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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뒷풀이]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

2004.5.3.월요일
딴지총수

 

(1)


총선은 끝나고 권력은 재편됐다. 열우당은 과반 1당이 됐고 한나라는 기호 1번을 내줬으며 민주당은 껍데기만 남았고 자민련은 흔적 뿐이며 그 사이 민노당은 일거에 넘버 3가 됐다. 조직뿐 아니다.


개인이 만들어내는 정치적 자장의 모양과 크기도 격변했다. 심판 받은 자, 살아 남은 자, 졸지에 된 자 그리고 급부상한 자.. 이에 총선 이후 그 역할과 포지셔닝이 급변한 이들을 중심으로 총선뒷풀이 이너뷰를 시작한다. 한나라에선 첫 번째로 원희룡 의원이다. 누가 뭐래도, 한나라에선 그가 급부상 넘버 원이다.




그와의 인터뷰는 4월 22 일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 702 호에서 정연모 보좌관 배석하에 이뤄졌다. 원의원 섭외 중에 특이하게도 질문지를 사전에 달라는 요구가 있었다. 이회창 전대표 이후 4년 만에 처음 있는 요구다. 보내 준 질문에 성실히 답변을 단 답변지를 손에 쥐고 본지 이너뷰팀을 맞이 한 보좌관에게 그거 가라라고 차마 미리 말 못하고, 정각 2시에 도착한 원의원과 이너뷰를 시작했다.





 


오늘은, 원희룡 그는 도대체 누군가..가 아니라 한나라의 뉴페이스, 그는 현안들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나 그래서 한나라는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 것인가에 대한 이해의 단초를 얻는 게 핵심이다.


총 : (보좌관이 내민 테이블 위의 답변지를 보며) 보좌관님이 질문리스트를 달라고 하시더군요. 이렇게 질문리스트를 미리 달라고 하는 보좌관님들이 계시지요. 물론 저흰 그거랑 아무 상관없이 질문을 드립니다(웃음).


원 : 네. 그러세요.
총 : 사실, 저희가 인터뷰 하겠다고 하는 데 미리 질문리스트를 달라고 하는 경우는 이번이 두 번쨉니다. 4년 전 이회창 전대표 보좌관 이후로는(웃음) 최초로 질문지를 달라고...
원 : 하하하...
총 : 하셔서, 저희가 성의껏 작성해 보냈습니다.
원 : 나름대로는 보좌를 잘 하고 싶어서 그런 모양인데. 근데 이 답은 맞게 쓴 거요, 지금?
총 : 그거 따로 한 부 주십시오, 저희.(일동 웃음)


총 : 저희 인터뷰가 몇 가지 종류가 있는데, 뽕빨 인터뷰라고 붙들고 한 네다섯 시간 동안 끈질긴 인터뷰하는 것도 있고, 또 특별한 사안이 있을 때 중간체크 인터뷰 같은 것도 있는데.. 오늘은 총선 뒤풀이. UFO가 있냐, 뭐 이런 질문들은 다음에 시간 내서 뽕빨로 한 번 하구요.
원 : 허허허


총 : 저희가 김근태 의원하고 몇 분 계속해서 인터뷰 중입니다. 탄핵과 총선으로 굉장히 큰 정치적 변화가 지나갔는데, 그 정국을 통해서 부상하신 분들도 있고 해서, 그 분들의 시각으로 몇 가지 사안들을 정리하고자 일련의 인터뷰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서, 두 번째로 저희가 원희룡 의원님을..


원 : 아이구, 영광입니다.
총 : 저희 나름대로는, 이 사람이 뜬다, 해서...(웃음) 크게 나눠 탄핵, 총선, 그리고 향후.. 세 덩어리로 나눠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원 : 예예


총 : 우선 탄핵. 소장파가 사실은 탄핵 반대 입장이었잖습니까.
원 : 그렇죠.
총 : 근데 어느 틈엔가, 슬그머니, 내부적으로야 치열한 토론이 있었을지 모르나, 적어도 밖에서 보는 입장에서는 슬그머니..


원 : 그렇죠. 밖에서는 그렇게 보겠죠.
총 : 그리고 조건부 찬성으로 선회를 하셨는데, 그 슬그머니의  사연이 뭡니까. 그 당시 최병렬 대표가 공천 박탈하겠다. 협박이 먹혀 들었다. 그런 얘기도 많았고..


원 : 허허허
총 : 그래서 실망도 있었고. 소장파에 대한..
원 : 실망이 컸죠. 배신감에 가까운 실망이 컸죠.
총 : 그래서 사람들이 욕 많이들 했죠. 씨발 똑같네..
원 : 혼쭐 났습니다.
총 : 그거 어떻게 된 사연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원 : 예. 그게 탄핵 직후에 워낙 분노와 국민의 반감이 폭발적으로 표시됐기 때문에 사실 거기에 대해서 우리가 해명을 하거나 설명을 하는 게, 그럴 기회도 안 주어지고 그냥 넘어갔는데, 지금 와서... 역사적으로 이건 분명히 해야 되니까요, 우린 탄핵을 발의하고 추진하는 거 자체에 대해서, 소위 소장파라면 어디까지가 소장파냐긴 한데, 미래연대를 했던 남경필, 권영세, 정병국.. 뭐 이렇게 강력한 반대였죠. 당내에서.


의총 나가서도 계속 릴레이 발언 통해 가지고 사유가 약하다. 그리고 도덕적으로, 우리의 도덕성에 대해서 국민들이 먼저 쳐다본다.. 부패한 당이 심판할 자격이 있냐.. 세번째로는 민주당하고 공조해서 하고 있는데, 거기에 무슨 밀약이 있는 것처럼 비쳐져서 국민들이 볼 때 과연 적절한 연합이라고 보겠냐...


총 : 정확한 정세 판단이었던 거 같은데 그때 기준으로..
원 : 의총 발언 그대로, 발언록이 다 있습니다. 그렇게 했고, 그때까지만 해도 홍사덕 총무 같은 경우는 야, 이건 위협사격이야. 그냥 그 정도 하고 가만 있어라.. 그랬어요. 우린 발의서명엔 다 빠졌죠. 근데 발의가 돼 가지고, 원래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하도록 돼 있잖아요. 24시간은 뭐 그냥 넘어갔죠. 근데 실제로 이걸 표결하려는 시도를 하고, 또 민주당에서는 강경하게 나오는 거예요.


국회의사당으로 들어오라고 하길래, 저희들은 안 들어갔죠. 안 들어가고, 미래연대 사무실에서 심야까지 토론을 하면서, 물론 그 내부에서도 의견이 좀 갈렸는데, 일단 합의가 됐던 거는, 청와대측에 사과를 요구하자. 그리고 대통령이 수준이 낮더라도 사과를 해 주면 우리는 당내에서 탄핵을 저지하는 역할을 해주고, 우리는 청와대에 직접적인 채널이 없으니까 당시에는 열린우리당 내의 몇몇 젊은 의원들보고 우리 중재역할을 좀 해라. 실제, 역할들을 좀 했었어요. 그리고 막판에는 정동영 의장도 노무현 대통령한테 사과를 건의했다 그랬거든요.


그런 움직임이 있었는데, 그래서 우리는 사과의 수위가 너무 낮게 나오면 우리가 탄핵 저지를 당내에서 확산시키는 데 좀 애로가 있겠다.. 근데 사과 비슷한 거라도 나오면 우리는 그걸 명분 삼아서, 그걸 지렛대 삼아서 당내에서 이걸 저지한다.. 왜냐면 당시만 해도 맹형규, 떨어졌지만 전용학 등 탄핵을 강행하는 거에 대해서, 진짜 이렇게 끝장을 봐서는 안 된다는 기류가 상당히 있었거든요. 그래서 강경파들의 반발을 잠재울 수 있는 최소한의 명분만 있으면 국민의 지지가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고 그럴 태세로서 우리 논의를 모아놓고 있었는데,


기자회견을 몇 일 날 했죠? 12일날 가결이 됐고, 11일날 기자회견 했죠. 10일 날 밤에는 청와대 앞에서 우리가 사과요구를 하는 농성을 하자 그것만 요구하고 탄핵안에는 참여하지 말자.. 이런 내부 논의도 죽 있었는데 논란이 계속 된 게, 그러면 만약 사과를 대통령이 안 했을 경우에는 우린 탄핵안 표결에 들어가야 되는 거냐.. 거기서 내부적으론 논란이 좀 있었죠. 그런데, 농성했는데 사과를 하면 좋지만, 사과를 안 하면 농성을 풀고 탄핵 표결로 가는 거 자체가 너무 모양이 안 좋다. 그건 탄핵표결에 참가하기 위해서 명분쌓기로 오히려 보일 수가 있으니까, 열린우리당의 젊은 의원들이 중재노력 하는 거 좀 더 지켜보고, 사과 하는 거 지켜보고 우리가 표결 들어갈 건지 말 건지 그때 다시 논의를 하자.


그렇게 돼서 일단은, 철야농성은 안하고 각자 집에 들어가서 자고 다음날 아침 10시가 돼서 회견이 나왔는데. 보셨다시피 측근들에 대해서는 거의 변호인 수준으로, 우리가 볼 때는, 변호하고 그리고 자기 형님에 대해서는 로비한 사람들이 나쁜 놈이고 형님은 순진한 농군이고.. 그 다음 뭐 경제는 잘못한 게 하나도 없고, 국민에게 사과를 할 필요성은 전혀 못 느끼고.. 내가 잘못한 게 있으면 사과를 하겠지만 떠밀려서는 사과를 못하고.. 정 국민의 신임을 물어야 되는 게 있으면 총선 결과를 보고 신임된 건지 안된 건지.. 하겠다..


