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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팔이 바이든과 평화애호가 푸틴?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광’을 팔았다.

 

"내가 우리 애들 풀어서 알아봤는데, 2월 16일! 16일 날 러시아 놈들이 쳐들어올 거야"

 

이 뉴스를 접하자마자 바로 든 생각,

 

"곧 죽어도 2월 16일 날에 전쟁 나지 않겠구나."

 

미국 대통령이 꼽은 날짜에 러시아가 쳐들어간다면, 그게 무슨 의미일까? 미국의 리더십만 올라간다. 당연히 이날은 전쟁이 안 일어난다. 일각에서는 베이징 올림픽 폐막일인 2월 20일 전후로 전쟁이 일어날 거란 예측을 하는데, 그것도 아니다. 푸틴이 전쟁 일으키려고 했다면 올림픽 따위는 개의치 않는다. 분명한 사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가능성은 작다는 거다. 물론 분위기는 낼 테지만 전쟁을 일으키기에는 무리가 많이 따르기 때문이다. 독일의 슐츠 총리가 왔을 때, 푸틴이 기자회견장에서 했던 말을 곱씹어보자.

 

"러시아가 전쟁을 원하냐고요? 물론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가 협상 과정을 시작하자고 제안한 겁니다."

 

당장 사람들 머릿속에서는,

 

"푸틴 저 백정 노무시키가 뺑끼 치는 거다! 저거 저래놓고 뒤통수치려고 하는 거야"

 

"곰도 맨손으로 때려잡을 놈(?)이 좋은 주먹 내버려 두고 말로 해결한다고?"

 

푸틴이 대놓고 전쟁을 일으킨 경우는 거의 없다. 지금까지 일어난 사건들을 보면 ‘문제’가 터지고, 러시아를 공격하거나 러시아 사람을 죽이거나 했을 때 움직이는 게 푸틴이다. 의외로 평화주의자(?)다. 즉, 푸틴이 말하는 "우리는 전쟁을 원치 않는다."란 말은 어느 정도 사실이다(명분도 찾지 않고 지쪼대로 막 나가는 류의 지도자까지는 아니라는, 즉, 겉으로 그렇다는 거지 진짜로 그렇다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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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치면 이런 느낌?

 

우리가 주목해야 할 그의 발언은 독일의 슐츠 총리가 오기 한참 전인 2월 1일, 헝가리 총리와 만난 다음의 발언이다. 

 

"미국이 전쟁에 우릴 끌어들이려 한다."

 

이 발언 전후에 있었던 푸틴의 발언들을 곱씹어보자.

 

"러시아의 근본적인 우려가 무시당하고 있다는 게 이제 분명해졌다."

 

"우크라이나가 나토 회원국이 되고 군사작전을 개시하는 걸 상상해 보라."

 

여기서 말하는 러시아의 ‘근본적인 우려’는 안보에 대한 부담감이다. 우크라이나가 나토 회원국이 된 다음의 ‘군사작전’은 바로 크림반도를 염두에 둔 거다. 

 

"우크라이나 이놈들이 나토에 가입한 다음에는... 분명 크림반도를 탈환하겠다고 나설 거야. 안 그래도 골치 아픈데 나토까지 엮여서 크림반도에 들어오면... 아 씨바, 막아야 해!"

 

푸틴이 가장 걱정하는 대목이 이런 거다. 분명한 건 러시아가 원하는 건 바로 ‘안보 우려 해소’란 점이다. 이미 지난 12월에 미국 쪽에 보낸 러시아의 요구 조건을 보면 알 수 있다.

 

"아니, 씨바... 우리가 동네 양아치 깡패도 아니고... 나 러시아야. 우리 참을 만큼 참았잖아? 나토의 경계선을 1997년 5월로 후퇴 시켜!"

 

이게 러시아의 요구사항이다. 러시아는 일관되게 이 요구를 미국 쪽에 보냈다. 그러나 미국의 답변은... 음 이렇게 말하는 게 맞을지 모르지만...

 

"(...동문서답...)"

 

러시아의 요구가 뭔지에 대해서는 공개적, 비공개적으로 무수히 미국에 전달했을 거다. 그럼에도 바이든은 ‘엉뚱한’ 말을 계속하고 있다.

 

"러시아가 전쟁 일으키면... 나는 존나 쎈 경제 제재랑 존나 존나 쎈 무역 보복할 거야! 두고 봐"

 

아마 독자분들도 위와같은 뉴스만 접했을 거다. 한국에서 나오는 기사만 보면 푸틴만한 꼴통도 없을 게다. 푸틴이 말하는 ‘협상’이나 ‘안보 보장’은 언급하지 않는다. 푸틴이 제스처를 취할 때마다 바이든은 강력한 제재와 수출통제를 준비하고 있다며 ‘압박수단’을 언론에 대고 말한다. 푸틴 처지에서는 황당하다. 

 

"아니, 씨바 대화하자고!"

 

미국은 여기에 모르쇠로 일관한다. 

 

이때 러시아 외무장관인 라브로프가 미국과 물밑접촉을 했다. "내년 1월에 우리 협상 시작할 거야."라고 말을 한다. 이 발언 직후에도 푸틴은 명확하게 자기 의사를 밝혔다.

