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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리랑카의 스님들

한국인들과 다른 나라 사람들이 나뉘는 부분이 하나 있다.

내가 세상의 일부임을 자각하는가/세상은 나랑 떨어져 있는 다른 곳인가.

예를들어 스리랑카 스님들은 매년 전국에서 가장 똘똘한 동자스님들을 모아 일정 수를 해외 유수의 교육기관으로 보낸다. 졸업 후 스님들은 그 나라에서 터전을 잡는다. 이 이야기를, 그런 방식으로 해외 유학을 나갔던 스님으로부터 듣고 여쭤봤던 것은 "스리랑카는 왜 어린아이들을 그 나이에 유학 보내죠?"였다. 스리랑카가 그렇게 부자 나라도 아닌데 그 돈은 도대체 어디서 조달할지 좀 아찔하기도 했고.

스님 말씀은 이랬다. "핵무기 같이 흉폭한 것들을 만들어 내는 양놈들을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교화시켜야 하지 않겠나?" 날라리 불자는 이런 가오 앞에서 고개를 숙이는 수 밖에 없었다.

이 프로그램이 시작된 것이 1960년대, 이제는 거의 반 세기가 되었다. 이 결과, 전세계에서 불교와 관련해 뭔 이야길 하거나 어떤 결정을 할 때 스리랑카 스님들이 빠지는 경우는 없다. 한국 출판계에선 하버드 졸업하신 한국 스님 한 분이 베스트셀러 필자의 위치를 갖고 있지만, 스리랑카 출신으로 해외 유수의 대학을 졸업하고 그 나라에서 철학교수 등으로 이름을 날리는 분들은 셀 수 없다.


2. 외부세력

고구마 캐다가 무령왕릉을 발굴했다는 이화여대 미래라이프 대학 신설 반대시위. 별 생각 없이 시위를 보던 나는 최경희 총장의 '외부세력론'을 듣고 뿜었다. 왜 학내 문제에 시민단체가 들어오냐고 했던 것.

외부세력론은 사실 '내 마누라 내가 패는데 왜 남들이 상관하냐?'는 갑오경장 이전의 사고체계다. '내 거는 내 맘대로 해도 된다'는 이야기. 근데 이화여대는 조선이라는 전근대적인 체제를 넘어서기 위해 외부인들인 미국 선교사들이 만든 곳 아닌가? 대학 총장이 자기 학교의 정체성을 부정하다니. 옆에서 보는 나도 황당했는데 당사자들의 빡침이 어디까지 갔겠는가?

가족이든, 회사든, 학교든, 나라든, 자기가 짱이고 자기 밑의 사람들은 별 근거 없이 무조건 자신의 말을 따라야 한다는 거, 존나 전근대적인 사고체제다. 대한민국은 이 어처구니 없는 주장을 2000년대 초반까지 국가 법체계에서 포용하고 있었던 나라기도 하다. 구 노동쟁의조정법의 '제3자 개입금지(노동자의 단결과 단체교섭, 노사협의, 쟁의행위에 관해 제3자의 개입을 금지하는 것)'조항 말이다.

하지만 정상적인 교육체제가 작동하는 나라들은 모두 남과 함께 사는 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거의 대부분 나라의 학교들은 나 혼자만 살 수 없다는 것을 가르치고, 남과 함께 사는 법을 가르친다. 독재권력에 신음하는 사람들도 그 이웃 중에 하나임은 불문가지.

특히 제1세계 시민들은 세계인권선언이 1948년 12월 10일 채택된 이후, 이 선언을 씹고 있는 국가들에 개입하는 것은 세계시민의 의무로 생각했다. 그들은 불법체포를 일삼는 독재국가의 경찰서에 국제전화를 거는 것부터 시작해 총을 들고 내전에 참전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3. CANVAS

이들 중에서도 CANVAS(Center of Applied Nonviolent Action and Strategies, 비폭력 행동주의와 전략 응용센터)의 위치는 좀 독특하다. 이들은 독재에 신음하는 국가의 활동가들을 교육 훈련시키는 이들이다. 비폭력이라고 해서 만만한 상대를 대상으로 싸우는 이들을 교육한 것이 아니다. 초법적인 권한을 가진 이들이, 사람 고문하는 것을 심문과정의 하나 쯤으로 생각하는 국가를 상대로 하는 활동가들을 교육훈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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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족집게 과외를 받은 러시아 활동가들은 장난감 인형에게 반정부 피켓을 들게 만들어 21세기의 짜르가 되려는 푸틴을 바보로 만들기도 했다.

