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김기자 추천0 비추천0






1999.6.4.월

음악전문 대기자 김기자



지난 호에 나간 표절의 또다른 얼굴기사와 관련하여 몇 가지 사실에 대해 정정 및 추가를 하고자 한다.

임촹정군의 번안곡 I STILL BELIEVE와 관련하여 본기자는 <이곡이 원작자의 허가를 받지않은 무단번안곡이었던 것 같다>는 식으로 언급했다. 먼저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 곡의 저작권 관리체계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I STILL BELIEVE " (WRITTEN BY antonina armato & beppe cantorelli)


즉 위 두사람이 원저작권자인 것이다. 위 두사람을 대신해서 이 곡에 대한 모든 저작권리를 대행하는 이는 다음과 같다.




1.HARRY FOX AGENCY ( 이 곡의 미국 내 저작권리를 대행 )
2.FUJI PACIFIC MUSIC ( 미국을 제외한 나라에서의 저작권리를 대행 )
3.EMI MUSIC PUBLISHING ( 역시 미국을 제외한 나라에서의 저작권리를 대행 )


본기자는 기사 작성 전 원작자인 아마토씨와 칸토렐리씨를 비롯 H.F.A, FUJIPACIFIC, 한국EMI 모든 곳에 메일로 문의한 결과 한국 EMI만 제외하곤 모두 같은 답을 받을 수 있었다.


그 답은 지난 호에 밝힌 바와 같이 아는 바 없다였다.


이 사실을 근거로 나름대로의 확신을 가질 수 있었지만 한국 EMI로부터의 답신을 못 받았기에 기사본문에 무단번안이다 라고 하는 대신에 무단번안인 것 같다란 다소나마 추측성 판단에 근거해 표현하고 기사를 썼다.


임촹정군의 앨범을 발매한 음반사는 미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회사인 유니버설뮤직이다. 국내투자법 상 한국내에는 다른 메이저사들과 마찬가지로 합작형태로 들어와 있는데 기사가 나간 후 곧바로 메일을 통해 항의가 들어왔다.


음반발매전 이미 한국 EMI 측에 그 곡에 대한 사용료를 지불했으며 발매 바로 전에야 부랴부랴 그 곡의 수록이 결정된터라 미처 앨범속지에는 작곡자 및 번안곡 여부가 기록되지 못한 것이라는 게 주된 내용이었다.


이 자리를 빌어 허가 받지않은 무단번안인 것 같다 판단하고 그에 근거에 비판한 점에 대해서는 유니버설 뮤직측에 심심한 사과를 드리며 양해를 구한다. 분명 허가 받지 않은 무단번안인 것 같다라고 한 것은 오보였다.


신속한 보도도 좋지만 그 보다는 완벽하게 100% 입증된 사실로 기사를 작성해야하는 딴지기자의 입장에서 이것은 분명 곱씹어봐야할 실수로 생각된다. 다시 한 번 유니버설 뮤직에 이 점 사과드린다.


이 곡의 원작자(아마토씨와 칸토렐리씨)들은 본기자의 문의에 대해 한국에서의 번안사실에 대해서 또 그에 따른 저작권료 징수에 대해서도 아는바 없다고 했지만, 그 앨범이 나온 지 얼마되지 않아 워낙 빨리 본기자가 문의했기에, 아직 한국 EMI 퍼블리싱이 그 곡의 원작자에게 통보를 하지 않았고, 또 마찬가지로 유니버설측으로부터 분기별로 징수하고 또 앞으로도 징수할 저작권료 중, 한국 EMI 퍼블리싱 자신들의 저작권리 대행 수수료를 뺀 나머지를 아직 원작자들에게 전달해주지 못해서 그런 오해가 생겨났을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그래도 아쉬운 점은 남는다.


지난 기사 중 그곡과 관련한 내용 <원작의 완성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날림공사식의 번안> <앨범속지에서 번안사실을 밝히지 않은 것>까지 달라진다는 것은 아니라 본다.