 

"최소한 분명하고 이해할 수 있으며 명확히 규정된 법적 보장을 원한다."

 

러시아가 느끼는 ‘안보위협’인 나토의 동진을 멈추고, 러시아에 확실한 보장을 ‘문서’로 해달라는 사인을 보낸 거다. 푸틴이 원하는 건 분명했고, 이걸 미국 측에 확실히 전달했다. 사실 미국 입장에서 이런 ‘불안’이 계속 이어지면, 남는 장사다. 아니, 노났다고 해야 할까.

 

바이든과 푸틴출처 한겨레.jpg

광파는 자와 평화주의자

 

"러시아 애들이 맨날 이러면 참 좋을 텐데..."

 

이럴 만도 한 게, 당장 러시아가 전쟁 분위기를 일으키자 미국의 발언권과 나토 내에서의 입지가 올라갔다.

 

"아니, 씨바... 그래도 러시아를 상대하려면... 미우나 고우나 미국이지."

 

군사적으로, 그리고 정보력에서도 미국에 의지하게 되는 거다(당장 바이든이 ‘2월 16일 날 전쟁 난다니까!’를 외치는 걸 보라. 이럴수록 나토 국가들이 미국에 정보를 의지할 수밖에 없다). 
 

독박 우크라이나

 

미국으로서는 경제적으로도  남는 장사다.

 

"야야, 너희들 계속 러시아 가스 살 거야? 언제까지 러시아 장단에 놀아날래?"

 

"...아니 그럼 어쩌라고?"

 

"우리 LNG 사!"

 

"...아니, 그게 바다 건너오려면 운송비도 만만찮고..."

 

"그럼 러시아 애들이 협박하는 거 계속 당할래?"

 

"......"

 

더하여 전쟁 분위기가 계속 이어지자 미국산 무기를 사려고 힐끔거리기 시작했고, 나토에 가입한 국가들이 너나 할 거 없이,

 

"씨바 분위기 묘하게 흘러가는데? 이렇게 맥 놓고 미국만 쳐다보다간 우리도 우크라이나 꼴 나는 거 아냐?"

 

"그러게, 그동안 군사비 줄여서 복지예산으로 돌렸는데... 군사비 올려야겠는데?"

 

"우리가 미국한테 좀 그랬지? 오바마랑 트럼프가 괜히 우리 핀잔 먹인 게 아니라니까."

 

이렇게 분위기가 변해간다. 미국으로선 다행인 상황이다.

 

"그동안 국방비 투자 안 하고, 우리 믿고 꿀 빨더니만... 어휴 속이 다 시원하네"

 

나토 가입국들이 하나둘 정신을 차리니(?!) 미국으로서는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다.

 

"야, 러시아가 한 번 제대로 전쟁 일으키면... 안 되겠지만, 이런 분위기 나쁘지 않아. 이대로 며칠 더 가도 되겠는데?"

 

세상에서 가장 재미난 게 불구경과 전쟁 구경이 아닌가? 물론, 내 집에 불이 나고, 내 나라가 전쟁에 휩싸이지 않는다는 전제조건이 붙겠지만 말이다. 이런 맥락에서 바이든은 엉뚱한 소리를 계속하고 있었던 거다(전략적으로 헛소리를 하는 건지, 아무튼 했던 이야기를 계속 반복한다).

 

이때 러시아 외무장관인 라브로프가 한 마디 던진다.

 

"훈련에 참여한 남부 군관구, 서부 군관구 병력을 복귀시켰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붕 장관(왼쪽)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1월 21일 스웨스 제네바 회담전.jpg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왼쪽)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오른쪽)

1월 21일 스웨스 제네바에서 회담전

출처 - <경향신문>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한 거다. 그러나 바이든의 입장은 분명했다.

 

"씨바, 그걸 어떻게 믿어? 응? 너네 아직 전쟁하려고 폼 잡고 있잖아!"

 

정보라인 쪽에서는, 아래 내용 같은 정보들이 연달아 흘러나온다.

 

"러시아 색희들이 벨라루스 국경에 야전병원 짓고 있다. 이색희들 화전양면전술이야! 전쟁 안 할 거처럼 폼은 다 잡고 있지만, 이것들 병원 짓고 있어! 전쟁 나면 부상병 치료할 야전병원 짓는다는 게 무슨 의미겠어?"

 

이 뉴스들을 보면서 든 첫 번째 생각,

 

"지금 물밑에서 한참 협상 중이구나..."

 

전쟁까지는 안 갈 거 같은 공기에서 서로 패를 보여주고, 서로 패를 속여 가면서 뭔가 움직이고 있다. 그렇기에 대외적으로 ‘제스처’를 보여주고 있는 거다. 

 

자, 그렇다면 여기서 우크라이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2022년 2월 우크라이나군 특수부대가 연 기본 전투 훈련에 참가한 우크라이나 여성_출처 경향신문.jpg

2022년 2월, 우크라이나군 특수부대가 연

기본 전투 훈련에 참가한 우크라이나 여성

출처-<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