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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07. 08. 월요일

Ath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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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나 먹자 - 간장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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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나 먹자 - 고추장편]

[알고나 먹자 - 고기편]





위키백과는 게릴라의 병기를 이렇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게릴라는 그 특성상 거의 경화기로 무장하고, 일부 로켓포·무반동총·박격포 등의 중화기를 휴대·사용한다. 그러나 게릴라 봉기의 초·중기단계에 있어서는 토벌군측의 무기를 약탈하는 데 전념하여, 그것으로 무장을 강화해 간다. 그리고 탄약도 적으로부터 탈취해야 하기 때문에 '탄약고는 적부대에 있다' 라는 슬로건이 생겨났다.


그렇습니다. 탄약고는 적부대에 있습니다. 우리에겐 닭을 키워낼 닭장도, 개를 키울 마당도, 소와 돼지를 키울 우리도 없습니다. 아파트에 키워보시겠다고? 한 번 시도 해 보는 것도 뭐 그닥... 뭐. 네. 또치??


우리는 싸워 이길 힘을 기르기 위해 고기를 먹어야 합니다. 적 부대의 무기가 코끼리도 명중시키지 못할 애무원(M1)이라 하더라도 일단 들고 조준을 해야 위협이라도 되지 않겠습니까?


‘고기’ 편에서 고기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만들었지만 어쨌든 인간은 고기를 먹어야 하는 동물이니 뻔뻔하고 맛있게 고기 먹는 방법을 알켜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고기 먹는 횟수를 줄여가는 노력을 함과 동시에 맛있게 먹는 방법도 알아가는 놀라운 뻔뻔함. 키워봅시다.


우리는 고기를 사기 위해 시장, 마트, 정육점 등을 찾아 갑니다. 대형 마트는 대부분 가공실에서 가공을 해 팩에 담아 판매하니 기구들을 볼 수 없고, 시장이나 정육점에 가면 큰 덩어리를 잘라주는 모습들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원형톱 육절기도 있고, 뼈와 얼린 고기를 자르는 골절용 육절기도 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칼과 고기를 다지는 기계도 있죠. 고기 자체의 질이 평이하다면 고기의 맛을 좌우하는 핵심은 이 기구들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달렸습니다.


일례로 슬라이스 식빵과 통 식빵의 맛의 차이를 알 것입니다. 슬라이스 식빵은 단면이 거칠지만 통 식빵을 손으로 뜯어먹으면 혓바닥을 애무하는 듯한 보드라운 감촉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슬라이스 식빵은 평평한 단면을 만들기 위해 빵의 결을 거슬러 톱으로 잘랐기 때문에 거친 식감을 갖게 됩니다. 만약 식빵을 칼로 자른다면 비교적 부드러운 식감을 유지할 수 있겠지만 칼로 자르게 되면 빵의 모양이 눌려 샌드위치를 만들기에 적절하지 않겠죠. 그래서 톱날이 있는 칼이라던지 식빵용 자동 톱으로 자르게 되는 것입니다.


고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나온 원형톱날 육절기의 톱날은 칼에 가깝게 얇고 날카로워서 칼로 썬 듯한 식감을 제공하지만 골절용 육절기나 오래된 육절기로 자른 고기는 표면이 거칠어져서 요리를 해도 맛이 없고 뻣뻣한 느낌을 주게 됩니다.


원형톱육절기.jpg

원형톱 육절기


원형톱 육절기도 잘리는 단면이 매끈할 뿐이지 실제 고기의 판때기는 다양한 구조로 형성되어 있는 산맥과도 같은데, 일괄적으로 단면으로 잘라 내기 때문에 부위에 따라 맛이 달라 집니다.


고기의 맛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도구는 뭐니뭐니해도 칼입니다. 날이 잘 선 칼은 고기를 매우 부드럽게 밀고나가 잘라주기 때문에 단면이 매끈하고 탄력이 있게 해 줍니다. 날 생선이나 육회의 맛은 이 칼질에 달려있는 것은 말 할 것도 없고 볶음용 고기나 찌개용 고기도 잘려진 단면이 매끈할수록 혀에 감기는 맛이 부드럽습니다. 삶은 고기를 썰어 먹는 수육 또한 최종적인 맛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는 칼질에 있죠.(물론 수박도를 연마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네)


이왕 칼 이야기가 나왔으니 칼에 대해 썰을 좀 풀어 보겠습니다. 칼은 쓰임에 따라 그 종류가 어마무지하게 많지만 집에서 밥 해먹고 살 때는 한두 가지 칼이면 평생 먹고 삽니다. 그런데 그 한두 가지 칼도 잘 선택하지 못해서 평생을 고생하며 살고 계신 분들을 위해서 칼의 용도를 잘 설명해 드릴테니 본인에게 맞는 칼을 취사선택해 보시길 바라겠습니다.


