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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3. 27. 화요일

춘심애비


 



 


이 글은 진화론을 설명하기 위한 글이 아니다. 반대로 어떤 걸 설명하기 위해 진화론적 논리를 차용하는 글이다. 그러므로 진화론 자체에 대해서 까고 싶거나, 혹은 진화론에 대한 지식을 늘리기 위해서는 이 글을 전혀 읽을 필요가 없음을 밝힌다.


 


  


 


FTA문제, 구럼비 폭파, 민간사찰 청와대 개입의혹, 이정희 대표 여론조사 조작의혹, 손수조 박그네 불법선거운동 등 참으로 정신없는 요즘이다. 그런데 함 보자. 위 5개 사안만 놓고, 우리네 삶에 끼칠 영향력 순서 대로 나열해보자. 그리고 실제 이슈가 되고 있는 정도를 기준으로 다시 한 번 나열해보자.


 


당신이 나열한 두 가지 순위 리스트의 순서는 일치하는가?


 


필자는 다르다. 순서가 거의 반대에 가까울 정도로 다르다.

왜 이렇게 되는 걸까.


 


 


필자는 <연대 시리즈>에서 심리학적 개념과 게임이론을 사용해왔다. 그 이유는 최근 높아진 시민들의 정치의식을 설명하고 그 지향점을 찾는 과정에서 기존의 정치공학이 지니는 분석적 행태나, 인문학을 근간으로 한 행동강령의 제시만로는 간과할 수 있는 <각각의 개인들과 이해집단의 행동특성>을 붙잡기 위해서였다. 이를 위해 구체적 상황과 그 상황에서의 행동을 설명하는 심리학과 게임이론이 필요했던 것.


 


허나, 그 <각각의 개인들과 이해집단의 행동특성>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예컨데 남자는 여자를 볼 때 가슴부터 본다는 상황을 놓고, 심리학에서는 '통계적으로 그러하더라'라는 결론을 낼 수 있지만, <왜 그러한지>에 대해서는 가정을 할 수 밖에 없는거다. 즉, 애초에 <행동>을 주요소재로 한 학문적 틀에서는 그 행동의 근본적 원인까지 아우를 수 없다는 한계점이 존재한다. 이 한계 내에서는 남자가 여자의 가슴부터 보는 상황의 <원인>이 문화인지, 역사인지, 생물학적 본능인지, 그저 가정을 해야 한다.


 


기왕 가정을 한다면야, 그러한 가정을 주요소재로 한 학문적 틀을 빌려올 필요가 있겠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진화론, 혹은 진화학.


 


 


참고로 필자는 전적인 진화론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창조론자도 아니다.


 


 


 


1. 진화론에 대한 오해와 이해



설마 아직도, 진화론이 <원숭이가 인간의 조상>이라는 명제를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필자는 150년 전 의식 수준에 머물러있는 당신의 안타까운 삶의 단면을 위해 눈물을 흘리고 싶다.


 


다윈과 멘델에 이어 스티븐 제이굴드와 리처드 도킨스 등을 위시로 계속하여 발전하고 있는 진화 이론은 단순히 <인간은 옛날에 털보 원숭이였다.>, <새의 조상은 공룡이다.> 수준으로 지금 우리가 보고있는 생물들의 옛날 모습을 알고 싶어 하는 이론이 아니다. 모든 생물들, 그러니까 각각의 개체들과 그 개체들을 묶은 종, 그리고 그들을 모두 포괄하여 지구상의 모든 <생물>들을 관통하는 어떤 <원리>를 찾고 그 원리를 통해 그 모든 생물들의 다양한 면들을 설명하는 이론이라고 볼 수 있겠다.


 


진화론에 대한 오해를 조금만 더 풀어보자. 혹시 물이 없어진 바람에 어떤 물고기 지느러미가 막 점점 길어지고 근육이 막 붙어서 팔이나 앞다리가 됐다고 생각하는 분 계신가. 혹은 워터월드처럼 세상이 물로 덮이면 인간의 귀 밑에 막 점점 아가미 같은 게 생겨나는 것이 진화라고 생각하시는가.


 


아니다. 정확히는 물고기 중에 지느러미쪽에 유독 근육이 많게 태어난 놈들이 있었는데 어떤 지역에서 물이 줄어드는 과정에서 걔네가 생존률이 더 높았던 거다. 혹은, 세상이 물로 덮이면 인간은 다 몰살하는 거고, 아가미가 있는 수중생물들이 살아남으며, 걔네가 수만 년 후에 문명을 이룰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거다.


