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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 요약

 

미국 직장인들의 연봉을 알기 위해 소득 통계를 보거나 단순 연봉 액수만으로 내 연봉과 비교해보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는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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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주마다 다른 나라라 할 정도로 차이가 있다. 소득도 그렇다. 중위소득만 비교해도 제일 높은 주(메릴랜드)와 낮은 주(미시시피)는 거의 2배가 차이 난다. 미국인들의 전체 소득 통계는 내가 알고 싶은 특정 미국 직장인의 실제 삶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정보가 못 된다.

 

주별로 다른 건 소득뿐이 아니다. 세금, 생활비, 물가 등에서 많은 차이가 난다. 주보다 더 작은 단위로 한국으로 치면 ‘군’정도 규모의 행정구역인 카운티에 따라서도 차이가 난다. 그리고 세금 부담이 꼭 소득에 비례하진 않는다. 그러므로 단순 연봉 액수는 A가 더 높더라도 실질 소득과 삶의 질은 B가 더 높을 수 있는 것이다. 

 

특정 미국 직장인의 실제 소득과 삶의 질을 알아보는 건 굉장히 복잡한 문제다. 지역별 소득통계로 특정 소득을 알아보는 것도 쉽지 않다. 

 

 

업종, 분야별 소득도 천차만별이다

 

지역에 따른 소득 차이만큼이나, 업종, 분야별 소득 차이도 크게 존재한다. 다음은 미 노동통계국 (US Bureau of Labor and Statistics)에서 여러 직업군에 대해 집계, 발표한 연간 중위소득이다. (2020년 기준, 출처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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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 Management $109,762 / 전산, 수리 Computer and Mathematics $91,354 / 법률 Legal professional $84,906 / 공학 Architecture and Engineering $83,158 / 경영 재정 Business and Financial Operations $72,238 / 의료서비스, 기술 Healthcare Practitioners and Technology $69,867 / 생명자연사회과학 Life, Physical, and Social Science $69,763

 

예술, 예능 Arts, Design, Entertainment, Sports, and Media $53,144 / 교육 Educational Instruction and Library $52,374 / 정비, 설치, 수리 Installation, Maintenance, and Repair $48,755 / 건설, 토목 Construction and Extraction $48,610 / 사회봉사, 복지 Community and Social Service $47,528 / 경찰 교정 소방 Protective Service $43,722

 

교통 운수업 Transportation and Material Moving $39,686 / 사무보조 Office and Administrative Support $38,730 / 생산, 제조 Production $37,440 / 영업 Sales $31,512

 

의료보조 Healthcare Support $29,952 / 청소 Building and Grounds Cleaning and Maintenance $29,931 / 농, 수산, 광업 Farming, Fishing, and Forestry $29,682 / 개인 서비스 보조 Personal Care and Service $28,122 / 요식업 Food Preparation and Serving $25,501

 

 

이 데이터에서 다양한 직업군과 직종 간 소득 차이가 어떻게 되는지 거시적인 패턴을 볼 수 있다. 예상했던 대로 관리, 경영, 전산, 공학, 법률, 과학, 의료 분야의 소득은 높은 반면, 단순 보조나 전문성이 떨어지는 직종은 낮다. 

 

각 직업군에서도 20~30개 가량 세부적 자료가 있다. 예를 들어, 전산 수리 직종 안에도 위로는 연구직($130,890)부터 밑으로는 유저 지원직($52,710)까지 편차가 꽤 심하다. 공학군에서도 원유정제엔지니어($154,330)부터 단순 테크니션(5만 불 초반대)까지 다양하다. 의료서비스 군에서도 20만 불을 웃도는 각과의 의사들이 있는 반면, 5만 불대의 기타 의료 기술 직종도 다양하게 있다.

 

하지만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우리 사장님 연봉이 얼마나 될까, IT 관련 일을 하는 지인 아들의 연봉이 얼마나 될까 추측해 보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미국 전체 중위소득이나 범위를 좁혀서 캘리포니아의 중위소득을 일개인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 없듯. 직종 전체의 평균을 개인 사례에 적용할 수 없다. 

 

평균이나 중윗값 수치들이 난무하는 데이터 속에서 가져야 할 태도는 숫자 하나하나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 말고, 그 수치를 중심으로 하나의 통계 분포가 있다는 것을 언제나 염두에 두는 것이다. 그러니 두 개의 평균만 갖고 두 사례를 비교하면서 이게 높으니 저게 높으니 하는 건 그리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다. 표준편차도 있어야 한다. 

 

만약 이 글을 읽으면서 통계 자료를 갖고 이러니저러니 하는 것이 아직도 지겹지 않은 변태 독자분들은, 이 사이트(링크)에 가보시면 엄청난 데이터가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평균, 표준편차 이상으로,  10%, 25%, 75%, 90% 퍼센트별 집계 등 변태스러운 자료가 무궁무진하다. 

 

 

연령별, 인종별도 차이 나는 소득

 

이 정도면, 몇 개의 통계만으로 실제 소득을 무대뽀로 비교하는 행위의 위험성에 대해서 독자들에게 전달이 된 듯싶다. 여기서는 관련 통계를 더 소개해 드린다. 심심풀이 땅콩 정도로 보시면 되겠다. 

