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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뒷풀이]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

2004.5.2 월요일
딴지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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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총선 관련 질문 차례.





총 : 천막당사는 언제까지 있을까요?
원 : 글쎄? 다른 당사를 구하기 전까진 있어야 할 텐데, 저는 오늘 아침에 회의도 있었는데 뭐 그... 어떤 당사로 구할 거냐는 게 문젠데, 제가 볼 때는 중앙당사 살빼기, 슬림화를 할 거거든요. 과거처럼 조직을 관리하는 비대한 중앙당, 그리고 대통령선거 체제를 평상시에 관리하는 의미에서의 중앙당. 이런 건 필요없습니다. 그걸 유지할 능력도 없고요, 돈도 없고.


그래서 한편으로는, 원내정당으로 가야 되기 때문에 그동안 중앙당사 내에 있었던 많은 대표, 원내총무들의 활동이 국회 내로 들어와야 되구요. 그 다음 원내 정책활동을 보좌하기 위한 당의 정책위원회라든지 이런 활동은 국회로 들어와야 되는데, 국회 운동장에 뭐 각 당들이 공동 입주하는 그런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사무실을 지어 가지고 각 중앙당사들이 다 들어왔으면 좋겠어요. 대신 바깥에 있는 당사들은 조그맣게, 어차피 국회 내로 못 들어오는 기능들만 일반 사무실 공간 정도로 해가지고 유지를 해야 되지 않나. 그런 생각입니다.


총 : 이제 선거가 끝났으니까 천막당사를 걷는 건데...
원 : 다른 당사 구하기 전까지는 있어야죠 뭐. 그러나, 선거용 천막은 아니죠. 선거용 천막은 아니고, 과거 부패와 권위주의의 그런 과거와 절연하는, 강을 건너가는 그런 하나의 상징인 것이지. 그래서 당사를 새로 옮기더라도 전혀 새롭게 변모한 당을 담아내는 그러한 물리적인 측면으로서의 당사여야 된다. 그게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계속 있어야죠.

총 : 하필 선거기간에 그런 과거와 절연을 위한 징검다리를 마련했다는 건 선거용이죠.
원 : 뭐.. 그렇죠. 그런 의미에서는.. 지각변동이라는 것이 화산이라든가 지진을 통해서 지각변동이 일어나잖아요? 그래서, 선거기간을 통해서 우리 정치질서가 많이 바뀌어야 되거든요. 의미 있는 것들을, 평소에는 미적거리던 것들을 선거 때, 다른 날들도 보면 선거 때 전부 중앙으로 이동하고, 그동안 부족했던 것들을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 보완하고.


이런 것들을 통해서 민주주의가 앞으로 나가는 엔진의 측면이 있기도 하거든요. 그러니까 단순히 쇼다, 또는 단순히 어떤 보여주기 위한 껍데기다. 그렇게 전락할 경우가 많았고 그렇게 갈 소지가 있지만, 그런 걸 계기로 해서 한 단계 앞으로 나갈 이런 걸 정착시킨다면 그건 어떤 선순환의 작용을 하는 거죠. 그리고 민주주의의 강점이 그거구요.



사실 누구나 안다. 천막이 선거용이란 건. 그걸 몰라서 물은 게 아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변을 누구나 매끄럽게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 천막은 쇼일 소지가 있으나 그걸 계기로 전진하면 그게 선순환 고리다.. " 멋지다. 천막에 대한 변으로 이만한 게 있겠나 싶다.


그게 민주주의 강점과 무슨 관련인지는 모르겠지만.


총 : 정동영의 노인발언으로 상당한 이득, 톡톡한 재미를 봤습니다. 지난 번에 어떤 여론조사 보니까 이번에 투표하는데 영향력을 미친 게 넘버원이 탄핵이고, 넘버투가 정동영의 노인 발언이던데, 근데 정동영 노인발언이 있자 한나라에서는 노인을 공경한다는 제스쳐를 취하는 전략으로 나왔습니다. 포지티브 전략이라고 할 수는 있는데(웃음)


근데, 이번 공천 때 보면은 사실 한나라에서 나이 많은 사람들 물러가라, 그런 얘기 먼저 했었거든요. 사실 이게 코메딘데(웃음). 구경하고 있다 보면..  유치하다.. 그런 생각들 지 않을 수 없는데.. 내부에 있으면서 그런 생각은 안 하시나요? 그러니까 상대의 약점이라 생각하고 확 잡아가지고 공격하는 데.. 그 포인트와 수준이.. 그게 무슨 정책도 아니고, 저쪽은 노인 공경 안 한데.. 우린 노인 공경해.. 그럴 수밖에 없을까요? 우리 정치 수준이.


원 : 지금 노인 발언 때문에 재미를 봤다는데, 출구조사를 통한 투표율 보니까 60대 이상 투표율이 예년보다 높지가 않네요. 그런 신문기사 보셨죠?
총 : 그렇긴 한데, 열우당에 등을 돌리게 한 요인은 됐죠. 꼭 60대가 아니더라도.
원 : 그렇죠. 열린우리당은 탄핵이라는 강력한 편서풍을 타고 약진을 했는데, 그 다음에 뭔가 긍정적인 면을 보여준 게 없었거든요.
총 : 내놓은 게 없으니까.


원 : 그렇죠. 그래서 인제 거품이 꺼지는 과정이었는데, 그런 과정을 좀 부채질한 면은 있겠죠. 근데, 노인 덕을 우리는 많이 본 줄 알았는데 막상 투표율을 보니까 3, 40대 투표율이 올라간 거에 비해서 60대는 오히려 줄어들었다고 그러니까...
총 : 3, 40대에서 돌아선 게 있었겠죠.


원 : 있겠죠. 아무래도 우리 정동영 의장은 탁월한 엔터테이너거든요. 탁월한 어떤, 대중과의 프리젠테이션 능력을 갖고 있는 분인데, 결국 자기의 장점으로 인해서 하나의 타격을 입는 그런 아이러니한 면도 봤구요. 그런 걸 가지고 제 선거구에서는 일체 대응을 안 했습니다. 그건 뭐 노인 분들이 알아서 판단하는 거지, 그걸 가지고 상처에 부채질해서 득을 보겠다는 거는 유치한 정도가 아니라 치사하죠.


총 : 우린 공경한다는 전략, 좀 유치했습니다(웃음).
원 : 그게 포지티브라고 그러는데 그건 네가티브고. 좀 치사하죠. 근데 결국 정치라는 현실에서는 치사하더라도, 치사하고 악착같은 사람이 이기는 경우가 많고.  선하고 점잖은 사람이 승률이 꼭 좋지가 않은.. 이런 현실도 있죠.
총 : 그러면서 노무현을 파퓰리즘으로 욕할 자격이 있나요.(웃음)
원 : 서로 욕하면서 닮아가는 거예요(웃음).


총 : 그럼 예를 들어서 전여옥 당선자 같은 경우에, 토론회 한 번 하고 국회의원이 돼 버렸어요. 어느 날 갑자기 졸지에. 그 사람이 정치 전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정치에 뜻이 얼마나 있었는지도 모르겠는데 토론 한 번으로 국회의원이 돼 버렸는데, 이거 너무한 거 아닌가요? 토론회에서 우리 편 유리한 발언 한 번 했다가 바로 픽업하고.


원 : 난 개인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싶은 생각이 없구요.
총 : 그러니까 전여옥 당선자가 자격이 있다 없다가 아니라, 그게 누구였든 간에 그런 식으로 픽업돼서 바로 국회의원이 되고, 그 사람이 정치를 말하고 민의를 대변한다고 하는 시스템, 이거 잘못된 거 아닌가요?


원 : 국회의원이란 게 나름대로 국회의원 직무의 어떤 전문성이라든가, 아니면 갖춰야 될 어떤 소양, 그리고 그러기 위해 기초의회에서부터 다져져야 된다든지, 각 경제 분야나 이런 데서 뭔가 나름대로의 자질과 어떤 컨텐츠가 돼 있어야 된다.. 그리고 그게 커리어나 정치 입문과정에서 나타나야 된다.. 이런 요구도 있는 반면에 지금은, 이번에 당선된 사람들 보십시오. 전격적으로 그냥 국회의원 된 사람들이 굉장히 많을걸요.