 


한 가지만 더. 한국인들의 평균적인 신장이 늘어나고 있고, 팔 길이도 늘어나고 있다. 이건 진화의 일부인가? 맞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왜 아닐 수도 있냐 하면, 현재 단계에서는 유전형질 자체가 변화했다기보다는, 동일한 유전형질을 지녔더라도 더 큰 신장과 더 긴 팔로 '성장'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즉, 1990년대생보다 평균 신장이 작은 1950년대생들이, 똑같은 유전자를 갖고 1990년에 태어났더라면, 더 좋은 영양섭취와 더 많은 팔운동을 통해 더 큰 신장과 더 긴 팔길이를 가질 수 있으리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 오해를 풀었다는 가정 하에, 현대 진화이론에서 개념을 좀 빌려와보자.


 


좀 웃기는 말이지만,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살아있다. 즉 모든 생물이 지니는 가장 확실한 공통점은 <생존>이다. 그리고 이 생존여부가, 현재 살아있는 종과 멸종된 종의 가장 큰 차이이다.


 


말장난 한 번 해보자. 생존하려는 의지가 강하고 생존에 유리한 특성을 지닌 생물과, 의지도 약하고 불리한 특성을 지닌 생물 중 어느 생물이 더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높은가. 이건 이미 질문 자체에 답이 있는, 그 대답이 너무나도 쉬운 엉터리 질문이다. 당연히! 의지도 강하고 유리한 특성을 지닌 생물이 생존 가능성이 높다.


 


이 엉터리 질문에서 조금만 더 생각을 넓혀보자. 인간은 어쨌든 지금 이 순간 지구에 생존해있는 종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멸종한 종에 비해 생존에 유리하고, 생존에 대한 의지도 강했을 것이다. 즉, 인간이 갖고있는 특성 중 몇몇 가지는 인간이 생존하는 데에 더 유리한 특성들일게다.(리처드 도킨스 같은 경우는 거의 모든 특성들이 그러하다고 보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드러내는 어떠한 특성들의 원인을 파악하기 어려울 때에, <그러한 특성들이 종과 개체의 생존에 유리한 특성이기 때문에>라는 가설을 상정해볼 수 있다.


 


같은 예를 들자면, 남자들이 왜 여자를 볼 때 가슴부터 보는가를 설명하기 어렵다면, 그러한 특성이 있는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생존 확률이 높았기 때문에, 그러한 특성을 지닌 종이 살아남았고, 인간도 그러한 종 중 하나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이 가능하는 말이다.


 


그러므로, 인간이 지니는 특성들 중 몇몇은 그냥 그 한 명의 인간이 선택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종 전체가 지금까지 생존할 수 있는 데 기여를 한 종 전체의 특성일 것이다. 수만 년 간 생존해오면서 생존에 불리한 본능이나 습관, 외모 상의 특징들은 그러한 사람들이 생존에 실패하면서 배제돼왔을 것이고, 생존에 성공한 사람들만이 공유한 그런 특성들이 이어져왔을 거라는 얘기다.


 


 


이러한 전체적인 틀. 수만 년 간의 <생존>이라는 가장 명확하고도 빡센 시스템을 통해 수많은 특성들이 필터링돼왔다는 이러한 시각.


 


이걸 빌려와보자.


 


우리는 분명 종의 생존에 유리한 특성들을, 날 때부터 유전자에 갖고 태어난 거다.


 


 


 


2. 휴리스틱과 잠재능력 억제(Heuristic, Latent Inhibition). 진화론을 만난다.


 



 


 


간단히 복기해보자.


 


휴리스틱은, 어떤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을 단순화함으로써 효율성을 챙기기 위해 사용된다. 한 낯선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대화도 하고, 술도 함 마시고, 여행도 갔다와보고 해야 되지만 평생 살면서 마주치는 모든 이들과 그렇게 할 수는 없으니, 각종 편견을 바탕으로 순식간에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판단하곤 한다. 어두운 골목에 있는 흑인은 위험하고, 밤 9시에 논현동 미용실에서 머리 하고 있으면 술집아가씨라는 식으로.


 


어떠한 상황이나 사람, 사건 등을 올바르게 판단하기 위해서는 모든 정보를 입수하고 그 정보들간의 관계성을 파악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을 거친 후에 그것들이 가지는 의미를 도출해낼 수 있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모든 정보들을 그렇게 처리하기에는 너무 빡세고,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우리는 각각의 정보에 가중치를 둔다. 뉴욕으로 여행을 가서 밤늦게 길을 잃었을 때는 그 사람의 신발 색깔보다는 그 사람의 피부색이 훨씬 중요한 정보가 된다.


 


이러한 <정보의 가중치>가 훨씬 본능적이고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바로 잠재능력 억제. 정보보다 더 구체적인 단위라고 할 수 있는 <자극>에 대해서도 가중치를 두는 것이다. 내가 선택한 자극에 더 집중하는 것이고, 어떤 경우에는 선택과 상관없이 무의식적인 상태에서도 특정 자극에 더 집중하는 것.


