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만에 더웠던 날 24시간 에어컨 가동 전력측정
오늘(2018.07.22) 서울 최고 기온이 36.9도 였는데, 1994.7월 이후의 최고 기온이었다니 무려 24년 만이다. 그래서 기록적인 날에 의미있는 기록을 남기고 싶었다.
집안의 전력 소모량은 자작한 IoT 전력량 센서로 매 1분마다 측정 중인데, 2016년부터 현재까지 80여 만 회나 기록되고 있다. (조명전원, 벽전원, 주방전원, 에어컨 전원을 구별하여 서버에 기록 중) 또한 배터리로 작동하는 IoT 온습도계도 만들어서 매 10분마다 기록되도록 했는데, 18650 배터리 하나로 두 달 내외 작동한다.
그래서 며칠 전부터는 이 온습도계를 에어컨 실외기 흡입구 주변에 두어서, 외부의 온도와 습도 등을 함께 기록 중이며 아래의 모습이다.
그래서 최근 약 1주일 동안 기록한 바깥 온도와, 24시간 운전 중인 에어컨의 일일 소비전력량을 함께 정리했다. 비슷한 사용환경에서 외부 기온에 따른 전기 소비량을 관찰하기 위함이다.
현재 에어컨의 사용 환경은 아래와 같다.
- LG 휘센 2in1 인버터 스탠드 에어컨 (`15년형, 1등급, 6500W, 16평형)
- 실내온도 27도로 설정 (7/17일은 28도 설정)
- 일반 냉방 모드 + 풍량 강 (절전 모드 아님)
- 기본적으로는 거실에 있는 스탠드형 하나만 가동 (벽걸이도 매일 몇시간 정도는 함께 가동), 보통 다른 방들 문은 다 열어 둠
- 집안 단열상태는 보통 이하 (재건축이 이슈인 오래된 아파트)
- IoT 전력량 센서(자작)로 1분마다 서버에 기록 (에어컨 전력량만을 별도 측정)
최근 1주일 가량 기록한 시간별 외부 기온과 일일 에어컨 소비전력량은 아래와 같다. 시간별로 온도 변화를 이렇게 나타내니 어제 오늘의 폭염이 눈으로도 보인다. 하루 중 최저 기온은 아침 6시경에, 최고 기온은 오후 2~3시 경으로 나타나고, 이 온도계로도 오늘 낮의 최고 기온은 36.5도로 기록되었다.
위 그래프를 보면 확실히 주변 온도가 올라가면 에어컨 소비전력도 상승하는 것이 뚜렷하게 보인다. 또한 1등급 인버터 에어컨으로 27도 설정으로 하여 24시간 운전을 할 경우, 오늘 같이 기록적인 폭염에는 10.3kWh의 전기를 소모하므로, 최고 요금제 구간(280원/kWh)을 적용해도 하루 3천원 수준 밖에 나오지 않았다.
에어컨이 없던 시절이나, 정속형 에어컨만 있던 시절이나, 인버터 에어컨이 있어도 잘 몰라서 거의 틀지 않던 시절이었다면, 오늘 같이 더운 날이 너무나 힘들고 공포스러웠겠지만, 이제는 1천원 정도 돈이 더 들어가겠구나 하고 지나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에어컨을 틀다 환기를 하면 전기를 얼마나 먹을까?
에어컨의 효율적 운전에 대해 많은 분들의 관심과 호응이 있었는데, 그렇게 계속 켜두는 것이 낫다면 환기는 어떻게 하냐는 문제도 있었다. 그래서 안정적으로 에어컨을 가동하던 중에, 환기를 위해 에어컨을 정지 시키고, 30분 동안 모든 창문을 열어서 환기를 하는 실험을 했다.
내 생각에, 한 번의 환기에 30분 이상 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외부 기온이 낮은 시간에 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며, 가급적 출퇴근 시간 근처는 피해야 좀 더 맑은 공기로 환기가 될 것 같다.
밤 11시에 30분간 환기를 했다. 바깥 기온 역시 자작한 IoT 온습도계로 10분마다 측정했는데, 환기할 때의 바깥 기온은 29도 정도로 나타났다. 또한 환기 전후의 에어컨은 27도로 설정한 자동 운전 모드로, 16평형 2in1 인버터 에어컨의 스탠드형과 벽걸이형 두 대를 모두 가동하였다.
아래는 측정 결과이다. 환기를 마치고 에어컨을 다시 켜면 깨끗하게 안정되기 까지는 좀 시간이 걸렸다. 그래프로는 완전히 안정되었는지 확실하게 나타나지 않았지만, 01시 이후의 결과를 보면 마지막 상태로 안정되었다. 30분간 환기를 하고 에어컨을 켜니, 다시 안정되는데 1시간 20분이 걸렸다.
보다시피 환기를 했다가 다시 켜면 전력량이 끄기 전보다 늘어나긴 하지만, 심하지는 않기 때문에 전기요금을 걱정할 정도는 아니고, 오히려 계속 켜던 것보다도 전기를 덜 먹었다. 즉, 너무 덥거나 너무 길지만 않다면 부담없이 환기를 해도 되겠다.
잠깐 문을 열어 실내 공기는 더워지겠지만, 벽체나 가구는 시원했던 상태를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축열효과), 에어컨을 다시 켜면 비교적 빠른 시간에 안정 상태로 회복하기 때문인 듯 하다.
물론 이런 회복 시간이나 전력량은, 환기를 한 시간이나, 실내외의 온도 및 집안의 벽체나 가구의 규모, 또는 터진 공간인지 복잡한 구조인지에 따라서 완전히 다를 것이다.
예를 들어, 기록날보다 1도 정도 낮았던 전날도 같은 실험을 했었는데, 확실히 전력량이나 안정 시간이 이번의 결과보다 감소했었다. 또 한 가지 알 수 있는 것은, 환기하는 동안에 에어컨을 켜고 있다면 그대로 손해라는 점이다. 인버터 에어컨은 끄지 않는 것이 낫다는 것이 환기 시에도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아무튼 이번 결과는 특히 더 일반화할 수 없지만, 궁금해 하시는 분이 너무 많아서, 참고를 위해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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