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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7.6.월

딴지 사회/문화부 기자



항국일보 주최로 5월 23일 오후 6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개최된 98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심사결과가 유보되는 난리가 벌어졌다. 이 지랄은 본선에 진출한 62명의 진출자중 15강을 뽑고 다시 8강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심사위원 9명의 점수를 합산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에 오류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벌어졌다고 한다.

항국일보사는 대회직후 3∼4명의 탈락자가 심사결과에 대한 이의를 제기해 심사위원들의 채점기록을 정밀분석한 결과, 일부 후보의 총점에 심 사위원 9명중 1명의 점수가 누락됐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심사결과 발표를 유보했다는 것이다. 결국 30일 재심사하는 것으로 일단락이 났다.

그러나 대회를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한 수많은 시청자들로 부터 항의글이 전 통신망을 도배하고 있는 작금, 여성을 상품화한다는 해묵은 논쟁말고 미스코리아 대회 자체가 작당이요,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고발과 함께 이것은 커다란 사회문제로 발전할 소지가 매우 크다는 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기에 밀착 취재했다.

우선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며 전국민을 우롱했다는 의혹이 수많은 통신인들에 의해 제기되고 있는바, 서울 진이기만 하면 무조건 뽑힌다는 유언비어가 그냥 유언비어가 아니라 이번에는 여실히 만천하에 증명된 것이라며 수많은 통신인들이 개거품을 물고 있다.













특히 많은 통신인들이 지적하고 있는 것은 이번에 진,선,미로 선출됐다 유보된 후보들의 자질 문제이다.

외모는 차지하고, 그 순발력, 재치, 지적수준을 가늠케 하는 사회자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 질문 의도를 전혀 파악하지 못해 핀트가 안 맞을 뿐만 아니라 상상을 초월하게 썰렁하고 황당했다며 껍데기만 번지르하면 우리나라 여성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자리를 차지할 수 있냐면서, 이건 지적 수준으로 볼때 미스코리아가 아니라 미스고릴라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회자 질문  : 만약 대통령을 만나 신다면 어떤 부탁을 하시겠습니까..
(IMF로 힘들어하는 서민들 어깨 좀 펼수 있게 해주세요.. 뭐 이정도 대답을 기대하며..)

미스...대답  : 그녀의 실제 목소리를 들어보자

( 해석- 미스코리아 시켜달라고 하겠다. - 일부 시스템에선 들리지 않을 수도 있음)

아무리 미모가 뛰어나도 성숙하고 균형잡힌 정신세계를 가지지 못한 여성이라면 미인은 될지언정 한국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여성의 자리에 오를 수를 없는 것이 당연하다.

더구나, 근자들어 모두 같은 성형외과를 출입하는지 모두가 비슷한 얼굴에 비슷한 화장에 비슷한 체형을 하고 있어 단순한 외모만으로는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게 된 마당에 그 지적, 정신적 성숙도는 더욱 중요한 요소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진,선,미에 뽑힌 후보의 답변이 국민학교 학예발표회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점수를 받고 뽑히는 것을 보고서는 짜고 친 고스톱이 틀림없다란 의견이 강력하게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또 항간에 이런 루머 또한 떠들고 있는데, 어차피 본지는 루머도 꼴리는대로 취급하므로 그 루머를 전하면,

컴퓨터의 전산오류라고 그럴듯하게 덮고 넘어가려 하지만, 더하기 빼기 하는 프로그램도 못 짜냐면서, 그런 간단한 프로그램에 무슨 오류씩이나 냐느냐고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전국 공돌이들이 난리가 났다.

이건 틀림없이 짜고 치다가 심사위원중 하나가 어딘가에서 삐긋해서 원래 뽑기로 되어 있던 애들이 떨어져 피박을 쓰자 " 니네 돈 먹은 거 토해내놔.. " 하는 원래 뽑히기로 되어 있었으나 뭔가 착오로 떨어진 애들의 살기등등한 협박 때문이거나, 뽑으라고 해서 뽑아놓고 보니 아무리 낙장불입이라지만 뽑힌 애덜이 자기들 보기에도 너무했다 싶어서 심사위원들이 다 파토내고 다시 치자고 작당을 했기 때문이란 루머가 있는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 한가지 확실한 건 미스코리아대회 이대로는 안된다는 것이다. 어떤 통신인은 미스 코리아 대회 전반에 대해 검찰과 수사당국은 즉각 수사하라고 촉구하면서 이것은 공안사건으로 다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왜냐하면, 미스코리아 대회가 이렇게 어처구니 없이 처리된다면, 그렇지 않아도 사회적 불신감도가 높은 우리나라에서 이 사건으로 인해 공신력을 무조건 의심하는 풍조가 더욱 만연하게 되고 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이나 공적으로 발표하는 사항을 덮어두고 믿지 못하게 되는 지경으로까지 발전하게 될 소지가 크기 때문이란다.

