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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03. 20. 화요일

정치부장 물뚝심송


 


연대의 기세가 건조한 봄날 타오르는 들불처럼 무섭게 불이 붙고 있다. 놀랍다 못해 두려울 지경이다.

 


솔직히 말해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간의 야권연대 협상이 대타결 되는 것조차도 쉽지 않은 일로 예상을 했었다. 전국 지역구 중에서 무려 16곳을 통합진보당에게 양보하고, 76곳에서 경선으로 결정하겠다는 그 내용조차 잘 믿어지지가 않았었다.

 


여태껏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그 화려한 대타협이 이루어지는 순간 이미 오늘의 놀라움이 예견되었던 것이 아닐까 한다.


 




 


통합진보당을 만들어낸 주역들, 이정희, 노회찬, 심상정, 천호선 등은 협상을 위해 스스로의 지역구를 전략공천 지역에서 제외하고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경선 지역으로 돌려 버렸고, 유시민은 비례대표 12번을 자청하면서 스스로를 사상 최초의 진보계열 원내교섭단체 구성이라는 불가능해 보이는 꿈의 전선에 가져다 놓기까지 했다.

 


전략공천 지역에 들어간 통합진보당 후보가 16명, 이 중에서 절반만 살아 돌아온다 하더라도 통합진보당은 8명의 지역구 의원을 가지게 된다. 거기에 정당지지율에 의한 비례대표를 채워 넣어서 원내교섭단체 기준인 20석에 턱걸이하려는 배수의 전략이었는데, 이게 까보니 배수의 전략이 아니네.


 


경선지역에 들어간 빅4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살아 돌아왔다.

 


거기다가 3월 19일 아침의 대회전에서 살아 돌아온 통합진보당의 후보들은 69개 경선 지역에서 무려 11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공천까지 합치면 27개 지역구가 통합진보당의 후보로 단일화가 된 것이다.

 


이게 도대체 웬 일이래~~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간의 단일화 경선에서 통합진보당이 놀라운 성적을 내버렸으니 민주당은 망했나 싶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한나라당에서 그네공주를 중심으로 비대위를 만들고, 파격적인 인선을 하더니 개혁공천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하면서 민주당이 크게 앞서던 여론 지지율에 역전이 벌어졌다.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기 시작했고, 새누리당이 다시 기사회생하면서 이번 총선 역시 망가져 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그 걱정.

 


거기에 민주통합당은 스스로 지리멸렬하면서 공천 잡음이 끊이지 않았고, 기왕에 벌어 두었던 지지율 역시 급속하게 추락하기 시작했던 거다. 한명숙 대표에 대한 비난은 하늘을 찔렀고, 이해찬, 김진표등 역시 지금 도대체 뭐 하는 짓거리냐고 욕을 바가지로 먹고 있었다. 아마도 다들 수명이 많이 늘어 났을 것 같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보자.

 


새누리당이 개혁공천을 한다고? 우리집 탱구가 웃을 일이다. 그럴 리가 없잖은가. 그저 언론플레이가 좋았을 뿐이다. 2차 3차로 이어지는 새누리당의 공천 결과 발표를 자세히 뒤져보면 이게 도대체 어떻게 개혁공천인가 하는 의문을 가지지 않을 도리가 없다.

 




<나도 안 웃겨~>



 


마무리되어 가고 있는 새누리당 공천의 핵심은 이명박근혜 공천이라는 점, 아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청와대가 공천에 개입을 안 한다고? 박근혜가 공천에 개입을 안한다고? 결과를 보란 말이다. 기존의 쓸모 없어진 친이계파 후보들이야 추풍낙엽처럼 떨려 나갔지만, 가카의 측근들은 보란듯이 중요 포인트에 속속 꽂히고 있다. 그 외에는 모두가 다 공주님에게 충성을 맹세한 사람들이고. 돈문제에 얽힌 후보도 수두룩, 성추문에 얽힌 후보도 수두룩. 핵심은 부패를 걸러내는 개혁공천이 아니라 이명박근혜를 중심으로 한 권력의 재편과정이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이런 공천을 두고 개혁공천이라고 포장해내는 조중동의 화려한 언론플레이는 단기적으로 새누리당 지지율의 역전을 가져왔지만, 아직 총선까지는 시간이 남아 있고, 그 시간은 진실을 밝혀주기에 충분할 것이다.