브랜다 K 스타의 원곡은 전형적인 흑인 발라드 스타일로 깔끔하고 교과서적인 스타일로 이미 오래전 많은 사랑을 받은 곡이다. 그에 반해 머라이어캐리의 최근 리바이벌은 그녀 특유의 끈적한 비브라토 창법과 최근 R&B에서 유행하는 간결한 편곡으로 현대적이고 색다른 맛을 준다.


하지만 이 번 번안곡은 편곡과정에 심혈을 기울이지 않은 그야말로 가라오케식의 엉성한 컴퓨터시퀀싱과 보컬이 있을 뿐이다. 보너스트랙이라 그랬을까? 이 것은 법적인 문제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음악적 비평이므로 물론 각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는 여지는 있다.


앨범 속지 크레딧 기입문제도 그렇다.


유니버설측은 발매기일이 임박해서야 그 곡의 수록여부가 결정되었고 이미 속지는 제작된터라 미처 크레딧을 기입하지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타이틀곡의 크레딧이 빠졌더라면 그렇게 하진 못했을 것이다. 별지를 마련했든가 속지에 스티커를 첨부해서라도 밝힐 것은 밝혔어야 한다고 본다. 오해를 살 빌미를 제공해준 것은 분명하다.


번안곡이나 남의 음악에서 가져온 샘플 사용시 크레딧란에 원작자와 허가여부를 기록하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남들은 다 그렇게 하는데 유독 우리나라만 따르지 않는다. 더구나 다른 음반사도 아니고 미국에 본사를 둔 거대 다국적회사인 유니버설에서 이 같은 실수를 했다는 것은 분명 잘 한 일은 아니다.


최근 인기가수 유승존이 그의 최신 앨범에서 허가를 받지 않고 70년대의 명곡인 SYMPATHY의 주요 소절을 샘플링하여 사용했다가( 물론 앨범 크레딧 란에도 밝히지 않았다) 타임워너그룹 산하 워너브라더스의 한국내 저작권리 대행사인 한국워너채플 퍼블리싱으로부터 2천여만원에 달하는 소송을 당할 위기에 처했었다는 소식은 이 같은 염려를 입증해준다.


또한 그의 라이브앨범 인트로 역시 노부오 우에마쓰가 담당한 일본의 히트게임사운드트랙인 FINAL FANTASY VIII"의 일부분을 무단으로 샘플링해서 사용했다해서 시끌벅적하다. 하지만 라이브앨범 속지 어디에서도 샘플링에 관한 언급은 없다.


마지막으로 지난 기사에서 누락된 부분이 한 가지가 있다.


임촹정군의 번안곡 수록음반, S.E.S의 번안곡 수록음반과 같이 외국곡이 실린 음반이나 외국가수가 한국 내에서 발매한 음반(직배사음반이건 라이센스건)은 한국 이외 지역에서의 판매나 한국 밖으로의 수출이 일체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따로 허가를 받지 않는 한, 한국내에서의 퍼블리싱만 허가 받은 것이므로.


이런 음반이 한국 밖으로 수출된다면 그것은 국제 저작권법 위반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위반 사항이다. 소송액수도 가장 많다. 그래서 가까운 일본의 음반 배급사만 하더라도 매주 발행되는 그네들의 음반카탈로그에 팝송이나 번안곡이 실린 음반 밑엔 <이 음반은 수출금지품목임다> 라고 표기되어있다.


그렇다면 한국은?
이 모든 것이 무시되는 형편이다.