 


그러니까, 인간은 모든 정보와 자극을 평등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중치를 둔다. 상황에 따라, 혹은 상황과 무관하게. 수능 시험을 보고 있는 수험생에게는 냄새나 진동보다는 지금 풀고 있는 그 문제의 의미가 더 중요하며, 신호등이 달린 기둥의 색깔보다는 지금 켜져있는 신호등 불의 색깔이 더 중요하다.


 


 


그러면 이런 건 어떨까.


 


내가 그냥 공원에 앉아서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있다. 눈 앞에 사람들이 지나간다.


 


그들 중 남자가 중요할까 여자가 중요할까.


 



이들 중 남자와 여자, 누가 중요하단 말인가


 


물론 수많은 맥락과 경험, 환경, 여건, 현재 상태 등이 영향을 끼치겠지만, 모든 것이 동일하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남자와 여자 중 누가 중요한가. 나의 시선은 누구를 따라갈 것인가.


 


여기서 앞서 말한 진화론의 시각을 빌려와보자.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 내 눈 앞을 지나가는 남자와 여자 중 어느 쪽에 집중하는 것이 인간이라는 한 종이 수만 년 간 생존하는 것에 유리했을까.


 


남자? 본능적으로 남자에게 집중하는 인간들이 수만 년 간 생존확률이 높았을까? 아무래도 남자들이 근력이 강하므로 나를 위협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럴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가설은 다소 명료성이 떨어진다. 그렇게 치면 근육량이나 신장, 덩치를 보는게 맞다. 160cm에 48kg 남자가 같은 체형의 여자보다 위협적인가? 아니다.


 


여자? 필자는 여자가 정답이라고 가정할 경우에 어떤 이유로 생존 확률이 높아질지 생각하기가 어렵다.


 


동성? 아무래도 나와 같은 성별의 개체에게 집중을 해야 집단을 구성하는데 유리한가? 아닌 거 같다. 이것도 별 이유가 없다.


 


자 그러면. 이성. 이성에게 더 집중하는 인간들이 수만 년 간 생존확률이 더 높았을까?


 


그나마 그럴싸하다. 인간은 유성생식을 하는 동물이다. 나와 유전자와 절반을 섞을 다른 성별의 사람과 함께 인간이라는 종을 생존시켜 나간다. 기본적으로 종이 생존하려면 내 후손이 생존해야 하므로 내가 어떤 특성을 지닌 인간과 번식하느냐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그렇다고 할 때 총 4가지 경우의 수 중 <이성>에게 조금 더 집중하는 특성을 지닌 인간이 조금 더 나은 파트너를 선택할 확률이 높은 건 당연하고, 그러한 인간들이 조금 더 생존에 유리한 후손을 낳을 가능성도 높다.


 


 


자. 이 말은, 인간이 휴리스틱과 잠재능력 억제를 통해 정보와 자극에 가중치를 둘 때, 인간이라는 종의 생존에 조금이라도 더 중요한 것에 가중치를 둘 수 있다는 말이다. 중립적인 상황에서 동성보다는 이성에 가중치를 두는 식으로.


 


이 가설을 받아들인다면, 연인과 함께 밥을 먹다가 엄청나게 섹시한 이성이 지나가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힐끔 보는 것에 대해 <연인으로서의 매너>나 <연인을 얼마나 사랑하는가>, <내 연인은 얼마나 밝히는가> 말고도 더 잘 설명할 수 있는 그럴싸한 근거가 생긴다. <섹시한 이성에게 시선이 꽂히는 건 수만 년 간 이어져내려오면서 인간의 생존 확률을 높여온 특성>이라고 볼 수 있다는거다. 계속 보면서 침을 흘리거나 밥숟갈을 떨어트리는 것까지는 설명할 수 없지만 한 0.1초 정도 눈이 휙 돌아가는 정도는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


 


 


여기에 동의한다면,


 


인간이 어떤 정보나 자극에 대해 가중치를 주는가...를 생각할 때, 종의 생존이라는 기준을 들이대볼 수 있겠다.


 


모든 걸 설명할 수는 없지만, 시도는 해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이외에 다른 설명할 도리가 없다면, 그 시도에 다소간의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겠고 말이다.


 


 


 


3. 우리네 삶에서의 정보와 그 가중치


 



 


이 그림 본 적 있으신가. 상하좌우로 마구 나열된 알파벳들이 가로/세로로 조합되면서 단어를 구성하게 되는데, 이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4개의 단어가 당신의 삶을 드러낸다, 뭐 이런 거.


 


필자는 NAIVE, SWEET, GOING, PASS, MENTAL이 먼저 보인다 지금.


 


그럴싸하기도 하고 뭐 볼때마다 다르기도 하고 그렇다.


 


어쨌든 우린 정치얘기를 하고 있으니 (그랬나?) 한 번 이런 걸 해보자.


 


아래 단어 중에 뭐가 제일 눈에 띄는가.


