인식의 변화 또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것이다.

이 과정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이 있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우리의 민주주의, 시민의식, 문화가 예전보다 성장했다, 발전했다 정도의 과거 우리와 비교하는 인식만이 팽배했었다면,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 전 세계 타국들의 대처를 보면서 ‘선진국’이라 불리는 국가들과 우리를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 비교 속에서 우리가 ‘선진국’이라 칭하며 우러러만 보던 국가들의 과학기술, 사회시스템, 의료 수준, 의료여건, 시민의식, 민주주의 투명성, 사회 인프라, 정보 기술 등 여러 면에서 국가 전반적인 수준을 낱낱이 볼 수 있었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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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서울신문>

 

이와 함께, 실제 실력보다 우리 스스로도 저평가하고 있었던 우리의 파워와 수준을 제대로 평가하고, 감히 대적하지 못할 상대라 여기며 칭송하던 국가들이 우리에게 재평가되고 있다.

여기서 영화 <기생충>에서 배우 최우식 씨가 한 대사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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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이란 게 뭐야. 앞으로 치고 나가는 거야. 그 흐름을, 리듬을 잃으면 완전 꽝이야. 실전은 기세야, 기세.”

그렇다. 경쟁의 사회에서 기세란 어떤 면에서는 실력보다도 더 중요한 요소를 차지한다. 투쟁의 본능이 살아있는 격투기 시합에서도 (실력 차가 너무 나지 않는 한) 기세에 밀려 몸이 굳는다면, 실력이 더 좋아도 질 수밖에 없다.

코로나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성공적인 국가이긴 하나 그래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체감하지는 못하겠지만, 이미 우리는 기세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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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세계의 시스템은 서로 협력도 하지만 본질적으로 국가 단위로 나뉘어있고 서로 경쟁하는 구조이다. 사실상의 제로섬 게임, 어느 한쪽이 흑자를 내면, 다른 한쪽은 적자를 낼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경쟁의 세계 구도 속에서 여러 국가들을 다방면으로 실력 비교를 해보며 우리의 위치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이번 코로나 사태였다.

우리는 저평가했던 우리의 위치를 제대로 파악하며 이 지독한 내면의 오리엔탈리즘을 깨버리고 여태껏 으레 쫄며 ‘선진국’이라 우리 스스로 불렀던 국가들 앞에서조차 가슴 당당히 펴고 맞설 수 있는 혹은 내려다볼 수 있는 깡다구를 갖게 된 것이다.

 

 

코로나 사태 속, 우리는 (현실 편)

혁명을 성공하기 위한 기본 조건은 ‘동시다발’이다. 우리의 역사를 되돌아보자. 국민의 뜻을 곧바로 관철시킨 것을 성공의 기준으로 본다면, 5·18 민주화 운동은 성공하지 못했고, 4·19혁명과 6월 민주항쟁은 성공했다.

 

그 차이에는 ‘동시다발적 혁명’이 있었다. 일부만 변해서는 전체 구도를 바꿀 수 없다. 전체 구도를 바꾸기 위해서는 전체의 인식 변화와 행동이 있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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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항쟁 >

 

현재 세계에서 대한민국에 대한 인식은 동시다발적으로 변화되었고, 되는 중이다. 이러한 기회는 신대륙 발견, 산업혁명, 세계적 전쟁 정도 규모의 빅 사건에서나 일어나는 일이다. 이 ‘동시다발적’ 인식의 대변환은 그 정도로 중요한 의미이다.

앞에서 우리는 기세를 탔다고 했다. 기세와 더불어 위상도 변하고 있다. 이 기세의 흐름을 잃지 말고, 기회를 잡아 밀고 나아가야 한다. 그래야 현재 세계 구도의 판을 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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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있는 곳이 달라지면 풍경도 바뀐다. 서 있는 곳이 달라졌는데, 서 있는 곳이 달라진 줄도 모르고 계속 같은 풍경만 보고 있다면 성장은 있을 수 없다. 공부든 운동이든 수준에 맞는 체계적 훈련이 중요하고,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포인트는 ‘수준에 맞는’이다.