진지하지 않은 장난 같은 이런 행동들은 사실 치밀한 전략하에 준비했던 것들이었다. 독재타도라는 기나긴 여정은 큰 일을 하겠다고 마음 먹는 그 순간에 극소수만 동참하게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쪽수인데, 내 목숨을 걸고 독재타도를 하겠다고 하면 몇이나 나서겠는가.

이들의 이러한 활동은 <독재자를 무너뜨리는 법>으로 정리되어 작년 초에 출판되었다. 작년 겨울부터 올 초를 이어달리고 있는 촛불집회 참가자들 중 상당수가 이 책으로부터 영감을 얻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각설하고.

CANVAS는 매주 주간보고서를 회원들에게 보내주는데, 이 주간보고서에는 CANVAS가 집중하는 지역들에 대한 이슈들을 정리해주고 있다. 자신의 권리를 위해 싸우고 있는 수 많은 사람들 중 일부에 해당 하는 이야기지만, 한국 외신은 미··일에만 집중되어 있는 지라 이런 이야기들은 다른 곳에서 접하기 힘들다고 생각해 번역에 해설을 붙여 매주 연재해볼까 한다. 

우리의 7,80년대 민주화운동 과정에서도 수많은 선량한 외국인들이 우리를 도왔다. 박근혜를 완전히 쫓아내지 않았다는 것이 이전에 우리가 받은 것을 되돌려줘야 하는 것을 늦춰도 된다, 라는 것을 의미하진 않을 것이다. 

참고로 CANVAS는 기부를 받지 않고 있다. 후술하는 국가 출신들을 만나면 건투를 빈다는 덕담이라도 건내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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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ANVAS Weekly Update (~2017/02/25)

* 캄보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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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배경

입헌군주국인 캄보디아는 1970~1975년 사이에 모택동주의 공산반군 크메르루즈의 학살무대였다. 1999년에야 공산반군과의 내전이 끝났고 1985년에 총리자리에 오른 훈센은 지금까지도 장기집권중이다.


2)문제

캄보디아 훈센총리는 주요 야당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고 전국선거위원회(National Election Commission)의 역할도 제한하는 형태의 선거법으로 개정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개정 내용은 정치적인 문제로 5년 이상의 징역을 산 사람들은 5년간 공직선거에 출마하지 못하도록 하고 5년 이상의 징역을 산 사람이 대표로 있는 정당은 해산시키는 것이다. 국회의 과반이 여당이기 때문에 이 법은 쉽게 통과되었다. 정부 여당에 의해 장악된 내무부와 캄보디아 대법원은 "국가통합에 위협을 주는" 어떠한 정당도 쉽게 해산할 수 있게 되었다.

많은 이들이 독재자의 승리로 간주한 이 법안의 통과로 다가오는 2018년 총선에서 여당의 승리는 확실해 보인다. 더불어 이 법의 개정으로 인해 캄보디아 이주자들이 야당에 송금하는 것도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2월 20일, 유럽의회는 이 법안이 "선거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 우려된다"고 논평했다.


* 콩고민주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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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배경

1998년 발발해 2003년에 끝난 2차 콩고내전은 콩고 주변의 약 20개 독립된 무장 세력이 개입, 540만명이 넘는 희생자를 남겼다. 1차 콩고내전에서 32년간 집권했던 모부투 세세 세코(Mobutu Sese Seko)를 축출하고 대통령의 자리에 올랐던 로랑 데지레 카빌라(Laurent-Désiré Kabila)는 2차 콩고내전이 끝나기 전인 2001년 1월 18일 암살당했다. 대통령직은 그의 아들 조제프 카빌라(Joseph Kabila Kabange)가 승계했다. 공식적인 내전은 끝난 지 10년이 지났으나 아직도 콩고의 풍부한 자원을 독차지하려는 무장세력간의 다툼은 계속되고 있으며 정부가 국토를 완전히 장악하고 있지도 못하다. UN개입 실패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2)문제