선거법 위반 발언이라든지 측근비리에 대해서, 내가 하면 로만스고 남이 하면 스캔들이다는 식으로 잣대를 편파적으로 들이대는 그런 모습들에 대해서 우리가 비판을 해왔던 건데, 그런 부분을 전부 거꾸로 공격을 했더라고요. 저희가 받아들일 때는. 그래서 야, 사과의 ㅅ자도 없고, 오히려 대통령이 잘못한 게 뭐냐. 대통령의 발목을 잡는 사람들은 이 총선으로 쓸어버려야 되고 국민들이 그렇게 해주기를 호소한다.. 이건 친노와 반노를 가르는 진군의 나팔이다.. 제가 그때 당시 그런 표현을 했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그때 원내총무단들한테 앞으로 어떻게 할거냐 물으니까, 어차피 물리적으로 저지하는 한은 통과 시키기 힘들다. 물리적으로. 그땐 진짜 그렇게, 경호권 발동해 가지고 짐짝 끌어내듯이 끌어내서 할 거라고는, 그런 선례가 없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무게 있게 생각을 못했고.. 어쨌든 시간이 됐으니 우리가 노무현에 대해 반대한다 라는 거에 대해서는 보여줘야 되겠고.. 실제 통과되진 않겠지만 우리가 그 자리에 참여했으면 정치적으로는 탄핵된 거나 마찬가지다 라는 정치적 선언을 하고 이제 선거를 통해서 심판을 받자..


우리는 그렇게 내부적으로 결론을 내리고 본회의장으로 들어갔거든요. 근데 이제 그 과정에서, 9일날 밤하고 10일날 아침에 최병렬 대표가 뭐 출당조치하고 공천권 박탈한다기에 그게 무슨 뜻이냐 하니까, 당시에 공천 탈락된 사람들이 본회의장에 안 들어오는 것 때문에 그 쪽을 겨냥한 거라고 하는데, 아무튼 우리 소장파들에게도 해당되는 얘기라고 들었고. 그래서...


총 : 선후가 그랬군요. 들어가기로 결정한 것이 먼저고 그 다음이 공천 박탈하겠다는 얘기가 나오고...


원 : 아니 그건 아니고, 공천 박탈한다는 얘기가 먼저 나온 상태이긴 했지만 우리는 사과를, 노무현 대통령의 사과를 받아서 탄핵으로 가는 걸 저지시켜야 된다.. 그렇게 얘기하고 있었고. 아무튼 최대표는 일일이 전화를 하면서 각개격파를 하고 있었는데, 공천박탈 그 얘기를 다 듣고 전화를 받은 상태에서도 우리는 끝까지 동의할 수 없습니다. 대신 노무현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보고 우리는 판단할 겁니다. 그렇게 이야기 하고 있었는데, 우리가 본회의장으로 들어오니까, 기자들이 공천권 박탈하고 출당시킨다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래서 우리는 아주 시니컬하게, 어떻게 우리 약점을 그렇게 잘 알고 얘기하는지 모르겠다. 너무 무서워요. 이러면서 우리는 비아냥거리는 얘기로 멘트를 했는데, 요거를 직접 들은 사람들은 이게 최대표에 대한 어떤, 농담을 빌린 강한 비난이었다 라는 걸 당시 상황 속에서 알았겠지만, 한 다리 건너가면서는 멘트만 살아남아서 공천이 무서워서(웃음) 본회의장으로 들어온 걸로. 이렇게 됐죠. 결과적으로는 이제 우리가 노무현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보고, 그때 다른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었는가 하는 부분에서...


총 : 감정적으로는 그런 정황까지 간 걸 이해할 수 있는데, 흔히 하는 비판 중에 하나가, 사과 여부로 탄핵이 결정 된다는 건 말이 안되지 않느냐..


원 : 제가 그 얘기를 계속 했었죠. 사과로 풀어질 수 있는 거 같으면 탄핵발의 자체가 안 되는 거다. 그리고 사과를 내걸고 청와대 농성을 하자는 것도 제가 끝까지 반대를 했거든요. 어떤 상황에서도 저지를 하자. 근데 우리 미래연대가 몇 명 안 되지 않습니까. 거기마저도 의견이 쪼개 갈라지면 안되겠다고 생각했고 또 우리는 탄핵을 그렇게까지 밀어붙여 극단적으로 간다고는 생각을 안 했고..


총 : 경호권이 발동될 거라든지, 정말 통과될 거라고 예측하지는 못했군요.
원 : 그렇죠. 예측을 못했죠. 당시 그 상황 속에서는. 왜냐면 전에 DJ 정부 때 김종필 신임투푠가요? 그때 투표가 한 3분의 2쯤 진행된 상태에서 투표함 하나 안아 버리니까, 밀봉한 채로 회기 넘겨 끝났었거든요. 그래서 무슨 수로 열린우리당의 저 투사들이 막고 있는데, 할 수 있겠는가.. 실제 탄핵이 가결이 되겠는가.. 전혀 생각을 못 했죠.


총 : 그러면 내부적으로는 실제 통과될 거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거의 없었나요? 그때 당시 분위기가.


원 : 알 수 있었던 사람은 국회의장과 실제로 의사소통을 하고 그 돌아가는 상황을 정확히 알고 있었던 사람. 당 지도부들하고 민주당 지도부들. 그 다음, 실제의 실행작전에 대해서 정확히 짠 사람들. 그 다음 국회의장과 그 동선에 대해서 컨트롤했던 사람들. 이런 사람들은 정확히 알고 있었을 거고, 실제로 한다 라는, 그 이후로 어떤 프로그램으로 간다는 것까지 아마 돼 있었겠죠.


나머지 사람들은 실제로 탄핵에 찬성해서 있는 사람도 있고, 반대하지만 중간지대가 없으니까 하여튼 같은 당 소속으로서, 우리가 노무현을 편들 수는 없다는 걸 일단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래서 정치적으로는 탄핵을 실제로 통과됐 다라는 선언을 해줄 수 있는 그런 모양새를 만들어서 가자. 이렇게 생각했던 사람이 더 많을 거예요.


총 : 그러니까, 노회한 정치인들에 의해서 이용당한 셈이군요.
원 : 홍사덕 총무는 끝까지도 그렇게 얘기했구요. 왜냐면 홍사덕 총무가 처음부터, 이건 어떤 위협사격용이다..
총 : 홍사덕 의원은 실제 몰랐을 것이다?
원 : 홍사덕 의원은 알았죠. 우리에게 얘기하기를 그랬다는 거죠..
총 : 그러니까 자기는 알았지만...
원 : 우리가 반대하는 행동을 극단적으로 하는 거를 막기 위해서였겠죠. 이거는 다 쇼하는 거니까, 반대도 극단적으로 안 해도 별일 없을 테니까 적당히 해라. 근데 지나고 나서는 그 얘기가 상당히 이중플레이였죠(웃음).


총 : 그렇군요. 그리고 나서 뭐, 홍사덕 의원 얘기 나왔으니까 하는 말인데 촛불집회 나온 사람들이 동원됐다거나, 아니면 뭐 이태백 사오정이라든가. 그런 말도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촛불집회가 정말로 동원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세요?


원 : 난 내 주변에서 자발적으로 촛불집회 간 사람들 너무 많이 알고 있습니다.
총 : 개인적으론 그렇게 생각 안 하시네요.
원 : 아 그럼요(웃음).
총 : 그럼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그때는 전체가 잘 안보이고 또 설마 그렇게 되겠냐...
원 : 뭐에 씌인 것처럼 간 거예요. 사실.



그랬단다. 여기까지 답변이 일사천리다.
과거는 그랬고, 그럼 앞으로는.







총 :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탄핵이 될만한 사안이었나요?
원 : 난 지금도 탄핵사유로는 모자란다고 생각해요.


총 : 그럼 탄핵이 정치적 수단으로 쓰인 건데, 지금 탄핵을 철회하자고 열우당 쪽에서 나온단 말입니다. 정치적으로 철회하자. 그런데 제가 최근 여러 토론을 통해서 접한 한나라 의견은, 지금은 정치적으로 풀 때가 아니라 법으로 풀어야 된다..


원 : 전 아니, 그런 얘기는 아니고요... 저는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이거는 박근혜 대표한테도 반 공개적으로 회의에서 얘기를 했는데, 일단 대표의 결단 몫은 남아 있습니다. 정치는 항상 변하는 것이고, 뭐 법논리로 정치를 할 것 같으면 정치란 게 왜 필요합니까. 근데, 지금 열린우리당에서 계속 압박을 하잖아요. 잘못했으니까 항복해라. 잘못한걸 시인해라.


그런데, 탄핵의 원인제공 부분도 있고 사실 탄핵이란 절차 속에 담겨있는 내용도 있어요.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부분도 있고, 측근비리와의 연관 이런 것도 있고. 원인제공으로 가면, 사실 1년 동안 국민들의 대통령에 대한 신뢰와 지지가 저렇게 떨어졌기 때문에 그리고 민주당을 깨고 열린우리당이라는 소수 당으로 저렇게 해 나갔기 때문에 민주당이 한나라당으로 붙으면서 저런, 사실은 상상도 못했던(웃음) 그런 정치적인 사건이 일어난 거 아닙니까?