대전칼.jpg

대전칼


집에서 그냥 밥 해먹고 산다 하시는 분들. 대전칼 쓰세요. 모냥이 좀 빠지고 촌스럽긴합니다. 게다가 쥐그림이???

대전칼은 쥐가 그려있습니다만 모든 쥐를 다 미워할 필요는 없겠죠. 대전칼은 모든 기능의 총체입니다. 비교적 얇고 단단한데다 휘어지지 않습니다. 가격도 저렴하구요.


스테인레스칼 뿐만 아니라 무쇠칼도 매우 질이 좋습니다. 야채를 썰고 다지고 채썰고 고기를 자르고 닭의 뼈를 치고 생선을 토막 낼 때 어느 때건 평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좋은 칼입니다. 참고로 현대옥 할머니는 대전칼만 사용하셨다능...


빅토리녹스식칼.jpg


혹여, 아름다운 주방을 가지고 있는데 대전칼과 같은 촌스러운 칼은 도저히 맞지 않는다. 적어도 빅토리녹스나 헨켈정도는 사용해야겠다 하시는 분들은 사진처럼 날이 선 부분이 평평하고 얇은 칼을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이런 칼을 야채칼이라고 합니다만 어지간한 식재료를 자르는덴 무리가 없습니다.


빅토리녹스육절.jpg


이놈처럼 날렵하고 모냥이 잘 빠진, 칼끝에서부터 칼날까지 둥굴게 휘어진 놈을 구입하게 되면 평생을 고생하게 될 것입니다. 내가 왜 이렇게 힘든지도 모르게 될 것입니다. 오이채를 써는데 팔꿈치를 들고 썰어야하는 고통의 나날을 보내게 될 것입니다.


이런 모양의 칼은 고기를 썰 때 당겨 썰거나 밀어 썰기 편리하게 만들어진 칼입니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 써는 채썰기에는 맞지 않는 칼이죠. 정육점에 가면 이런 류의 칼들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칼은 백정들에게 양보하세요.


두꺼운 칼.jpg


또 모냥이 잘 빠졌다고 이런 모양의 칼을 사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손잡이 부분의 안전장치가 어쩐지 멋진 검을 연상시키기도 하고 말이죠. 칼등이 두툼하니 호신용으로도 적당한 것 같고 말이죠.(칼이 두껍고 좁은 사시미칼이 어깨들의 주요 아이템이 된 이유이기도 하지요) 이건 그냥 집에서 호신용으로만 사용하세요. 


칼이 두꺼운데다 안전장치까지 있는 칼은 일반 가정에선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습니다. 당근처럼 딱딱한 야채를 썰 때는 뚝뚝 부러지는 듯 한 느낌이 들 것입니다. 칼이 두꺼워 딱딱한 야채는 안으로 깊이 파고들지 못하고 도끼처럼 쪼개지게 만들죠. 안전장치 부분은 채를 썰거나 돌려 깎기를 할 때 평생 본인을 괴롭힐 것입니다. 이 칼은 뼈가 있는 고기를 자르거나 손질할 때 사용하는 칼입니다. 뼈에 칼끝이 부딪힐 때 손이 밀려나지 않도록 보호하기 위해 안전장치가 마련되어 있고, 칼등이 두꺼운 이유는 부드럽게 잘려진 고기의 단면이 칼날에 붙지 않고 양 옆으로 잘 펼쳐지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드라이작식칼.jpg


일반 가정에서 가장 사용하기 좋은 식칼은 이런 모양입니다. 칼날이 적당히 높고 칼끝이 위로 휘어졌지만 중간 부분의 칼날이 평평하고, 휘어지지 않을 만큼 단단하고, 두껍지 않고, 손잡이 부근 칼날에 안전장치가 없는 칼이 사용하기 좋은 칼입니다. 되돌아가 대전칼을 한 번 보십시오. 이와 유사한 모양이죠?


혹시 칼 끝을 잡아 당겨 봤는데 칼날이 휘는 칼이 있으면 매우 위험하니 구입하지 마세요. 그런 칼은 청명검과 같은 칼입니다. 리무바이나 만질 수 있는 칼이죠. 원티드 급에서만 날렵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전문가용입니다. 고기를 자르다 손을 자를 수 있으니 전문가에게 양보합시다.