 

첫째, 연령별 소득 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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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링크>

 

2019년 기준 자료인데, 몇 가지 눈여겨 볼 것은 

 

①첫 번째(15-24)와 두 번째(25-34) 나이군의 차이가 크다는 것

②소득은 40대 후반, 50대 초반에 정점을 찍고 이후 하락세를 보인다는 것이다. 

 

이 점으로 알 수 있는 사실은 학교 교육을 마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디딜 때 저소득으로 시작해도 실무 경력을 쌓으면서 소득이 많이 올라간다는 것과 55-64세 나이군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은퇴를 하면서 소득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물론 누적된 경험이나 근속연수가 소득 증가에 미치는 영향은 업종, 분야별로 많은 차이가 있으니 참고해야 한다. 단순직과 전문직의 추세는 당연히 다를 것이다. 또 정리해고가 일상인 미국에선 판갈이가 빈번히 일어난다. 어떤 분야에 있어서 판이 갈아엎히고 새 판이 짜질 때 파이가 커져서 경력이 인정되고 소득이 올라가기도 하지만, 레드오션 분야는 그때마다 소득이 쪼그라들기도 한다. 단순히 경력이 쌓인다고 꼭 연봉이 올라가는 건 아니란 거다. 

 

하지만 위 자료는 이런 부분들을 다 감안하더라도, 실제 사례에 적용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을 줄 수도 있다. 본인이나 지인의 연봉이 어느 정도 되나 따져보고 싶을 때, 먼저 지역별, 업종별 평균, 중윗값, 상위 몇십 퍼센트 등 자료를 분석한 다음, 추가로 나이나 경력을 고려해서 얼마만큼의 유도리를 더 두어야 할지 여지를 제공해준다는 정도의 의미가 있다.

 

다음으로, 다루기 불편한 내용이지만 인종별 소득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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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링크>

 

미국에서 최근 20년간 아시안의 사회경제적 위상 상승은 눈여겨 볼 만하다. 자세한 수치는 집계기관마다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모든 자료에서 아시안-백인-히스패닉-흑인의 순으로 집계된다. 특히 아시안과 흑인의 차이는 2배가 넘는다.

 

아시안의 소득이 타인종보다 월등히 앞선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감정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해석해보자. 

 

아시안의 높은 근로소득은 전체적으로 높은 학력에 기인하는 면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학력별 통계를 보면 대졸 이상과 고졸 이하의 학력 보유자 소득 차이는 명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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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링크>

 

아시안은 대졸 이상 학력 보유자의 비율이 가장 높다. 따라서 통계에서 아시안의 소득이 높게 나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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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링크>

 

한편, 어떤 이들은 이런 기관들의 자료수집 능력의 한계를 들먹이며, 실제 경제의 주도권은 아직도 백인이 꽉 잡고 있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이 자료는 대부분 근로소득에 바탕을 둔 것이고 자본소득을 감안하면 아직도 백인의 경제력이 현저히 높다는 주장이다. 집이나 땅을 투자의 목적으로 소유하고 관리하는, 이른바 자본가 계급은 백인의 주도하고 있다는 얘기다. 일리가 있다. 

 

하지만 현재 아시안들이 미국의 차세대 지주나 자본가 그룹에 편입되어 가는 움직임도 있다.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되고 과도히 진행되는 미국 자본주의의 미래 얼굴은 황인종이 될 것이라는 예측, 어느 정도 현실성이 있다. 

 

미국의 아시안은 빠르게 미국 기득권에 편입되고 있고 그들 중 공화당 지지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민주당 성향이라 하더라도 대체로 분배보다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 계신 여러분들이 이런 현상을 어떻게 보실지 궁금하다.

 

 

중간 결론

 

(한국에 계신 분들께) 여태껏 소개한 통계자료를 통해, 미국의 전체적인 소득수준의 분포를 지역, 업종, 학력, 인종별로 나누어서 큰 그림으로 볼 수 있으셨을 것이다. 미국 직장인의 연봉에 대해 어느 정도 궁금증이 풀리셨길 기대한다. 

 

하지만 미국에 사는 지인의 연봉을 알아내기도 힘들고, 알아봐야 그게 어느 정도 수준인지 판단할 근거가 별로 없다. 미국의 달러와 한국의 원화 사이에는 환율로 환산할 수 없는 요인들이 많이 있다.

 

(미국에 사는 분들께) 한국의 지인에게 연봉 얘기해봐야 인생에 1도 도움이 안 된다. 가십의 대상으로 오해만 사게 된다. 

 

1번, 그냥 먹고 살만해요. 

2번, 아이고, 먹고 살기 빠듯해요. 

 

이 중에 골라 답하도록.

 

그러니 연봉은 까지도, 까려 하지도 말자.  

 

<계속>

 

 

※다음 편에선 연봉 액수 외에 미국 직장인의 소득을 결정짓는 다른 요인들에 대해 더욱 구체적으로 천기누설해보겠다. 

 

 

 

소리는 어디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