그런데 그런 걸 다 묻어버리고 원인제공이라든가 그 속에 있는 내용은 무시한 채, 의회가 탄핵을 가결시킨 게 무조건 잘못됐으니까 철회해라.. 근데 그거는 어떤 맥락에서 볼 때 타당치가 않고, 철회를 해라 그러는데 법적으로는 철회할 방법도 없어요. 의회의 의결에 의해서 지금 헌법재판소로 가 있는데,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사건, 이걸 없었던 걸로 할 방법이 없다는 거죠. 뭐 요건이 없으믄 각하를 하는 거고, 요건이 되면 기각을, 내용을 심판해서 기각을 하는 건데.


대신 인제 그런 건 있죠. 시간을 끌거나 그러지 말고, 어차피 탄핵이라는 게 지나치게 과거로 돌아가는, 과거를 평가하는 과거회귀성의 이슈고. 또 중간지대가 없는, 찬성이냐 반대냐. 기각이냐 인용이냐. 이거밖에 없는 대립적인, 분열적인 이슈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어차피 상생을 얘기하고 미래를 얘기하는 이런 마당에, 정치권의 역할을 생각할 때 헌재가 빨리 결정을 내릴 수 있고 미래를 향해서 상생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뭐 양자의 손을 다 들어 주든지. 이런 방향으로 갈 수 있게끔 여건조성을 해줄 필요가 있다.


그래서 그런 부분은 같이 논의를 하자. 대신, 일방적으로 항복해라... 그 다음 당내에서도 탄핵을 철회하자. 아님 법으로 하자. 이런 게 당내에서 왈가왈부가 되면서 이게 당의 분열과 논란으로 가는, 이런 상황을 가지고는 설사 하고 싶어도 못 하는 거죠.


총 : 여건조성을 할 필요가 있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여건조성을 원하시는 거죠?
원 : 우선은 철회여부와 관계없이, 대통령이 탄핵에서 만약에 돌아왔을 경우에는... 대결적인 자세를 대통령부터 많이 유지를 해왔잖아요.
총 : 지금은 돌아오게 하는 과정을 이야기 하는 거니까 그 이전에.. 돌아오기 이전에 한 쪽은 헌재의 판결을 기다리자는 쪽이고, 한쪽은 정치적으로 풀자는 건데..


원 : 나는 헌재가 부담 없이 판결을 내릴 수 있도록 정치권이 여건조성을 해주자는 거고. 내가 왜 돌아온 대통령을 얘기하느냐 하면 대통령의 사과가, 나는 전제조건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원인제공이 됐던 부분들에 대해서 이 거를 결자해지로써 풀어주는, 또는 앞으로 풀어나갈 거란 신뢰성을 보여주는, 그런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보여져요. 그 다음 여당과 야당의 관계가 앞으로... 예를 들어서 헌재 판결 나면 당신들 뭐 형사책임 지고 무고죄니 어쩌니, 그런 소릴 들었는데, 그런 식으로 격앙되게 몰고 가 가지고는요.. 여야간 관계설정이 어려운 거 아니겠습니까?


상대방의 생각이 틀리더라도 존재 자체를 부정해서는 안 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여야간에 공통 이슈가 될 수 있는 경제살리기 라든가, 정치개혁이라든가, 여야의 어떤 상생의 관계라든가, 아님 그동안 대통령 자신으로 인해 빚어졌던 많은 적대적인 싸움. 이런 것들의 원인을 해결해 나가는 조치들이 한 두세 가지만 성의 있고 진심으로 이루어지면, 거기다가 핏대를 올리면서 탄핵해 달라고 얘기를 하는 게 법적으로나 국민의 정서로나 오히려 거꾸로 몰리며 심판을 받지 않겠습니까?



바로 여기가 한나라와 열우당이 결정적인 인식의 차이를 낳는 대목이다. 대통령이 원인제공을 했다, 그러니 대통령이 먼저 결자해지.


총 : 구체적으로는 그럼, 대통령이 애초에 탄핵의 원인을 제공한 것에 대해서 사과하거나, 혹은 대국민 담화를 하거나 그런 제스처가 우선 있어야 된다..?


원 : 제스처... 뭐 제스처라 말할 수도 있는데, 저는 뭐 과거에 대한 사과, 이거보다도 미래가 걱정인 거거든요. 뭐 물론 대통령이 총선 전에 기자들과 회견하면서, 그동안 너무 우리 사회에서 편가르기와 대결 위주의 정치를 지난 1년간 펼쳐온 거에 대해서 진짜 이제는 그걸 바꿔야 되겠다 라는 얘기를 했다고 하더라고요.


나는 뭐 탄핵역풍 속에서 선거 치르느라고 그런 거 일일이 보지도 못했는데. 만약 그런 인식의 변화가 있다고 한다면, 그런 걸 진솔하게 표현을 해준다면 나는 그게 뭐 사과다 아니면 반성이다 이런 차원을 떠나 가지고, 탄핵이란 이슈 자체도 지나치게 과거 문제를 가지고 편 갈라서 싸우는 이런 문제가 됐는데, 이거를 크게 안고 미래를 향해서 넘어설 수 있는, 언덕을 넘어설 수 있는 그런 부분에서 희망적인 내용이 될 수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이런 부분을 보여준다면, 그게 대국민 담화가 됐든 아님 뭐 인사조치가 됐든 그런 게 된다고 한다면 그럼...


뭐 그런 식으로 야당에다 멍석을 깔아주면, 우리 야당에서는 대표가 결단을 내리든지 아니면 목소리를 내든지 해 가지고 그 쪽 방향으로 움직여갈 수 있는데, 지금 하는 거는 결국은 여건 조성이나 이런 부분에서 사실... 아니 탄핵이 선거에서 심판 받았다고 그러는데 막상 한나라당이랑 민주당이 얻은 표를 합하면(웃음) 열린우리당이 얻은 표보다 많거든요. 그런 식의 통계를 가지고 일방적으로 몰아 부치는 거는 설득력도 부족하고, 그런 식으로 해 가지고는 결과가 나오기 힘들 것이다..


총 : 어쨌든 상대가 먼저 움직여 줘야 된다는 얘기잖습니까, 지금은. 상대가, 애초에 탄핵의 원인제공을 한 상대가 있는데, 그 원인 제공한 상대가 먼저 뭔가 조치를 취해야 그 다음 탄핵한 쪽에서 액션을...

원 : 아니, 꼭 먼저다 그런 건 아니구요. 어차피 여야간에 대화를 해야 되지 않습니까? 우리는 조건 없이 대화를 해야 한다 라고 건의를 하고 있는 입장이고, 박근혜 대표가 그에 대해서 어떤 판단을 내릴 겁니다. 근데 우선, 무조건 항복문서를 받아내려는 압박은 일단 치워라 이거죠. 그 쪽에서 무슨 제스처를 먼저 취해라, 그걸 조건부로 해야 탄핵문제를 푸는데 대화를 할 수 있다, 그런 얘긴 아닙니다. 항복문서를 받아내려는 압박은 일단 최소한 거둬들여야 되는 거 아니냐.


총 : 저쪽에서 감정적으로 몰아 부치는데.. 아니 그때 그거 잘못했다고 말할 만한 최소한의 분위기나 어떤 명분을 줘야지 되는 건데, 여기서 계속 몰아부치기만 하면 안 된다... 적어도 대화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하는 거 아니냐..
원 : 그렇습니다. 제가 얘기하는 건 그겁니다.


총 : 그렇게 이해가 되는데, 그거는 상대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저쪽에서도 탄핵이라는 도구를 가지고 몰아 부칠 수 있을 만큼 몰아 부쳐서 상처를 다 입히고, 감정을 상하게 해놓고는.. 사실은 상대도 감정이 상해 있는 건 마찬가진데.. 그러니까 둘이 1년 내내 티격태격했다 하다가 티격태격한 수준을 갑자기 벗어나 한 쪽이 칼로 푹 찌른다든지 극단의 도구를 사용해서, 다른 쪽이 내상을 크게 입었다..


그래서 내상을 크게 입은 쪽에서 일단 그건 먼저 사과해다오.. 그리고 나서 다시 티격태격하는 수준으로 돌아가자.. 이렇게 말하는 거라고 이해할 수도 있거든요. 저쪽에서 바라보자면. 그리고 한나라에서는 탄핵 역풍에 의해서 코너에 몰렸다가 인제 조금 숨쉴 만 한데, 계속 잘못했다고만 몰아부치냐... 이렇게 해서 대화가 되겠느냐 하는 거고...

원 : 탄핵으로 인해 가지고 열린우리당이, 솔직히 한 것도 없이 졸지에 과반의석을 얻은 거 아닙니까?
총 : 그렇죠.
원 : 한나라당, 실지로는 당선돼야 할 좋은 인물들이 추풍낙엽처럼 다 떨어졌습니다.
총 : 그걸 누굴 탓할 수는 없죠. 한나라당이.


