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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이제 막 초기 노안으로 접어든 안경사입니다. 작년부터 누진다초점 안경을 쓰기 시작했는데, 착용 1년이 된 기념으로 사용기를 올려볼까 합니다.


우선 초기 노안의 증상에 대해 가볍게 알려드리지면, 가까운 거리는 잘 보이지만 근거리를 장시간 보면 피로와 두통이 동반되구요, 가까운 곳을 보다 먼 곳을 바라보면 초점에 제대로 잡히지 않습니다. 스마트폰을 볼 때는 원래 보던 것보다 좀 더 멀리해야 잘 보이고, 가까이서 물체를 바라볼 때는 근시 안경은 벗고 보는 게 더 편해졌습니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초기 노안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만, 대부분 본인에게 노안이 왔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죠. 저 또한 그랬었구요. ㅠㅠ


서론이 길었네요. 오늘의 주인공인 누진다초점안경은 아래 사진처럼 누진대에 따라 초점이 여럿인, 그러니까 렌즈 하나에 도수가 여러 개 있는 안경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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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수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고 점진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누진'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데요, 안경 하나로 모든 영역을 커버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본격적인 사용 후기를 시작하기 전에, 스펙(?) 소개부터 하겠습니다.




착용자


나이: 43세 (1975년생)

직업: 안경사

원거리 (3m 이상) 활동: 출퇴근 (왕복 2시간 30분) 그 외 2시간 정도 추가

근거리 활동: 원거리 활동 시간과 수면 시간 제외하고 대부분


시력: 우안 1.5 좌안 0.9


안경 착용 경험: 누진다초점 맞추기 전 자이스 디지털렌즈 사용 


노안 상태: 초기 노안 (조절근점 17.5cm / 40대 평균값 15.5cm /최소값 20cm : 최소값 넘으면 진정한 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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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삼성 뉴스룸

 

 


착용한 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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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니콘렌즈 


제품명: 프레지오 와이드 (굴절률 1.50) 


옵션: 변색렌즈 (자외선에 따라 렌즈색상이 변하는 기능)

원용 도수: 오른쪽 : 0.00 왼쪽 sph +0.25 cyl -0.75 axis 15 근용 도수 : ADD +0.75


(오른쪽 눈은 시력이 좋아 원용 도수가 없는 상태 왼쪽은 약간의 원시와 난시가 있습니다. add 값은 일종의 돋보기 도수입니다. 현재 사용 중인 원용 안경 도수에 이 값을 추가하면 돋보기 도수가 되는 것입니다.


※예: -3.00 D(디옵터:도수 단위) 안경을 착용 하고 있는 사람의 add 값이 +1.00 일 경우 이 사람의 돋보기 안경 도수는 -2.00 D가 됩니다. 평소에는 -3 디옵터 안경을 쓰고 다니다 책을 읽을 땐 -2 디옵터 안경이 필요.)




제가 한 번 써보겠습니다


도수가 크게 변화가 없어 일반 안경과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영화를 보거나, 운전을 할 때는 다초점안경을 썼다는 사실을 전혀 느낄 수 없습니다. 시야 범위도 좁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다만 일반 안경에 비해 도수가 낮은 영역이 일부 포함되기 때문에 고개를 살짝 들어서 멀리 볼 경우 상대적으로 덜 보이는 느낌이 듭니다.

 

이런 현상 때문에 누진다초점 안경은 도수를 일부러 약하게 할 필요 없이 완전 교정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아이포인트(eye point)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도 중요합니다(*아이포인트 : 안경을 착용했을 때 눈동자가 위치하는 곳).


렌즈 회사와 제품마다 사용 용도와 시야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궁합이 잘 맞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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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의 등급에 따라 잘 보이는 범위가 달라짐


도수가 변하는 부분으로 누진다초점렌즈의 모든 기술적 역량이 집중되는 곳입니다. 명확하게 보이는 부분이 좁기 때문에 이 부분을 어떻게 사용하고 적응하느냐에 따라 다초점렌즈 성공 여부가 결정됩니다. 


저은 돋보기 도수(근용)가 약하고 (+0.75) 괜찮은 등급의 제품을 사용했기 때문에 비교적 수월하게 적응했습니다. 다만 화면이 넓은 모니터 이용 시 주변 부 형태가 왜곡되는 현상이 느껴지더군요.

 

같은 제품이라 하더라도 근용(돋보기)도수가 높을수록 시야폭이 줄어들고 왜곡 현상이 심해집니다. 비싼 렌즈로 커버하는 방법이 있지만 저처럼 초기 노안일 때 시작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중,근거리(50cm~1m)를 많이 활용하는 직업 군 (설계, 프로그래머, 음악, 미술 등)은 이 부위가 넓은 제품을 선택하시면 좀 더 편하게 적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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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같은 초기 노안일 경우 돋보기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책이나 스마트폰을 볼 수 있지만, 빨리 피곤해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확실히 누진다초첨안경을 사용하면서 이런 현상이 줄어들었습니다. 


다초점렌즈의 도수가 높을 경우 명시역(선명하게 잘 보이는 거리)가 짧아지기 때문에 적응할 때까지 가장 잘 보이는 곳을 찾아서 이용해야 하지만, 초기 노안이라 큰 위화감은 없었습니다.


혹시 다초점렌즈를 구입할 예정인 분이라면 도수, 생활 반경, 직업, 취미, 습관 등을 알려주시면 도움이 됩니다. 사용 용도에 따라 근용부 위치를 조정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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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용 (돋보기)부위를 제대로 활용하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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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용 (돋보기)부위가 너무 아래로 작업 된 경우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생활에서는 별다른 불편함 없이 사용하고 있지만, 간혹 불편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마트에 가거나 쇼핑몰에서 진열된 상품을 볼 때였는데요. 제법 떨어진 거리(2m 이상)을 원용부로 보는 습관이 들지 않아, 근용부를 이용하다 보니 상이 흐리게 보입니다. 의식적으로 고개 숙이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당구 칠 때 초점 위치 잡기가 애매합니다. 어떤 분들은 더 편하다고 하는데 아직 노안이 많이 진행되지 않은 탓인지 저는 불편하네요. 해결책으로 당구 전용 안경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는 일반 안경 사용할 때와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결론


1년 동안 큰 불편함 없이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처럼 잘 적응해서 사용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아래와 같습니다.

 

 - 초기 노안일 때 시작 (40대 초 중반)

 - 직업이나 생활, 행동 습관을 고려한 렌즈 선택

 - 능력이 허락하는 선에서 좋은 제품 구입

 - 정확한 시력검사와 조제가공이 가능한 안경원 선택

 - 제품에 대한 이해와 적응을 위한 노력 필요



여기까지 사용기 겸 안경사로서 누진다초점렌즈의 간략한 설명을 마치겠습니다. 혹시 궁금한 점이 있으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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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딴지일보 coco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