아무튼 이런 현상들은 좀 급격하게 변화되는 어떤 격동기에 있는 거 아니냐. 그러니까 가을에 날리는 나뭇잎처럼 이 시대가 얼마나 격변에 격변을 거듭하고 있는가를 볼 수 있는 하나의 단초로는 내가 의미 있게 받아들여지는데, 뭐 어떤 개인이 나름대로는 그 동안 살아 왔는 게 다른 국회의원 어떤 사람보다 열심히 살아왔는지도 모르는 일이고. 난 뭐 개개인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고런 평가를 할 자격이나 위치가 있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총 : 초선이야 전부 어느 날 갑자기 정치에 입문한 거 지만, 최소한 그 사람들은 애초부터 나는 정치영역에서 활동하겠다라는 의사와 의지를 표명하고 경선이나 공천을 통해 들어온 사람이라면, 전여옥 당선자는 토론회 한 번 나왔다가 저 사람 좋네, 이래서 결국 정치인까지 돼 버렸잖습니까? 졸지에. 이게, 정치가 너무... 뭐랄까요. 쇼 다..


원 : 그런 게 그러니까,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정치가 엔터테인먼트성으로 계속 가고 있거든요. 그리고 감성과 감각에 인한 정치로 가고 있는데, 사람이 사람의 감정, 감성, 직관, 이성, 이런 게 다 균형을 이루는 게 가장 능력도 발휘하고 사회 전체로 봐서도 이런 게 균형이 맞아야 좀 성숙하고 발전된 사회로 가는 것처럼, 지금 어떤 격변기 속에서는 감각과 감성에 의한 엔터테인먼트성의 그 측면이 주로 인제 승승장구하고 하루아침에 스타가 되고. 이런 성격이 있는데 난 이런 면 자체를 우리가 다 흡수해야 된다고 봅니다.


대신 그것만으로 보편화되고 거기에 흘러갈 때는 그만큼의 가벼움과 내용 없음, 내지는 어떤 현란한 쇼, 내지는 요란한 깡통.. 이렇게 갈 수가 있거든요. 그 반대의 어떤 이성적인 측면이라고 할까, 아니면 미래를 향한 예지라고 그럴까, 그 다음 우리가 어떤 삶의 무게라고 그럴까, 사람들이 각자 살고 있는 삶의 문제들의 어떤 비중이라고 그럴까.. 이런 부분들이 실려와야 된다는 면에서는 반대 방향의 균형을 잡는, 내지는 그걸 채워 넣는 이런 게 훨씬 중요하고 강조가 돼야 되겠죠.



쇼지만 그것도 정치의 요소이고, 그걸 균형 잡아주는 게 중요하다. 이 말을 그는 위와 같이 한다. 독특하다.


총 : 아까부터 탄핵 이후 총선과 관련한 이슈를 묻고 있는데.. 한나라당이 물론 수도권에서 35석을 차지하긴 했지만 지역당이라고 비판한다면 별 도리가 없다고 저흰 생각하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나라당이 영남 지역당이다.. 말할 수도 있고, 아니다. 그래도 수도권에서 35석을 얻고 강원도에서도 일부 얻고 해서 전국정당의 면모를 그나마 유지하고 있다. 개인적으론 어떻게 보십니까?


원 : 지역정당으로 주저앉을 위기에 만성적으로 노출돼 있는 거죠. 근데... 그렇다고 해 가지고 영남을 지역주의의 주범처럼 일방적으로 딱지 지우는 건 좀 억울할거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면, 영남 쪽에 열우당이 얻은 득표율을 보십시오. 30퍼센트 얻은 거나 40퍼센트 막상막하, 일부는 의석을 내주기도 했고. 근데 호남 같은 경우는 1.5퍼센트. 뭐 호남을 원망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표에...


총 : 그 둘의 성격을 동일하게 놓을 순 없죠.
원 : 물론 그렇죠. 물론 그런데, 그래서 이걸 어떻게 극복하고 나갈 것이냐에 대해서 한나라당이 굉장히 어렵고 아주 고약한 숙제가 있는 거고. 저는 그래서 이걸 우선 대다수 국민들의 어떤 변화와 개혁에 대한 요구, 그 다음 과거에 어떤 부패와 기득권과 부당한 오만한 권위에서 탈피하는 이런 자기변화의 모습.


그 다음 더 나아가서는 우리가 해결해야 할 것들이 결국 민족 공동체의 문제. 저는 남북 경제공동체를 통해서 긴장을 완화하고, 통일을 대비할 수 있고, 거기에서는 우리가 시장경제라는 핵심수단을 가지고서 북한에 대해서 계속 협력관계를 강화해 나가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한나라당이 전연 새로운 버전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요.


다음 젊은 세대에 대해서, 젊은 세대의 자유로운 활동과 그들이 사회 주역으로서 활동할 때, 그 다음 그들의 노후, 이런 문제에 대해서 진짜 생활의 비전과 책임으로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가는 이런 문제. 그들의 창발성을 꽃피워 주는 자유와 풍요에 대한 기회를 열어주는, 이런 데에 좀 더 책임성 있는 고민을 해야 되고.


이제 남은 문제들이 더 본질적인 문제일 텐데, 그동안 경제 성장... 한나라당의 모토가 성장 엔진에다 가장 비중을 두는 정책이고 그런 정체성을 갖고 있는데, 성장엔진을 키워서 가더라도 진짜 눈물 흘리며, 속에서 피눈물 흘리는 어려운 사람들을 손잡아 주는. 그러니까 거기를 대표하는 계급정당은 아니라 할지라도 거기를 향해서 가슴과 배려와 정책이 열려있는 그런 모습을 실지 신뢰와 실천으로 보여줘야 되고요. 정책 보여줘야 되고.


남아있는 게 결국은... 어떻게 보면 제일 어려운 호남. 이건 워낙 정치적으로 확신화, 그리고 역사가 다 그 속에 축적이 돼 버렸기 때문에 쉽게 화해가 안 되는 면이 있는데, 저는 산업화 세대와 민주화 세대, 뭐 인물로 치면 박정희와 김대중. 그 다음 그게 아주 폭압적으로 나타났던 광주학살. 이런 문제에 대해서 진짜 어떤 희생양 내지는 사육제 제물을 바쳐서라도 하여튼 이거를 화해하고, 그 다음 호남에 대해서 일부라도 마음을 열어 달라는, 그리고 일부라도 정치적 지평을, 공간을 달라는. 뭐 과반수를 달라는 것도 아니고 30퍼센트를 달라는 것도 아니고, 최소한 전국정당으로, 서로 정책정당으로 경쟁할 때 일단 10퍼센트, 20퍼센트 정도는 지지해줄 수 있는.. 그런 면에서 다가가는 노력도 필요하고 제시하는 노력도 필요하고.


근데 이게 한 순간에 안되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하는데, 제가 생각했을 때는 한 3년이란 시간을 갖고 다음 번 대통령 선거나 큰 선거를 할 때는 호남에서도 완전히 바뀐, 지금 한나라당이 아니라 한나라당을 모태로 하되 완전히 바뀌어 있는 새로운 신당이 호남에서 한 10퍼센트 내지 20퍼센트.. 그리고 인물들도 지금보다는 훨씬 호남민들에 대한 실질적인 대표성이 있는 분들이 일부는 우리 당의 일각을 이뤄주는. 그런 걸 이제 바라고 있죠. 그런 걸 위해서 프로그램을 짜려고 합니다.


총 : 호남의 몰표하고 영남의 몰표를 성격 구분 짓고 계십니까? 정치적으로 다르다라고 판단을 하시나요?
원 : 다른 면도 있고, 또 근본적으로 가보면은 이제...
총 : 다른 면은 어떤 부분입니까?



이 지역주의를 구분하고 이해하는 한나라 소속 의원을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기에, 기대 만땅, 쫑긋.







원 : 다른 면은 어떤 거냐면, 영남이 비교적 산업화 세력과 한국에서의 어떤 보수를, 뭐랄까. 지탱한다 랄까요? 그런 식의 성향과 성격이 많죠. 그러니까 사회가 보다 진보 쪽으로 이동되는 속에서 이걸 견제하는 힘이 나오는 한 소스가, 그런 힘이 기업이라든가 사회의 어떤 전문가라든가, 아니면 주부라든가, 노령층이라든가.. 이런 데서 나오는 면들이 있잖아요?


그런 것의 한 일각으로, 지역적으로는 우리 역사 속에서 과거의 어떤 산업화의 전통이라든가, 지켜야 될 우리의 보수적인 가치,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좀더 많은 전파력과 먹혀 드는 그러한 여건과 사회적인 풍토를 갖고 있는.. 그런 게 영남이라는 의미도 있는 거 같애요.


