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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삼성의 주가 급등으로 이건희 회장이 세계 37위, 한국 기업가 가운데선 유일하게 세계 100대 부호에 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게다가 지난 7일엔 일본 애니메이션 <목소리의 형태>를 시청했다는 티비조센의 단독보도도 나왔다. 아아. 여러모로 막 뭔가 기념해야 될 것 같은 기분이다. 


<목소리의 형태>는 ‘이 만화가 대단하다 1위’를 수상했던 오이마 요시토키의 원작으로 업계 최고의 퀄리티를 자랑하는 쿄토애니메이션, 일명 ‘쿄애니’의 야마다 나오코 감독 (케이온!, 타마코마켓)이 제작을 맡았기에 제작 발표 때부터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다. 필자는 마침 일본에 있을 때 개봉을 했기에 서둘러 보러 갔던 기억이 난다(극장특전 기념품으로 필름 조각도 받았다).


이 작품은 청각장애를 가진 소녀 쇼코와 초등학교 시절 쇼코를 괴롭히다 역으로 자신이 괴롭힘을 당해 죄책감에 시달리며 학창시절을 보내고 있는 쇼야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미 설정만으로 재미와 감동을 먹고 들어간다.


초등학교 시절 반 아이들과 소통하고 싶었던 쇼코의 마음을 밟아버리게 된 쇼야는 인과응보로 자신도 낙인이 찍힌 채 외롭게 살아가게 되고 고등학생이 되어서 뒤늦게 쇼코를 찾아간다. 이번엔 쇼야가 먼저 수화를 배우는 등 쇼코와 소통을 하고 싶어서였다. 쇼야가 내민 화해의 제스처에 기뻐하는 쇼코의 의사와는 별개로 몇몇 인물들은 쇼야의 행위를 자신의 죄책감을 떨치기 위한 자기위로라며 냉정한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이렇게 속죄와 관계개선이라는 것은 마음만으로 풀리기 어렵고 복잡한 이해관계가 뒤따르는 것이라는 게 작품의 주제이다.


이건희는 왜 이 작품을 봤을까? 본인의 의향이었을까, 주변 누군가의 추천이었을까. 혹시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폭력적인 경영방침 때문에 지금껏 희생되어 왔었던 여러사람과 화해를 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렇다면 폭풍감동이 아닐 수 없다.


고로 이 김에 이건희 회장을 덕후의 세계로 끌어들일 수 있도록 이건희 회장이 봤으면 싶은 작품들을 엄선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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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에 돌아다니는 이 짤방을 보고선 그런 쪽 작품인 걸로 생각하지 마시라




1. 목소리로 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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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노 아즈레 원작, 스튜디오 5조 제작의 단편 애니메이션.


주인공인 여고생 아오야기 칸나는 만 16살 생일날, 언니인 아오야기 야요이에게 너도 노동을 배워야 한다며 자신의 회사일을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칸나는 무심결에 승낙을 했는데 알고보니 그 일은 에로게임의 성우일이여서 주인공 칸나가 고생을 한다는 내용.


처음에 이건희 회장이 애니메이션을 감상했다는 기사를 접하고 혹시 목소리의 형태가 아니라 이 작품이었던 거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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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의 나이에도 집에다 여러 사람을 불러 즐기시던 그런 양반이다. 몇년간 병원에 갇혀 지내고 있으니 얼마나 답답하실지 가슴이 메어온다.


목소리로 일하자!는 에로창작물 업계의 다루기 좀 민망한 주제를 속 시원하게 까질러 버리는 작품이니 병원에 갇혀 있는 답답한 기분을 한순간에 날려버리실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건 ‘니 덕분에 오늘 ㅇㅇ했어’처럼 민망한 단어들엔 모자이크 음이 들어간다는 것이다.(그래도 이 작품에선 무슨 단어를 얘기 했는지 살짝 들리긴 한다.)




2. 메이드 인 어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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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타콘에 로리콘 의혹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는 츠쿠시 아키히토 작가의 만화 원작. 몬스터, 피아노의 숲 등의 애니화를 맡은 코지마 마사유키 감독의 2017년 작품이다.


