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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에 따르면 최근 ‘지카 바이러스(Zika Virus)’가 남북 아메리카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올해 말까지 400만 명이 감염 될 것이라고 합니다. 미국 질병 관리 본부의 관계자는 특히 임산부의 경우 몇몇 나라들을 방문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지카 바이러스’에 대해 문답 형식으로 알아보기로 합니다.



1. 지카 바이러스가 뭔가요?


지카 바이러스는 모기에 의해 전염되는 바이러스로, 뎅기열이나 황색 열과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1947년 우간다의 Zika 숲에서 처음 발견되었으며,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는 흔한 바이러스이나 서반구(western hemisphere)에서는 작년 5월 브라질에서 발생하기 전까지는 발견된 적이 없었습니다.


적도가 지나가는 지역인 중앙아메리카와 브라질에는 수백만 명이 감염된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까지도 이 병에 감염된 사람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갖고 있지 않아 확산이 빠른 편입니다.


일반 사람은 대부분의 바이러스처럼 감염이 되어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만, 산모의 경우에는 얘기가 좀 달라집니다. 감염된 산모의 태아에서 소두증(microcephaly)이 유발 될 수 있다는 보고가 있기 때문입니다. 임신 시에 감염되면 태아에게 엄청난 기형을 일으킬 수 있는 풍진과 비슷한 경향을 보입니다.



2. 바이러스는 어떻게 전파되나요?


대부분의 경우 모기(특히 숲 모기)에 의해 전파됩니다. 이 모기들은 물웅덩이에서 서식하기 때문에 습기가 많은 곳을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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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카 바이러스 전파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이집트 숲모기의 유충

(출처- AP)


모기 말고도 수혈에 의해 감염된 사례가 보고되었으며, 성 접촉에 의해서 전파되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정자에서 바이러스가 발견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지카 바이러스의 감염자와의 일상적인 접촉으로는 전파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3. 지카 바이러스는 어떻게 소두증을 일으키고 신생아의 뇌를 파괴하나요?


솔직히 말씀 드려서 잘 모릅니다. 지카 바이러스가 소두증의 원인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작년 10월, 지카 바이러스가 ‘소두증(얼굴이 아니라 머리입니다. 머리가 작은 것을 의미하며 뇌 발달에 장애가 있을 수 있습니다)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가설이 제기되었습니다. 당시 적도가 가까운 브라질의 북쪽 지역에서 지카 바이러스가 유행이었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소두증을 가진 아이들이 많이 태어났습니다.


브라질의 한 해 신생아 숫자는 300만 명 정도인데, 이 중 소두증을 가진 신생아가 150명 정도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최근 그 숫자가 4,000명까지 늘었다고 하니, 지카 바이러스가 소두증의 주요 원인이 아닐 수는 있지만 정황상 의심은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의심을 하기 시작하면 소두증과 소두증의 경계에 있는 신생아들을 모두 소두증으로 간주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참고로 소두증은 염색체 이상을 비롯한 유전적 원인, 산모가 임신 중 방사선, 술, 수은 등에 노출되었을 때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 거대세포바이러스(cytomegalovirus, 헤르페스 바이러스의 일종으로 신생아나 에이즈 환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음), 매독, 톡소프라즈마에 감염되었을 때도 생길 수 있습니다.


최근 지카 바이러스에 의해 생긴 소두증이 다른 원인에 의해 생긴 소두증 보다 더 특이하고 위험하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심지어 산모가 지카 바이러스에 걸린 경우, 신생아의 머리 크기는 정상이어도 아기의 뇌 발달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보는 의사들도 있습니다. 아직 원인을 모르니 더 큰 문제가 있을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밖에 산모가 저영양 상태에 있거나 당뇨를 갖고 있어도 신생아가 소두증에 걸릴 수 있습니다.



4. 소두증이 무엇인가요?


소두증은 말 그대로 머리가 정상보다 작은 증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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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인 정의는 존재하지 않지만, 머리둘레 크기가 평균에서 2 표준편차를 뺀 수치보다 더 작거나 성장차트의 백분위에서 3 보다 작을 때를 말합니다(Fenton, Olsen, CDC, or WHO growth curve).


15% 정도는 머리만 작을 뿐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만, 나머지의 경우 임신 중 혹은 어렸을 때 뇌의 성장이 멈춰 발달 장애나 지적 능력 부족 혹은 듣는 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증상은 뇌손상의 정도에 따라 매우 다양합니다.