총 : 반면에 호남은? 차이점.
원 : 호남은 어떻게 보면, 산업화 세력이 호남의 주축을 이루고 있진 않잖아요. 어떻게 보면 김대중 대통령을 역사 속에서 중심으로 한 민주화 세력, 나중에 결과적으로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지지의 결집현상을 통해 가지고 스스로들을 어떤 민주화 세력, 그 다음에 산업화에서 소외됐던 계층들의 어떤 울분과 비원, 이런 것들을 담는. 이런 면에서 자기 동일화와 자기 의식화를 많이 해왔기 때문에 현재로서 나타나는 정치적 칼라는 보다 진보적이랄까? 보다 기층 서민층에 무게중심이 더 있는 그런 거라고 볼 수 있겠죠.


총 : 그럼 크게 대별하자면 영남표는 좀더 보수적이고, 호남은 좀더 진보적이라고 덩어리 지을 수 있다..
원 : 그렇게 볼 수 있죠.
총 : 가장 큰 차이점은 거기에 있다..
원 : 그렇다고 봐야죠.
총 : 그럼 그 원인은 뭐죠..


원 : 원인은 역사죠, 역사. 우리가 지금은, 큰 역사의 계기가 건국이란 계기가 있었구요. 거기서는 우리가 공산화로부터 생존했다 라는 면에서, 원초적 자유를 그때 확보한 겁니다. 그러니까 이 자유라는 게 실질적인 정치적 사회적 자유로까지 이렇게 확대됐던 것은 87년 민주화 과정을 통해서 얻은 거구요. 민주화 투쟁세력이 이거를 아무튼 실질화시켰다고 봐야 되고.


또 하나의 축은 풍욥니다. 국민소득 1백 달러의 60년대 초반의 세계 최빈국 수준에서 70년대, 80년대, 90년대 오면서 일단 1만 달러까지 온 이 과정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없었던 빈곤에서 풍요로 가는 과정이었거든요. 우리가 지금 1만 달러의 덫에 걸쳐서 한 10년 가까이 제자리 걸음하고 있는 게 문젠데, 그러면 이 자유를 얻어내고 자유가 다시 민주화로 지평이 넓혀지고, 이 풍요가 결국 1만 달러까지 오는 과정에서 어떤 빈곤과 소외의 그늘을 낳았다.


이 역사의 과정이 비교적 권위적이고 억압적이었잫아요? 그리고 국민들로부터 만들어진 권력이었다기보다는, 권력이 어떤 위로부터 만들어져 가지고 밑을 동원하고 통제하는 식의 정치 모델이었기 때문에 산업화 과정에서의 국론결집, 그리고 그거를 위한 형식적 민주 절차의 동원, 이런 걸 가다 보니까 이걸 통해가지고 그 정치세력의 주된 지지기반으로써 영남이 형성됐던 면이 있구요.


그 다음에, 다른 세력도 많이 시대흐름에 따라 변천이 되기 때문에, 시대가 흘러가고 계층은 계속 이동되고 하니까 고정적으로 안 남아있는데, 지역이란 틀은 상대적으로 특히 지역구란 걸로 고정이 돼 있다 보니까 고정된 틀로 보이는 거죠.
호남은 마찬가지로, 건국과정에서는 같이 왔지만 산업화 과정에서는... 예를 들어서 뭐 농촌이 해체되면서 서울로 와서 도시빈민을 이루는, 전부 그렇다는 건 아니구요. 호남은 이런 게 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구성을 갖고 있었고.


공직자 사회라든지 사회 각 부문에서 상대적으로는 소외와 불이익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이런 감정이 있는 상태에서, 김대중 대통령, 그리고 그 정당이라는 정치적 구심체를 가지고 거기에서 어떤 정치적 논리와 명분들에 호남 주민들이 강하게 어떤 지지를 보내면서 일체화를 시켜간 그 역사 과정 자체가 현재 남아있는. 현 상태에서 그런 거구요.


앞으로 가면서는, 이런 양극의 분화라는 축은 내가 볼 때는 하루아침에 서로 섞이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미국사회에서도 흑백 인종갈등이 있지만, 이걸 잘 관리해 나가지 않습니까? 그리고 기회는 모두에게 열어 나가는 것이고. 그래서 산업화의 주축세력, 민주화의 주축세력이지만 그 열매를 다같이, 모든 국민들이 누려야 되듯이 저는 산업화를 통해서 우리가 이루어낸 풍요를 한 단계 발전시켜 가지고 2만 달러, 3만 달러로 가야 되는 거고. 그 다음 건국과 민주화를 통해서 우리가 지키고 있는 자유라는 가치를 지켜야 되구요.


우리가 털어버려야 되는 것은 과거의 부패. 경제성장 과정에서 있었던 부패. 그 다음 건국과 억압적 정치 과정에서 형성됐던 억압적 권위주의. 이 부분을 이제 벗어야 되는 것이고. 양쪽 공히. 그리고 특히 한나라당이 그렇겠지만, 성장과 민주화 속에서 나오는 이 갈등을 통합시키고 성장의 어떤 부산물들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공평이라는 질서, 공평이라는 가치를 우리가 가지고 가는, 그렇게 해야 선진국으로 갈 수 있거든요.


그러면서 풍요를 더 키워야 되고. 우리 자유, 그리고 그 속에서 어떤 다원화라는 거에 대해서 공존의 논리, 그리고 서로를 인정하면서 다양성을 인정하고 개방해 나가는. 개방 사회로 나아가는 이 부분이 좀더 강화가 돼야 되구요. 우리 사회의 병리현상들을 치유해 나가기 위한 공평. 이런 면에서 자유와 풍요와 공평이라는 게 서로 추구하는 가치의 공통분모가 돼 가지고 여기서 방법론이라든가 서로를 조합하는 우선순위랄까? 이런 것들이 차이가 있어서 서로 선택 가능한, 교체 가능한 복수의 정치세력으로 서로 공조하면서 경쟁하는, 이런 질서로 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지금 영호남 사이에 있는 적대적인 감정, 그리고 서로를 배타하고 서로가 사라져야 나라가 잘된다고 생각하는 이런 극단적인 대치 상태에서 공존과 생산적 경쟁의 체제로 가줘야 된다. 안 그렇고 서로 상대가 죽어야, 상대가 죽고 그 반사이익으로 우리가 그냥 먹는다. 이런 거 가지고는...


우리 대한민국의 3대 위협 중에 하나는 중국의 성장이구요. 또 하나는 우리 인구구성 자체가 급속히 노령화되고 있다는 점. 그래서 부양의 부담이 더 커진다는 점. 그리고 북한이라는, 저 분단과 인권이 폐쇄되고 억압돼 있던 저 경직된 시스템이 통일비용, 내지는 한반도 동북아 내에서의 안정을 교란하는 이 비용으로 온다는 점. 통일비용, 그 다음에 이 고령화 사회에 대한 부양비용, 중국에 급성장에 따른 우리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이 배용. 이런 것들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이런 공통의 가치에 공통분모와 상호접근. 이런 노력이 필요하고요.


이런 면에서 저는, 한나라당은 중간지점, 그리고 보다 전국... 전국 뿐만 아니라 동남아 전체, 그리고 변화하는 우리 사회의 인구구성. 이런 것까지 감안하면서 새로운 자기의 위치선정을 해줘야 되구요. 열린우리당은 이런 게 좀 손쉽게 자동적으로, 흘러흘러 오다 보니까 자동적으로 지지가 모인 면이 있는데, 그 지지만 가지곤 국가경영을 성공적으로 끌고 나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런 면에서는 역시, 다른 측면에서의 과제를 갖고 있고 시험대에 서 있는 게 아닌가.


그래서 저는 열린우리당도 반사이익이라든가 어떤, 우리는 전국정당이고 우리는 성인정당이고 우리는 민족주의 정당이고, 이런 엔터테인먼트 내지는 프로퍼갠다에만 만족해 가지고는 우리 한국 사회의 놓여있는 지형 자체가 아주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 돌변할지 모른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강건체, 건조체 그리고 만연체. 미리 준비한 답변들이 아니라 가끔 옆길로 샜다 돌아오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논리적이다.


총 : 그건 그런데, 제가 제일 궁금했던 거는 영남과 호남 지역주의에 대해 어떻게 이해하시냐는 건데, 호남 정서의 본질이 경제적 빈곤과 정치적 소외에서 출발한 감정적인 것이었다 라면 그럼 민노당을 지지했어야 되지 않을까요? 만약에 그런 원인이었다면 열린우리당을 일방적으로 지지하는 건 이해할 수 없지 않습니까?