 


민주당의 혼란 역시 마찬가지로 봐야 한다.

 


조중동 등 주류 언론에 의해 새누리당의 공천잡음이 최소화 되어 숨겨진 것과 정반대로 민주당의 공천 잡음은 극대화 되어 널리 알려진다. 그 결과로 민주당의 지지율은 급락해버렸고, 한 때 40%가 넘던 지지율이 다시 30%대로 밀려 내려왔으며 이대로 가다간 새누리당의 1당 등극을 막을 길이 없어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언론플레이는 언론플레이일 뿐.

 


야권의 대반격은 야권 단일화를 위한 연대 협상의 극적인 타결에서 시작된 것이다.

 


앞선 다른 기사에서도 얘기했었지만, 1인에게 집중된 권력으로 정당의 공천권을 행사하는 독재적 정당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판을 짜는 "기획"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권력이 분산되어 갈수록 인위적인 "기획"은 힘들어 진다는 것이다. 지역구에서 제일 잘나가는 후보조차도 중앙 권력자의 의도에 따라 얼마든지 쳐내 버릴 수 있는 새누리당과는 달리, 그나마 민주화 되어 있는 민주당에서는 그런 상황 하나하나에서 잡음이 터져나오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더욱 더 야권연대 협상은 어려운 일이 되는 것이고, 서로가 엄청난 고통을 겪으면서도 양보와 타협을 통해 이루어낸 야권연대 합의는 그만큼 더 위대한 성과가 되는 것이다.

 


그 야권연대 합의에 기반해서 치루어진 단일화 경선 여론조사 과정에서 생각보다 큰 폭으로 통합진보당이 약진하는 결과가 만들어졌다. 이 결과는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양측에 모두 유리한 결과가 된다.



민주당은 몇 개의 지역구를 놓침으로써, 더 통이 큰 양보를 하게 된 셈이다. 야권 맏형의 자격으로 스스로의 문제점을 극복하려는 노력과 함께, 야권의 한 축을 이루는 진보세력에게 의정사상 최초로 원내교섭단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기회를 준 너그러운 정당이 된다. 또한 이 기세를 모아내어 반 이명박근혜 전선을 명확하게 그어내는 연합군의 리더 역할을 떠맡게 되는 것이다.

 


총선의 전체 판국이 이명박근혜의 새누리당과 야권 연합군간의 격돌로 정리되어 갈수록 가카를 심판하려는 국민적 열망은 더욱 더 집결될 것이고, 가카-그네공주 동일체론은 힘을 얻어 갈 것이다.

 


그 결과 민주당 역시 더 압도적인 차이로 제1당 등극이라는 기대를 충족시킬 기회를 얻어가게 된다는 것이다. 잃어버린 지역구 몇개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거지. 통합진보당에게 양보한 몇개의 지역구보다 훨씬 더 많은 지역구를 새누리당으로부터 회수해 올 수 있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심상치 않은 변화의 조짐을 보여오던 부산에서도 마찬가지의 효과가 기대된다. 강력한 차기 대선주자인 문재인에게 손수조라는 어린 여성 후보를 냄으로써 물을 먹이려는 꼼수 어린 기획이 조중동의 지원사격에 의해 효과를 발휘하려던 순간, 전국적으로 결성된 강력한 야권 연합군의 전선은 그 손수조 효과 따위 한칼에 날려 버리고 부산을 전통적인 야도로 돌려놓는 위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여태까지는 몸풀기에 불과했다. 이제서야 겨우 진짜 싸움이 시작된 거란 말이다.


 




 


총선은 전국적으로 벌어지는 각개전투다. 엄청난 공중전으로 치루어지는 대선과는 달리 지역의 보병전이 위력을 발휘하는 전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선은 언제나 전국적인 이벤트에 의해 그 향배가 결정되는 측면이 있다.