원 : 그렇죠. 우리는 그만큼, 그에 대한 심판과 역작용을 충분히 받았다고 생각하는 거거든요. 그걸로 끝이다 라는 건 아닌데, 그런 상황에서 탄핵을 일방적으로 철회해라? 아니면 탄핵을 철회하기 위한 그거에 대해서 도장 찍을 준비를 하고 와라? 이것은 난 무리한 요구다라는 거죠.
총 : 알겠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신다구요..
원 : 어허허(어색한 웃음)



총 : 그럼, 이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헌재의 결정을 기다리자고 하는 건 결국은 법으로 해결하자는 건데.
원 : 아니, 헌재의 결정을 기다리는 거는 어차피 그건 진행되니까. 정치권에서 어떤 계기가 없으면 그건 그대로 가는 거 아니겠어요? 대신 우리는 그렇게 가더라도 가급적 빨리, 가급적이면 17대 국회 열리기 전에 5월 이내로 딱 결정이 나고.. 그런데 그 결정이 특히 탄핵이 인용이 되는 쪽으로 가면 또 엄청난 불확실성을 갖는 거 아니겠습니까? 헌재가 양식을 갖고 판단할 테니까 그런 걸 가지고 너무 초조하게 생각하지 말고, 대신 그런 불확실성을 진짜 안심할 정도로 제거를 하고 싶으면, 야당으로 하여금 진짜 대화를 할 수 있는 그러한 환경과 그러한 절차를 만들려는 고민을 해 줘야죠..


총 : 그건 탄핵의 근본 책임소재가 저쪽에 있다는 데서부터 출발한 논지인데..
원 : 책임이야 양쪽에 공히 있겠죠.
총 : 탄핵을 정치적으로 먼저 이용한 쪽은 한나라당이지 않습니까. 탄핵이란 사안을 정치적으로 보고 정치적 공격 수단으로 이용한 쪽은 이쪽이었는데, 이제는 그걸 정치적으로는 풀지 말고 법으로 하자..


원 : 아니, 한나라당이 탄핵을 정치적으로 했고 이제는 법으로 한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난 잘 모르겠는데, 어차피 탄핵이 국회에서 발의되고 의결돼서 헌재에서 결정하는 거는 다 법에 있는 과정이고 또 어떻게 보면 전체 과정 자체가 다 정치예요. 예를 들어서 헌재 결정을 기다리는 게, 그건 뭐 정치가 아니라 법에다 완전히 맡기는 겁니까? 난, 뭐 뜻에 대해서 제가 반론을 하는 건 아닌데, 그 뜻을 이해를 잘 못하겠네요.


총 : 그러니까 정치적으로 풀어서 탄핵으로 일어난 여러 상황들을 빨리 종결짓자.. 적극적으로 소명자료를 제출하든 해서 이 상황을 정치적으로 빨리 풀고 종결하자..고 열우당이 말하는 거고 한나라는 그렇게 할 수 없다...
원 : 예. 할 수 없다는 주장들도 당내에 있는데..
총 : 당론 아닌가요. 헌재의 판단을 기다려라. 이런 게..


원 : 그렇죠. 근데 당론이란 건 영구불변이 아니거든요. 만약에 여당 대표하고 대화를 박근혜 대표가 하게 되면 국면이 새로 열리는 거죠.
총 : 근데 탄핵 얘기는 하지 말자고, 대화의 전제로. 탄핵 얘기 하지 않아야 대화를 한다고 말씀하셨잖아요?


원 : 근데 이제 탄핵이라는 게 얘기를 않기로 한다고 얘기가 안되겠습니까? 근데 탄핵철회를 전제로 해서, 그러니까 탄핵철회를 위한 회담처럼 만들면 의제가 설정되는 취지나 이런 것들이 정치 공세성으로 된단 말이죠. 그런 거에 대한, 사실 어떻게 보면 샅바싸움이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서는, 저는 대화를 조건 없이, 그리고 의제에 대한 특별한 전제를 달지 말고 만나야 된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대화에 의제를 달지 말란 특별한 전제는 스스로도 달고 있다.
정치, 참 재밌다.


총 : 혹시 헌재가 인용할 거라 기대하십니까, 개인적으로?
원 : 헌재가 인용해서 국가의 어떤, 다시 대선을 치르고 해야 되는 상황이 글쎄.. 우리가 그걸 감당하는 상황이 바람직한가요?
총 : 그러니까 개인적으로 그럴 수 있다 기대하시나요?
원 :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총 : 기각되더라도 예를 들어서 5대4로 기각된다거나 해서.. 봐라 이게 탄핵이 거의 될만한 사안이다...


원 : 그런 것들은 오히려 열린우리당에서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가지고 기각될 경우 큰일나고, 소수의견이라도 붙었을 경우 역사의 기록으로 남아서 대통령이 상처를 입고.. 이런 것들을 오히려 많이 분석들 하고 있더라고요. 그런 게 걱정이 되면 진작 와서 진지한 대화를 해 가지고(웃음) 해야지, 그건 그것 대로 걱정하면서 한나라당에는 계속 압박성으로만 얘기하는 거는 헌재에 대한 압박을 의도하고 있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들어요.


총 : 열우당이 그런 불안감을 토로해서 빨리 해달라고 하는 것을, 오히려 헌재에 대한 압박으로 이해하는 건..
원 : 그러면 전령사를 보내와서 진지하게 얘기를 해야죠..
총 : 거꾸로 한나라는 그럼 그런 불안감을 볼모로 해서, 이제 아쉬울 게 없으니까, 총선도 지나갔고..


원 : 아니, 진지한 대화를 해보고 그런 결론을 내린다면 좋겠지만, 누가 뭐 메시지를 갖고 우리 당에 다녀갔다거나 접촉했다는 얘기도 난 없는 거 같애요. 물밑에서 뭐 있는 것처럼 하는데, 물밑을 보니까 뭐 아무런 발갈퀴도 안 보이는데 물 위에서 말만 난무하는 게 아닌가. 제가 보는 한에서는 그렇습니다.


총 : 저쪽에서 정상적인 화해 제스처도 없이 그냥 일방적으로 여론을 몰아서 한나라를 압박만 한다고 생각을 하시는군요.
원 : 그렇게 단정짓는 건 아닌데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할 때, 진짜로 대화를 하고 뭔가 양보를 받아내고 싶다면...


총 :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할 때, 저쪽에서 칼에 찔렸다고 생각을 하면, 이쪽에서 니가 나를 화를 나게 했으니까 칼로 찔렀지.. 이런 태도는...
원 : 그런 입장을 고수하는 한.. 결국 서로 멀찍이 서 가지고, 저기 황산벌에 백제군 신라군 싸우는 것밖에 더 되겠습니까.


총 : 칼에 찔렸는데, 애초에 니가 나를 화나게 했으니까 내가 칼로 찔렀지.. 먼저 니가 나를 화나게 한 부분에 대해서 사과나 거기에 대한 인정이 없이 내가 칼로 찌른 부분에 대해서만 책망을 한다면, 나는 칼로 찌른 부분에조차 사과할 수 없다.. 이게 한나라 아니겠습니까?


원 : 허허허...
총 : 저쪽에서는, 일단 찌른 행위가 너무 크잖냐. 찌른 행위부터 일단...
원 : 칼을 찔렀다는 건 뭐 비유상 그렇고... 하여튼 때려봐, 때려봐 하니까 한 대 때렸다가 진짜 맞은 사람은 병원에 가서 드러누워 버리고, 때린 사람은 동네에 폭행범이 돼 가지고 지금 동네에 몰매 맞은 거 아닙니까?


총 : 그렇게 티격태격 치고 받는 정도로는 지금까지 언제나 있어 왔는데, 동네 사람들이 이번에 열이 받았던 건, 이게 치고 받는 수준을 넘어서서 한 쪽에 큰 상해를 가해서.. 이건 정상의 룰을 벗어났다고 해서.. 그동안 지켜만 보다 들고 일어난 거거든요.. 그러니까 주먹으로 때린 정도가 아니고 칼로 찌른 게 아닌가.. 사람들이 한 대 친 정도 가지고 그렇게 열 받은 게 아니거든요..


원 : 그럼 그렇게 볼 수 있겠네요. 허허허..
총 : 그래서 애초에 니가 나를 화나게 해서 칼로 찔렀으니까 화나게 한 걸 먼저 사과하지 않으면 칼로 찌른 거에 대해서도 사과할 수 없다는 게 이쪽 입장이라면, 저쪽에서도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자면, 아니 다 좋은데 일단 칼부터 뽑자.. 치료부터 하자.. 그래 놓고 그 다음을 하자고 말하는 거나 마찬가지 아니겠느냐..


원 : 그러니까 그 얘기를, 그게 칼에 찔린 거라고 비유한다면 그럼 칼을 뽑아달라는 건, 다 좋습니다. 근데, 다 얘기하는 방식이 있는 거예요. 아 진지하고 성의 있게 얘기하는지, 아님 그냥 동네 동사무소에다 스피커에다 대고 동네에다 떠드는 건지..


총 : 방식이 문제군요. 알겠습니다. 그럼 만약에 기각이 됐다...


원 : 아니 근데, 거기다가 약간 프라스 합니다. 그래서 우리 대표보고는, 내가 대표의 결단 차원을 왜 얘기하냐면 이런 식으로 따지는 게 쳇바퀴처럼 가 가지고는 사실 말싸움으로 끝나고 말 가능성도 있거든요. 대표라는 건 다수의 의견을 단순히 집행하거나, 아니면 법전에 나와있는 걸 그대로 집행하는 그거는 리더가 아니다. 리더라는 것은 숫자의 합으로서 나온 결론, 또는 이미 뻔히 텍스트에 나와 있는 답, 이거를 뛰어넘는 거를 통해 가지고 역사의 짐을 안고 꼬여있는 것을 풀 수 있는 이게 리더십이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는 모든 걸 자유롭게 생각하시고 결단을 내릴 수 있다면 결단을 내려 주십시오.