지속적 성장 혹은 획기적 성장의 조건 중 하나는 지금 내 수준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전례 없던 코로나 사태를 전 세계적으로 맞이하며 대한민국의 달라진 위상 덕에 국뽕에 취해있는 건 좋으나 코로나 사태는 언젠간 끝나기 마련이고, 그 이후에 달라진 위상을 어떻게 잘 활용하여 기세를 몰고 갈 수 있을지를 고민해봐야 한다. 위상이 달라졌음에도 전과 같은 곳을 보며 간다면 지금의 절호 기회는 활용할 수 없다.

기세를 잡았을 때, 미래를 위한 준비를 어떻게 하냐에 따라 미래를 좌우한다는 것은 저번 편의 역사적 사례에서도 보았다. 그 사례들에서는 서서히 변해갔지만, 현대 몇 년의 변화 속도는 과거의 몇백 년보다 빠르다. 그만큼 대처가 빨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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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껏 우리는 세계 속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라고 불리는 저평가를 당해왔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란 남북관계의 지정학적 불안정성과 기업 지배 구조의 불투명성 등으로 인해 실제 기업의 가치보다 저평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우리의 주식시장은 실제의 가치보다 가격이 낮게 형성되어 있다.

그 영향으로 국제적, 경제적으로 커다란 충격이 오면 국내외 투자자들이 가장 먼저 돈을 회수하는 금융시장이 한국 시장이었다. 국내외 투자자들은 그동안 한국은행, 한국 시장 자체를 안정적으로 보지 않았다.

그러나 저번 편에서 말했듯이, 지금, 국채, 외환, 증권시장, 그 어떤 것들도 흔들림이 없다. 이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국내외 투자자들은 한국 경제가 복원력이 있다고 느끼고 있다. 한국의 경제의 안정성에 대해 다시금 느끼고 있으며, IMF 또한 같은 평가를 했다.

정부의 적극적 대처로 통화스와프 규모도 빠르게 그리고 대규모로 진행되며 이러한 평가는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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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아주경제>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비단 금융에만 국한되어있지 않았다. 그동안 세계인들의 인식 속에 동아시아에서조차 중국, 일본에 밀려 여러 면에서 고려 밖인 경우가 많았다.

여러 면에서 저평가되었던 우리가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 민주주의 수준, IT기술, 과학기술, 의료수준, 의료 인프라, 사회 인프라, 시민의식 수준 등 다방면에 걸쳐 재평가를 받으며 다양한 한국 제품, 스포츠(지금 시점에 특히, 야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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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돌아가는 근본 뿌리에는 ‘신뢰’가 있다. 그리고 이 신뢰를 쌓아가는 것은 하루 이틀 잘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오랜 세월을 걸쳐 안정성을 보여줘야 그 국가의 금융시장에 대한 안정성이 증명된다.

30년 전, 버블이 꺼지며 퇴보하던 일본이 그들의 화폐 ‘엔화’가 준기축통화의 위치를 가지며, 아직까지 국제사회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도 약 100여 년 전부터 국제사회에 진출하며 쌓아온 신뢰의 결과이다.

이렇게 오랜 세월이 지나 쌓여지는 정도의 신뢰가 충격적인 코로나 국면 속에서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록다운과 입국 금지를 하지 않고, 슬기롭게 대처하며 나름의 경제활동을 잘 이어가고 있는 한국에 단기간에 쌓이고 있다. 

현재의 국제 사회는 코로나 재앙으로 교역 시스템의 신뢰마저 붕괴되고 있다. 다른 것도 필요없이 마스크 수입의 예만 들어 보겠다. 직항이 끊겨 중국이 이탈리아에 마스크 50만 개를 보내며 체코를 경유했는데, 체코가 어떤 말도 없이 마스크를 꿀꺽 집어삼켰고, 중국과 이탈리아가 항의하니 10만 개를 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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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 야유경제 >

 

다른 예로는 독일이 주문한 의료진용 마스크 600만 장이 케냐 공항을 경유하며 사라졌고, 태국 방콕에서는 독일로 가야 할 마스크가 압류돼 미국으로 보내지는 등 마스크를 둘러싼 각국의 기상천외한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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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서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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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뉴시스>
 

이러한 상황에서 유일하게 신뢰할 수 있는 국가로 한국이 떠오르고 있다.