원 : 음.. 그렇죠.. 근데.. 그래서 소외와 빈곤, 그 계층적인 게 호남을 대변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하구요. 이걸 가리는 건 아마 기득권과 권위주의, 여기에 대해서 아마 좀 보다 공평하고, 투명하고, 민주적이고, 기회가 골고루 보장되는 이런 부분이 초점인. 정치적인 포인트로서의 초점은 그런 거였겠죠.


총 : 호남 정서가 다른 지역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더 정치적으로 공평한 거를 요구하는 정서가 있다? 그럼 호남 사람들이 왜 특별히 더 그럴까요?
원 : 어... 지금까지의 어떤 기회의 불균등으로부터 자신들이 피해를 받아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죠.
총 : 그럼 왜 하필 갑자기 열린우리당이 그 기회의 균등을 가져다 주는 사람들이 된 겁니까?


원 : (유일하게 머뭇거린 순간)글쎄요.. 음.. 난 호남에서 열린우리당이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예를 들어서 그런 것들이 현재로서는 머 햇볕정책, 그 다음 민주화의 계승, 그 다음 뭐.. 결국은 호남에서 볼 때 한나라당은 없어져야 될(웃음) 멸절돼야 될 공적으로 생각하시는 거 같은 데, 뭐 그런 거에 대한 앤티 감정. 이런 것들이 복합된 게 아니겠어요? 저는 이것도 과도기적인 거라고 봅니다.



왜 한나라 의원들은, 자신들에게 총부리를 겨눠 가족, 친지들의 목숨을 앗아간 이들과 그 후신을 결코 지지할 순 없는 호남 정서를, 그러면서 DJ 이후로 그런 몰표가 결코 단순히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원시적 지역색이 아님을 입증해 보이려는 그들의 자존심을, 그래서 지역을 넘어 영남의 아들 노무현에게 표를 주고 또 다시 지역을 넘어 DJ의 유산 민주당 마저 제치고 열우당에게 표를 주는, 호남 정치의식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일까.





총 : 이번 총선에서 박풍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굉장히 큰 바람이었다고 볼 수 있는데.


원 : 박근혜? 일부는 박정희 향수와 영남지역의 결집이라는, 어떻게 보면 과거적 유산도 일부 있다고 봅니다. 솔직하게. 근데 저는 그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첫 번째로는 부패라는 과거로부터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거구요. 두 번째로는, 이게 국민에게 가장 어필한 부분 인거 같은데, 핏대 올리고 쇳소리 내면서 상대방을 대결하려는, 상대를 공격하는 이런 금속성 공격정치, 금속성 결투정치와 결별하고. 차분하게. 그리고 인신공격에 대해서는 아예 대꾸도 안 해 버리고. 그 다음 핏대 올리지 않고, 차분한 모습으로 상대를 하지 않는. 이러한 면에서 기존의 낡은 정치행태와는 다른 그런 면에서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던지는 메세지가 과거처럼 뒤에서, 밀실에서 따로 얘기를 해가지고 나와서 기술적으로 얘기한다든지, 말로만 뻥을 치고 실천은 따로 있다든지. 이런 부분에서 이게 따로 없는 이러한 느낌을 많이 줬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어떻게 보면 우리 미래 정치가 가야 된다고 생각하는 어떤 풍토나 행태. 이런 거에 어떤 미래에 통용될 수 있는, 국민들이 원하던 가치가 그 속에 있는 면이 있다. 이게 박근혜의 힘이다.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나라당이 가야 되는 방향도 저는 박근혜의 힘이라고 보여지는 이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키워나가야 되는 것이고, 뭐 지역결집이라든가 박정희 향수라든가 이런 걸로 해석해 가지고 간다면 아마 그건 오래 못 갈 겁니다.


총 : 이번 총선을 관전하면서 느낀 건데, 열우당 경우 반사이익이 워낙 크다 생각해서 그랬는지 전략이라고 할만한 게 거의 없었고. 오히려 실수가 많았고. 근데 한나라당 같은 경우에는 상당히 일관되고 잘 통제된 느낌, 그런 인상을 받았거든요. 그래서 한나라당이 선거를 잘 치렀다고 생각하는데.


원 : 결과를 놓고 보면 그렇게 됐죠.
총 : 실제 따져보면 큰 실수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일관된 프로그램이 있었다는 느낌이었는데, 이번에 흔히 말하는 브레인은 누구였습니까?


원 : 브레인, 뭐 저도 궁금합니다만 아마 윤여준 선거대책본부장의 역할이 컸을 거고. 그 다음 인제 비례대표로 들어온 박세일 교수님이나 그런 분도 있었을 거고. 그 다음 우리 일상적인 당무를 담당하는 사무처 당직자들의 역할... 그런 정도가 아닌가. 왜냐면 박근혜 의원이 따로 측근이 있거나 따로 그룹을 갖고 있는 분은 아니거든요. 이번에 선거를 잘 치렀다기 보다는 워낙 위기의식이 컸고, 다들 자기 선거 치르기에도 급급한 이런 분위기였기 때문에 전체 정세에 대해서 훈수 두는 사람들이 적었다는 것도 오히려 여건이 되지 않았나 싶고.


아까도 박근혜의 힘이라고 보여지는 건 국민들이 봤을 때 자기절제가 된다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분노도, 맨날 분노하고 맨날 화나 있는 사람은 사실은 누구의 주의도 끌 수 없는 거예요. 우리가 책 읽을 때 다 밑줄 쳐버리면 밑줄 안 친 거나 마찬가지지 않습니까. 진짜 분노는, 선거 때에도 박근혜 대표가 화를 낸 거는 저 허인회. 허인회도 뭐 비밀구좐가 그 얘기만 안 했으면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는데, 그때 빼고는 화를 내거나 직접 맞서서 반박하거나 말싸움하거나, 이런 게 없었잖아요.


그런 면에서 어떤 부정적인 감정적 반응에 대해서 자기 절제가 되는. 이런 것들이 과거의 잘못된 정치 형태에 대한 자기절제, 그리고 당 차원의 자기절제. 이런 걸로 가 주면 저는 이번 총선을 통해서 우리가 나름대로 긍정적으로 봐 주신 그런 면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 가는 게 그나마 우리 한나라당이 국민들한테 해야 할 도리가 아닌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총 : 소장파가 박근혜 오른팔이다, 라고도 말할 만큼 가깝다고 보여지는데.
원 : 우리가 인간적으로 가깝거나 이런 건 별로 없구요. 이제 박근혜가 과거로부터 자유롭고, 계파도 없고, 그 내면이 개혁적이라는 거나 국가에 대한 어떤 사심 없이 책임지는 그런 자세라든가, 말한 거에 대해서 실천하고자 하는. 이런 부분에서 과거 정치로부터의 나쁜 점들이 그래도 좀 적고, 문제의식이 제대로 돼 있다. 그래서 그래도 문제의식이 나름대로 올곧다 라고 인제 판단을 저는 하는데.


이런 문제의식이 올곧고 과거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을 통해서 한나라당이 앞으로 변화할 수 있는 데까지 변화하도록 해야 되고, 대신 박근혜 대표가 워낙 세력이 없고 그런 사람이기 때문에 당내에 어떤 반발이랄까, 아니면 뭐 영남 지분이니 이런 시대착오적인 얘기들을 가지고 자꾸 뒤에서 반발을 하면은 머뭇머뭇거릴 수 있는 그런 소지, 그런 우려되는 점과 한계는 분명히 있을 거거든요. 그래서, 이런 점에 대해서는 머뭇거리지 않고 마이웨이를 갈 수 있게끔 우리가 백업을 해줘야 된다.


총 : 그게 소장파 의원들의.
원 : 대체적인 생각이고. 소장파 뿐만 아니라 그래도 나름대로 당이 이번에 환골탈태를 하지 않으면 다른 길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은 부분에 컨센서스가 공감이 되는 부분이더라고요.



소장파가 뜬다. 이제 한나라는 부분적으로 오히려 열우당 보다 젊다.


총 : 한나라당의 권력구조가, 내부 권력구조가 조만간 재편될 수 있겠네요.
원 : 그럼요. 박근혜 대표가 옳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뚜벅뚜벅 마이웨이를 잘 가주는 한, 박근혜 대표를 중심으로 해서 당의 변화, 개혁의 방향으로 당을 이끌어 주는 그런 신주류가 주축이 돼서 당을 변화할 수 있는 데까지 갖다 놔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총 : 향후 대선후보로까지 보십니까?
원 : 어.. 현재 가장 유리한 사람 중에 하나죠. 근데 3년 후라는 거는 너무 긴 미래예요.
총 : 지금 현재로서는 자격이 있다고 보십니까?
원 : 어.. 과연 대선후보로서의 자격을 보느냐.. 이런 부분들은 생각을 좀 해봐야 되겠는데, 뭐 박근혜, 이명박, 손학규, 이런 정도가 다 거론이 되고, 거론이 된다는 거 자체에서는 사람들이 뭐 반대를 하는 사람은 있을지 몰라도 거기에서 급이 안 된다고 보는 사람은 없는 거 같거든요. 그런 부분에서는 거론될 자격은 충분히 있다..