오히려 지금 시대는 먼저 엎드려 절하고 먼저 자기가 벗어서 내보여줄 수 있는, 자기 입은 옷을 벗는, 자기를 버리는 사람이 지금은 우리 국민에게 호소력을 갖는 그런 상황 아니겠습니까? 여러 차례 봤잖아요. 저는 일단 건의는 그렇게 해놓고 그렇게 결단을 내려주기를 난 또 바라고 있는 입장인데, 이런 걸 가지고 당내 왈가왈부, 또는 그런 상황으로 돼 가지고는 도저히 정리될 수 있는 상황이 못 돼요. 당내 상황이.



입장 차이는 선명하다.
그러나 분명한 건, 원희룡 정도 되면 대화의 상대가 된다.


총 : 만약에 기각이 된다면, 애초에 찬성표를 던진 국회의원들. 물론 떨어진 사람도 있고 남은 사람도 있습니다만, 남아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이미 선거로 심판이 이뤄졌다고 생각하십니까?
원 : 그러니까 어떤 책임을 져야 되는지에 대해서는 사실 뭐...
총 : 정치적인 책임이겠죠. 법적으로야 뭐...


원 : 정해진 게 없고. 정치적인 책임에 대해서는, 정치적인 책임은 결국 국민의 표로 판단하는 거거든요. 그러면 뭐 그걸, 글쎄. 그걸 국민투표로 붙여야 되는 건지 여론조사를 해야 되는 건지 그건 모르겠는데.


총 : 재선된 것이 일종의 정치적 심판을 받은 것으로 판단을 하시는 건가요? 예를 들어서, 만약에 안되면 어떡할 거냐. 소위 말해서 기각이 돼 버리면, 그렇다면 이쪽에서 저놈이 죄가 있다.. 이렇게 밀어붙여서 재판에 부쳤더니 판관이 아니다.. 그거는 뭐 사안이 안 된다 라고 기각을 해버렸습니다. 기각을 했다면 인제 대통령이 물러나야 된다 라고 했던 측에서, 그로 인해 불러일으킨 여러 비용도 있고, 국가적인 지체도 있고, 또는 국민적인 분노도 있고 등등 여러 가지를 발생시켰는데, 거기에 대해서 적어도 정치적인 책임은 있지 않겠습니까?


원 : 정치적 책임이 있죠.
총 : 그럼 그건 어떤 식으로 해소하고 풀어야 될까요? 혹은 그게 재선된 것으로 이미 심판이...


원 : 그런 건 아니죠. 근데 상당 부분 이번 총선 자체를 여당 측에서가 탄핵심판으로 몰고 가고 이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이미 그 쪽에서는 이게 많이 해소가 돼있는 겁니다. 우리가 먼저 이게 심판이라고 주장한 게 아니고, 여당에서 총선이 심판이라고 자기들이 의미부여를 그렇게 몰고 갔잖아요.


총 : 그러니까 이미 심판 받은 측면이 분명히 있다.
원 : 그렇죠. 근데 그렇기 때문에 거기서 끝나고 인제 아무런 책임 없다, 이런 건 아니구요. 헌재가 뭐, 나는 기각할 거라고 보지만 어떤 사유를 들어서 기각할지 모르지만, 근데 어차피 우리 헌법에 국회가 발의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고. 그 다음, 이거에 대해서 헌재가 결정을 하도록 하고, 헌재가 기각할 수도 있고 받아들일 수도 있게 해 논 거는 헌법 내에 예정돼 있는 절차고. 어차피 우리가 항상, 직접 민주주의와 대의 민주주의의 차이가 있는 거 아닙니까?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어떻게 국회의원이 탄핵 하냐 이러는데, 그거는 전혀 민주주의와는 안 맞는 얘기예요. 대의제로 뽑힌 대통령을 역시 대의제로 뽑힌 국회의원이 탄핵하도록 헌법에 그렇게 돼 있고, 대신 대통령은 재판을 안 받도록 해 논 거 아닙니까. 임기 중에는 수사와 재판을 안 받도록 한 대신에 국회만이 거기에 대해서 항의를 할 수 있도록 한 거고,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한 거고. 근데 국회의원들이 정치적으로만 그렇게 몰고 갈 수도 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법적인 판단기능을 가진 헌재에서 다시 한번 엄정하게 하도록.


만약에 자 그러면, 헌재에서 기각되면 국회가 전부 책임을 져야 되는 그런 거라고 한다면, 원래 삼권분립에 의해서 서로가 견제하고 균형을 맞출 수 있게 해놓은 거에 대해서 좀 지나치게 의미를 뺏어버리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거든요. 그러니까 어떤 식으로 책임을 져야 될지에 대해선 우리가 좀 차분히 생각을 해봐야 되겠지만, 그런 사태가 안 오도록 사전에 푸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만, 그러면 무고죄를 준용해서 거꾸로 감옥에 집어넣어야 되는 거 아니냐 라든지 이런 거는 헌법에 의한 우리 민주주의의 삼권분립의 틀, 이런 거를 아주 도외시하고 봉건 왕조 시대 내지는...(웃음) 이런 식으로 얘기하는 게 아니냐. 차분하게 돌이켜 본다면. 그런 생각이 듭니다.



총 : 그런 점도 있겠죠. 그런데 이번 케이스에서 그런 예를 들려면 대의민주주의가 실제 민의를 대의 했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는데, 이번에는 다수 민의하고 상관이 없었기 때문에 책임론이 나오는 거 아니겠습니까.


원 : 70퍼센트가 반대하는데 강행한 그거하고... 대의제와 국민여론이란 것도 아주 가변적인 게, 물론 탄핵에 대해서 우리는 할말이 없습니다만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도가 30퍼센트까지 떨어진 것, 그 다음 탄핵은 반대한다고 했는데 기자회견에 대해서는 적절하지 않다, 실망했다고 하는 여론이 70퍼센트까지 올라오는 것. 이런 부분들이 계속 서로 오버랩 되면서 정치상황은 흘러가는 거거든요.


그래서 다른 건 다 빼고, 70퍼센트의 여론이 반대를 했는데 왜 강행했느냐. 이게 민의를 반한 거 아니냐. 그렇게 한다면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30퍼센트밖에 안 된다는 것인데, 그럼 대통령에 대해서 적절한 비판과 견제를 안 하는 그런 정치인들에 대해서 어떻게 책임을 물을 것이며, 그런 문제들이 있죠.


총 : 대통령 인기가 떨어진 것과 그게 탄핵의 명분이 곧장 되는 건 또 다른 얘기죠.
원 : 아니 그러니까 그게 연결돼서, 탄핵이라는 거는 난 잘못했다고 보는 거고, 왜냐면 지나치기 때문에..


총 : 그 인기가 떨어진 사연을 과잉 해석했거나, 또는 아전인수를 했거나.
원 : 그렇죠. 그러니까 오만과 오산이 같이 들어있는 거예요. 그런 점에서는 참 어떻게 보면 처절히 반성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데, 그런 상황을 가지고 뭐 이건 민주주의 쿠데타라든지, 아니면 이게 민의를 완전히 무시한 독재라느니, 이런 것은 또 역시 감정적이고 어떤 여론몰이 식의 얘기지, 차분하게 우리가 서있는 국가시스템에 비춰봐서는 동의할 수 없는 얘기다.


총 : 그렇게 따지면 탄핵이야말로 감정적이지 않았나요?
원 : 그렇죠.. 하지만 헌법에 탄핵이란 제도가 있고, 그거를 국회에다 부여를 해놓은 거 아닙니까?
총 : 탄핵이란 제도 자체를 뭐라고 하는 게 아니라.
원 : 그러니까. 탄핵이라는 게 좀 지나쳤고 당리당략적으로 진행된 점이 있기 때문에 제가 그 부분에 대해서 반대를 하는 거죠. 만약에 명백한 대통령의 비리라든가 인권탄압이라든가, 이런 걸로 탄핵을 했으면 아마 제가 앞장서서 탄핵 강행했을 겁니다.


총 : 정치인들 인터뷰 하면서 항상 느끼는 부분이기도 한데, 예를 들어서 당선 후 MBC 토론에서 한나라당이 제1당을 빼앗겼다.. 고 하셨는데 기억하시는지 모르겠는데 하여튼, 멘트가 그런 게 있었습니다. 근데 그 표현을 듣고 또 한번 그런 걸 느꼈는데... 뭐냐면, 정치인들 내부자 논리가 있잖습니까. 끼리끼리 만나게 되고 그러다 보니까, 국민이 아니라 상대만 보이게 되면서.. 사실 한나라당이 제1당을 열우당에 빼앗긴 게 아니라, 국민이 이쪽 표를 덜어낸 건데.
원 : 그렇죠.


총 : 그러니까 사안들을 정치공학적인 대결구도 내에서만 바라보고 그 속에서 사안들을 해결하려 하는데, 탄핵도 그래서 간 거 라는 생각이...
원 : 제가 그때 토론회에서 얘기했던 거는 어떤 취지 였냐면, 자꾸 한나라당도 승리한 거다.. 그 얘기에 대해서 그게 아니다.. 한나라당이 패배한 거고 이 패배의 의미를 변화의 계기로 삼아야 되고 정치 형태를 바꿔야 된다. 이런 걸 주장하는 속에서 1당을 뺏겼지 않습니까, 이게 패배지. 완전히 50석으로 갔다가 120석으로 왔으니까 이게 국민이 한나라당을 지지해준 거고 승리한 거다, 이렇게 생각하는 건 오산이다. 이걸 강조하면서 나왔던 표현이죠. 뭐 그 말과 별도로 방금 말씀하신 그 말씀도 그 자체로 옳다고 생각을 하고요.