잠깐 과학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인간의 기억은 단기 기억과 장기 기억으로 구분되는데, 장기 기억, 즉, 잘 잊어버리지 않는 기억으로 저장되기 위해선 두 가지 방법이 필요하다.

첫 번째는 반복적인 학습, 두 번째는 임팩트가 큰 사건을 겪는 것이다. 미국, 유럽, 일본 등의 현재 세계 주류 국가들이 오랜 기간에 걸쳐 첫 번째 방법으로 세계인들의 신뢰를 얻었다면, 코로나 국면으로 한국은 두 번째 방법으로 세계인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유례없이 재앙적인 국면에서 한국이 받고 있는 신뢰에는 이러한 원인들이 쌓여있는 것이다.



코로나 이후, 우리는

➀망가진 교역 시스템 공략


현재 망가진 교역 시스템에서의 신뢰를 우리가 선점하면 코로나 사태 이후 국제적 무역 관계에 있어 한국의 신뢰도는 전과 비교 불가할 것이며 엄청난 변화가 생길 것이다. 지금보다 훨씬 유리한 구조로서의 글로벌 밸류체인(Global Value Chain)에 변화가 생기는 것이다.

한국의 상품에 흥미가 없었거나 흥미가 있더라도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적용돼 가치를 평가절하를 당했던 한국상품들이 국제시장에서 방호복, 의료품목 등을 필두로 다양한 품목에서 재평가를 받으며 ‘메이드 인 코리아’의 가치가 탈바꿈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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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 한국경제 >

 

사람들의 머릿 속에 박힌 이 무형의 신뢰는 엄청난 가치를 발휘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전쟁같이 소비의 욕구가 억눌린 특수한 상황이 끝난 뒤에는 억눌렸던 소비가 폭발하는 ‘보복성 소비’가 일어나는데, 이때 한국제품에 대해 흥미가 없거나 안 써본 사람들이 한국제품을 사용해볼 확률이 높게 발현이 될 것이다.

이것은 괜한 말이 아니다. 코로나 정국이 길어질수록 방역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한 국가들의 기업들이 우후죽순 쓰러질 테고, 다른 국가보다 안정적으로 경제를 관리하며 코로나 정국 속에서 버티는 데 성공한 우리 기업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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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29년 미국 대공황, 무료 수프를 받으러 줄 서 있는 사람들 >
 

비슷한 예로는 20세기 초반 대공황이 지나가고 200여 개나 되던 미국의 자동차 회사들이 대공황에서 살아남은 5개의 회사로 재편되며 거대 자동차 회사들이 되었다. 그 후로 50년의 전성기를 맞이하였다. 그중 우리에게 익숙한 포드, 크라이슬러, GM이 있다.

오일 쇼크 때, 무너진 미국, 유럽 가전회사들을 대신하여, 오일 쇼크 이후 일본의 가전회사들이 세계시장을 누비며 30년의 전성기가 시작되었다.

이 외에도 이러한 예는 무수하게 많다.

뉴스공장에서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는 이런 말을 했다.

“이거 업계 비밀이긴 한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현대차에 자기네 회사를 사줬으면 한다고 문의가 들어온 곳들이 있었어요. 재규어와 랜드로버에요. 그 당시 현대차가 기아차 영업이익이 별로 안 좋아서 고심하다가 안 샀는데, 그 회사를 인도회사가 사버렸죠.”

이번이라고 이런 일이 없을까?


➁일본과의 관계 재정립 

역사를 보면, 힘이 상대적으로 약했던 나라가 성장하면서 힘이 강했던 나라와의 관계 재정립이 이루어졌다. 일반적으로 그 과정은 전쟁을 통해서 이뤄졌다.

지금, 우리와 일본은 경제전쟁이라는 무형의 전쟁을 하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전쟁이라는 것은 과거의 살육 전쟁과 비슷한 의미를 지닌다. 일본과의 경제 전쟁의 시초는 일본 정부가 2019년 7월 4일부터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의 생산에 필수적인 품목 중 대표적인 3가지에 대해 한국 수출규제를 강화하면서 촉발되었다.