 


유권자 전체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이런 이벤트가 절실하게 필요했던 거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진짜 탐탁치 않게만 보이던 기존의 현역의원들, 또 그들이 만들어 놓은 정체모를 조직들, 이런 세력들이 선거를 좌우하는 꼴을 또 보는 것은 식상하기 그지없다. 그런 판국에 얼굴도 모르던 새로운 후보들이 바람같이 등장해서 기존의 조직을 거느린 조폭 보스 같은 기성 정치인들을 누르고 총선의 후보로 등장하는 과정. 신선하기 그지 없다.

 


사람들은 이런 모습을 보고 싶어한다. 그리고 그 새로운 얼굴들에게 지난 4년 간 우리를 괴롭혀 왔던, 해도해도 너무했던 기존의 권력을 심판하라고 임무를 부여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그놈이 그놈이라는 얘기를 무력화 시킬 수 있는 새로운 분위기가 필요한 것이다.

 


이게 이번 총선의 화두가 되어야 하며, 되어가고 있다.


 



 


개별 사안에 집착하는 것보다는 총체적으로 반-이명박근혜의 전선이 그어져야 한다. 그리고 그어지고 있다.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대단한 성공이다. 이러한 야권연대에 혼신의 힘을 기울였던 모두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다. 그들은 당연히 이런 찬사를 받을 자격이 있다.

 


민주통합당 최고위원들, 통합진보당 세 명의 당대표들, 그리고 밤잠 못 자고 노력하던 양당의 수많은 당직자들, 더욱 힘내시라. 이제부터 새로운 싸움을 시작해야 되니까 좀더 고생하시라.

 


하지만 우리는 이 와중에 깊숙히 숨어있는 최대의 공로자에게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

 


바로 가카다.


 




 


큰 틀에서 야권연대를 국민적 열망으로 이끌어낸 공로, 오로지 가카의 몫이다. 가카의 미칠듯한 4년이 없었다면 오늘날 이런 총선판국은 결코 전개되지 않을 것이다.

 


난 가카가 고마와 죽겠다. 옆에 있다면 뽀뽀라도... 그건 좀 심하군. 넘어가자.

 


목록을 만들기조차 힘든 가카의 기상천외한 변태적 통치가 없었다면 오늘날의 야권연대는 결코 이루어지지 않았다. 수도 없이 많은 측근들이 해먹고 튀기도 하고, 검찰 조사도 받고, 심지어 가족까지 동원해서 비리를 저지르는 노력을 조금이라도 게을리 하셨다면, 오늘날의 전선은 만들어지지도 않았다.

 


자신의 퇴임 후, 안위를 보호하기 위해 측근을 꽂아 넣는 등, 그네공주와 뜻을 함께하면서 새누리당 공천을 말아먹지 않았다면, 새누리당이 진짜 개혁공천을 했을지도 모른다. 등골이 서늘한 일이다.

 


이 모든 것은 가카의 공로다. 우리는 그 공로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기필코 정권을 되찾아 와야 한다. 사람이 은혜를 모르면 짐승과 무엇이 다르리. 이 대목에서 우리 모두 함께 외쳐보자.

 


가카를 찬양하라~~ 

 


하지만 아직 2% 부족하다. 4월 11일은 아직도 멀리 있으며, 그 안에 또 어떤 일이 터질지 모른다.

 


믿을 곳은 가카밖에 없다. 부디 부디 청하옵건대....


 


총선 전에 딱 세 가지 정도만 터뜨려 주시길 기원한다. 세 가지가 어려우면 두 가지라도, 아니 단 한 가지라도 초대형 뻘짓을 꼭 터뜨려 주시길 엎드려 기원한다.

 


자신을 희생시켜 이 대한민국의 정치를 구원하실 가카의 초대형 뻘짓을 기원하며 마친다.


 


가카천국 불신지옥~~~


 




<나를 찬양하라~>


 


정치부장 물뚝심송


twitter: @murutuk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