지구 어딘가에 있는 빅홀 어비스. 그 안에는 현대 인류가 만들 수 없는 수많은 기묘한 유물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 홀 안에는 인간을 위협하는 수많은 괴수들이 살고 있고, 깊이 내려가면 내려갈 수록 다시 올라오려 할 때에 상승부하가 뒤따르는 ‘어비스의 저주’가 존재하는데 그 때문에 일반인들은 섣불리 홀 안으로 내려가지 못한다. 상승부하 때문에 목숨을 잃는 경우도 허다할 정도라 어비스 홀 아래를 ‘나락’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렇기에 저주를 각오하고 홀 밑으로 유물을 캐러 가는 탐굴가들은 이 도시에선 영웅과도 같은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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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중 탐굴가의 최고등급 하얀호각 중 한 명인 '여명경 본도르드'는 빅 홀 안에서 연구 시스템을 구축해 미지의 영역을 개척하는 데에 성공, 어비스 최고의 연구가이자 탐굴가로 칭송 받고 있다.


본도르드는 두 명이 받아야 할 저주를 한 쪽 사람에다 전가해 나머지 한 명은 저주를 피하게 되는 방법을 개발해내는 데에 성공한다. 다만 본도르드는 이 방법을 개발해내기 위해 전세계에 있는 어린 고아들을 모아 실험을 자행했고 실험에 성공한 후에는 저주를 전가시키는 희생양으로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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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의 어린 직원 수 십 명을 백혈병으로 희생시키며 삼성을 세계 반도체 시장 최고의 기업으로 발돋움 시킨, 글로벌기업 삼성이 생각나는 장면이다. 본도르드에게 이건희 회장 자신을 투영해 보는 게 어떤지 추천한다. (피해직원의 보상 요구를 매몰차게 쌩깐 이건희 회장과 달리 본도르드는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 만큼은 상냥하긴 했다만, 생각해보면 그게 그거다)



3. 뉴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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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망가타임 키라라계 작품으로 막 사회인이 된 주인공 스즈카제 아오바가 게임원화가로 취직해 일해 나아간다는 스토리. 원작자인 토쿠노 쇼타로 씨는 실제로 게임업게에서 몇 년간 일했었던 경험이 있다고 한다. 애니메이션화는 일상물 애니의 강자인 동화공방에서 맡았다.


이 작품은 일명 ‘과로모에화’ 작품으로 게임업계에서 횡행하는 저임금 고강도 노동, 연속되는 야근이나 퇴근을 못하고 사무실에서 숙박을 하는 회사원들의 초과 근무 실태를 미소녀들의 좌충우돌 모험기로 승화시켜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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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각종 애니 게시판에선 주인공이 연속되는 과로로 미쳐버려서 옆 자리의 아저씨들이 미소녀로 보이는 거라는 음모론이나 주인공 아오바가 노조활동을 하게 되는 자막 장난 등의 패러디가 난무한다. 그 중에 자막장난인 것처럼 올라온 게시물이 사실 원본 대사 그대로라는 반전이 백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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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작품은 넷마블 경영진에게 추천하는 게 적절하지만 삼성역시 노조파괴 활동 등 한국 과로문화 정착에 큰 기여를 한 기업 임으로 추천하는 바이다.


비슷한 작품으로 애니메이션 업계가 블랙기업 투성이라는 것을 내부고발? 하는 작품 SHIROBAKO가 있다.



4. 늑대와 향신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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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세쿠라 이스나 원작의 이 라이트 노벨이 대단하다! 1위 수상작으로 애니메이션은 ‘현관합체! 요스가노소라’로 유명한 타카하시 타케오 감독이 맡았다.


유치한 내용과 개연성 없는 전개가 판치는 라이트노벨 시장에 필력과 치밀한 구성, 신선한 소재가 어우러진 수작으로 높게 평가받는 작품으로 중세 유럽을 배경으로 평범한 상인 로렌스와 늑대의 모습을 한 풍요의 신 호로가 여행을 떠난다는 판타지 물인데 세간에선 보통 부부사기단이 유럽 전역을 돌아다니며 사기를 치고 다니는 범죄물로 평가한다.