총 : 실제 후보로 지지할 사람까지 말하긴 아직 이르다.
원 : 3개월 뒤의 미래도 모르는데, 지금 3년 뒤를 어떻게.
총 : 지금 상태로 말씀하시자면.


원 : 허허허... 글쎄. 시험대 위에 올라서 있다고 보여지고, 얼마만큼 국민들의 마음 속에 있는 기타줄과 함께 울림을 갖느냐에 따라 가지고 그에게는 기회가 열릴 수도 있을 것이고, 그게 아니고 어떤 징검다리 역할로 끝날 수도 있을 것이고. 많은 가능성들이 열려지고 있다고 보여지구요. 뭐 어느 쪽으로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총 : 권력도 재편 중이고, 또 뭐 가운데로 간다.. 이런 얘기도 있고. 여러 변화가 있겠지만 한나라당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것 중 하나가 대북정책인데, 이쪽은 변화가 어떤 쪽으로 갈까요?


원 : 저는 민족이라는 화두, 통일이라는 화두에서 한나라당의 나름대로 대안을 가진 개입이 필요하다고 보구요. 그 개입의 방향은 저는 91년도에 노태우 대통령 하에서 만들어졌던 남북기본합의서에 모든 게 들어있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북한의 핵문제는 용인돼선 안 되구요, 서로간에 불가침, 불간섭, 이런 게 공존의 논리 위에서 경제협력과 교류. 이걸 통해 가지고 서로에 접근해 나가는데. 거기에서도 핵심은 동북아 정세나 6자 회담, 앞으로 북일 수교, 중국과 북한의 관계, 이런 거 모두를 봤을 때는 남북과 경제협력을 통한 남북 공동, 경제공동체.이런 큰 비전을 바라보면서 시장경제란 수단으로 북한과의 경제협력을 확대하는 것. 이게 핵심이라고 봅니다.


그렇게 해서 개성공단이나 아니면 이번에 그 중국 후진타오하고 만나서 뭐 지금 얘네들이 식량 지원도 받고 또 신의주특구, 남포도 확장 개방하고 이렇게 할 텐데, 이런 부분에 대해서 시장경제로 운영되는 경제 섹트,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적극 지원하고 북한이 참여를 해 들어가야 된다는 생각..


총 : 현금지원도 그런 맥락에서 가능하다..
원 : 현금지원은 안됩니다. 왜냐면, 금강산 식의 이런, 제가 볼 때는 좀 심하게 말하면 시장경제의 메카니즘을 북한에다가 확산시키는 데는 전혀 기여하지 못하는, 철조망 쳐진 관제 소풍이거든요. 그나마 문화적인 차원에서, 역사적인 차원에서는 의미가 있고, 이미 지급하기로 한 돈 계약파기라는 문제도 있기 때문에 뭐 그건 어쩔 수 없다고 치지만, 똑같은 모델로 해서 북한이 요구하는 현금 다발을 통째로 가져다 주고 거기다가 시장경제와 관계없는 이런 것들을 하느냐.


이런 것보다는 오히려 시장경제의 진전이라는 어떤 상호주의적인, 내지는 북한의 인권조치의 개선. 또는 남북한의 이질성을 줄이기 위한, 이런 진전된 조치들과 맞물려서 예산을 갖다 준다면 난 검토해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원칙은 인도적인 지원, 뭐 쌀을 준다든지 의약품을 준다든지. 이산가족들에 대해서 지원을 해준다, 이런 건 난 조건을 달면 안 된다고 보는 거고. 시장경제를 통한 어떤 기업들의 경제교류는 철저히 기업논리, 경제논리에 의해서 수익도 나야 되고, 북한 주민들을 노동자로 고용해서 공장을 가동할 수 있어야 되고. 여기에서 나올 때 관세, 그 다음 여기에서 취해지는 정부의 규제. 이걸 가지고, 법인세를 가지고 현금을 내는.


북한에서 남한, 또는 외국 기업과 또는 한국과 중국이 합작한 기업이 북한에 들어가서 법인세로서 조세수입을 올리는 거는, 그렇게 받아가라. 북한이 현금이 필요하다면. 난 그런 입장인 거고. 대신 우리 정부의, 국민의 세금으로 북한에 줄 그런 지원들은 북한의 인권개선, 시장주체와 관련된 개방의 진전, 남북의 이질성과 관련된 민족 동질성의 개선. 이런 것과 맞물려서 철저히 상호주의적으로 가야 된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국민 세금으로 할 때는. 이렇게 해서 좀 다양화된 이런 접근이 필요한데, 이런 면에서 저는... 박근혜 대표 뿐 아니라 우리 한나라당 의원들도 북한을 방문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총 : 근데 지금 말씀하신 정도는 사실, 과거 한나라당도 그 정도 원칙은 주장하지 않았나요?
원 : 어... 맛보기로 보여지긴 했는데 거기에 무게가 실리진 않았었죠. 왜냐면 남북 경협기금이니, 이런 부분에서 막상 상임위 들어가선 다 찬성을 하면서 겉으로 얘기할 때는 시대착오적인 색깔론을 얘기하는 사람들만 대외 스피커를 하다 보니까 국민들에게 올바르게 전달되지도 않았고, 북한의 입장이나 외국의 입장에서 봤을 때 불필요한 오해가 있었고. 이런 걸 걷어내면서 실제 진정한 속살들을 보여줄 필요가 있는 거고, 더 진전된 아이디어들과 어떤 계기를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국가보안법 같은 경우도 부분개정을 해야 된다고 봅니다. 불고지죄라든지, 반국가단체에 그냥 자기도 모르게 가입돼 있는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처벌이 너무 엄하게 돼 있다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손을 대면서 우리 남한 내부에서의 어떤 이념갈등, 과거 문제를 갖고 사는 이념갈등,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좀 풀어야 되지 않나.



정말 한나라가 이렇게 한다면, 그럼 공은 열우당으로 넘어간다.
차이가 뭔가.


총 : 이제 대통령이 돌아오면 가장 큰 이슈 중 하나가 될 게 파병과 관련된 건데. 파병을 하느냐, 아니면 상황이 굉장히 많이 바뀌었으니 철회를 고려할 수도 있느냐. 여론은 철회를 요구하는 쪽으로 움직이는 부분도 있는데, 세계적으로도 스페인도 철군하고 폴란드도 물리려고 하고 그러는데, 개인적으로는 파병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원 : 저는 철회를 하든 뭘 하든 미국과의 협의 하에 진행이 돼야 한다고 생각이 들고. 이라크의 전황이 바뀔 수도 있는 건데, 일단 미국과의 협의에서 예를 들어서 작전지역을 바꾼다거나 안전을 보다 더 확보해야 된다든가, 우리 젊은이들이 피 흘리는 걸 바라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하지만 6.25 때 미군이 와서 3만 7천명의 미국 젊은이들이 그냥 다 죽어간 거예요. 그 다음 뭐 주한미군의 역할에 대해서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만약에 주한미군이 빠진 상태에서 그 안보공백을 우리 책임을 갖고 메꾸려고 하면요, 우리 국가예산 지금 다 털어 넣어도 안 됩니다.



일본이 미국의 핵우산 속에서 경제성장을 한다든지, 우리가 지금 현재 북한의 남침을 막는다라는 이런 차원이 아니라 동북아에서 힘의 균형과 공백에 대해서, 어차피 나라라는 건 자기의 안보체제는 카바를 하도록 돼 있는 건데, 여기에 대한 이런 경제적 비용으로 환산하더라도 비용이 더 마련돼야.. 우리가 지금 한 2만불 3만불 정도라면 미군 물러가라. 우리 비용으로 우리가 카바 하겠다고 해도 되는데,


그 대안이 없이 했을 때 문제점을 생각한다면 그거는, 한미 동맹이라는 문제를 현재 그 공백을 메꿀 재정적인 능력도, 군사 기술적인 능력도 없으면서 자꾸 미국을 걷어차는 식으로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기 때문에 한미동맹이라는 중요성을 염두에 두고서 접근을 해야 될... 그런 면에서 터키나 이런 나라도, 스페인이나... 조건이 완전히 다릅니다. 터키나 스페인은 자기가 대치하고 있는 상대국이 없잖아요.