 


엔터 많이 눌러놓을테니, 스크롤 내리고 아주 빠르게, 순간적으로 단어들을 쓱 훑어주기 바란다.


 


 


 


 


 


10


 


 


 


 


 


9


 


 


 


 


 


8


 


 


 


 


 


7


 


 


 


 


 


6


 


 


 


 


 


5


 


 


 


 


 


4


 


 


 


 


 


3


 


 


 


 


 


2


 


 


 


 


 


1


 


 


 


 


 


적반하장 무리수 미리보기 저장 생각한다 왼발 직장상사 구르마 티레즈 마오시 자장면 앞구르기 살인마 강물 산기슭 이디오피아 배랒애 장인어른 강간살인 모니터 서랍장 견적 깨성제 커피포트 과일쥬스 미닫이 종이 연필 바람 크레파스 오랄섹스 건전지 다섯시간 찬장 빌트인 할구재 카테고리 꾸미기 설정 구름다리 원자폭탄 사발면 피라미드


 


자 빨리 스크롤을 내려서 위의 단어 목록이 보이지 않게 하길 바란다.


 


 


 


 


 


간단히 확인하는 차원에서 아래 문제를 맞춰주기 바란다.


 


다음 중 4개의 단어는 위 목록에 있었다. 그 4개는 무엇인가.


 


 


오랄섹스, 원자폭탄, 회전목마, 스핑크스, 강간살인, 달력, 분말스프, 살인마, 저장, 목재책상, 연필, 개서이


 


 


풀어보셨는가?


 


정답은 4개뿐이다. 5개 이상 쓰면 틀린다.


 


이게 당신의 인생이 걸린 졸라 중요한 시험 문제라면 당신은 어떤 단어 4개를 고르겠는가.


 


절대로, 애초의 단어목록을 다시 봐서는 안 된다. 위 문제의 보기는 여러 번 봐도 된다.


 


 


 


정답은, 문제가 잘못됐다.


실제로 문제 중 오랄섹스, 원자폭탄, 강간살인, 살인마, 저장, 연필 총 6개의 단어가 위의 목록에 있었다.


 


 


 


일단, 19금 단어를 자꾸 쓴 점은 사과드린다. 내용의 특성상 19금 단어가 꼭 들어가야만 했다.


 


뭐 많은 독자들에게 필자의 의도와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을 수도 있겠다. 의도가 뭔지 다들 아시겠지만, 정리해보자. 모든 단어들은 자음과 모음의 조합이다. 그 조합이 어떤 의미를 지니게 된다. 즉, 그냥 시각자극 자체로써는 모든 단어는 대략 평등한 입장을 지니지만 그 의미에 따라 각 단어들이 중요해지기도, 아니기도 하다.


 


저장이나 연필 같은 단어는 인간의 삶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진 않는다. 뭐, 디자이너가 밤샘작업하다 저장 안 해서 작업물 날려먹는 경우엔 다르겠다만, 그렇다 한들 원자폭탄보다 더 영향력이 크진 않다.


 


즉,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이라면 살인마, 원자폭탄, 강간살인 같은 단어에 대해 더 민감해질 필요가 있다. <옆동네에서 달력 판대>라는 말보다 <옆동네에서 강간살인 사건 났대>라는 말에 더 민감해야, 우리는 생존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높일 수 있다.


 


또한 섹스에 관련해서도 인간은 더 민감할 필요가 있다. 테니스 파트너보다는 섹스 파트너가 나의 생존과 후손의 번식에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섹스와 관련된 수많은 자극에 대해 인간은 더 민감하게 타고났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가 예상하는 바로는, 위의 잘못된 문제, 실제로는 6개 단어가 있었는데, 4개만 고르라는 문제에 대해서 많은 독자들은 오랄섹스, 원자폭탄, 강간살인, 살인마 4개 단어만큼은 분명히 있었다고 생각했으리라 예상한다. 정말 인생이 걸린 중요한 시험이었는데, 답을 4개 밖에 못쓰는 상황이었고, 단어목록을 다시 볼 수 없다면 대부분의 독자들이 저 4개의 단어를 골랐을 거라고 본다는 거다.


 


 


 


4. 진화론적 휴리스틱에 입각한 선정성의 의미


 



 


이 관점에서 <선정성>이라는 단어를 생각해보자.


 


어찌보면 <선정성>이라는 말은 <인간이라는 종의 생존에 영향력이 크다>는 말일지도 모른다. 선정성이라는 말 자체는 "어떤 감정이나 욕정을 북돋워 일으키는 성질"이라는 정의를 갖지만 일반적으로는 "눈에 띄는", "본능적으로 집중하게 되는"이라는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더 눈에 띈다는 것, 본능적으로 더 집중하게 된다는 것은 인간의 특성에 내제된 민감성에 부합한다는 말일 수 있다. 그러므로 인간은 선정적인 것에 민감한 특성을 타고난 것이 아니라, 반대로, 인간이 민감하도록 타고난 특성이 선정적이라 불린다고 볼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이런 추리가 가능하다. 인간의 생존에 중요한 것들이 뭔지 생각해보자. 그리고 그것과 관련된 특성을 지니는 건 아마도 선정적이라 불릴 만한 것일 수 있겠다.