주된 내용은 투기, 금 밀수, 납품사기, 선물시장에서 장난치기 등등 온갖 돈 장난들이며 현대에서는 널리 알려진 경제기법이들이지만 중세 유럽이 배경인 작중에서는 현자의 지혜를 가지고 있는 호로가 처음으로 시전하며 상인들에게 엿을 먹이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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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린 밀수, 순환출자, 편법증여상속 등 선진금융기법으로 유명한 이건희 일가가 생각나는 작품이라 말할 수 있다.



5. 모브사이코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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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펀맨으로 유명한 ‘ONE’의 원작. 애니화는 카우보이 비밥 제작진이 설립한 것으로 유명한 ‘본즈’에서 맡았다. 리메이크 작화를 기반으로 제작된 원펀맨과 달리 모브사이코 100은 원작자 특유의 초등학생이 그린 듯한 그림체를 살린 것이 특징. 특히 마지막화 C파트는 원작자 ‘ONE’작가가 직접 원화를 맡았다.


사기 수준의 엄청난 초능력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 카게야마 시게오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초능력을 콤플렉스로 여기는 매우 소심한 성격의 소유자이다. 시게오는 가짜 퇴마사 레이겐에게 말빨로 넘어가 헐값의 급료를 받아가며 아르바이트를 하며 지내던 도중 세계를 정복하려는 초능력자 단체 ‘손톱’과 맞붙게 되며 콤플렉스였던 자신의 힘을 발휘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제목에서의 모브는 엑스트라를 의미하는 ‘mob’이며 주인공 시게오의 별명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소심한 성격의 주인공 시게오의 성장기라는 주제 이외에 한 가지 중요한 주제가 다뤄지는데 동생 카게야마 리츠와의 형제애에 관한 것이다.


시게오가 소심한 성격에 초능력을 웬만해선 쓰지 않으려고 하는 이유가 어렸을 적 삥을 뜯으려는 불량배들에게 자기도 모르는 새에 초능력을 써버렸다가 동생 리츠를 다치게 했기 때문. 이 때문에 시게오는 리츠에 대해 매우 자상하며 공부와 운동에 재능이 없는 자신과 달리 명석하고 운동에도 만능에 성격까지 성실한 동생을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


리츠 역시 상냥하며 엄청난 초능력을 가지고 있는 시게오를 동경하는 사이 좋은 형제 관계를 가지고 있었지만 도중에 반전이 생긴다. 리츠가 초능력을 가지게 되면서 자신도 모르게 품고 있었던 형에 대한 열등감과 공포가 폭발해 버린 것이다. 그렇게 리츠는 형에 대한 감정이 한 순간에 뒤틀려 버리고 더 이상 사이좋은 형제는 없다며 선전포고를 하게 된다.


https://youtu.be/sZcndRcVNN0


이 장면에서 문득 이건희 회장이 떠올랐다. 친형인 고 이맹희 회장에게 감히 어디다 대고 자신과 맞먹으려 하냐고 격노하던 그 모습이 말이다.


이건희 회장은 살아오며 형에게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었기에 저러한 사이가 되어 버렸나 하는 궁금증과 측은함이 몰려왔다.


마지막으로 딱히 이유는 없는데 왠지 모르게 추천하고 싶은 애니메이션 작품을 특별히 골라보았다.



부록. 나루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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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시모토 마사시 원작, 스튜디오 삐에로 제작.


원피스, 블리치와 더불어 2000년대 일본 애니 3대장으로 불리는 유명한 작품이다.


줄거리는 둘째치고 이 작품에 나오는 술법 중에는 ‘예토전생’이라는 술법이 있는데 무려 산 사람을 제물로 이용해 죽은 사람을 부활시키는 방법이다. 게다가 부활시킨 망자는 술자가 시키는 명령대로 움직일 수 있다.


혹시 상속 및 재산 분배 문제가 생겼는데 가족간에 분쟁이 일어났거나 시간적인 문제로 탈세 등이 어렵다면 망자를 예토전생으로 부활시켜 아직 죽지 않은 걸로 만든 다음 상속자들 입맛에 좋게 상황을 바꿀 수 있는 편리한 술법이다.


예전엔 다들 만화 속 내용이고 현실성이 없다 여겼으나 최근엔 뭣 때문인지 꼭 불가능한 술법도 아닌 것 같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물론, 이유는 모르겠다. 






미노루


편집 : 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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