안타깝게도 소두증에 대한 치료 방법은 아직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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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eyse Kelly da Silva가 소두증에 걸린 딸 Maria Giovanna를 안고 있는 모습

(출처- AP)



5. 임산부들은 어떤 나라를 피해야 하나요?


중남미 카리브 해 주위를 피하시고, 태국도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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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주 가는 나라로는 태국이 있습니다.

임산부는 브라질 올림픽에 가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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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지카 바이러스의 증상엔 뭐가 있나요?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발진을 동반한 갑작스런 발열이 있으며, 관절통, 결막염, 근육통, 두통 등도 동반할 수 있습니다. 증상은 보통 3~7일 정도 경미하게 진행되며 감염된 사람 중 20% 정도에서만이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최대 잠복기(감염에서 증상이 나올 때 까지 기간)는 2주입니다(참고로 대부분 바이러스가 2주입니다. 메르스도 에볼라도 그렇습니다). 잠복기 중에는 모기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 될 수 있으니 아무튼 모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중증 합병증은 드물고 사망 사례는 아직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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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카 바이러스에 의한 홍반성 구진성 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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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카 바이러스에 의한 결막염



7. 진단과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진단은 환자의 혈청에서 RT-PCR 검사(감염증 유전자 검사의 일종. 여기서 RT는 역전사를 의미)로 지카 바이러스 유전자를 검출하여 확진합니다. 국내에서는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 연구원에서 확진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다른 바이러스성 질환과 마찬가지로 충분한 휴식 및 수분을 섭취하면 저절로 좋아집니다만, 아직까지 지카 바이러스는 백신도 없고 치료제도 없습니다.



8. 임산부가 최근 지카 바이러스가 있는 지역에 방문했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위에서 언급한 증상이 있으면 의사의 면담을 받고 진단 검사를 해야 합니다. 물론 위험 지역을 방문한 모든 산모는 태아에게 소두증이 발현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꼭 초음파 검사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가임 여성이 지카 바이러스 지역에 방문 했을 경우는 반드시 피임을 해야 합니다. 실제로 임신의 50% 정도는 계획하지 않은 임신입니다.



9. 임신 이전에 위험 지역을 방문했고, 현재 임신 중입니다. 위험한가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지카 바이러스는 우리 몸속에 오래 있지 못하며, 감염된 적이 있다고 해도 회복 되는 중에 항체가 생겨서 오히려 안심할 수 있습니다. 임신 전에 감염이 되었고 한국에 와서 임신이 되었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자카 바이러스는 성접촉에 의해서도 전파가 가능하나 감염력은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영국에선 유행지역에서 돌아온 남성의 경우, 무증상이라도 28일간 콘돔을 사용하고 감염 증상이 있거나 확진을 받은 경우에는 완치 후에도 6개월간 콘돔을 쓰라고 권유하고 있습니다. (오버한다는 느낌입니다. 아마 곧 완화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10. 산부인과 의사로서 임산부들이 어떻게 해야 할 지 한 번 더 말씀해 주세요.


임산부의 경우 최근 2개월 이내 환자 발생 국가로의 여행을 하지 않고. 불가피하게 여행을 할 경우 태아의 상태와 예방법에 대해서 상담을 해야 합니다. 주로 모기에 의해 전염이 되므로 모기를 조심하시고, 모기기피제를 사용하셔도 됩니다(모기 기피제는 임신 중 사용이 가능합니다).


귀국 후에는 여행 전 상담 받은 의료 기관에서 주기적으로 산전 진찰을 받고, 2주 이내에 지카 바이러스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의료 기관에 말씀을 하셔야 됩니다.



모기 기피와 관련된 오해와 진실


개방된 장소에서 모기향을 피우는 건 효과가 별로 없다.
모기는 운동을 하지 않은 사람보다 운동을 마친 사람을 더 좋아하므로 운동 후에는 반드시 샤워를 하자.
임산부는 체온이 높고 대사량이 많아 일반인보다 모기에 더 잘 노출된다.
모기는 어두운 색에 더 반응하기 때문에 야간 활동 시 가능한 밝은 옷을 입자.
모기들은 위에서 언급한 사람 옆에 몰려드니, 그 옆에 있는 게 모기를 피하는 데 도움이 된다.




* Reference

"Short Answers to Hard Questions About Zika Virus" - <Newyork Times>

질병관리본부 매뉴얼




raksumi


편집: 딴지일보 챙타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