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에 대한 검열보고 |
발신자 | 딴지 영진공에 간만에 마실나온 철구 | ||||||||||||||
수신자 | 정말로 여자는 남자의 미래인지 궁금때리고 있는 독자제위덜. | ||||||||||||||
등 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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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영화의 압권은 이 포스터다. 밝은 태양 아래 서 있는 선화(성현아 분)의 탱탱한 허벅지와 잘 빠진 궁디 라인. 그리고 "전 졸라 순진해여. 전 아무것도 몰라여~"라며 짓고 있는 천진난만한 표정. 똥꼬가 보일듯 말듯한 치마를 둘러입고 난 아무것도 모른댄다. 거기에 제목이 쿠쿵 박혀있다.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저 포스터를 보면, 그리고 홍상수 영화를 좀 봤던 관객들이라면 저 포스터의 제목이 진짜라고 믿지는 않을 거다. 그런 점에서 당 영화는 지난 홍상수 감독의 영화들과 일견 흡사하기도 하다. 영화의 내용은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라고 해놓고, 그 내용은 제목을 배반때리는 점은 지난 영화들에서 하나의 사건을 먼저 보여주고, 후에 다른 인물 혹은 다른 시선 등을 통해 그 사건의 뒷면을 보여줘 처음 관객이 가졌던 생각을 배반때리게 하는 점과 닮았다. (지난 기사 참조) 또 당 영화의 재미라고 할 수 있는 부분들 또한 영화의 전체 이야기에서 나오기보다는 상황상황에서 각 캐릭터들이 하는 대사, 동작 따위에서 우러져 나온다는 점이 전작들과 비슷하다. 예를 들자면 <생활의 발견>에서 선영(추상미 분)이네 집 앞을 어슬렁거리는 경수(김상경 분)에게 선영의 남편이 "누구냐"고 묻자, 외국에서 온 것처럼 경수가 "캔 유 스픽 잉그리쉬?"라고 말하는 부분들에서 오는 재미. 당 영화가 재밌다면 그런 부분들이 여전히 등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 영화는 지난 홍상수 감독의 영화들과 다른 부분들도 있다. 지난 영화들에서는 홍상수 특유의 형식이 있었다. 에피소드 별로 막을 나누는 형식. 그래서 그 형식을 통해 한 사건 혹은 한 인물이 어떻게 다르게 보여지나를 두드러지게 했었다. 근데 당 영화에는 그런 형식이 아예 없다. 홍상수 영화를 이해하는 가장 큰 틀이었던 형식이 사라져버리니 졸라 헤깔리고 어려워진다. 게다가 당 영화는 마지막에 가서 "이거 왜 결론도 안 맺고 끝내나" 싶게 큰 줄거리에서 비껴난 줄거리로 끝을 내버린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많이 섭렵한 관객이 아니라면 자칫 마저 덜 싼 듯한 잔뇨감을 느끼게 할 소지있다. 또 가장 큰 불만은 당 영화가 다루는 사건들에 있다. 일단 큰 줄거리만 살짝쿵 소개한다면 당 영화는, 헌준(김태우 분)과 문호(유지태 분)가 중국집에서 낮술 퍼마시다가 7년전 대학시절 자기들과 썸싱이 있었던 옛 여자 선화(성현아 분)를 찾아가 진탕 술 먹고 한 빠굴씩 한다는 얘기다. 이 과정에서 역시 홍상수 영화답게 헌준과 문호는 졸라 유치찬란한 짓꺼리들을 유감없이 펼쳐보여 관객들을 즐겁게 혹은 불편하게 한다. 당 영화의 재미는 주로 이 과정에서 온다. 그런데 이 과정이라는 게 오로지 술먹고 빠굴하고 싶다는 욕망밖에는 없다는 게 문제다. 그래도 <생활의 발견>에는 굳이 빠굴이 아니더라도 한 인간이 상대에 따라 어떻게 변하나를 보여주기도 했고, <오! 수정>에서는 빠굴하고파서 구라치는 남자와, 돈많은 남자와 결혼하고파서 구라치는 여자를 보여주기도 했는데, 당 영화에서는 오로지 술먹고 빠굴하고파서 벌어지는 사건밖에는 없다. 7년전 여자를 떠올리는 이유? 애틋한 사랑의 감정이나 뜨뜻미지근한 추억, 그딴 거 아니다. 그냥 낮술 퍼마시다 빠굴하고파서였을 뿐이다. 그래서 홍상수의 지난 영화들이 한 사건을 놓고 사람들이 벌이는 짓꺼리가 주접이라는 사실을 보여줬다면, 당 영화는 그저 한 여자를 놓고 두 남자가 술취해 부리는 주접만 보여준다. 홍상수의 지난 영화들이 우끼는 행동을 하는 인물들을 통해 그 행동이 주접이었다는 사실을 관객들에게 각성시켰다면, 당 영화는 그처럼 생각하거나 반추해볼 다른 여지를 주는 주접이 아니라 그저 순도백프로짜리 주접만을 보여줄 뿐인 거다.