하지만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던 핵심부품들의 국산화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서 일본 내의 경제인들 사이에서도 불안감이 증가하였다. 그러면서 일부 일본 지식인들을 중심으로 한국의 국력 성장을 느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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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국민들은 일본 정부가 장악한 일본 미디어에 의해 세뇌당하며 한국을 여전히 일본인들의 도움(?) 없이는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없는 국가라며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일본 국민들 또한 한국의 성공적 대처와는 비교되는 일본 정부의 대처를 보며 일본 정부에 대한 신뢰의 성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코로나 사태 초기, 일본 국민들은 감추려는 일본과 적극적 대처를 하는 한국의 코로나 통계치를 보며 비웃었다. 시간이 지나며 한국은 안정을 찾기 시작했고, 일본은 대처가 미흡함과 동시에 사회 인프라 또한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국가 시스템이 마비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한국을 비웃던 일본 국민들을 이 광경을 목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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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 서울경제 >

 

일본은 신규 확진자 수를 많이 늘리지 않기 위해서 코로나 검사를 별로 하지 않고 있다. 요즘 새롭게 확진자 수가 폭증하고 있는 남미의 나라들도 일본보다 검사량이 훨씬 많은 정도이다. 이번 주 계속 일본의 신규 확진자는 100명대로 나오고 있다.

일본의 코로나 검사는 보건소에서 대부분 하고 있는데, 보건소는 평일에는 반나절만 근무하고, 주말에는 쉬고 있다. 신규 확진자 검사가 많이 이루어질 수 없는 상황이고, 기초적인 유전자 검사의 중 하나인 PCR(유전자 증폭기술, 적은 양의 표본을 증폭 시켜 많은 양으로 만든다.)검사조차 오류가 너무 많이 나오고 있다.

이 외에도 코로나 검사의 오류는 많이 나오고 있고, 지난달, 19일에는 코로나 검사 결과가 실제로는 음성임에도 양성으로 잘못 나와 사망자들의 시신을 장례도 못 치르고 화장을 한 경우도 있었다.

일본 내에서는 신규 확진자가 많이 늘어나면 안 그래도 힘든 지금 시점에서 의료붕괴가 가속화될 수 있기 때문에 일부러 검사를 안 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들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코로나 국면을 대처하기 위한 방안들은 보이지 않고, 일본 정부는 제대로 협조를 안 했다고 오히려 국민들 탓만 하며 5월 4일 긴급사태를 한 달 더 연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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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중앙정부가 코로나 국면을 벗어나기 위한 적극적 대처가 없기 때문에 일본의 지방정부와 민간단체들은 자체적으로 한국의 도움을 받으려 하지만 일본 중앙정부의 협조 없이는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휴업을 하라면서 제대로 된 보상도 전혀 없고, 오히려 국민들만 탓하며, 2장씩 나눠준 아베노‘마스크’마저 불량률이 높다. 여기에 더해, 아베 총리 형의 사업과 관련된 비리 의혹까지 제기된 상황에도 아베 총리는 긴급사태가 선언된 이후 신규 확진자가 3분의 1로 줄었다고 하며, 이제는 수습의 단계로서 안정기에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아베 총리는 한국은 중요한 이웃 국가라며, 대외적으로는 한국에 도움을 요청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실제로 일본 정부는 실무적 요청은 하나도 하지 않으며 일본의 심각한 코로나 국면에서마저 정치질과 쫀심만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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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연합뉴스>


이러한 일본 정부의 행태에 한국 정부와 더욱 비교되면서 이제는 꽤 일본 국민들 사이에서 ‘왜 초기에 한국처럼 못 했나. 왜 한국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느냐. 한국의 도움을 원한다’며 일본 정부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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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더 이상 그들의 정부를 믿지 않고 있으며, 나름의 한계는 있지만, 민간과 지방정부 차원에서 한국산 진단키트를 수입해오는 방법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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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 SBS >


일본과의 비교에서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독보적 대처를 하는 한국을 보며 일본 국민들 마음속에서도 한국에 대한 위상이 재평가되고 있으며, 동시에 일본과의 관계 재정립이 우리뿐 아니라 그들의 마음속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한 번 제대로 각인된 관계란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맞짱에서 쪼는 놈과 안 쪼는 놈의 대결에서만큼이나 말이다.