그렇지 않아도 IMF를 맞아 정부와 국민이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해야 할 이때 이런 범국민적 불신을 조장하는 사건은 반드시 공안사건으로 다뤄야 한다는 것이다. 담당 검사로는 이사촐 국회의원을 강력 추천하고 있다. ( 공안사건하면 역시 이사촐 국회의원이다, 죄가 없어도 만들어 내는 데 있는 죄인들 못찾겠느냐는 것이 통신인들의 중론 )

본지는, 그 주장이 황당한 감 없지 않으나 어차피 본지도 만만치 않게 황당하기도 하거니와 핵심 - 즉 공신력을 더이상 믿지 않으려 하는 우리 국민들... 우리 국민들을 더 이상 믿게 만들지 못하는 공신력...에 대한 문제점은 정확히 간파했다고 보고 그 통신인의 주장을 적극 지지하는 바이다.

더구나 탈락한 여성들이 이의를 제기했다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로, 여지껏 미스코리아에서 탈락한 수많은 여성들이 이때까진 억울한 점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이의를 제기 안했던 것은 아닐 것이다.

대회라는 것이 원래 뽑히는 넘이 있으면 떨어지는 넘이 있는 건 당연한데도 매우 이례적으로, 아니 사상최초로 공개이의를 제기하고, 또 즉각 그 이의가 받아들여 졌다는 것은 매우 야리꾸리한 추측을 가능케한다.

즉, 이의제기와 그 즉각적 대응을 보면, 아하 공정하게 처리되고 있구나 하고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판이 원래 짜고 치는 고스톱판이라는 것을 역설적으로 웅변하고 있는 증거로 보인다는 말씀.

그러니까 자신이 어디까진 반드시 올라갈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던, 그런 로비를 충분히 해둔, 그래서 책임있는 위치에 있는 자들에게 모종의 약속을 받았던 몇 명의 여성들이 있지 않고서야, 이런 즉각적 이의제기와 즉각적인 반응이 있을 수 있겠냐 하는 것이다.

엄청난 자금을 뿌린 후보 중에서 " 폭탄선언 해버려 " 하는 식의 강력한 이의제기가 있었거나 짜고 치는 고스톱판에 뭔가 커다란 내부 알력이 생기지 않고서야, 대회의 생명과도 같은 대회 공신력을 망가뜨리면서까지 이런 난리쑈를 연출하겠느냐는 뭐 이런 내용의 루머...

 그런 루머가 사실이던 아니던, 이번기회를 통해 본지는 이제는 완전히 상품화되어, 지들끼리 미리 작당하고 예비 연예인 뽑기대회로 전락해버린 미스코리아 대회를 전면 수사하라고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전문가들은 1977년 미스코리아 김성희 이후 제대로 된 미스코리아가 배출되지 않고 있다고 조디를 모은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 대선을 전후해,

프라이머리 하드내에 있는 모든 파일의 실행 명령을 불복하며, CPU의 명령도 불복하고 감염시킨 파일들과 함께 세컨더리 하드로 탈당하면서, " OS의 심판을 받기 위해 파일을 삭제한다 "라는 소리를 헛소리를 삑삑 출력하는 신종 "리인제" 바이러스가 출현하여 사회를 혼란케 하더니 이제는 미스코리아 대회에서까지 불복사태가 나오고 비리의혹이 터지고 있으니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는 미스코리아 예선에서 모의고사도 보고해서 아무리 적어도 고릴라 수준은 미리 미리 탈락시키고, 국민들이 전화를 걸어 ARS로 참여하게 하던지 하여간 시청자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여, 통신망 게시판에 " 이럴줄 알았으면 우리 누나도 내보낼껄... " 하는 식의 한탄의 글들이 무더기로 도배되지 않게 그 채점방식을 개정하고, 선출방식을 투명하게 하여 한국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여성이 제대로 선출될 수 있도록 하자.

그래서 신용사회, 명랑사회를 앞당길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을 미스코리아 대회 관계자들에게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 미스코리아 대회는 결국 영원히 없어져야 할, 여성의 성상품화를 조장하는 쓰잘데기 없는 헛짓거리라는 주장에 대하여 본지는 동감하는 바 매우 크나 왠만하면 고쳐서 잘해보자...는 주의다. 워낙에 이런 거 파헤져서 먹고 사는 3류 황색 저널이라서 그렇다. 배째시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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