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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03. 16. 금요일

어디까지나지구를위한딴지특임환경부장

죽지 않는 돌고래


 


1.


 


2012년은 세계 7대 불가사의가 세계 8대 불가사의로 늘어나는 해다. 즉슨, 딴지일보가 창간 15주년을 맞는다는 뜻이다. 격동의 15년을 거치는 사이, 요금을 침착하게 낸 탓에 인터넷이 끊겨 즐거운 무급 휴가를 받는가 하면 한겨울에 사무실이 동파 돼 첨벙거리는 바닥을 맨발로 걸어 건강을 되찾기도 했다. 그 유쾌한 날들 중, 골방 한구석에서 탄생한 딴지 라디오 나꼼수를 꼽지 않을 수 없다.

 




 


덕분에 딴지일보는 민족정론지를 넘어 범지구적 거대담론을 주도해야만 할 것 같은 성가심에 처했고 이제는 인류의 미래에 대한 전지구적 책임감에 통감해야만 할 것 같은 귀찮은 위기에 맞서고 있다.

 


하여 본지, 창간 15주년을 맞아 인류의 생존을 건 환경운동을 주도하는 ‘대 딴지스 성명’을 발표하는 바이다. 일일이 설명하긴 귀찮으니 그 골자를 아래와 같이 요약한다.


 


 










 


인류 멸망을 막기 위한 재활용 타운 건설 제안


 


     1) 나꼼수 타운(가칭) 건설 안


- 1층 커피숍


- 지하 카페


- 화장실


- 스튜디오


- 출연자대기실


- 대회의실


- 중앙홀


- 세미나홀


 


2). 인류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물품


- 중형냉난방기 2대(50평형 이상), 에어컨 여러대, 무소음 냉난방기 1대


- 오토도어 2조

   (예산상 설계에서 뺐는데 있으면 움직임을 이용한 조형설치 예정)


- 커피머신 대형, 혹은 중형


- 냉장고(업소용, 일반용, 음료용, 냉동기, 제빙기)


- 각종 자판기(커피, 음료, 담배, 식품 등등 다 좋음)


- 냉온수기(여러대)


- 제습기(저전력 사양인 암웨이 제습기면 금상첨화)


- 공기청정기(소형 대형 가릴 것 없이 다다익선)


- 소파(편안한 소파 여러 세트, 가능하면 3인용 좋음, 다다익선)


- 일반 사무용 의자 10개


- 녹음스튜디오 장비, 테이블 및 의자(10석 이내)


- 시청각기구(빔 프로젝터, TV, 오디오, 스피커)


- 무대기구(각종 조명기구, 앰프, 마이크)


- 침대(병원 진료용 침대 환영, 2층 침대)


- 카페 테이블 및 의자(다다익선)


- 대회의실 탁자 및 의자 (5X7m 홀에 들어갈 것, 20석 내외)


- 다양한 조명기구 및 LED전구(다다익선)


- 각종 건축자재 환영

 


3). 인류 재건 계획에 동참한 이들을 위한 징표 


     - 60cm X 160cm의 동판 부식 스탠드 형이나 추가가 가능한 목재 블록형에

       이름을 새김




 


 


그렇다.


 


나꼼수 타운(가칭)이 4월에 건설될 예정이며 본지는 인류의 미래를 위해(이게 왜 인류의 미래를 위한 건지는 곧 설명한다.)위의 물품들을 얻지 못하면 지구의 실존을 장담할 수 없다.


 


뭇 독자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트래픽 덕분에 한 달에 수천만 원에 달하는 서버비용을 빚지면서도 ‘우리가 알아서 한다. 관심 꺼달라.’는 똥가오를 부린 것, 나꼼수 CD의 무상 배포도 모자라 해외까지 무료 배송하는 무리수를 둔 탓에 땅그지의 상태에 이르러 이런 물품을 기증 받아야 한다고 오해할 수 있다.


 


물론 절대 그런 거 아니다.


 


2.

 



지금 이 순간에도 인류가 만든 환경 재난 탓에 60초마다 하나의 종이 지구 상에서 영원히 사라지고 있다. 현재의 속도로 인류가 환경을 파괴할 경우, 빠르면 몇 세대 안에, 길게는 몇백 년 안에 인류는 멸망한다. 할 지도 모른다가 아니다. 그냥 한다. 세계적 석학들이 괜시리 오버하고 뜬금 없이 노벨 평화상을 환경운동가에게 주는 게 아니란 말이다.

 


본지는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가오 부리다 빚진 서버비용과 CD 무상 제작 및 무료 배송비를, 아니, 인류의 미래를 구할 수 있을까. 본지는 트래픽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빚을 지는 희한한 회계장부, 아니, 유엔환경계획(UNEP)과 국제 환경NGO단체의 자료를 디비적거리며 그 답을 찾았다.

