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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선 4차 유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쪽에선 어떻게든 억누르려고 하는데, 새로 시장으로 당선된 인물들은 자신의 정치 생명을 걸고 방역을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 서울시장은 유흥주점 등의 영업시간을 조정하려 하고 있고, 부산시장은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턱스크를 쓴 사람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도 무시했다. 기념사진을 찍을 때도 그 정도면 다른 장면에서는 어땠을까 상상하고 만다.

 

 

일본의 제4차 코로나 대유행

 

일본은 이미 제4차 유행이 기세를 올리고 있다.

 

오사카부는 3월 말부터 신규 확진자가 일본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지역이 되었다. 전문가들은 오사카에 대해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스피드로 감염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한다.

 

오사카의 확진자 증가수를 보면, 일주일에 거의 2배 씩 오르는 걸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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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부 한 지방에서만 봐도 이렇게 엄청난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오사카부는 지금 유행 중인 변이종은 중증화율이 높으니 주말에는 외출하지 말라고 호소하고 있다.

 

그런데 한편에선 인기가 높은 고교야구 대회(코시엔)가 열린다. 피겨스케이팅 이벤트도 열린다고 한다. 물론 이런 행사는 코로나 감염 확대와 상관이 없을 것이다. 음식점에서의 '회식'은 문제가 되지만 일본 정부나 지자체에서 승인한 것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동경올림픽 개최나 그에 앞선 성화봉송에도 사람들이 많이 몰리지만 거기서 감염되었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 일본에서는 코로나도 일본 정부나 지자체의 눈치를 봐가면서 활약하는 것 같다.

 

이미 시작된 '제4파'는 어마어마했던 '제3파'보다 훨씬 빠르고 규모가 크다고 하는데도, 스가 총리는 인정하지 않는다. 4월 12일 있었던 일본 국회 답변에서 전국적으로 '제4파' 파도가 높다고 보지 않는다"라면서 '제4파'를 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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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인정하는 전문가도 일찌기 경고를 하는데 스가 총리가 부정한다고 해서 '제4파'가 아닌 게 될까? '제4파'는 아니지만 경계해야 한다는 식의 잠꼬대나 하고 있다. 직전의 '코로나 제3파'도 일본 정부는 인정하지 않으려고 애쓰다가 피크에 달해서 겨우 인정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일본 정부나 총리가 인정하지 않는다고 감염 확대가 오지 않는다면 처음부터 코로나 팬데믹은 벌어지지 않는다. 항상 같은 일을 반복하는 걸 보면 이제는 화도 나지 않고 그저 허탈할 뿐이다.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 벌어진 일에서 학습하지 않고 언제까지나 일관성 있게 부정만 하고 있다. 가장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움직여야 할 일본 정부가 가장 늦장 대응을 하고 있으니 앞으로 일어나는 감염 확대도 억제할 수가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만보와 의료붕괴

 

오사카부, 효고현, 미야기현 등 6개 도시에 이어, 동경도와 오키나와, 교토에도 '만연 방지조치(이하 '만보')'가 적용되었다. 주된 내용은 음식점의 감염 방지책 강화와 위반한 점포에 과태료를 물리는 것으로, 비상사태 선언보다 약간 약하다.

 

지난번에 비상사태를 선언하는 타이밍도 '제3파'의 피크에 맞춘 것 같더니 이번에도 '만보'를 적용하는 타이밍이 늦었다.

 

오사카는 신규 확진자 최다를 경신했고 효고에서도 비상사태 해제 후 확진자 수가 제일 많다. 오사카부는 '오사카부 내에서 성화봉송 릴레이를 중지'한다 발표했고(대신 엑스포 공원에서 릴레이를 진행), 오사카시는 5월 하순에 예정했던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에서 성인식을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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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만보'에 실효성이 있다는 건 아니다. 만보를 적용하든 비상사태 선언을 하든 상관없이 출근길 풍경은 혼잡하기 짝이 없다. 아사히신문의 조사에 따르면, '만보'가 코로나 감염 확대를 억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충분하지 않다'는 응답이 76%에 달한다. 비상사태 선언으로도 억제할 수가 없었는데 그보다 약한 '만보'만으로 감염이 억제될 리 만무하다.

 

도쿄 등 보다 먼저 '만보'를 적용 받던 6개 도시 지역은 이미 '의료 붕괴' 상황에 직면했다. 미야기현 센다이는 병상 사용률이 94%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밤에 야구 시합을 하고, 보러 갈 수 있다. 음식점과 접객 유흥업소에 밤 8시까지로 영업시간 단축을 요청하지만, 그 외 운동시설, 도서관, 영화관, 극장, 회의장소, 파칭코 등 유흥시설은 영업시간 단축이 없다. 오사카부도 상황은 비슷하고, 효고현은 중증자를 위한 병상 85%가 찼다. 시립병원 세 곳에서 입원과 수술을 30-40% 줄여서 새로운 병상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의료 붕괴' 수준이다. 항상 늦장 대응으로 문제를 더 확대하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문제는 '만보' 적용을 받는 지방만이 아니라, 다른 지방에서도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관서 지방 나라현이나 에히메현과 후쿠이현에서도 집단감염이 증가하고 있다. 동경도를 비롯한 수도권에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아이치와 오키나와, 홋카이도도 비슷하다. 야마가타처럼 독자적인 비상사태 선언을 한 지방도 있다.