코로나 사태 전부터 이미 일본과의 관계 재정립은 서서히 일어나고 있었지만, 코로나 국면으로 인해 가속화가 일어나며, 예전의 한국이 아니라는 임팩트 있는 기억이 일본 국민들에게 심어지고 있다.
 
이러한 일본의 인식 변화에 관해 김어준 총수 또한 ‘뉴스공장’에서 언급했다.

“미국은 우리한테 도와달란 말 잘해요. 왜? 우리한테 도와달라 해도 우리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니깐. 근데 일본은 아주 심각한 상황에서도 도와달란 말 못 해요. 왜? 도와달라 하면 지들이 지는 것 같으니깐.”

관계 재정립으로 인한 현상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➂한국의 국제정치적 영향력 확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며 신북방정책, 신남방정책이 추진되었고, 그중에서도 신남방정책의 효과는 이미 우리에게 보여지기 시작했었다. 특히, 아세안 국가들과 여러 가지 경제협정을 맺었고, 그들과 한층 가까워진 모습은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대외적으로 공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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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는 코로나 때문에 막혀 작년의 예상보다 협력을 제대로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신남방정책은 많은 부분 스톱 되어있는 상태이며, 정부에서도 이 부분을 상당히 아쉬워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코로나 국면 속에서도 한국과 협력을 하고 있고, 우리의 진단키트를 구입하면서 그 국가의 신문에도 대서특필 됐다.

싱가포르는 확실한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의 개학과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모니터링의 실패로 확진자가 폭증한 상황이고, 베트남은 통계상으로는 확진자 271명, 사망자 0명이라고 하는데, 인구가 1억에 검사 숫자가 26만 명 밖에 안 되어 믿기가 힘든 통계이다.

인구 규모, 밀도, 중국과의 거리 등 대부분의 조건이 비슷한 태국의 확진자가 2천 명이 넘는 상황에서 베트남의 통계는 신뢰하기 힘들다. 아마 베트남 공산당의 정치적 입지, 인기 등을 고려한 통계 축소로 의심된다.

말레이시아와 필리핀은 조만간 한국의 확진자 수를 넘어설 것으로 보이고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는 이미 한국의 확진자 수를 앞질렀다.

여러 사회 인프라를 고려했을 때, 아세안 국가들의 코로나19 확진자 통계는 크게 부풀려 생각해야 맞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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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YTN>


베트남 같은 경우도 지금은 일본의 얼마 전 상황처럼 감추려면 감춰지는 상황이나 다른 국가들의 코로나19 전파 사례를 보았을 때, 조만간 감출 수 없을 만큼 전파될 것이다.       

우리 입장에서도 자신들의 코로나 상황을 감추고 싶어 하는 아세안 국가들에 먼저 도움을 먼저 제의하는 것은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그렇기에 때를 기다려야 한다. 때는 곧! 올 것이다. 그들이 먼저 도움을 요청하는 때가. 그때 넓은 아량을 보이며 도와줘야 한다.

그럴 가능성은 적지만, 그들이 끝내 도움을 요청하지 않더라도 코로나 국면이 좀 줄어들면 우리의 방역 노하우를 전파하고, 공공의료 인프라를 건설하는 것에 협력하면서 그들과의 신뢰를 단단히 할 수 있다. 우리가 코로나 국면에서 쌓아온 위상이 있기 때문에 이런 시나리오는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만 진행된다면, 중국에 너무 몰려있는 경제 대외의존도를 분산시키고, 한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추진한 신남방정책이 코로나 국면을 디딤돌로 삼아 코로나 국면 이후, 더욱 강고해질 것이다. 그럼으로써 아세안과 우리의 신뢰는 급속도로 단단해지며 우리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다.

지금 이 시점에도 정부는 아세안과 협력의 분위기가 끊기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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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프레시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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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 뉴시스 >
 

한국은 아세안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 세계를 장악하고 있는 서방세계는 동양 국가가 세계 리더 그룹의 국가로 성장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리고 한국의 주변은 4강으로 막혀있다.