L.A, 뉴욕, 시카고 등 미국 대도시는 말할 것도 없고 동경이나 오사카 등 일본 주요 도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중심으로한 중남미 등 한국교포가 있어 음반을 취급하는 곳 어디서 건 그런 사항은 전혀 무시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히트를 친 CHER의 새 앨범도 한국에서 발매된 2장짜리 라이센스 앨범으로 버젓이 역수출, 판매되고 있고, 시트컴이나 드라마에 삽입된 팝송모음이나 CF 삽입 팝송모음에서 댄스팝송믹스음반까지 모두 한국 밖으로 버젓이 수출되고 있다. 분명 한국내에서의 판매를 조건으로 라이센싱된 곡들일진데 그렇다는 말이다. 이거 저작권자넘들이 안다면 문제 반드시 삼을 거다. 그것도 아주 크게. 불법수출을 담당한 넘들 너거뜰 돈 많아야 될끼다.


물론, 불법수출과 유니버설음반사는 법적으로 무관하다. 그들이 수출하진 않았으니 말이다.


본기자가 말하고 싶은 부분은 이런 음반을 불법으로 수출하는 넘들에 대한 경고다. 현재 임촹정군의 번안곡이 한국 내에서의 사용허가만 받아 발매된 것임에도 그의 앨범 수만장이 이미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로 수출된 것으로 안다. ( 이경우 I STILL BELIEVE에 대한 저작권관리는 한국 EMI가 아닌 HARRY FOX로 넘어가며, 그들에게까지 저작권허가를 받지 않았음은 이미 밝혔다.)


물론 대부분 국외에 거주하는 교포나 유학생들에게 판매되기 위한 것이지만 그렇더라도 이것은 분명 국제 저작권법 위반사항이다. 유니버설측도 그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으며, 국외로 수출된 음반은 모두 불법해적음반이다.


이런 종류의 문제는 언젠가 크게 문제될 것이다. 아주 크게.





날이 갈수록 우리 가요계는 더욱 더 표절행위가 만연하고 있다.


앞서도 밝혔 듯 최고의 인기가수라고 하는 유승존군이 한국워너채플측으로부터 무단샘플사용혐의로 손배상을 당할 위기에 처해었고,


( 유승존 측은 그 노래를 만들면서 원작자에게 허가를 받으려고 했지만 그 유명한 원곡의 원작자를 찾을 수 없어서 그만두었다고 한다. 인터넷은 뭐하러 있는가? 아무 검색엔진에서 키워드 몇 개 잘 골라 치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는데...)


100만장의 판매고를 올렸다는 핑콜도 그들의 노래 영원한 사랑의 인트로에서 수퍼듀오 카펜터즈의 노래 FOR ALL WE KNOW 인트로 부분을 아르페지오처리된 음표 하나하나까지 그대로 배껴 논란을 빚고 있다. 딴지독자들께서 본기자에게 친절히 제공해 준 문제의 곡들을 비교해본 결과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암만 떠들면 뭐하랴? 아무리 표절이니 뭐니 떠들어도 오히려 그것이 앨범을 더 많이 파는데 홍보가 되고 표절판정도 이미 팔 물건 다 판후에 떨어지니 있으나 마나다. 드라마 토마토가 표절 논란 이후 오히려 시청률만 더 올라갔다는 비아냥이 이런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아무리 표절했다고 자료를 들이대며 밝히고, 비난해봤자 이런 저런 변명이나하고 마지못해 나중에 죄송하다 한마디 하면 없었던 일로 용서해주는 곳이 바로 한국의 대중예술계이다 보니 역시 안되는 것은 안되는 것인가... 하는 씁쓸한 생각마저 든다. 지금 쓰는 이 글들도 문제의 앨범들 홍보나 해주는 역할 밖엔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아.. 씨바..


하지만 그렇다고 멈출 순 없다. 문제제기는 계속 되어야 한다고 본기자 굳게 믿는다. 하지만, 하지만말이다.... 언제까지 표절이니 샘플링이니에 대해서만 떠들어야 하는가. 아... 언제나 되어야 음악 그 자체를 가지고 잘했다 못했다 논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인가... 21세기가 되면 좀 나아지려나...



 


- 음악전문 대기자 김기자 ( critica@hanmail.net )

Profile
딴지일보 공식 계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