 


 


가장 기본적으로, 생존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건 생물학적 죽음을 야기하는 위험성이다. 칼과 총, 폭탄 같은 무기. 철철 흐르는 피. 맹수. 낭떠러지나 높은 빌딩의 옥상. 벼락이나 해일, 폭풍 같은 자연재해. 귀신이나 좀비, 괴물 같은 죽음을 부르는 초자연적 현상.


 


피가 많이 나오고, 칼이나 총이 많이 나오는 영화나 드라마, 게임을 우리는 선정적이라고 부른다. 블록버스터나 상업주의 영화에 끝없이 사용되는 소재는 전쟁, 폭력, 공포물, 자연재해물. 인기있는 서스펜스 영화나 액션영화의 명장면에는 졸라 높은 빌딩이나 절벽 장면이나 졸라 아슬아슬하게 죽을뻔하다 살아나는 장면이 나온다.


 



필자 이 장면 보다가 오줌쌀 뻔했다.


 


단지 야한 것뿐만 아니라, 저러한 특성들에도 우리는 '선정적'이라는 말을 붙인다. 선정적이라는 말을 붙이는 것들의 대부분은 섹스와 관련이 있거나, 죽음과 가까운 것들이란 얘기다. 묘하게도 진짜 그렇다.


 


또한 역시, 선정성의 대표주자는 섹스다. 한 여자가 바나나를 입에 넣는 행위 자체는 종의 번식과 무관하다. 하지만 젊고 예쁜 여자가 바나나를 입에 넣는 모습을 보는 건 얘기가 다르다. 위에서 말했듯, 종의 생존을 위해서는 섹스에 민감한 특성이 필요 있었을 거고, 아마도 섹스에 민감한 개체들이 훨씬 많이 살아남았을 거다. 그렇기 때문에 페니스와 닮은 모양이 젊고 예쁜 여자와 매칭되는 비주얼을 봤을 때, 인간은 더 집중하는 특성을 아마도 타고 났을 거다.


 


물론, 그게 옳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게 아니다. 섹스와 죽음에 더 집중해야한다, 혹은 그래도 된다, 그런 얘기가 아니라, 그러한 특성을 대부분의 인간이 타고났다고 보는 게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사회적 맥락에 따라 그러한 특성을 스스로 이성적으로 억제하고 참는 능력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괜한 오해 없길 바란다.


 


 


다시 돌아가서,


 


섹스와 죽음. 이것이 인간의 생존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칠 만한 요소겠고, 그와 관련된 것들에 많은 인간들이 본능적으로 집중하려는 특성을 타고 났을 거라면 말이다. 섹스와 조금 더 관련이 있는 것이, 조금 덜 관련이 있는 것보다는 눈에 띄지 않을까. 그러니까, <섹스>와 <죽음>을 어떤 극단점이라고 보고, 그 극단점과의 거리라는 걸 생각해볼 수 있지 않겠냐는 말이다.


 


예쁜 여자가 혀로 아이스크림을 핥는 그림이 예쁜 여자가 다 벗고 섹스하는 그림보다는 눈에 덜 띌 거다. 하지만 못생긴 남자가 순대를 먹는 것보다는 예쁜 여자가 혀로 아이스크림을 핥는 그림이 눈에 띌 거다.


 


아예 좀 더 가보자. 지하철에서 20대 남자와 20대 여자가 나란히 서있는 그림과 50대 남자 둘이 나란히 서있는 그림, 둘중에 그나마 뭐가 조금이라도 더 눈에 띌까? 우리는 어느 쪽에 조금이라도 더 눈을 두게 될까?


 


 


조심스럽게,


 


20대 남녀가 서있는 그림이, 50대 남자 둘의 그림보다는 아주 약간이라도 더 눈길을 끈다고 가정해보자.


 


 


이 가정을 하기 위해 참 먼 길을 왔다...


 


 


 


5. 정치적 선정성


 



 


위와 같은 이유로, 이 사진이 왠만한 지역사회의 정치뉴스 정도는 가볍게 압도할 수 있다. 허리를 휜 여성의 사진이라는 자극이 나와 상관없는 지역의 부조리보다는 훨씬 더 선정적이라는 걸 생각할 수 있다는 말이다. 옳고 그른 것과 졸라 무관하다. 타고난 특성과 사회적 경험의 조합에 의해 운동하는 박그네의 사진 기사가 돌고 돌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같은 이유로, 정치에 대한 짜증과 혐오가 가장 크게 무르익어 아무도 정치에 신경을 안 쓰던 2000년대에, 오세훈이나 나경원 같이 외모가 비교적 출중한 정치인이 정치적 관심을 얻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 애초에 정책이나 정치역량 따위는 관심이 없는 상태에서, 매력없는 수많은 정치인보다는 그나마 존나 쪼금이라도 섹스어필에 진짜 0.01mm라도 가까운 인간들이 눈에는 띌 수도 있었을 수 있다.