총 : 파병을 안 하면 미군이 철수할지도 모른다?
원 : 아니, 그거하고는 연결된다는 그런 얘기는 아닙니다. 우선 미국과 국제적인, UN을 매개로 한 미국과의 약속 아닙니까? 그리고 지난 번 국회가 통과를 시켰고. 그래서 저는 어떠한 이라크 전황의 변화에 따라 안전 대책이라든가 미국과의 작전 수행상의 지역이라든가, 어떤 작전수행의 내용이나 행동이라든가,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최대한 우리가 불안한, 내지는 희생의 폭을 줄이도록 계속 협상을 하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강하게 해야 되겠지만,


지금 전황이 바뀌었다는 걸 이유로 해가지고 파병을 일방적으로 철회하겠다? 나는 이 국제사회의 약속에 대해서 지나치게 무책임한 자세다. 특히 대통령은 그러면 안 된다. 그리고 가급적이면 여당이 아니라 우리 야당이 반대해야죠. 반대한다면. 역할분담을 한다면.


총 : 그럼 파병에 명분이 기본적으로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국제사회의 명분, 예를 들어 미국이 주장하는 대로 이라크 민중을 해방하고 하는 해방전쟁의 속성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원 : 후세인을 붕괴시킨 측면에선 그런 건 있죠. 그래서 저는 빨리 이라크 자치정부에 넘겨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근데 현재 자치정부가 이라크의 치안을 장악할 수 있는 형태가 안 되기 때문에, 지금 현재 구체제를 몰아내고 신체제로 들어서는 그 과정에서 보면은 이게, 과연 그게 직접 관련이 있냐 없느냐. 이렇게 따지면은 과거에 일제가 패망하고 우리 정부 넘겨줄 때까지 들어와 있던 미군정이 침략군입니까, 뭡니까?


예를 들어서 그런 거와 유사한 성격이라고 보거든요. 과거 후세인 정권을 생각한다면 후세인 압제와 후세인으로 인해 지역 패권주의, 그리고 거기에서 어떤 세계정세에서의 불안한 화약고를 만들었던, 이런 면에 대한 게 있는 거죠. 뭐 대량살상무기가 발견이 됐냐 안됐냐, 이런 건 자세하게 잘 모르겠구요.


총 : 독재자가 있다면 밀고 들어가서 독재자를 제거해야 된다는, 그런 건 인정할 수 있다?
원 : 독재자를 제거할 순 없죠. 독재는 그건 자기 나라 국민의 문제라고 생각하구요, 저는. 아 그렇게 따지면 김정일 가서 제거해야죠. 근데 테러를 했잖아요. 테러.


총 : 테러. 결국 이라크가 9.11 테러랑 아무 상관 없다고 밝혀지고...
원 : 9.11 테러가 아니라 하여간 테러에 지원국으로 분류된 나라가 일단 이라크하고, 리비아하고, 북한 아닙니까? 그렇죠? 리비아는 스스로 핵이라든지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하겠다고 해가지고 이제 인센티브를 받기 위한 협상을 하고 있는 중이고, 북한은 북핵 문제로 자기네들이 지금 공갈카드를 꺼내 들었기 때문에 이 문제가 진행이 되고 있는 거고. 이라크는 거기에서 전면 결사항전의 태도를 취하고 대화 자체를 거부했기 때문에 미국이 밀고 들어간 거 아닙니까?


총 : 결사항전.. 이라크에서 원인을 제공했다고 생각하시는 거군요. 미국이 테러지원국이라고 지목하고 처음에는 9.11과 관련있다 그랬지만 밝혀진 바에 의하면 911과는 관련이 없고.. 그리고 대량살상무기도 발견이 안 됐고.. 미국이 제기했던 최초의 문제는 사실이 아니거나 관련이 없다라고 밝혀진 상황인데..


원 : 그게 확정적으로 밝혀졌습니까?
총 : 밝혀지고 있고.. 그렇지만 그걸 100대 0 식으로 밝혀낼 수는 없겠죠.


원 : 이라크가 테러지원국이고, 거기에 대한 증거 제시. 이런 부분들은 사실 UN에서 심의가 되고 UN 결의로서 이라크에 대한 UN 연합군의 파병, 이게 결의가 됐던 거 잖습니까. 그게 거기에 대해서 이의가 제기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내 충분히 상황을 알고 뭐 그럴 수 있겠다.. 해서 이거를 예의 주시하고 있지만, 그래서 이게 만약에 명분 없는 침략전쟁이다라고 확정이 된다 라면 미군부터 빠져 나와야 되는 거죠. 우리가 파병을 철회하는 정도가 아니라. 그런데 현재 그 부분은 어차피 많은 논란이 있는 속에서의 하나의 논의 과정이고 문제제기 과정인데...


총 : 이게 수학이 아니고 정치적 판단인데, 누가 대신 이건 명분 없는 전쟁이야 라고 판단해줄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거라면, 아무런 자체 판단이 없다는 건데, 우리가..


원 : 우리가 판단할 근거를 갖고 있나요? 무조건 기다려야 된다는 게 아니라, 그러면 근거를 갖고.. 예를 들어서 지금 제가 이 이슈에 대해서 정통하지 않기 때문에 좀 논의를 하는 데는 한계가 있겠습니다만, 뭐 대량살상무기가 있다고 했더니 발견이 되지 않았다.. 9.11 테러와는 이라크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게 밝혀졌다.. 이것도 다 주장들 아닙니까, 현재?


총 : 바로 미국 쪽에서 그런 게 나오고 있죠. 관련된 사람들, 책이나 주장들이...
원 : 지금 그런 것들이 미국 의회 내에서도 계속 논란이 되고 있고 유럽 의회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고 UN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게 매듭이 지어진다면 거기에 따라서 상황 자체가 바뀌어 나갈 테니까 우리는 그런 상황에 맞게 인제 행동을 해나가면 되는 거고.. 우리가 독자적 판단으로 미국과의 협의에 의해서 일방적으로 통보를 하고 철수를 할거냐 라고 했을 때는 훨씬 더 신중해야 된다는 얘기죠..



최근 봇물처럼 터져 나오는 책자와 증인들에 대한 정보는 관심이 없어 몰라 그렇다 쳐도, 대량살상무기가 있다는 것이 주장이고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 팩트 라는 건 분명히 해둘 일이다.


미국이 애초에 대량살상무기가 있다고 했었던 주장은 팩트로 여기고, 아직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팩트를 주장처럼 인식하는 건 미국 중심의 시각에 매몰되어 있다는 소리.. 세계를 미국이란 창으로 본다는 이야기..


총 : 미국 대통령선거에 관심이 있으십니까, 혹시?
원 : 관심이 많죠.
총 : 그러면, 지금 이 자리서 우리가 누굴 지지한다고 직접적인 영향이 있는 건 아니겠지만, 부시하고 존 케리가 붙어 있는데 어느 쪽이 우리에 유리하다고 생각을 하십니까? 어떤 쪽이 당선되는 것이 우리 정치에 유리하거나..


원 : 글쎄.. 이거 비슷한 얘기가 언제 있었냐면 부시랑 저기, 고어가 대선 벌이고 있을 때 우리 정부가 고어를 노골적으로 편을 들었죠. 난 그건 stupid라고 생각해요. 그거는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총 : 뭐 이 인터뷰로 그 쪽에 영향을 끼칠 수가 어차피 없는데 노코멘트까지야. 개인적인 의견은 있으신가요?
원 : 개인적인 의견을 사석에서 얘기하라면 나는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죠.
총 : 그러니까, 어쨌든 한 쪽에 무게중심을 두고 생각하시는 게 있긴 있는 거군요.

원 : 그렇진 않고.. 그건, 어느 쪽으로 변하든지 간에 우리가, 우리는 우리의 국익을 갖고 가야 되고. 특히 그게 동북아 정세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김정일이 북경에 3일간 갔다 온 것이, 그 직전에 체니 부통령이 지금 한국을 다녀 갔잖습니까? 일단 이, 비둘기나 독수리들이 지금 날아다니는 걸 보니까 분명히 모종의 중대한 변화가 임박한 게 아니냐.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예의주시하고 그 속에서 우리가 가야 될 길이 뭐고, 이게 임박한 대선이 부시나 아니면, 이런 한반도 정세가 대선에 어떻게 이용되고 영향을 미칠 건가. 대선 결과와는 또 거꾸로 정세에 영향을 미치는 이런 것들을 그야말로 쿨하고 냉철하게 분석하고 우리의 대응책을 찾는데 실제 모든 에너지를 써야지, 내가 청군 백군 응원하고 방청석에서 박수 치듯이 그렇게 볼 수 있는 입장이 아니거든요.