칼의 종류야 어마무지하지만 이정도에서 마무리하고 다시 정육점으로 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육절기로 고기를 썰건 칼로 고기를 썰건 냉동육이 자르기에 편리합니다. 그래서 많은 정육점들이 고기를 약간 얼려 자르는데 장사가 잘 되는 정육점은 고기를 얼리지 않고 생고기를 잘라 팔기 때문에 "그 집 고기 맛있다”는 입소문이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생고기만 찾아 먹을 수는 없는 일이니 값싼 냉동육이나 냉장고에 얼려둔 고기를 맛있게 먹는 방법을 알켜드리죠. 혹여 고기가 먹고 싶은데 생고기 값은 없고 냉동육 살 돈 뿐이면 덩어리로 구입하세요. 반드시 덩어리로 구입하세요.


고기가 냉동이 될 때 수분과 단백질, 지방이 얼게 되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서로 분리가 됩니다. 이렇게 성분이 분리된 냉동고기를 잘게 자르게 되면 잘려진 단면의 수분은 물이 되서 흘러버리게 되겠죠. 그러면 흐물흐물 축축한 고기가 되고 맙니다.


후진 결혼식장 뷔페에 가보면 냉동 생선회를 볼 수 있잖아요. 정말 손 안가죠. 흐물흐물 힘 없이 축축 처져서 물을 먹는지 생선회를 먹는지 알 수 없는 그 오묘한 식감. 냉동된 상태에서 잘랐기 때문입니다.


대패 삼겹살 좋아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저는 종잇장 씹는 것 같아 매우 싫어하는데 그 이유 또한 냉동상태에서 얇게 썰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대패 삼겹살이 먹고 싶으면 정육점 아줌마를 괴롭힙니다. 생고기를 2mm 두께로 잘라주시라 요구합니다. 어떤 정육점을 가든 너 같은 개새끼는 처음보겠다는 표정입니다.


냉동된 고기를 덩어리로 구입해 신문지에 돌돌 말아 냉장고에 한나절 정도 두면 해동이 되면서 나온 핏물을 신문지가 흡수합니다. 안쪽에 있던 수분은 다시 단백질과 지방에 섞여들게 되죠. 이렇게 냉동 되었던 고기를 해동하고나면 생고기 못지않은 좋은 맛의 고기를 맛볼 수 있습니다. 반드시 종이나 면보에 싸 두셔야 합니다. 해동한다고 비닐 봉지에 넣은채 해동하면 물이 흥건하게 되겠죠. 냄새도 안 좋고 맛도 안 좋아집니다.


고기의 맛을 최악으로 만드는 경우는 골절용 육절기로 자른 냉동육입니다.


골절용 육절기.jpg

골절용 육절기


보통 냉동 갈비를 골절용 육절기로 자르죠. 골절용 육절기는 뼈를 자르는 톱인데 뼈도 있고 고기도 있는 냉동갈비는 대부분 이 골절용 육절기로 자르게 됩니다. 뼈를 자르는 톱이니만큼 톱날이 두껍고 거칠어서 잘려진 고기의 단면이 사포와 맞먹을 지경에 이릅니다. 이 고기는 어떻게 해동을 해도 식감이 형편 없는데다 뼈가루가 고기에 섞여들어가 거칠거칠한 고기가 되고 맙니다.


어떻게 요리를 해도 좋지 않습니다. 육안으로도 확인이 되니 거칠게 잘려진 냉동갈비는 구입하지 마세요. 차라리 도끼나 무쇠칼로 내려쳐서 자른 갈비가 훨 맛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냐구? 마찬가지로 덩어리 갈비를 두세 번만 육절기로 크게 잘라 해동을 한 뒤 갈비 사이사이에 칼집만 넣어 주세요. 갈비 전문점처럼 멋지게 포를 뜨기는 힘들겠지만 차라리 그렇게 하는 편이 맛은 좋습니다.


삶아 먹을 땐 늙은 고기로


<완득이>를 보면 완득이 엄마가 돌아와 잔치를 벌이죠. 이때 닭을 삶아 먹는데 이 닭이 폐닭입니다. 늙어빠진 닭이죠. 이 폐닭은 삶는 방법 말고는 달리 요리할 방법이 없습니다. 닭도리탕 같은거 해 먹었다간 이빨이 왕창 흔들리고 말걸요.


하지만 오래오래 삶아 내면 고소하고 쫀득한 맛이 일품입니다. 요즘은 폐닭 찾기도 힘들긴 합니다만 재래시장에 나가면 폐닭을 만날 수 있습니다. 올 여름엔 영계백숙이니 토종닭 만 찾지 말고 폐닭을 한 번 삶아 드셔 보세요.