 


물론 다른 졸라 중요한 변수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무조건 외모가 잘생겼다고 정치적 관심을 얻을 수 있었던건 아닐거다. 다만 말하고 싶은 건, 정치에 대해 판단이 어렵거나 별다른 정보가 없거나, 관심이 없을 때에, 아주 미묘하게나마 상대적으로 선정성이 더 갖춰진 인물이나 사건이 조금이나마 더 관심을 끌 수 있을 거라는 얘기다.


 


자, 그런데 대중 정치인이라는 자들은 그러한 <관심>이 졸라 중요하다. 국회의원들이 <부고기사만 빼면 무조건 기사에 한 번이라도 더 나가는 게 좋다>는 말이 괜히 있겠나. 그게 어떤 관심이든 관심 자체는 졸라 중요하다. 그런 대중 정치인, 정당 입장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더 얻을 수 있는 어떤 특성이라는건 졸라게 중요하다. 막말로 곱슬 머리가 직모보다 정치적 관심을 더 얻을 수 있다면 파마라도 졸라게 할 사람들이 대중 정치인이요 대중 정당이다.


 


특히나, 정치전략에 도가 튼 새누리당 작자들이라면, 혹은 야당이라 할지라도 수십 년 간 한국에서 정치를 해온 능구렁이들이라면, 이걸 모를 리가 없다. 무엇이 최근 대중들에게 관심을 끌고 있는지 말이다. 정치에 대한 관심이 너무 떨어져서, 기본적인 선정성이 정치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감지했을 거다.


 


당연히, 지금 필자가 펼치고 있는 논리대로 생각했을 리는 없다. 그냥 결과만 놓고 봤을 거다. 어라. 오세훈이 인기를 진짜 얻네. 그러면 나경원 일루와봐. 노무현이 말 편하게 해서 인기 얻고, 전여옥도 막말하니까 관심 끄네. 강용석 일루와봐. 이런 식에 가까웠을 거다.


 


기억하시는가. 2003년도에 최병렬이 <한나라당 영입인사 1호는 이효리>라는 말을 했던 것. 얘네는 이미 2003년도부터 본능적으로 그러한 대중들의 흐름을 캐치하고, 언급까지 한 다. 단순히 병신이라서 그런 게 아니다.


 


 


이렇게 정치와 선정성을 결부할 때, 과연 정치적 선정성엔 뭐가 있을까. 정치와 섹스는 직접적으로 연결시키기가 어려우니 앞서 든 <20대 남녀 지하철>과 <50대 남남 지하철>처럼, 미묘한 거리를 재보자.


 


일단 기본적으로, 외모가 그리 빠지지 않는 여자. 왜냐하면 전통적으로 정치판에는 매력없고 나이 많은 남자만 너무 많기 때문. 특히 젊기까지 하다면 한결 유리하다. 어차피 능력은 없다고 가정할 때 나경원이 전여옥을 역전했던 것, 역량은 충분한데 심상정은 대중적 관심이 적은 것. 존나 어이없고 짜증나지만, 분명 영향이 있다고 본다. 외모가 빠지는 여자라도 나이많은 남자보단 낫다. 손수조가 예쁜 건 아니지만 천정배보다야 관심을 끌기는 유리하다는 것. (죄송합니다. 천정배 의원님...; 관심을 끌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예를 찾다 보니...;;)


 


혹은 성 문제와 관련된 정치뉴스. 동성애 관련, 성매매 관련, 불륜 관련. 솔직한 얘기로 한국에서 정치하는 인간들 중에 룸싸롱이나 요정 한번 안가본 인간이 몇이나 될 거며, 그중에 2차를 단 한 번도 안 간 인간은 또 얼마나 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성영은 졸라 한 방에 시원하게 훅 갔다. 수억씩 받아쳐먹는 거 보다는 성매매가 훨씬 관심을 끄는 거다. 또한 학생 인권조례에 대해 <동성애>라는 키워드를 끌고 나온 것이 먹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른 어떤 말이 되는 내용보다도 <동성애>라는 단어 자체가 훨씬 눈에 띈다.


 


이제는 죽음과의 연관성을 좀 보자. 일단 전쟁. 여당이 전통적으로 뭔 일이 있을 때마다 북한 도발을 써먹는 것. 어찌 보면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정치적 사안 중 개개인의 죽음과 가장 큰 연관이 있는 사안일 거다. 북한와의 전쟁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왠만한 비리 정도는 가볍게 눌러줄 수 있다.