 

스가 총리는 '제4파'에 대한 책임회피를 위해 현실 부정하는 걸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런 추세는 음식점 등 가게에 영업시간 단축이나 마스크를 쓰고 회식하는 걸로 잡히지 않는다.

 

 

올림픽, 북한의 참가 거부와 정부의 염불

 

코로나가 다시 유행하는 이 시점에 올림픽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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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북한이 동경올림픽 참가 거부 의사를 밝혔다. 코로나 국면에서 선수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이에 대해 대회 조직위원회는,

 

"(구체적인) 정보가 없지만 '정치적인 이유'라는 가능성도 있는 게 아닐까. 만약, 스포츠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면 나쁜 방법이다"

 

이라고 말했다. '정치적'이라는 말을 쓰지만, 북한이 참가 거부를 한 것은 액면 그대로 '코로나'로 보인다. 그대로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것은 일본 올림픽 조직위원회 쪽인 것 같다. 스포츠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은 일본 정부가 아닌가? 요전에 있었던 한일 축구 친선경기에 대해서 시합 전부터 주야장천 '혐한'을 하더니 경기가 끝나고도 조롱과 비웃음 으로 일관했다. 일본에서 한국은 어쨌든 욕먹는 걸로 정해져 있으니까 말이다.

 

북한에서 올림픽 참가 거부에 대한 기사에 달린 댓글은 예상 외였다. 대부분 북한이 현명한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일본 야후에 그런 댓글이 달릴 줄 몰랐다. 댓글도 무려 5,500개 이상 달렸다. 얼마나 관심이 뜨거운지 알 수 있다. 북한이 잘 결정했다.

 

한편, 일본 언론은 한국이 북한의 참가 거부에 대해 '유감이다'라고 말한 것을 두고 '한국이 동경올림픽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했는데 실패로 돌아갔고, 이걸로 북한과 관계가 나빠져서 대화를 못할 것'이라 단정했다.

 

올림픽이 중요한 외교 무대인 것은 세계가 다 안다. 동경올림픽에서 한국과 북한과 대화를 하는 장면은 사실 일본에서 바라던 장면이다. 동경을 무대로 진행되는 대형 외교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그걸 마치 한국이 동경올림픽을 외교 무대로 이용해 먹으려다가 실패해서 잘됐다는 식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조롱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가능하면 좋은 것이지 목숨을 걸고 있는 것이 아니다. 한국과 북한은 다른 채널을 써서 대화를 할 수가 있다. 오히려 아쉬운 것은 정치적 성과로 삼을 작정이었는데 실패한 스가 정권이다.

 

아마 일본 정부는 올림픽 참가 거부를 한 1호가 북한이라는 것에 자존심이 상할 것이다. 일본 정부는 감염 확대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인 것을 무시하면서도 올림픽을 강행하고 있는데, 다른 나라도 아니고 북한이 가장 먼저 거부를? 그래서 북한이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느니 하는 헛소리를 하는 것이다.

 

일본 입장에선 북한이나 한국 다 달갑지 않다. 하지만 자신들이 거부하는 것과 상대에게 거부당하는 것은 다르다. 일본 정부는 북한에게 거부 당해서 기분이 나쁠 것이다. 자신들이 북한에 대한 독자적인 제재를 연장하면서 이지메하는 것조차 북한을 배려하는 걸로 여길 정도니까 말이다.

 

일본은 다른 나라에서 참가를 거부해도 같은 말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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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이 빠르게 진행되지 않는 가운데 다시 감염 확대가 일어난 상황이다. 일본도 동일하고 전혀 수습이 안 된다. 이런 상황을 무시하고 동경올림픽을 개최한다는 것은 무리라고 본다. 북한 뿐 아니라 국제 수영연맹도 올림픽 예선 수영 3개 대회를 중지했다. "코로나로 선수의 안전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각 나라의 수영 선수들은 동경올림픽의 예선대회를 위해 코로나 국면을 무릅쓰고 일본에 와야 한다. 기본적으로 불안한 상태인데다 비행기표 값이 올랐고, 예정도 직전에 변경되어 캔슬료도 들었다. 일본 대사관은 선수들에게 비자를 주지 않고 코로나 방역을 위해 격리하는 비용도 다 선수들에게 부담하라고 했단다. 어쩌라는 것인가? 다른 나라 선수들이 일본에서 예선 대회를 치루기 위해 비용을 부담하며 시간도 낭비했다. 여기에 비자를 주지 않아 선수들의 자존심 마저 상하는 모양새를 만들었다.

 

결론적으로 일본 측에서 일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한 점이 대회 중지를 이끈 것이다. 하지만 영국 BBC의 보도에 따르면 "국제 수영연맹이 '일본 정부가 대회 개최에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라고 문서로 비판한다"고 한다.

 

소규모 인원이 참가하는 예선대회도 못하는데 어떻게 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을까. 일본 정부에서 공허하게 외치는 "안심, 안전한 대회"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여느 때처럼 말로만 "안심 안전한 대회"라고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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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hu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