 

한국은 코로나 국면을 계기로 아세안 국가들과의 관계를 공고히 하고 영향력을 강화하여 아세안에서의 영향력을 교두보로 삼아 G2의 담장에서 벗어나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뻗쳐야 한다.

한국은 코로나 국면에서 아세안 국가와의 신뢰 관계 정립에 각별히 유념하며, 코로나 사태 이후 아세안을 세력 확장의 교두보로 삼을 수 있는 이 기회를 절대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➃스포츠의 한류까지


대부분 국가들의 스포츠가 멈춰있다. 방역에 성공했고, 뛰어난 스포츠 수준까지 갖춘 나라가 한국이다 보니 지난 5일에 개막한 한국 프로야구가 세계적 관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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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 스포츠서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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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국민일보 >
 

우리 프로야구 개막식에는 일본 NHK 등 세계 20여 개 외신들이 참여했다. AP통신과 뉴욕타임스도 우리 프로야구 개막 소식을 전했다. 미국 ESPN에서 우리 야구 중계권을 사서 캐스터들이 각자의 집에서 중계방송을 하고, 미국의 야구팬들은 각자 팀을 정하며 응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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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ESPN의 라이브 스포츠 구원자: 한국 야구 >
출처 - < 뉴욕타임스 >

 

이번 기회에 해외 팬들에게 우리의 수준과 스포츠 스토리가 확실히 어필이 된다면, 방역과 대중문화를 넘어 스포츠까지 한류의 바람을 탈 수 있을 것이다. 이 부분에 관해선 야구협회와 각 구단들이 유입된 해외 팬들을 잡아놓을 수 있는 치밀한 전략을 짜야 할 것이다.     

➄의리를 보여준 한국

 

한국은 코로나 국면에서 한국전쟁에서 도움을 준 국가들을 잊지 않았으며 그들에게 우선적으로 도움을 준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한국전쟁 참전.JPG

출처 - < 뉴시스 >

 

또한 한국인 25명이 희생된 헝가리 유람선 참사에서 우리의 구조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었던 루마니아의 도움을 잊지 않고, 한국 정부는 루마니아에 진단키트를 공급했다.
 

루마니아.JPG

출처 - < 연합뉴스 >

 

이에 멈추지 않고, 한국에서 입양을 보냈던 해외 입양인들에게도 마스크를 지원했다. 사실상 마스크가 금보다 구하는 것이 힘든 다른 국가에 거주하고 있는 입양인들은 많은 감동을 받았고, 한국이 자신을 버린 국가라고만 생각하여 일부러 거리를 두고 살았던 입양인들마저 한국에 대한 마음을 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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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취약계층 동포들에게도 마스크를 지원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취약계층 동포.JPG

출처 - < 경향신문 >
 

제대로 된 국제 교역 시스템마저 망가진 지금의 형국에서 과거의 도움을 잊지 않으며 은혜를 갚고, 한국으로부터 상처를 받았던 이들에게 최소한의 도의를 다하는 이 모습을 본 세계의 국가들이 앞으로 한국과의 관계에 있어서 어떻게 할까? 일반적 인간관계에만 빗대어 봐도 답은 바로 나올 것이다.

 

코로나 국면에서 보여준 대한민국의 의리는 앞으로의 국제적 관계에서 ‘신뢰’라는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동시다발적 인식의 대변환’의 중요성을 인식하며, 코로나 사태 이후에 변화될 대한민국의 위상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영향력을 확대할 준비 또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제 관계에서 우리에게 좋은 구도는 만들어졌다.

다만, 이제 이것을 어떻게 이용하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동시다발적 인식의 대변환이 일어난 이 타이밍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이 타이밍을 치고 나아가야 한다.

많은 방송, 보도에서 세계적으로 우리를 칭찬하고 인정한다는 이야기는 많이 나오지만 이런 ‘동시다발적 인식의 대변환’이 얼마나 중요하고, 이것이 일어났을 때의 타이밍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보지를 못했다. 그래서 이것을 언급하고 싶었다. 그리고 나는 기대한다. 코로나 국면이 끝난 이후를.

스페인 언론의 보도를 본 떠, 나는 말한다.

“한국은 군대도 없이, 지구를 침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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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