콩고민주공화국의 야당, 민주주의와 사회진보연합 대표였던 엔티엔 트시세케디(Étienne Tshisekedi)가 올 2월 1일 암살당했다. 그의 암살로 인해 헌법이 정한 임기를 이미 넘어선 현 대통령 조세프 카빌라에 대항하려던 야당의 정치적 경로는 꼬이기 시작한 상태. 작년 12월 31일 여야가 합의한 스케쥴에 따르면 새로운 대선은 2017년, 올해가 가기 전에 진행되어야 하며, 선거 직후에 카빌라가 하야하기로 되어 있었다. 이 합의를 이끌었던 트시세케디가 암살된 것이다. 여러면에서 야당인 민주주의와 사회진보연합의 올 한해는 대단한 도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예산 장관 피에르 칸구디아는 2월 15일 기자회견에서 대통령 선거에는 미화 18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더불어 UN과 인권그룹들은 콩고군 복장을 한 이들이 길가에서 민간인들에게 발포하는 비디오에 대해 심히 우려한다고 했다. 또한 반군과 정부군간의 교전에서  대략 10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이는 동영상이 돌고 있다. 콩고 정부는 해당 동영상에 대해 조사에 나섰으며 총격을 지시한 장교와 하사관들이 체포되었다고 밝혔다.

현재 콩고에서 발생되고 있는 폭력사태의 원인은 풍부한 광물자원을 독차지하려는 세력간의 충돌 때문이기도 하지만 헌법이 정한 임기를 넘어서서 집권하고 있는 조세프 카빌라가 원흉이다.

2월 22일 현재 조지아 대사관은 콩고민주공화국의 반군 M23이 자국민을 인질로 잡고 있다고 경고했다. 아직까지 M23의 몸값 요구는 없다.


*감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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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배경

감비아의 역대 대통령은 현직 포함 딱 셋이다. 1970년대 대통령제가 도입되면서부터 집권, 1994년까지 권좌를 지켰던 다와 자와라(Dawda Jawara), 1994년에 쿠테타를 일으켜 집권한 야히아 자메(Yahya Jammeh), 그리고 2016년 12월 1일 대선에서 23년간 집권했던 야히아 자메(Yahya Jammeh)를 누르고 새로 당선된 아다마 배로(Adama Barrow)다. 아마다 배로는 감비아를 둘러싸고 있는 세네갈의 수도 다카르에 주재하고 있는 감비아 대사관에서 취임식을 올렸고, 그 다음날 야히아 자메는 기니로 망명했다.


2)문제

신임 대통령 아마다 배로가 감비아의 정치 위기를 정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감비아 전체 인구의 63%는 25세 이하로 전임 대통령 야히아 자메 집권기 동안 평생을 보냈다. 아마다 배로는 집권 직후 인권을 보장할 것이라 선언했고, 감비아의 안보기관들에 대해 우려하는 성명도 발표했다. 그는 군의 개혁과 현재 감옥에 있는 정치범들의 재심을 약속했다. 특히 정치범들의 경우, 무죄임이 확인되면 즉시 석방하겠다고 공언했다.

아마다 배로는 감비아가 국제사법제판소에 가입하는 절차를 시작했으며 국제사회가 감비아의 어린 민주주의를 주목하고 보호해주길 청했다. 2월 9일 유럽의회는 감비아에 대한 2억 2천 5백만 유로의 대규모 지원 패키지를 승인했다. 이 자금은 감비아의 식량확보와 실업, 그리고 국가산업기간망을 확충하는데 사용될 것이다.

2월 첫 주에 아마다 배로는 독립기념 경기장에서 다시 취임식을 열었다. 그는 그의 승리가 감비아 민주주의의 복원이라고 선언하고 민주적 통치체제를 다시 가동하고 있다. 2월 22일 그는 전임 대통령 야히아 자메가 재판 없이 최대 22년간 구금했던 171명의 석방을 명령했다. 배로는 집권 한 달 동안 전임자가 야당을 탄압하기 위해 만들었던 각종 규제들을 해금하고 있다.

지난주 감비아 새 정부는 야히아 자메가 23년 집권하는 동안 1천 1백만 달러를 은닉한 것으로 추정했는데 실제 은닉한 것은 5천만 달러에 가까운 것 같다고 발표했다.