'닭고기가 이렇게 맛있다니!!'라며 까~~암짝 놀랄걸요. ㅋㅋ


돼지고기 소고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늙은 돼지, 늙은 소가 삶았을 땐 고소하고 맛이 좋습니다.


한동안 놀부보쌈에서 일을 했더랬습니다. 프랜차이즈라고 맛이 같지 않습니다. 어떤 프랜차이즈든 마찬가지죠. 내가 일했던 그 놀부보쌈은 유난히 고기가 맛있어서 사람들 입소문에 오르내렸는데요, 이유는 값싼 모돈에 있었습니다. 아무리 값이 싸더라도 적절하게 활용한다면 최고의 맛을 낼 수 있다는 진리를 깨달은 경우였죠.


모돈은 고기가 질겨 대패 삼겹살에 주로 이용되거나 값싼 구이용으로 식당에 납품됩니다. 이런 모돈을 3시간 반 동안 삶아내면 매우 훌륭한 보쌈 고기로 재탄생합니다. 어린 돼지는 탄력이 약해 삶게 되면 고기가 흐물해지고 살이 조각조각 흩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늙은 돼지는 형태가 흐트러지지 않고 탄탄하고 쫄깃한 맛을 유지하게 되죠. 전국 팔도 놀부보쌈을 많이도 다녀봤지만 그 집 만큼 맛있었던 보쌈 고기는 없었습니다. 내가 잘해서 그렇기도 했지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여뻤던 이은주가 맛있었다며 싸인도 해주고 갔는데... 하~흑, 은주히메~ 오갱끼데스까~~

 

 

염지/마리네이드


대부분의 고기를 밑간 할 때는 마리네이드라는 표현을 쓰는데 유독 후라이드 치킨의 밑간을 할 때는 염지라는 표현을 씁니다.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별꼴입니다. 무튼 그냥 쉽게 밑간이라고 합시다. 대부분의 고기 요리는 밑간이 된 고기로 요리를 하는데 비린내를 제거하고 간이 배게 하고 향을 더하고 고기의 질을 부드럽게 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 중 후라이드 치킨은 밑간, 즉 염지과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잘 생각해 보세요. 고기를 튀긴 요리 중에서 후라이드치킨처럼 덩어리가 큰 고기를 튀겨내는 요리가 있던가요? 구이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기름에 튀기는 요리는 덩어리가 크면 요리하기가 어렵습니다. 비교적 짧은 시간에 요리가 완성 되어야 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연한 육질을 가진 닭고기만 큰 덩어리로 빠른 시간에 튀겨낼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꿩이라든지 토끼라든지, 개구리라든지 뱀이라든지 하는 비슷한 특성을 가진 동물들은 있지만 커널 샌더스(초대 KFC 사장)가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동물은 닭새끼 뿐인 것 처럼 만들어 버렸기 때문에 꿩, 토끼, 개구리, 뱀 등은 사람들의 입맛에서 멀어져가고 있습니다.


KFC.jpg

영계들의 공공의적, 커널 샌더스


나중에 여유가 되면 후라이드 레빗이라던지 후라이드 스네이크를 한 번 연구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네.

뻘소리는 집어치우고 닭으로 돌아가서, 그렇게 두꺼운 고기를 요리해야하기 때문에 밑간은 필수입니다. 최근에 난립하는 수많은 닭집들의 맛이 서로 다른 이유는 염지법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사과를 넣는 놈, 키위를 넣는 놈, 와인을 넣는 놈, 소주를 넣는 놈... 뭐 별 놈이 다 있는데 뭘 넣건 정도를 지켜 만들면 다 맛이 좋습니다.


맛이 없는 이유는 정도를 지키지 않는 것입니다. 숙성기간을 짧게 하거나 정량을 넣지 않거나 재료가 아까워 염지액을 두세 번 반복해서 사용하게 되면 강호동 치킨이건 유재석 치킨이건 개똥 같은 맛을 내기 마련입니다. 많은 프랜차이즈 닭집들이 식재료를 납품받는 방법들을 달리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뻘짓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수 있는 허점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름은 네네치킨인데 시장통닭 만도 못한 맛을 자랑하는 곳도 상당합니다.


“졸라! 닭새끼 한 마리 18000원씩이나 받아 쳐먹는다”는 소리 절로 나오게, 간이 되어 있지 않다거나 뼈 사이에서 물이 뚝뚝 흘러 내린다거나(냉동한 닭을 튀기면 이런 현상이 일어납니다) 밀가루 껍질이 고기 보다 많은, 핫도그같은 치킨이 나타나기도 하죠.