 


그와 관련된, 군대문제. 잘 생각해보면 초중고 12년을 11년으로 줄이고, 대학 4년을 3년으로 줄여도 2년 줄어든다. 오히려 그렇게 하면 돈도 안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연수 축소와 군복무기간 축소를 비슷한 비중으로 주장한다면 아마 모두가 병신취급할 거다. 군대 문제가 훨씬 중요한 거다. 이건 단순히 2년을 허비한다는 문제가 아니다. 군대의 폭력성 때문만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군대에서의 2년보다 고등학교에서의 3년 동안 훨씬 많이 맞고, 욕먹고, 억압당한 사람들이 분명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등학교 때 후배 때린 국회의원보다, 군대에서 후임 때린 국회의원이 더 선정적이다.


 


 


끝으로, 정말 애매한 단계를 한번 생각해보자.


 


의외로, 스케일이 존나 큰 비리보다, 디테일한 비리가 선정적이다. 이맹희가 이건희에게 7천억을 달라고 소송을 냈다. 씨바 7천억이다. 물론 액수가 커서 눈에 띄는 것도 있다. 하지만, 이게 이정희 대표 여론조사 때보다 더 선정적이지 않다. <어머어머, 단일화 경선하는데 여론조사를 조작할라고 문자메세지를 보냈어?> 이게 친지 간에 7천억 내노라고 하는거보다 빡센가? 존나 아니다. 누가 나한테 7천억 소송 걸면 뭐 어떡해야 될 지도 모르겠는데 말이다.


 


하지만, 나에게 7천억 소송은 졸라 비현실적이다. 내 평생 그런 비슷한 일도 겪어본 적이 없고, 또 그럴 일도 없다. 그런데 여론조사 조작은 당장 나에게 일어날 수 있다. 당장 나는 A를 지지하는데 그 뜻이 B에게 갈 수 있다는 느낌이 든다. 즉, 이렇게 <나에게 일어날 법한 일>에 더 민감해야, 쓸데없는 에너지 소모를 줄일 수 있었을 거다.


 


잠깐 다른얘기지만, 나꼼수가 졸라 인기를 얻은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고 많은 논객들과 진보세력이 나꼼수를 질투하는 근간이기도 하다. 나꼼수는 내 삶과 무관한 영역을 내 삶의 직접적인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인천공항 민영화처럼 그냥 제목만 들으면 나랑 별 상관 없어보였던 것이, 사실은 내 삶과 졸라 가깝다는 사실을 친숙한 어조로 일깨워준 것. 여기에 대해 기존 논객들과 진보세력은 <그거 나도 비판했었는데염...>이라고 밖에 생각을 못하니 질투를 할 수 밖에. 마치 말 졸라 잘하는 놈이 여자꼬시는 걸 보면서 <내가 더 잘생겼는데...>라고 질투하는 것과 같다. 니가 말을 잘했어야지 이 새끼야...


 


 


자, 그러니까


 


정치적 이슈에도 분명히 선정성이란 게 존재하며, 그건 위와 같은 것들이다. 뭐 다들 물론 알았을 거다. 그런 선정적인 정치소식이라는 게 존재한다는 걸. 이상하게 더 중요한 기사가 묻히고 덜 중요한 사실이 이슈가 되는 거 많이들 보지 않았는가. 하지만 그 이유를 설명하긴 어려웠다. 그냥 결과만 아는 수 밖에. 그래서, 그 이유를 위해 진화론과 휴리스틱을 존나 무리해서 함 엮어봤다.


 


그러면 뭐. 어쩔까 이제.


 


 


 


6. Know your enemy.


 



 


결국 짚고 싶었던 건 이거다. 이 사실. 정치에도 분명 선정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적들은 알고 있다.


 


말했듯, 2003년부터 한나라당은 <이효리 영입>드립을 날리며 그 혜안을 병신같이 설파한 바 있고, 이미 오세훈, 나경원, 전여옥, 강용석으로 선정적인 정치용사들을 배출한 바 있다.


 


이건, 선정적이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냥 대중들의 반응에 민감하게 따라가다보니 그렇게 된 거다. 다시 말하지만, 필자가 말하고 있는 이 논리를 똑같이 생각했어서 그렇게 했던 게 아니라, 선정적인 게 먹히니까 선정적으로 갔다는 거다. 걔네는 그냥 뭐가 먹히는지만 보면 된다. 그러다 보니 선정성이 정치에 먹히는 시점을 파악한 거다.