막말로 <생활의 발견>에서 김상경이 부리는 주접은 "야, 인간이 여자에 따라 저렇게 변하는구나"라는 생각을 떠올리게 했다면 당 영화에서 헌준과 문호가 부리는 주접은.... 빠굴하고파서 구라치고 쌩쑈하는 그냥 주접이다. 더욱이 술 안 먹었다면 절대 안 벌어질 주접. 뭐 따로 별로 생각할 꺼리가 엄따. 따라서 당 영화의 주제를 굳이 뽑자면... "술 마시면 개된다"다. 그 뭐 대단한 사실이라고... 게다가 지난 영화들에서도 그런 면이 없진 않았지만 당 영화에 나오는 여자들... 참 잘 대준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 속 세상은 별천지다. 당 영화 속의 선화. 강간 당한 후에 별일없었다는 듯이 남친에게 강간당했다고 말하고, 남친은 지가 빠굴해주면 깨끗해진다고 말하면서 빠굴하고. 두 남자가 찾아오면 차례로 빠굴해주고. 또 다른 여자는 빠굴하기엔 방이 너무 더럽다니깐 그냥 입으로 해주고. 오메 좋다. 지화자 좋구나. 근데 이렇게 여자들이 잘 대주는 이유는? 없다. 그저 술먹고 빠굴하고파서 주접 부리는 남자들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잘 대주는 여자가 등장할 뿐이다. 영화 속 헌준은 술먹고 빠굴하고프니까 과거의 여친인 선화에게 자신이 잘못했다며 쌩쑈를 하더니, 빠굴도 하고 술도 깨니깐 넌 정조관념이 없다고 내빼는 주접을 부린다. 이런 주접을 보여주려니깐 당연히 정조관념없는, 다시 말해 "난 아무것도 몰라요" 삘의 잘 대주는 선화 캐릭터가 필요한 거다. 이처럼 마구 잘 대주는 선화라는 캐릭터가 없었다면 영화속 헌준과 문호가 그처럼 술먹고 개 됐을까? 아마 안 됐을껄. 전세계에 산재한 백만수물두가지 뻐꾸기를 마구 날려도 눈깜짝하지 않는 졸라 도도한 여자가 나왔다면 얘네가 술먹고 취기의 욕망을 해소하기 위해 그렇게 주접을 부렸을까? 아마 아닐껄. 따라서 당 영화 속 남자들이 술먹고 주접을 부리는 까닭은 그 남자들의 욕망을 은근슬쩍 부채질하는 여자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글타면 남자가 술먹고 개되는 데는 그들의 욕망을 부채질하는, 다시 말해 잘 대주는 여자가 필요하다는 말인가? 역으로 묻자면 여자가 잘 대주니깐 남자가 술먹고 개된다는 말인가? 받아들이기 상당히 껄쩍지근한 썰이다. 우쨌든지간에 엑스터시 사건이후 심기일전하려고 한 성현아. 애통하게도 이 영화에서는 그저 들러리일 뿐이다. (참으로 재밌는 건, 여자들이 잘 안 대주니까 잘 대주는 창녀로 만들어 버리는 김기덕의 영화가 한쪽에 있다면, 잘 대주는 여자들 때문에 고민하고 주접을 부리는 홍상수의 영화가 또 한 쪽에 있다. 요 얘긴 다음 기회로 미룬다.) 얘기가 좀 길었는데 결론 나가자면 이렇다. 당 영화 <오, 수정>, <생활의 발견>에서 이어져 온 홍상수 영화의 재미가 일정부분 녹아 있다. 그러므로 즐거우면서도 불편하게, 특히 술먹고 빠굴하려고 주접 좀 부려봤던 남자들이라면 특히 즐거우면서도 불편하게 볼 수 있다.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 것. 이것도 영화보는 재미니깐. 하지만 전썰처럼 지난 영화들보다 얘기가 명료하지 못해 헤깔리거나 하품시러울 소지 있다는 점과 "술먹으면 개된다"는 당 영화의 스토리가 지난 영화들만큼 재밌지도 참신하지도 못하다는 점 등을 비춰 뮝기적에 올린다. 홍상수 감독을 잘 모르는 관객들에게도, 혹은 홍상수 감독을 졸라 좋아하는 관객들에게도 딱 뮝기적일 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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