새 정부는 국가 부채를 10억 달러를 만들어 놓았던 야히아 자메의 이런 범죄행각은 감비아 인민에 대한 총체적 배신이라고 비난했다. 새 대통령인 아마다 배로는 감비아 국민이 정권에 탈취되었던 모든 재산을 돌려받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더불어 대통령 선거 당시 핵심 공약이었던 부정부패 사범과 반인권 사범에 대한 체포가 시작되었다. 지난 수요일 경찰은 감비아 정보부 국장과 부국장을 체포했다. 체포사유는 둘 다 전 정권에서 자행한 살해, 납치, 불법 체포, 구금, 강간 등이다. 인권감시단체들은 전 정권이 기자들과 야당 정치인, 그리고 소수자 커뮤니티 리더들이 정보부의 목표물이었다고 밝혀왔다.

지금까지 아마다 배로는 십 여명의 야당 활동가들을 석방했다.


* 멕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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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배경

대한민국과 함께 '쟤들도 OECD 국가야?'의 '쟤들' 역할을 하는 나라. 수꼴이 성조기와 멕시코 국기를 같이 들고 길거리로 나간다는 점도 똑같다. 1929년 집권했던 제도혁명당이 2000년까지 계속 집권했다. 2000년 대선에서 첫 번째 정권교체가 이루어졌으나 그 놈이 그 놈이라는 평가를 받는 중.


2)문제

대규모 시위가 이어진 이후 멕시코 정부는 2월 3일로 예고했던 휘발유값 인상 계획을 연기했다. 1월 1일 처음 휘발유값이 급격히 오른 후 수만명이 거리로 뛰쳐 나왔고 여섯 명이 사망하고 백 여명이 체포되었다. 주유소 수백곳은 약탈을 우려해 계속 문을 닫고 있다.

미국과 멕시코 간의 국경에 장벽을 세워야 하고 그 장벽을 세우는 비용을 멕시코가 지불하도록 하겠다던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되면서 두 나라 간의 긴장관계는 계속되고 있다.

2월 17일 수백명의 시위대가 멕시코와 미국의 국경지대인 Ciudad Juárez-El Paso에 모여 미국 신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적대적인 이민정책을 규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국무장관과 국토안보부 장관을 멕시코로 보낼 예정이다. 국무부는 23일 두 사람이 멕시코를 방문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방문한 두 장관은 멕시코의 엔리케 뻬냐 니에토 대통령과 내무부, 외교부, 재무부, 국방부와 해군 장관을 만났다. 이번 주에 미국 국토안보부 관계자들은 멕시코를 통해 입국한 사람들은 국적을 불문하고 모두 멕시코로 돌려보내는 계획을 입안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금과 같은 행정명령들을 계속 내릴 경우, 수 십만명의 남미 출신 이민자들이 멕시코로 쫓겨날 수 밖에 없다.


* 루마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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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배경

2016년 12월 11일, 루마니아 총선에선 사회민주당, PSD가 압도적인 표 차이로 제1당이 되었다. 연정을 위해 파트너를 중도 정당인 ALDE(Alliance of Liberals and Democrats,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연합)으로 선택했다. 결국 18개의 장관직은 PSD에, 4개의 장관은 ALDE에, 4개의 장관직은 관료 몫으로 배정되는 것으로 정부 구성은 끝났다. 그런데... 1월 31일에서 2월 1일 사이의 저녁에 국무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에선 형법개정에 대한 긴급포고령이 결정되었다. 주요 내용은 다양한 범죄행각으로 5년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자들에 대한 사면과 직권남용에 대한 처벌을 징역 6개월 미만으로 줄이는 것이었다. 정부가 밝힌 이같은 결정의 이유는 감옥의 과밀 해소(?!)였다. 하지만 시민들은 이 포고령의 목표가 각종 범죄행위로 정치활동을 할 수 없는 PSD 당수를 포함한 여러 정치인들의 사면이라고 보고 있다. 분노한 시민들의 시위가 지난 2월 초부터 계속 이어지고 있다. 구 동유럽 국가들의 경우, 러시아와 가까운 정당들이 구체제이며 개혁정치세력들은 대체로 친미적인 특징이 있다.