총 : 물론 그건 아닌데, 그러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이쪽이 우리에게 유리할 수 있겠다라는 분석은 있어야지..
원 : 유불리는 양쪽 다 있어요. 그리고 우리는 어느 상황이든지 다 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총 : 생각을 안 해보신 거군요(웃음).
원 : (정색하며) 아뇨.


총 : 현재 후보들과 우리나라와 연관 지어 정세 유불리에 대해 아직 따져보시지 않은 거군요. 말씀하신 대로 냉정하고 쿨하게 봐야 된다고 한다면, 시뮬레이션 해보고 따라서 그래서 이쪽이 낫겠다..라는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하지 않습니까.



일부러 다시 한 번 더 물었다.


원 : 그러니까 민주당 정권이 들어선다면 중국과 보다 친선이 강화되면서 북한에 대해서 보다 유화적인, 그리고 일본에 대해서는 조금 더 거리를 두고 통상압력이 강화되는 이런 형태가 패턴적으로 반복돼 왔던 거 아닙니까? 특히 부시 정부는 중국에 대해서는 뭐 견제를 하고 한편으론 압박을 가하는 이런 스탠스를 계속 취해왔고,


북한에 대해서는 강온 양면에서도 강한 억제의 정책을 많이 써 왔고 일본과는 강한 파트너십을 유지해 오는 이런 식으로 가고 있는데, 어느 쪽이 유리하고 어느 쪽이 불리하냐. 이렇게 단순화시켜서 물어보면 어떤 면에서 뭐가 과연 우리에게 유리하고 불리한 건지부터 새롭게 따져져야 되기 때문에 한마디로 얘기하기 어렵다는 얘기죠.



모르는 거 아니냐. 이런 질문에 그는 민감했다. 그의 자존심. 좀 더 더 나가봤다.


총 : 파병과 연계해 드리는 질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 현재 이라크와 함께 중동이 요동치지 않습니까. 근데 미국은 계속해서 이스라엘 지지입장을 가지고 있는데, 고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유럽 쪽에서는 이스라엘을 비난도 하고, 여러 가지로. 미국은 일관되게 이스라엘을 지지한단 말입니다. 그 부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원 : 아.. 참 딴지일보의 관심은(웃음) 국제수준까지 깊이.. 음.. 미국내의 어떤 유태인들이 차지하고 있는 영향력과 비중과 연결시키기도 많이 하지 않습니까? 그게 영향이 크겠죠. 일단 중동이라는 세계 자체가 종교적인 성향, 이런 것들로 인해 가지고 상대적으로 문화의 충돌로.. 뭡니까, 헌팅턴 같은 경우는 아예 이걸 문화의 충돌로, 이슬람 문명 대 크리스쳔 문명이 충돌한 걸로 보기도 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중동이라는 매우 이질적인 그런 문화 속에서 있는 미국의 어떤 동맹으로서. 그러니까 혈연적인, 태생적인 동맹으로 갈 수 있는 유일한 축은 이스라엘이다. 이렇게 보기 때문에 그렇게 가지 않겠어요?


근데 이스라엘이란 나라 자체를 보면 뭐 거기는 노동당이 집권하고 있고 나름대로의 키부츠 문화에 입각한 독특한 국가공동체를 유지하고 있는데, 난 그거를 갖고 친 이스라엘이냐 친 중동이냐 이렇게 봤을 때, 우리는 석유 문제도 있고 우리도 외교를 해야 되는데 그런 거에 대해선.. 내가 국회의원이라고 그러면 당장에 어떤 국익, 가서 이스라엘도 만나야 되고 중동도 만나야 되는데 그런 거를 편을 갈라서 단정적으로 편을 드는 것은 역시 적절하지 않다. 허허허...



기본기가 좋다. 잘 모르는 부분은, 단정적으로 편 드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적당히 마무리 하는 거.. 선방이다.


총 : 총선 이후 개인적으로 위상의 변화를 느끼십니까, 혹시? 그게 있는지 없는지부터 시작해서..
원 : 우선 재선이니까, 초선 때처럼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튀는 젊은이다. 이런 시선으로는 못 보지 않겠나 싶은 생각에서 여건이 좀 좋아졌다. 그리고 앞으로 할 일과 해야 될 이야기, 그리고 내면적으로 준비해야 될 그런 내적인 힘이라고 그럴까? 내공. 이런 부분에 대한 것들이 굉장히 중요해졌고, 이제는 연습이란 게 없잖아요.


모두 이미 출발의 총소리 없이 다 레이스가 시작돼 있고, 아무튼 우리 정치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이미 들어와 있는 거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훨씬 무겁고 해야 될 일들이 구체적으로 손에 잡히죠.


총 : 기대치도 높아졌을 텐데, 제가 궁금한 건 개인적으로 당내에서, 혹은 미디어가 의원님을 바라보는 시각, 그 변화를 스스로 느끼시냐는 거죠.
원 : 탄핵역풍 속에 그래도 죽을 줄 알았더니 살아온 걸 보니까 뭔가 대단한 게 있는 거 아니냐라는 그런 시선 같은 건 조금 느끼죠. 하하...
총 : 어떤 식으로 느끼십니까?


원 : 글쎄. 뭐 토론도 더 자주 나오라고 하는 거 같고. 딴지일보에서 이렇게 영광의 인터뷰 자리를 만들어 주신...
총 : 그러게 말입니다.
원, 총 : 음하하하







원 : 거기서 제일 실감합니다. 어대표님을 이렇게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것 자체가 위상의 변화라면 변화가 아닌가.(웃음)
총 : 김입니다. 어가 아닙니다.(웃음)
원 : 김... 아, 어대표는 딴 분인가?(웃음)
총 : 김,어준입니다.
원 : 아, 김어준. 난 왜 성을 어씨로 생각했지? 거기서 어자가 워낙 강한 인상을 줘서 그렇구나. 잘 안 쓰는 글잔데, 이름에.


총 : 첫경험은 언제인가요, 빤스 색깔은 뭐냐, UFO가 있냐 없냐 이런 질문도 많이 하는데 이거는 다음에...
원 : 네뭐, 언제든지 진솔하게 답하겠습니다. 대신 마누라한테 얻어터지면...
총 : 크하하
원 : 빨간약 값은 좀 대주십쇼.


총 : 마지막으로 여러 사안에 대해 짧게 촌평 하는 부분이 있는데, 짧게 답해주시면 됩니다 그냥. 조선일보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 20자 촌평처럼 한마디 한다면.


원 : 20자 촌평. 아... 조선일보.. 산업화, 그리고 국가의 외교안보의 생존의 틀. 이런 부분들에서 국가의 가치와 중심을 지켜나가고자 하는. 이제 긍정적인 면을 얘기하는 겁니다. 그런 면에서의 역할을 하는 그런 신문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그런 평가와 신뢰도 국민들 속에 있는 거 같구요. 대신에 그 그늘이 있어서 앤티조선, 그 부분도 많죠.


총 : 전여옥 당선자에 대해서...
원 : 직접 봤더니 체구도 작고 아주 가냘퍼 보이는데, 제가 책자는 안 봤습니다만 그렇게 남성들을 압도하는 딴딴한 금속성 멘트들을, 촌철살인의 멘트를 한다고 그래 갖고 참 신기했죠. 허허허...


총 : 유시민 의원.
원 : 개인적으로 제 선밴데 음.. 그 다이나믹함과 개혁성이 빛나는 반면에 뭐랄까. 좀 가볍게 나부끼고 부닥치는, 좌충우돌하는 느낌을 줄 때가 좀 있죠. 선배에 대한 불경인가?
총 : 그 정도는 부드럽습니다.
원, 총 : 으허허허허


총 : 홍사덕 의원은 두 가진데, 우선 재기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촌평을 하신다면.
원 : 재기 불가능이구요. 재기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하고.
총 : 단호하시군요. 그 부분에는.


원 : 죄송하지만. 음.. 어떤, 재능과 뛰어난 감각이 오히려 당리당략과 이런 쪽으로 흐름으로써 자신의 재능 때문에 당을 더 결정적으로 함정으로 빠뜨린, 그런 아이러니의 주인공이 아니냐.