뭐가 어쨌든 튀긴 닭의 맛을 좌우하는 것은 염지에 달려 있다는 것을 알고 드시길 바랍니다. 맛이 없으면 “염지가 후지군”하고 퉁 치시길.(염지법을 길게 쓰다 문득, 씨바 염지법까지 뭘 까고 있나 싶어서 백스페이스)

 

여타 다른 고기 요리들도 밑간을 하는 과정이 없으면 맛이 덜합니다. 이 과정은 향신료를 이야기 할 때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하도록 하겠습니다. 패스~


다양한 고기들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고기는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오리?, 토끼??, 개???, 양??? 염소????, 말!!??????...

사실상 겨우 네 가지죠. 오리를 널까 말까 했지만 요즘은 좀 많이 먹는 듯 하니 넣었습니다. 이 네 가지 동물들의 고기에서도 특정 부위만 찾아 먹는 경우가 허다하죠. 원인으로 ‘고기’ 편에서 잠깐 이야기 했지만 키우기 편리한 동물들의 고기를 등급별로 나누고 부위를 나눠 판매하는 업자들의 상술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잊지 말길 바랍니다.


언젠가 중국을 여행하며 그들이 먹는 온갖 것을 맛보고 싶은, 초라한 꿈 하나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오만 것을 다 먹는 다고 조롱하듯 바라보지만 제 눈엔 ‘세상, 사는 것처럼 산다’는 생각에 멋져 보였습니다. 우리가 먹는 네 종류의 동물을 대하는 태도보다 어쩌면 덜 야만적이거나 덜 비겁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이기도 합니다.


언젠가 중국 동북부에서 노가다 하러온 청년과 삼겹살을 먹던 날의 일화로 오늘의 이야기를 마무리 하겠습니다.

고깃집에서 삼겹살을 궈 먹으면 보통 불판에 삼겹살을 궈 먹지 않습니까. 그러면 불판의 골을 따라 기름이 흘러내려 컵에 담기게 됩니다. 열심히 고기도 먹고 소주도 먹고 밥도 먹었죠. 그 청년은 밥과 소주는 안 먹고 고기만 죽어라 주어 먹더군요.


종이컵.jpg


홀죽하게 마른 새끼가 무슨 고기를 저렇게 많이 쳐먹나 싶을 정도로 열심히, 잘 먹데요. 한참을 먹다보니 기름이 한 컵 담기데요. 고녀석. 그 기름을 밥에 맙니다.



"우이 씨발~ 너 지금 뭔짓이냐."


씩 웃더니 그러데요.

 

"마이써!"


간장을 조금 넣더니 착착 비벼 맛있게 먹더군요. 궁금하데요. 저 씹새는 뭔 맛으로 저걸 먹는지. 그래서 나도 한 숟갈 먹자고 했지요. 아이 씨발 마이써~! 졸라 마이써!

 

정말 맛있었습니다. 그래서 밥 한 그릇 더 시키고 나는 좀 느끼하다 싶어 기름은 조금만 넣고 생채를 넣어 비벼 먹었습니다. 졸, 맛있었습니다. 그걸 먹으며 문득 생각 났습니다. 비오는 날 부추전이라도 부치면 온 동네가 꼬소롬했던 이유는 콩기름이 아닌 돼지기름이었기 때문이었겠구나 하구요. 멀리 갈 것도 없이 짜장면이 고소한 이유는 라드라는 돼지기름을 사용하기 때문인데도 우리는 모르거나 잊고 살아갑니다.


그리고 고소한 짜장면을 맛있게 먹지요. 돼지 기름은 혐오스럽게 생각하면서.


짜장면.jpg

 


근데 삼겹살 테러식은 언제한다냐...



공장식 축산과 농업에 관한 아주 훌륭한 다큐멘터리가 있어 소개합니다.

2006년 EBS다큐멘터리영화제에 상영되기도 했던 

<우리의 일용할 양식(Our Daily Bread)>입니다.

‘고기’를 올였더니 친구가 추천해준 다큐멘터리인데 대사와 음악 없이 영상만 이어집니다.

마치 핑크플로이드의 앨범아트를 보는 듯한 영상들이 계속해서 이어지는데 ,

보다 보면 백색공포가 찾아옵니다.

아름답지만 혐오스럽고 적막하지만 소스라칠 것 만 같은 <우리의 일용할 양식>, 강추하겠습니다.








Ath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