2)문제

1989년 루마니아 공산당 정권을 무너트린 이후 최대의 시위가 루마니아 전역에서 벌어지자 루마니아 정부는 시위를 격발시킨 포고령을 철회했다. 그러나 분노한 시민들의 요구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가장 큰 요구는 직권 남용으로 2년형을 받았던 여당인 PSD 당수 리비우 드라그니아(Liviu Dragnea)의 사임이다. 추운 날씨에도 2월 5일 부쿠레슈티에 모인 50만명이 넘는 시위대는(루마니아의 인구는 2천1백만명이다!) 휴대전화기의 불빛을 하늘로 높이고 루마니아 국가를 불렀으며 1989년 공산주의 체제를 무너트리면서 세상을 떠난 혁명의 영웅들을 기리는 묵념을 했다. 수도 부쿠레슈티 외의 지역에서도 50만명이 시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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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결과 루마니아 의회는 선출직 공무원들의 부패 문제 해결을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는 몇 주전 정부가 공직 부패 처벌 규정을 대폭 낮추는 포고령을 발표한 후 이어진 대규모 시위가 계속 이어진 후의 결과물이다.

현재 포고령이 철회된 이후에도 시위는 계속되고 있다. 집권당 사무총장인 카랄린 소린 이반( Catalin Sorin Ivan)은 대중이 그 포고령에 대해 그렇게 분노할 줄은 진정 몰랐다고 했다.

포고령은 철회되었지만 루마니아는 여전히 만성적인 부정부패와 싸우고 있다. 칼린 포페스쿠 타리세아누 전 총리는 "모든 루마니아인들은 만성적인 부정부패로 힘들어 한다, 황혼에서 새벽까지 부패의 손이 닿지 않은 곳은 루마니아에 없다"라고 했다. 그의 이 말은 루마니아 공무원들의 낮은 급여와 같은 근본적인 원인을 무시한 말이다.

2월 24일 신임 법무부 장관이 대통령에 의해 지명되었다. 문제의 포고령을 주도했던 법무부장관 프로린 로다체(Florin Iordache)가 대규모 집회가 촉발되면서 사임한 이후 공석이었다. 신임 법무부장관은 투도렐 토아더(Tudorel Toader)로 루마니아 헌법재판소 재판관과 유럽의회 산하 베니스 위원회(공식 명칭은 법을 통한 민주주의 유럽위원회, European Commission for Democracy through Law, 유럽 평의회 산하기구로 헌법적 지원, 헌법적 정의, 선거 문제 등의 3분야에 대한 법률적 자문을 제공한다)에서 일했다.

정부의 이러한 대응, 특히 클라우스 요하니스 대통령이 제안한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국민투표 제안 이후 시위대의 규모는 극적으로 줄어들었다. 소린 그린데아누(Sorin Grineanu) 총리는 지난 주에 유럽 연합 집행부를 찾아 유럽 열강으로부터 대외적인 정통성을 확인 받았다.

그러나 루마니아를 뜨겁게 달궜던 연초의 포고령과 비슷한 수준의 포고령이 루마니아 의회에 발의되어 있는 상태며 그린데아누 총리가 이 법안들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선 확인된 것이 없다.


* 시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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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배경

타도 되었어야 할 독재정권이 주변 열강의 이해관계 때문에 인공호흡기를 달고, 스팀팩까지 맞아 되살아 났다. 그래서 자국민 학살극을 벌여 인구의 절반 이상이 난민이 된 나라. 한국 입장에선 중요하게 봐야 할 포인트가 두 가지 있다.

첫 번째는 김정은 정권이 무너지면 순망치한을 느끼게 될 국가들이 어떻게 나올 것이라는 지표다. 러시아의 적극적인 개입이 없었다면 군사적으로 패배했을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은 러시아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반군들을 소탕하는데 성공했다. 김정은이라고 다를 것 같은가? 

두 번째는 살겠다고 탈출한 난민 문제만 가지고도 유럽 여러 나라와 미국에서 쌩 난리가 나다가 극우파 정권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총 들고 내려오면 총으로 막으면 되지만 숟가락 들고 내려오면 못 막는다. 