총 : 그래서 지금 철회와 관련해 말씀하시는 것도, 국민이란 요소를 하나 더 놓고 보자면 철회하자, 철회하지 않아야 한다.. 니네가 먼저 감정을 상하게 했다, 그러면 제대로 요청해라.. 등등의 이야기는 국민들하고 사실 상관없는 얘기거든요. 사실은 빨리 해결해 주길 원한단 말이죠.


원 : 여론조사 해보셨어요? (가장 억울한 듯한 목소리)
총 : 헌재의 판결을 기다리자는 측도 가능하면 빨리 되기를 원하는 거 아닌가요..

원 : 아니 국민 국민 하는데, 저도 국민이에요. 저는 국민과 동떨어진 정치인 아닙니다. 대신 보다 많은 다수의 민의와 항상 가까이 있고 그 자체를 대변할 수 있도록 하는.. 그런 걸 노력하는 거지, 별다른 국민이 또 있는 겁니까? 그러면 여론조사에서 헌재를 기다리자는 쪽 40퍼센트, 내지는 철회해야 한다는 쪽 40퍼센트, 잘 모르겠다 20퍼센트, 어느 건 국민이고 어느 건 국민 아닙니까? 그래서 나는 국민여론이라는 것을 절대적인 잣대로 갖고 오는 것은 오히려 그런 맹점이 있다..


여론이라는 것도 중요한 고려수단의 일종이 되는 거고, 서로 맞물려 있는, 지금까지 과정으로서의 역사라든지, 맞물려 있는 여러 가지 상황들, 이런 거를 같이 합리적으로 고려하고 접근 하는 것도 좀 필요하구요. 그 다음, 원하는 거라고 해서 현실에서 바로 실행이 될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좀 답답하거나 안타까운 점들이 있는데, 그래서 지금... 예를 들어서 탄핵에 대해서 헌재의 결정을 기다리자, 그 다음 서로 대화를 하기 위해서 이게 되니 안되니 라는 게 국민하고는 전혀 무관하다는 그거는, 뜻은 가급적이면 이해하고 순수한 뜻으로 받아들입니다 만은, 과연 그 국민이 어느 국민이냐..


총 : 그러니까 기다리자는 여론도, 물론 헌재까지 가지 말자는 여론도 있지만 기다리자는 여론도, 역시 한시라도 빨리 해결되길 원하는 건 마찬가지 아닙니까?


원 : 질질 끌고 그러는 걸 누가 원하고 용인하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잠정적으로는, 늦어도 5월 달까지는 끝내라. 지금 뭐 소추위원들 입장에서는 증인도 자꾸 부르고 이렇게 하는... 헌재도 보니까 지금 뭐 대총령을 불러야 할지, 이런 증인신문을 어떻게 할지 이런 걸 가지고 회의를 열어서 결정을 내린다면서요. 헌재가 가는 움직임이 늦어도 5월은 안 넘길 거 같은 움직임이 있으니까, 제가 볼 때는 뭐 3, 4주면 결론 나는 게 아닌가.


대신 여야간의 대화가 좀 잘 이뤄져서 헌재가, 그러면 탄핵을 발의한 측에서도 이런 걸 가지고 국가의 어떤 불확실성이 없는 쪽으로 인제 한다고 하니, 서로에게 상처가 가급적 덜 나는 쪽으로 우리가 아무튼 국민의 양해와 정치권의 협조를 전제로 해 가지고 편안한 결론을 내립시다. 이렇게 해갖고 전격적으로 내려질 수 있는... 그걸 만들어 보기 위해서는 아까 같은 서로 떠넘기는 공방 차원이 아닌... 그런 걸 만들어 보자는 데는 전 뭐 똑같고 그거에 대해서 저는 찬성을 하고 거기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밀어주고 싶은 그런 마음인데, 이것 때문에 다른 모든 문제가 극단적인 대결로 가야 되고, 그런 국면은 이미 아니지 않은가.. 제 생각은 그래요.


총 : 제가 김근태 의원하고 인터뷰 하면서 유사한 질문을 했는데, 그 반응은 정반대로, 이쪽은 상처를 크게 입었는데 왜 손을 내밀지 않느냐, 한나라당이. 그러니까 한나라당에서는 지금 말씀하신 것만 가지고 보면, 저쪽에서 손을 내밀어야 한다 라고 말하는데, 저쪽의 정치인식, 상황인식은 한나라당이 손을 내밀어야 한다라고 한단 말이죠. 완전히 상반된 상황인식인데 지금 이런 국면이라면 그냥 흘러가서 헌재의 판결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을 것 같긴 한데..


원 : 대화가 안 되면 그렇게 되겠죠.
총 : 알겠습니다. 탄핵 얘기는 뭐 이만하고.
원 : 허허허



현 정국의 근본적 책임소재를 어디서 찾느냐, 가 양 진영 시각의 간격을 만들어 낸다. 한쪽은 대통령에, 한쪽은 탄핵에. 이 입장 차는 극복될 수 없는 성질의 것이다. 한 쪽더러 일단 죽으라는 이야기니까. 일단 죽으면, 봐서 살려줄께 하는 이야기니까.


탄핵과 관련한 토론들을 보고 한나라가 변한 게 없다고 열 받았다면, 변할 수 없는 걸 변하길 기대하는 거란 사실..을 빨리 깨닫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







(2)

 


이제 총선 관련 질문 차례.





총 : 천막당사는 언제까지 있을까요?
원 : 글쎄? 다른 당사를 구하기 전까진 있어야 할 텐데, 저는 오늘 아침에 회의도 있었는데 뭐 그... 어떤 당사로 구할 거냐는 게 문젠데, 제가 볼 때는 중앙당사 살빼기, 슬림화를 할 거거든요. 과거처럼 조직을 관리하는 비대한 중앙당, 그리고 대통령선거 체제를 평상시에 관리하는 의미에서의 중앙당. 이런 건 필요없습니다. 그걸 유지할 능력도 없고요, 돈도 없고.


그래서 한편으로는, 원내정당으로 가야 되기 때문에 그동안 중앙당사 내에 있었던 많은 대표, 원내총무들의 활동이 국회 내로 들어와야 되구요. 그 다음 원내 정책활동을 보좌하기 위한 당의 정책위원회라든지 이런 활동은 국회로 들어와야 되는데, 국회 운동장에 뭐 각 당들이 공동 입주하는 그런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사무실을 지어 가지고 각 중앙당사들이 다 들어왔으면 좋겠어요. 대신 바깥에 있는 당사들은 조그맣게, 어차피 국회 내로 못 들어오는 기능들만 일반 사무실 공간 정도로 해가지고 유지를 해야 되지 않나. 그런 생각입니다.


총 : 이제 선거가 끝났으니까 천막당사를 걷는 건데...
원 : 다른 당사 구하기 전까지는 있어야죠 뭐. 그러나, 선거용 천막은 아니죠. 선거용 천막은 아니고, 과거 부패와 권위주의의 그런 과거와 절연하는, 강을 건너가는 그런 하나의 상징인 것이지. 그래서 당사를 새로 옮기더라도 전혀 새롭게 변모한 당을 담아내는 그러한 물리적인 측면으로서의 당사여야 된다. 그게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계속 있어야죠.

총 : 하필 선거기간에 그런 과거와 절연을 위한 징검다리를 마련했다는 건 선거용이죠.
원 : 뭐.. 그렇죠. 그런 의미에서는.. 지각변동이라는 것이 화산이라든가 지진을 통해서 지각변동이 일어나잖아요? 그래서, 선거기간을 통해서 우리 정치질서가 많이 바뀌어야 되거든요. 의미 있는 것들을, 평소에는 미적거리던 것들을 선거 때, 다른 날들도 보면 선거 때 전부 중앙으로 이동하고, 그동안 부족했던 것들을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 보완하고.


이런 것들을 통해서 민주주의가 앞으로 나가는 엔진의 측면이 있기도 하거든요. 그러니까 단순히 쇼다, 또는 단순히 어떤 보여주기 위한 껍데기다. 그렇게 전락할 경우가 많았고 그렇게 갈 소지가 있지만, 그런 걸 계기로 해서 한 단계 앞으로 나갈 이런 걸 정착시킨다면 그건 어떤 선순환의 작용을 하는 거죠. 그리고 민주주의의 강점이 그거구요.



사실 누구나 안다. 천막이 선거용이란 건. 그걸 몰라서 물은 게 아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변을 누구나 매끄럽게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 천막은 쇼일 소지가 있으나 그걸 계기로 전진하면 그게 선순환 고리다.. " 멋지다. 천막에 대한 변으로 이만한 게 있겠나 싶다.


그게 민주주의 강점과 무슨 관련인지는 모르겠지만.