 


국제 사회는 심각한 환경재앙의 하나로 각종 전자제품 및 건축 자재 쓰레기를 꼽는다. 이는 처치도 곤란하거니와 전자제품에 있는 유해물질이 모든 생물에게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납은 신경조직과 간을 파괴하고 카드뮴은 폐, 신장은 물론 후각상실을 유발한다. 이 물질들을 소각할 때는 치명적인 발암물질은 물론, 환경 호르몬까지 생성해 우리의 명랑사회를 해꼬지 한다.

 


이쯤 되면 이해가 갈 것이다. 본지는 ‘인류의 멸망’을 막을 ‘환경운동’의 일환으로 재활용 타운, 아니, 가칭 나꼼수 타운을 그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지구 환경과 범지구적 위기에 책임감을 가지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위치에 서있기에 위의 물품을 기증받지 않으면 막 큰일나고 지구가 뽀개지고 뭐 그럴 것 같다는 말이다.

 


절대 가난해서, 무리하게 가오 잡다 15년 차에 망할 것 같아서 그러는 게 아니라, 내일이라도 막 멸망할 것 같은 인류의 존속을 위해서, 백만 독자제위들의 범지구적 환경운동에 조속히 동참을 애원, 아니, 요구하는 바이다.

 


그러니 버릴 거면 딴지에 버리자.

 


딴지 폐간을 막기, 아니,

 



 


지구의 탱탱함과 인류의 존속을 위해서.


 


 










버리는 방법


어디까지나 지구를 위해서, 버리되 함부로 버려서는 안 된다. 간단한 재활용 신청서만 작성하면 보다 효율적인 환경보호가 가능하다. 지구를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무턱대고 물건을 보내기 전에 마음을 가라앉히고 다음과 같은 재활용정보를 기재해 보내주시면 되겠다.


 


1. 품목(물건의 종류)

2. 갯수

3. 간단한 상품정보, 즉 스펙

4. 상태(반드시 사진과 함께)


수신인은 wildog72@gmail.com이다.


 


아래는 신청서 샘플이다.


보내는 사람 : 처치곤란한 중고품에 골치가 아프면서도 지구를 사랑하는 독자여러분


품목 : 침대


갯수 : 1


상품정보 : 1728년산 100% 순금침대. 메이드 인 이태리(베네치아).


상태 : 양호. 물건을 최초 구매했던 프랑스 왕실의 문장이 음각되어 있지만 사용에는 아무 지장이 없습니다. 금색 스티커로 간단히 커버 가능합니다.

 


 


굳이 안 써도 되는 재활용 목적 : 안녕하세요~ 강동구 사는 두 아이의 맘이에요^^ 너무 오래된 물건이라 드려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써주신다면 어디까지나 환경에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에 감사히 버리겠습니다. 처치곤란으로 고민하던 차에 떠넘기는 것 같아 죄송하네요. 매트리스와 시트는 구입한 지 2년밖에 되지 않아 계속 쓰려고요. 불편하시겠지만 따로 사셔야 할 것 같아요. 금속재질이라 엄청 무거운데, 이거 옮긴다고 허리 다치지나 않을까 걱정이네요. 그럼 수고하세요~^^


받는 사람 : wildog72@gmail.com

 


 


이상이다. 수뇌부는 침대는 반드시 원목이어야 한다고 믿을 정도로 편협하지 않다. 마음껏, 부담없이, 어디까지나 지구를 위해 부담갖지 말고 편한 마음으로 신청하시라.


지구 만세!

 



발송방법 : 딴지가 지구를 지키는 일에 보다 전념할 수 있도록 자발적인 자비발송 

 


당첨자 특전


 


- 해당 당첨자는 까페 입구에 동판 또는 목판에 기증자의 이름이 기재되어 딴지일보가 망할 때까지 보관, 전시된다.


 


- 해당 당첨자에게는 방문시 소정의 기념품이 전달될 수도 있다. 기념품 종류는 랜덤이며 꽝도 존재할 수 있다.


 


- 해당 당첨자는 방문시 자신의 기증품 앞에서 자유포즈로 사진 1장을 찍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는다.


 


참여 기간


 


- 결코 시간이 촉박해서가 아니라 너무나 좋은 기회인 만큼 참여 기간은 오직 3월 16일부터 3월 26일까지!





 


어디까지나지구를위한딴지특임환경부장

죽지 않는 돌고래


 @kimchangkyu


 


Profile
딴지일보 편집장. 홍석동 납치사건, 김규열 선장사건, 도박 묵시록 등을 취재했습니다. 밤낮없이 시달린 필진들에게 밤길 조심하라는 말을 듣습니다. 가족과 함께 북극(혹은 남극)에 사는 것이 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