거기다 또 한 가지. 북한사람 대부분은 군사훈련을 받은 적이 있다. 붕괴한 국가에서 무장세력이 준동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는 소말리아를 보면 된다. 2만명의 탈북자, 30만명의 결혼이민자 수용도 잘 못하고 있는 나라라면 시리아와 소말리아의 참상은 최악의 경우엔 어떤 일까지 벌어질 수 있는지 주의 깊게 봐야 하는 참고사례다.


2)문제

시리아 정부군은 2016년 12월 휴전에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마스쿠스 지역의 반군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 2월 9일에는 시리아 북부를 폭격하던 러시아의 오폭으로 세 명의 터키 병사가 사망했다. 러시아와 터키는 즉각 이 사건이 우발적이었다고 발표했으며,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이 오폭이 에르도간 터키 대통령의 불충분한 협조 때문이었다고 했다.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신임 트럼프 행정부와 다양한 해법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 왔다. 2월 중순부터는 카자흐스탄의 아사트나에서 러시아, 터키, 이란 등의 당사자들과 옵저버로 요르단과 미국이 참가하는 평화회담이 열렸다. 이들의 목표는 휴전이다.

시리아 북부 지역에선 터키군 주도의 유프라테스 방패 작전으로 Al-Bab지역에서 ISIL를 쫓아냈다. 러시아와 터키가 시리아 남부 지역의 휴전 합의를 깨고 1년만에 대규모 공격을 가동하면서 시리아 남부 지역의 반군은 힘을 잃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시리아에 대한 지상군 파견을 제안하기 시작했다.

2월 16일에는 제네바에서 유엔 평화협상이 시작되었다. 이는 UN 중재 하에 진행된 것으로 교전당사자가 3년만에 마주한 협상이다. 이 협상의 초점은 현재 교착상태에 있는 전쟁 상황을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유엔 안전 보장 이사회 결의안 2254를 실행하는 것이다. 이 결의안의 주요 내용은 유엔 감독하에 자유 선거를 실시하고 새로운 헌법을 만드는 것이다.


*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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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배경

트럼프 정부의 탄생은 미국이 다시 세계 시민들의 감시국 리스트에 오르는 결과로 이어졌다. 뭐 한국 우파 기독교의 아빠라고 할 수 있는 복음주의 세력에게 이들의 활동은 일하는 대통령을 가로막는 사악한 좌빨들에 불과하겠지만.


2)문제

모두 알다시피 적법한 비자가 있냐 없냐와 관계없이 난민들은 120일, 7개 국가 출신은 90일간 입국을 금지했던 트럼프의 행정명령은 연방법원이 무효화시켰다. 아마도 전세계 최초의 트잉여 대통령이라고 할 수 있는 트럼프는 이를 두고 "무슨 일이 생기면 입국 금지를 무효화시킨 제임스 로버트 판사를 비난하게 될 것"이라는 뒤끝 있는 트윗을 올렸다. 더불어 입국하는 이들에 대해 국토안보부가 아주 섬세한 보안검사를 시행하려고 했으나 사법부 때문에 일이 어렵게 되었다고 불평했다. 사실 미국은 난민에 대한 비자 발급에 대해 가장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왔던 나라임에도.

트럼프 내각의 상원 인준은 비교적 쉽게 끝났다. 공화당이 상원의 다수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2월 첫 주에 가장 이슈가 되었던 것은 백악관 선임 고문이 TV인터뷰에서 트럼프의 딸 이반카 트럼프가 만들어서 팔고 있는 의류 라인업을 홍보한 것이었다. 이해관계자가 특정한 사안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미국 시스템도 마비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2월 2주차에 들어 트럼프는 언론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2월 16일 있었던 기자회견에서 자신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도하고 있는 매체들을 "미국 국민의 적"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뉴스가 나오면 "가짜 뉴스"라고 반박해 왔다. 특히 이 발언은 그가 러시아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지고 있었음에 대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의 국가안보 보좌관이었던 마이클 플린은 대통령 선거운동기간 중에 러시아 관리들과 반복적으로 접촉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온 후 사임했다.