총 : 정동영의 노인발언으로 상당한 이득, 톡톡한 재미를 봤습니다. 지난 번에 어떤 여론조사 보니까 이번에 투표하는데 영향력을 미친 게 넘버원이 탄핵이고, 넘버투가 정동영의 노인 발언이던데, 근데 정동영 노인발언이 있자 한나라에서는 노인을 공경한다는 제스쳐를 취하는 전략으로 나왔습니다. 포지티브 전략이라고 할 수는 있는데(웃음)


근데, 이번 공천 때 보면은 사실 한나라에서 나이 많은 사람들 물러가라, 그런 얘기 먼저 했었거든요. 사실 이게 코메딘데(웃음). 구경하고 있다 보면..  유치하다.. 그런 생각들 지 않을 수 없는데.. 내부에 있으면서 그런 생각은 안 하시나요? 그러니까 상대의 약점이라 생각하고 확 잡아가지고 공격하는 데.. 그 포인트와 수준이.. 그게 무슨 정책도 아니고, 저쪽은 노인 공경 안 한데.. 우린 노인 공경해.. 그럴 수밖에 없을까요? 우리 정치 수준이.


원 : 지금 노인 발언 때문에 재미를 봤다는데, 출구조사를 통한 투표율 보니까 60대 이상 투표율이 예년보다 높지가 않네요. 그런 신문기사 보셨죠?
총 : 그렇긴 한데, 열우당에 등을 돌리게 한 요인은 됐죠. 꼭 60대가 아니더라도.
원 : 그렇죠. 열린우리당은 탄핵이라는 강력한 편서풍을 타고 약진을 했는데, 그 다음에 뭔가 긍정적인 면을 보여준 게 없었거든요.
총 : 내놓은 게 없으니까.


원 : 그렇죠. 그래서 인제 거품이 꺼지는 과정이었는데, 그런 과정을 좀 부채질한 면은 있겠죠. 근데, 노인 덕을 우리는 많이 본 줄 알았는데 막상 투표율을 보니까 3, 40대 투표율이 올라간 거에 비해서 60대는 오히려 줄어들었다고 그러니까...
총 : 3, 40대에서 돌아선 게 있었겠죠.


원 : 있겠죠. 아무래도 우리 정동영 의장은 탁월한 엔터테이너거든요. 탁월한 어떤, 대중과의 프리젠테이션 능력을 갖고 있는 분인데, 결국 자기의 장점으로 인해서 하나의 타격을 입는 그런 아이러니한 면도 봤구요. 그런 걸 가지고 제 선거구에서는 일체 대응을 안 했습니다. 그건 뭐 노인 분들이 알아서 판단하는 거지, 그걸 가지고 상처에 부채질해서 득을 보겠다는 거는 유치한 정도가 아니라 치사하죠.


총 : 우린 공경한다는 전략, 좀 유치했습니다(웃음).
원 : 그게 포지티브라고 그러는데 그건 네가티브고. 좀 치사하죠. 근데 결국 정치라는 현실에서는 치사하더라도, 치사하고 악착같은 사람이 이기는 경우가 많고.  선하고 점잖은 사람이 승률이 꼭 좋지가 않은.. 이런 현실도 있죠.
총 : 그러면서 노무현을 파퓰리즘으로 욕할 자격이 있나요.(웃음)
원 : 서로 욕하면서 닮아가는 거예요(웃음).


총 : 그럼 예를 들어서 전여옥 당선자 같은 경우에, 토론회 한 번 하고 국회의원이 돼 버렸어요. 어느 날 갑자기 졸지에. 그 사람이 정치 전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정치에 뜻이 얼마나 있었는지도 모르겠는데 토론 한 번으로 국회의원이 돼 버렸는데, 이거 너무한 거 아닌가요? 토론회에서 우리 편 유리한 발언 한 번 했다가 바로 픽업하고.


원 : 난 개인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싶은 생각이 없구요.
총 : 그러니까 전여옥 당선자가 자격이 있다 없다가 아니라, 그게 누구였든 간에 그런 식으로 픽업돼서 바로 국회의원이 되고, 그 사람이 정치를 말하고 민의를 대변한다고 하는 시스템, 이거 잘못된 거 아닌가요?


원 : 국회의원이란 게 나름대로 국회의원 직무의 어떤 전문성이라든가, 아니면 갖춰야 될 어떤 소양, 그리고 그러기 위해 기초의회에서부터 다져져야 된다든지, 각 경제 분야나 이런 데서 뭔가 나름대로의 자질과 어떤 컨텐츠가 돼 있어야 된다.. 그리고 그게 커리어나 정치 입문과정에서 나타나야 된다.. 이런 요구도 있는 반면에 지금은, 이번에 당선된 사람들 보십시오. 전격적으로 그냥 국회의원 된 사람들이 굉장히 많을걸요.


아무튼 이런 현상들은 좀 급격하게 변화되는 어떤 격동기에 있는 거 아니냐. 그러니까 가을에 날리는 나뭇잎처럼 이 시대가 얼마나 격변에 격변을 거듭하고 있는가를 볼 수 있는 하나의 단초로는 내가 의미 있게 받아들여지는데, 뭐 어떤 개인이 나름대로는 그 동안 살아 왔는 게 다른 국회의원 어떤 사람보다 열심히 살아왔는지도 모르는 일이고. 난 뭐 개개인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고런 평가를 할 자격이나 위치가 있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총 : 초선이야 전부 어느 날 갑자기 정치에 입문한 거 지만, 최소한 그 사람들은 애초부터 나는 정치영역에서 활동하겠다라는 의사와 의지를 표명하고 경선이나 공천을 통해 들어온 사람이라면, 전여옥 당선자는 토론회 한 번 나왔다가 저 사람 좋네, 이래서 결국 정치인까지 돼 버렸잖습니까? 졸지에. 이게, 정치가 너무... 뭐랄까요. 쇼 다..


원 : 그런 게 그러니까,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정치가 엔터테인먼트성으로 계속 가고 있거든요. 그리고 감성과 감각에 인한 정치로 가고 있는데, 사람이 사람의 감정, 감성, 직관, 이성, 이런 게 다 균형을 이루는 게 가장 능력도 발휘하고 사회 전체로 봐서도 이런 게 균형이 맞아야 좀 성숙하고 발전된 사회로 가는 것처럼, 지금 어떤 격변기 속에서는 감각과 감성에 의한 엔터테인먼트성의 그 측면이 주로 인제 승승장구하고 하루아침에 스타가 되고. 이런 성격이 있는데 난 이런 면 자체를 우리가 다 흡수해야 된다고 봅니다.


대신 그것만으로 보편화되고 거기에 흘러갈 때는 그만큼의 가벼움과 내용 없음, 내지는 어떤 현란한 쇼, 내지는 요란한 깡통.. 이렇게 갈 수가 있거든요. 그 반대의 어떤 이성적인 측면이라고 할까, 아니면 미래를 향한 예지라고 그럴까, 그 다음 우리가 어떤 삶의 무게라고 그럴까, 사람들이 각자 살고 있는 삶의 문제들의 어떤 비중이라고 그럴까.. 이런 부분들이 실려와야 된다는 면에서는 반대 방향의 균형을 잡는, 내지는 그걸 채워 넣는 이런 게 훨씬 중요하고 강조가 돼야 되겠죠.



쇼지만 그것도 정치의 요소이고, 그걸 균형 잡아주는 게 중요하다. 이 말을 그는 위와 같이 한다. 독특하다.


총 : 아까부터 탄핵 이후 총선과 관련한 이슈를 묻고 있는데.. 한나라당이 물론 수도권에서 35석을 차지하긴 했지만 지역당이라고 비판한다면 별 도리가 없다고 저흰 생각하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나라당이 영남 지역당이다.. 말할 수도 있고, 아니다. 그래도 수도권에서 35석을 얻고 강원도에서도 일부 얻고 해서 전국정당의 면모를 그나마 유지하고 있다. 개인적으론 어떻게 보십니까?


원 : 지역정당으로 주저앉을 위기에 만성적으로 노출돼 있는 거죠. 근데... 그렇다고 해 가지고 영남을 지역주의의 주범처럼 일방적으로 딱지 지우는 건 좀 억울할거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면, 영남 쪽에 열우당이 얻은 득표율을 보십시오. 30퍼센트 얻은 거나 40퍼센트 막상막하, 일부는 의석을 내주기도 했고. 근데 호남 같은 경우는 1.5퍼센트. 뭐 호남을 원망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표에...


총 : 그 둘의 성격을 동일하게 놓을 순 없죠.
원 : 물론 그렇죠. 물론 그런데, 그래서 이걸 어떻게 극복하고 나갈 것이냐에 대해서 한나라당이 굉장히 어렵고 아주 고약한 숙제가 있는 거고. 저는 그래서 이걸 우선 대다수 국민들의 어떤 변화와 개혁에 대한 요구, 그 다음 과거에 어떤 부패와 기득권과 부당한 오만한 권위에서 탈피하는 이런 자기변화의 모습.


그 다음 더 나아가서는 우리가 해결해야 할 것들이 결국 민족 공동체의 문제. 저는 남북 경제공동체를 통해서 긴장을 완화하고, 통일을 대비할 수 있고, 거기에서는 우리가 시장경제라는 핵심수단을 가지고서 북한에 대해서 계속 협력관계를 강화해 나가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한나라당이 전연 새로운 버전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요.


다음 젊은 세대에 대해서, 젊은 세대의 자유로운 활동과 그들이 사회 주역으로서 활동할 때, 그 다음 그들의 노후, 이런 문제에 대해서 진짜 생활의 비전과 책임으로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가는 이런 문제. 그들의 창발성을 꽃피워 주는 자유와 풍요에 대한 기회를 열어주는, 이런 데에 좀 더 책임성 있는 고민을 해야 되고.