 


그리고, 내부의 적, 그러니까 민주당 꼰대아저씨들도 이걸 안다. 그러니까 이정희 사건을 <문자조작>을 키워드로 밀고 나갈 수 있었던 거다. 아마도, 예상컨대, 현실 정치 속에서, 특히나 전쟁과도 같은 후보경선 상황에서 이정희뿐만 아니라 그 누구라도, 여론조작보다 훨씬 더 심각하고 더러운 비리를 졸라 저지르고 있을 거다. 게다가 후보 당사자가 아니라 그 측근까지 내려가면 그런 비리는 훨씬 많을 거다. 그런데 하필이면 이정희의 <문자>를 고른건, 걔들도 그걸 안다는 거다. 그게 더 선정적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정치의 선정성이 이렇게 계속 이용되고 있기 때문에, 함 생각해보라.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포털 메인에 <**녀>, <여배우 *** 하의실종 패션>, <모델 *** 푸켓에서 밀회?> 이런 기사 나오면 무조건 졸라 이슈가 됐었다. 그런데 작년 여름 이후, 그런 기사 맥 못춘다. 나꼼수와 가카, 그리고 정치기사에 가십기사가 묻혀버린 거다.


 


 


오해 없길 바란다. 나는 이 상황 자체를 비판할 마음은 없다. 이럴 수 있다. 이건 그냥 결과다. 정치에서는 선정적인 게 먹히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게 아니다. 실제로, 나꼼수도 노무현도, 어느 정도는 이러한 선정성 덕분에 인기를 얻게 된 것이고 말이다.


 


내가 비판하고 싶은건, 왜 유독, 우리 편은 그걸 모르냔 말이다. 정치에서 선정성이 있다는 걸. 그리고 저 새끼들은 그걸 졸라게 써먹고 있다는 걸 말이다.


 


또 한 번 오해 없길 바란다. 우리도 선정성을 써먹자는 얘기가 아니다. 알자는 거다. 그런 게 있다고. 그리고 다들 그걸 써서 우릴 위협하고 공격한다고. 지금 어떤 스나이퍼가 내 이마에 레이저 조준을 하고 있는데, 나는 그게 레이저 포인터인지, 아까 먹던 김치 국물이 튄 건지도 모르고 있으면 그냥 죽는 수밖에 없다.


  


필자의 생각은 이렇다. 우리 편은, 그러니까 민주통합당의 개혁세력과, 통합진보당, 진보신당 등 진보세력은, 그냥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을 거다. 정치에 선정성이 개입하면 안 된다고 말이다. 그건 올바른 게 아니니까 그래선 안 된다고. 그리고 비판하겠지. <보세요~ 쟤네들은 막 선정적으로 정치해요~>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개혁, 진보세력이 나꼼수를 <개그프로>로 전락시키고 싶은 거다. 저러면 안 될 거 같으니까. 저건 품위없고 저열해보이니까.


 


지랄을 해라.


 


 


최소한, 대중들이 정치에 있어서도 선정적인 것의 영향을 받음을 알고 정확히 인지한 상태에서, 자신들의 노선이나 이념, 정책과 모순되지 않는 범위 안에 있는, 대중친화적인 선정적 요소를 부분적으로 활용할 생각은 해봤어야 한다. 해봤냐 니들이.


 


대중의 관심을 얻는 것 자체가 존재의 목적인 대중 정치세력인 주제에 대중의 관심이라는 게 어디를 향해가고 어디로 끌려가는 지는 안중에도 없고, 그냥 지들이 존나 생각하고 존나 열심히 설명하면 되는 줄 아는 거다. 졸라 잘생기면 여자 꼬셔지는 줄 알고 외모만 존나 꾸미는 거다. 그래놓고 여자 앞에 가면 벌벌 떠는 거지. 말 한 마디도 못하고. 단편적인 외모가 아니라 대화와 관계 형성이 연인관계를 만든다는 생각 자체가 없는 거지. 지는 졸라 잘생겼으니까. 지 생각에는 여자들이 잘생긴 남자 좋아하니까.


 


 


시국이 엄중하니 강력하게, 정리한다.


 


 


나는 이쁜 여자한테 넘어가지 않아. 말 잘하는 여자한테 넘어가지도 않아.


 


총체적으로 나를 잘 꼬시는 여자한테 넘어가는 거야, 병신들아. 당연하잖아, 내가 넘어갔으면 나를 잘 꼬신 거지.


 


 


운동해서 살 빼고, 체지방률 더 줄인다고 식이요법 하고, 피부관리 받고, 지랄하지 말고,


날 꼬셔라.


 


날 꼬셔. 총체적으로 날 꼬시라고.


 


제발 좀 꼬시는 거 자체에 관심을 가져.


 


 


이 한심한 새끼들아.


 


게다가 너네 못생겼어.


 


 


P.S. 비자발적으로든 자발적으로든 현대진화이론에 대한 상식을 알려준 Jay와 서간에게 이 글을 바침.


 


 


춘심애비

twitter: @miiru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