* 베네수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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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배경

유가폭락의 직격탄을 맞은 경제, 그리고 차베스 사후 정권을 잡은 니콜라스 마두로가 이 혼미한 상황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통령직을 지키기 위해 상당한 무리수를 동원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친미적이었던 야당에 비해 반미적인 입장을 유지했던 베네수엘라 연합 사회당(PSUV)의 인기는 바닥으로 내려앉은 상태다. 밑의 본문에서 언급되고 있는 '탄압받는 야당 정치인'들은 친미 군부 정권 시절에 벌어졌던 각종 범죄행위로 구속되어 있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2)문제

베네수엘라의 경제적 혼란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제 회복을 위해 중국과 러시아를 상대로 석유를 담보로 한 대규모 융자 협상을 진행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신용을 550억 달러로 확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세자리 숫자의 인플레이션과 식량 부족 사태에 직면하고 있다.

이 와중에 베네수엘라의 부통령 타렉 엘 아사미는 헤즈볼라(Hezbollah : 미국, 이스라엘을 대상으로 테러행위를 벌여온 레바논의 이슬람 시아파 무장세력)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173명에게 베네수엘라 여권을 발급한 혐의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월 18일 야당 지도자인 레오풀로 로페즈의 석방을 요구하는 집회가 있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로페즈의 아내를 만나 100명의 베네수엘라 정치사범 석방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는 헤즈볼라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이들에게 베네수엘라 여권을 발급한 타렉 부통령에게 제재를 발표했다. 2017년 베네수엘라의 인플레이션은 400%가 넘을 것으로 추정되며 주요 수출품목인 석유 생산량도 감소하고 있다. 일부에선 베네수엘라의 디폴트 선언이 임박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가 하락에 따른 경제 위기로 전체 인구의 82%가 빈곤선에서 살고 있으며 전체 인구의 93%는 자신의 수입으로 적절한 수준의 식료품도 구매하지 못하는 상태다. 이에 니콜라스 마두로 현 대통령의 퇴임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또한 미국 재무부는 베네수엘라 부통령이 1톤이 넘는 마약을 수출하는데 직·간접적으로 개입했으며 멕시코의 제타 카르텔과 콜롬비아 마피아의 보스들과 직접 거래하고 있다며 베네수엘라의 부통령이 유명한 마약 밀매업자라고 지목했다.

당사자인 타렉 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 모든 것이 거짓이라고 주장했으며 대통령 역시 현재 벌어지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경제 위기는 미국 정부의 경제제재조치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 짐바브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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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배경

1980년 독립한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명의 대통령이 재임중인 국가. 2016년 극심한 경제난과 가뭄으로 반정부 시위가 확대되었고 악명 높은 독재자 순위에서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는 로버트 무가베는 물대포와 최루탄으로 폭력 진압하고 있다. 


2)문제

무가베 퇴진 시위를 조직했던 에반 마와리레, 일명 '전문 시위꾼 목사'는 2월 1일 보석으로 석방되었다. 그가 미국에서 돌아와서 체포당할 때까지 수많은 짐바브웨인들이 그를 도왔다.

지난주 짐바브웨는 통화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5달러 짜리 채권을 발행했다. 이 채권은 미국 달러에 고정 환율 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짐바브웨 은행들은 짐바브웨 달러 대신 이 채권을 배포하기 시작했다.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은 2월 23일로 93세, 세계에서 가장 나이 많은 국가수반이 되었다. 여당은 그가 100세를 넘어서까지 짐바브웨를 통치하길 바란다는 생일 축사를 발표했다. 반면 가뭄과 식량부족으로 짐바브웨와 모잠비크간의 식량 약탈이 광범위하게 벌어져 국경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짐바브웨에는 지금 13만 헥타르의 땅에 옥수수를 파괴하는 병충해가 돌고 있다.

또한 2월 15일부터 청년 의사들이 파업에 돌입했다. 주요 요구사항은 임금인상과 처우 개선이며 이들의 파업으로 인해 전국의 공공병원들은 정상 운영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파업에는 모든 의사들과 의료 종사자들이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2월 23일 세계에서 가장 늙은 국가 수반이 된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은 자신의 생일파티에서 2018년 짐바브웨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또한 무가베 대통령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립주의 정책을 찬성한다고 밝혔다. 이는 과거 행정부로부터 지속된 자신과 자신의 스탭들에 대한 미국의 각종 제재를 풀기 위한 수단으로 보인다.

의사들의 파업은 2주째 계속되고 있다.





Samuel Seong

트위터 @ravenclaw69

 

편집 : 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