총 : 최병렬 전 대표는.
원 : 최병렬 대표는...
총 : 나폴레옹이 아닌가벼 인가요? (웃음)


원 : 취임할 때는 모든 개혁을 다 할 것처럼 했지만, 막상 실제로는 doing nothing. 아무것도 하지 않는 그런 거였고. 노무현 대통령의 존재를 인정하지 못하는 그 분을 삭이지 못하는 분노와 상대에 대한 경멸에 의해 가지고 자기화에 대한 절제가 안 되기 때문에 자멸의 길로 간 경우가 아닌가..


총 : 홍준표 의원.
원 : 허허허... 싸움 붙이는 인터뷰군요.
총 : 하하, 아닙니다. 항상 물어보는 겁니다.


원 : 아.. 검찰에서의 활동이 개혁의 표상처럼 평가를 받았는데, 정치권에서 어떤 금속성 대결정치와 상대방에 대해서 어떤... 폭로. 폭로를 가지고 공격하려면 이런 거에서 우리 국민이 바라는, 그리고 사회가 원하는 미래의 메시지와 미래의 솔루션이 없다. 그래서 진짜 지도자로 크시기 위해서는 그런 미래를 향한 솔루션과 메시지. 이 부분을 갖고 역할을 하셔야 되고, 과거에 자기의 주특기에 의존하는 그러한 과거의 연장선은 극복을 해야 되는 게 아닌가.


총 : 정형근 의원.
원 : 하하하하... 정보기관 출신으로서의 강점을 살리는 정치를 위한 무대공간과 배역이 없어 보인다.
총 : 이제는.
원 : 예. 이제는 없어 보인다.


총 : 김용갑 의원...
원 : 한반도 정세 자체가 변하고 있는데 20년 전의 시계바늘로는 지금의 시각도 잴 수가 없다.


총 : 정동영.
원 : 뛰어난 엔터테이너인데 어.. 과연 속 깊은 심지에서부터 나오는 자신만의 리더십의 컨텐츠와 사람들을 끌어안고 모세처럼 민족을 이끌고 나갈 수 있는, 그러한 영적인, 내지는 내용적인 힘, 아직 검증이 안된 거 아니냐. 미지수 아니냐.


총 : 노회찬.
원 : 노회찬... 특히 과거 정치인들이 길게 설명하고 서술적으로 설명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게 어떤 시적인 은유를 통해서 국민들의 어떤 생각을 간명하고 메아리가 있게 표현하는데 있어서 뛰어난 음유시인이다. 하지만 역시 우리 사회의 균형과 어떤 미래 과제와 전략들을 해결하는 데 있어 가지고, 그 갖고 있는 선동성과 국민들에 대한 지적인 도취를 시키는 능력이 플러스로 작용하는지 마이너스로 작용하는지에 대해서는 지켜볼 일이다.


총 : 추미애.
원 : 결단과 뚝심,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참 대단한 여성인데, 글쎄. 거기서 좀 독기와 독선이 느껴지는 건 나만의 느낌인가?


총 : 노무현.
원 : 어.. 소수의 입장에서 기성체제를 몸으로 부닥치고 그걸 타파하는 격투기식의 정치싸움에는 대한민국 역대 최고 고수이다. 하지만 국가과제, 그리고 국가가 가야 되는 국력, 국가과제의 해결과 그를 통해서 선진국으로 나아가고 사회를 통합시키는 대통령 본래의 사명과 어떤 역할에 비춰봤을 때 국가경영 능력, 그리고 거기에 최고의 통합의 리더로서의 역할이 과연 실패한 대통령으로 남을지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을지는 아주 강한 의문부호가 아직은 적용되지 않나.


총 : 김문수.
원 : 김문수?! 어.. 아주 사심 없고 강직하고 누구보다도 부지런한 일꾼 중에 상일꾼인데.. 가까이 해야 될 사람들과 가까이 하지 말아야 될 사람들을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 거 같고. 리더로서 보여줘야 될 자신만의 메시지와 자신만의 상품, 목소리, 이 부분에 대해서 더 분발해서 좀 치고 나와 줬으면 하는 그런 바램이 있죠.


총 : 남경필 의원.
원, 총 : 으허허허허
원 : 그래도 가장 가까이서 많은 의논을 해온 동지라고 생각을 하는데, 누구랑도 잘 어울리고 미디어나 국민 대중들과의 이러한 관계 속에서 편안하고 가볍게, 경쾌하게. 그러니까 좋게 말해 편안하고 경쾌하게 움직이는 점에 대해서 역시 뛰어난 엔터테이너로서의 장점을 갖고 있고. 또 그 덕을 많이 보고 있는데.


이제 바란다면, 어울리면서도 원칙에서 섞이는 게 아니고 엔터테이너로서 기능을 발휘하더라도 그게 겉으로의 포장의 연속이 아니라 실제 자기의 영혼의 진수에서 나오고 내공으로부터 나오는 이런 깊이를, 우리 같이 노력해야 되는 거지만 이 깊이에 대해서 더 고민하고 더 우리 에너지를 쏟아야. 남경필 의원뿐만 아니라 나도 마찬가지지만 우리 젊은 정치인들이 갖고 있는 컨텐츠, 이런 부분들을 보강할 수 있다. 그런 보완적인 면에도, 사실 같은 과제로 생각을 하죠.


총 : 마지막으로 김민석.
원 : 민석이... 뭐랄까. 참 뭐 뛰어나고 고민도 많고, 정치적으로도 단련이 많이 돼 있는 그런 친군데... 뭐랄까. 손해 보는 것에 대해서 오래 참지를 못하는, 아마 그런 게 지금은 정치인으로서는 회복 불가능인 것 같은. 앞으로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런 상황까지 간 게 아닌가. 안타깝죠.


총 : 재기 불가능이다...
원 : 아니, 그렇게 단정하고 싶진 않아요. 아직 젊잖아요. 근데 그걸 자기의 판단들에 의해서 갔기 때문에, 참 역사라는 흐름과 그때그때 역사의 흐름을 만들어 나가는 여러 가지 변수와 국민의 힘이라는 게 무섭다라는 걸 민석이를 통해서 다시 느끼죠. 밟지 말아야 될 전철처럼 지금 얘기되고 있잖아요.

총 : 사적인 질문도 더 길게 하는 게 저희 뽕빨 인터뷴데..
원 : 뽕빨은 다음에 하기로 했잖아요.
총 : 예. 본격 시간은 다음에 갖기로 하고, 그래도 그냥 가긴 뭐하니까... 빤스 색깔 내지는 사각이냐 아니냐...
원 : (직접 확인하고 살짝 보여봄) 사각 트렁크요.(일동 폭소)


총 : 왜 사각을 입으십니까?
원 : 그래야 이게 감출 수 있는 공간이 좀 넉넉하잖아요.
총 : 직접 보여주신 분은 처음입니다.(웃음)
원 : 벗더라도, 지나치게 민망하게 불룩 튀어나오는 걸 막고. 좀 넉넉하게.
총 : 지나치게 불룩 튀어나올 정돈가요? 음하하하
원 : 아니, 그렇게 보여서 괜히 엉뚱한 사람에게 엉뚱한 생각과 기쁨을 주기가 좀 억울해서.
총 : 쿠하하



인터뷰는 이 대목에서 끝이 났다. 뽕발인터뷰였다면 여기서 다시 다른 주제가 시작됐겠지만. 그건 다음에.





 


탄핵, 총선, 그 후.. 예상할 수 없었던 답은 없었다. 다만, 지역주의에 대한 이해도와 파병 철회 불가의 이유는, 실망스럽다. 지역주의에 대한 몰이해 내지는 절반의 이해는 직접 당사자가 아니어서 그렇다고 치더라도, 파병 철회 불가의 이유를 명분 없는 전쟁이라는 확정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라 단 건, 특히.


누가 그걸 대신 확정해 준단 말인가. 미국이 우리 대신 정의를 판정했지만, 그게 사실은 정의는 아니라는 판단은 증거의 양이 아니라 세계관으로 하는 거다. 이런 문제가 언제 증거와 근거로 판정 났던가.


그러나. 그는 분명 한나라에선 못 보던 새로운 유형의 정치인이다. 관념적이면서 가볍게 웅변조인 화법과 그에 어울리는 외모. 그 어감과 표정과 제스쳐와 논리력은 대중정치인으로서의 자질이란 측면에서 김민석의 한나라 버전을 보는 듯 했다. 한나라가 언제 이런 유형의 정치인을 가져봤던가.


본지, 그를 주목한다.




딴지 이너뷰 우원장
딴지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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