이제 남은 문제들이 더 본질적인 문제일 텐데, 그동안 경제 성장... 한나라당의 모토가 성장 엔진에다 가장 비중을 두는 정책이고 그런 정체성을 갖고 있는데, 성장엔진을 키워서 가더라도 진짜 눈물 흘리며, 속에서 피눈물 흘리는 어려운 사람들을 손잡아 주는. 그러니까 거기를 대표하는 계급정당은 아니라 할지라도 거기를 향해서 가슴과 배려와 정책이 열려있는 그런 모습을 실지 신뢰와 실천으로 보여줘야 되고요. 정책 보여줘야 되고.


남아있는 게 결국은... 어떻게 보면 제일 어려운 호남. 이건 워낙 정치적으로 확신화, 그리고 역사가 다 그 속에 축적이 돼 버렸기 때문에 쉽게 화해가 안 되는 면이 있는데, 저는 산업화 세대와 민주화 세대, 뭐 인물로 치면 박정희와 김대중. 그 다음 그게 아주 폭압적으로 나타났던 광주학살. 이런 문제에 대해서 진짜 어떤 희생양 내지는 사육제 제물을 바쳐서라도 하여튼 이거를 화해하고, 그 다음 호남에 대해서 일부라도 마음을 열어 달라는, 그리고 일부라도 정치적 지평을, 공간을 달라는. 뭐 과반수를 달라는 것도 아니고 30퍼센트를 달라는 것도 아니고, 최소한 전국정당으로, 서로 정책정당으로 경쟁할 때 일단 10퍼센트, 20퍼센트 정도는 지지해줄 수 있는.. 그런 면에서 다가가는 노력도 필요하고 제시하는 노력도 필요하고.


근데 이게 한 순간에 안되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하는데, 제가 생각했을 때는 한 3년이란 시간을 갖고 다음 번 대통령 선거나 큰 선거를 할 때는 호남에서도 완전히 바뀐, 지금 한나라당이 아니라 한나라당을 모태로 하되 완전히 바뀌어 있는 새로운 신당이 호남에서 한 10퍼센트 내지 20퍼센트.. 그리고 인물들도 지금보다는 훨씬 호남민들에 대한 실질적인 대표성이 있는 분들이 일부는 우리 당의 일각을 이뤄주는. 그런 걸 이제 바라고 있죠. 그런 걸 위해서 프로그램을 짜려고 합니다.


총 : 호남의 몰표하고 영남의 몰표를 성격 구분 짓고 계십니까? 정치적으로 다르다라고 판단을 하시나요?
원 : 다른 면도 있고, 또 근본적으로 가보면은 이제...
총 : 다른 면은 어떤 부분입니까?



이 지역주의를 구분하고 이해하는 한나라 소속 의원을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기에, 기대 만땅, 쫑긋.







원 : 다른 면은 어떤 거냐면, 영남이 비교적 산업화 세력과 한국에서의 어떤 보수를, 뭐랄까. 지탱한다 랄까요? 그런 식의 성향과 성격이 많죠. 그러니까 사회가 보다 진보 쪽으로 이동되는 속에서 이걸 견제하는 힘이 나오는 한 소스가, 그런 힘이 기업이라든가 사회의 어떤 전문가라든가, 아니면 주부라든가, 노령층이라든가.. 이런 데서 나오는 면들이 있잖아요?


그런 것의 한 일각으로, 지역적으로는 우리 역사 속에서 과거의 어떤 산업화의 전통이라든가, 지켜야 될 우리의 보수적인 가치,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좀더 많은 전파력과 먹혀 드는 그러한 여건과 사회적인 풍토를 갖고 있는.. 그런 게 영남이라는 의미도 있는 거 같애요.


총 : 반면에 호남은? 차이점.
원 : 호남은 어떻게 보면, 산업화 세력이 호남의 주축을 이루고 있진 않잖아요. 어떻게 보면 김대중 대통령을 역사 속에서 중심으로 한 민주화 세력, 나중에 결과적으로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지지의 결집현상을 통해 가지고 스스로들을 어떤 민주화 세력, 그 다음에 산업화에서 소외됐던 계층들의 어떤 울분과 비원, 이런 것들을 담는. 이런 면에서 자기 동일화와 자기 의식화를 많이 해왔기 때문에 현재로서 나타나는 정치적 칼라는 보다 진보적이랄까? 보다 기층 서민층에 무게중심이 더 있는 그런 거라고 볼 수 있겠죠.


총 : 그럼 크게 대별하자면 영남표는 좀더 보수적이고, 호남은 좀더 진보적이라고 덩어리 지을 수 있다..
원 : 그렇게 볼 수 있죠.
총 : 가장 큰 차이점은 거기에 있다..
원 : 그렇다고 봐야죠.
총 : 그럼 그 원인은 뭐죠..


원 : 원인은 역사죠, 역사. 우리가 지금은, 큰 역사의 계기가 건국이란 계기가 있었구요. 거기서는 우리가 공산화로부터 생존했다 라는 면에서, 원초적 자유를 그때 확보한 겁니다. 그러니까 이 자유라는 게 실질적인 정치적 사회적 자유로까지 이렇게 확대됐던 것은 87년 민주화 과정을 통해서 얻은 거구요. 민주화 투쟁세력이 이거를 아무튼 실질화시켰다고 봐야 되고.


또 하나의 축은 풍욥니다. 국민소득 1백 달러의 60년대 초반의 세계 최빈국 수준에서 70년대, 80년대, 90년대 오면서 일단 1만 달러까지 온 이 과정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없었던 빈곤에서 풍요로 가는 과정이었거든요. 우리가 지금 1만 달러의 덫에 걸쳐서 한 10년 가까이 제자리 걸음하고 있는 게 문젠데, 그러면 이 자유를 얻어내고 자유가 다시 민주화로 지평이 넓혀지고, 이 풍요가 결국 1만 달러까지 오는 과정에서 어떤 빈곤과 소외의 그늘을 낳았다.


이 역사의 과정이 비교적 권위적이고 억압적이었잫아요? 그리고 국민들로부터 만들어진 권력이었다기보다는, 권력이 어떤 위로부터 만들어져 가지고 밑을 동원하고 통제하는 식의 정치 모델이었기 때문에 산업화 과정에서의 국론결집, 그리고 그거를 위한 형식적 민주 절차의 동원, 이런 걸 가다 보니까 이걸 통해가지고 그 정치세력의 주된 지지기반으로써 영남이 형성됐던 면이 있구요.


그 다음에, 다른 세력도 많이 시대흐름에 따라 변천이 되기 때문에, 시대가 흘러가고 계층은 계속 이동되고 하니까 고정적으로 안 남아있는데, 지역이란 틀은 상대적으로 특히 지역구란 걸로 고정이 돼 있다 보니까 고정된 틀로 보이는 거죠.
호남은 마찬가지로, 건국과정에서는 같이 왔지만 산업화 과정에서는... 예를 들어서 뭐 농촌이 해체되면서 서울로 와서 도시빈민을 이루는, 전부 그렇다는 건 아니구요. 호남은 이런 게 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구성을 갖고 있었고.


공직자 사회라든지 사회 각 부문에서 상대적으로는 소외와 불이익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이런 감정이 있는 상태에서, 김대중 대통령, 그리고 그 정당이라는 정치적 구심체를 가지고 거기에서 어떤 정치적 논리와 명분들에 호남 주민들이 강하게 어떤 지지를 보내면서 일체화를 시켜간 그 역사 과정 자체가 현재 남아있는. 현 상태에서 그런 거구요.


앞으로 가면서는, 이런 양극의 분화라는 축은 내가 볼 때는 하루아침에 서로 섞이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미국사회에서도 흑백 인종갈등이 있지만, 이걸 잘 관리해 나가지 않습니까? 그리고 기회는 모두에게 열어 나가는 것이고. 그래서 산업화의 주축세력, 민주화의 주축세력이지만 그 열매를 다같이, 모든 국민들이 누려야 되듯이 저는 산업화를 통해서 우리가 이루어낸 풍요를 한 단계 발전시켜 가지고 2만 달러, 3만 달러로 가야 되는 거고. 그 다음 건국과 민주화를 통해서 우리가 지키고 있는 자유라는 가치를 지켜야 되구요.


우리가 털어버려야 되는 것은 과거의 부패. 경제성장 과정에서 있었던 부패. 그 다음 건국과 억압적 정치 과정에서 형성됐던 억압적 권위주의. 이 부분을 이제 벗어야 되는 것이고. 양쪽 공히. 그리고 특히 한나라당이 그렇겠지만, 성장과 민주화 속에서 나오는 이 갈등을 통합시키고 성장의 어떤 부산물들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공평이라는 질서, 공평이라는 가치를 우리가 가지고 가는, 그렇게 해야 선진국으로 갈 수 있거든요.


그러면서 풍요를 더 키워야 되고. 우리 자유, 그리고 그 속에서 어떤 다원화라는 거에 대해서 공존의 논리, 그리고 서로를 인정하면서 다양성을 인정하고 개방해 나가는. 개방 사회로 나아가는 이 부분이 좀더 강화가 돼야 되구요. 우리 사회의 병리현상들을 치유해 나가기 위한 공평. 이런 면에서 자유와 풍요와 공평이라는 게 서로 추구하는 가치의 공통분모가 돼 가지고 여기서 방법론이라든가 서로를 조합하는 우선순위랄까? 이런 것들이 차이가 있어서 서로 선택 가능한, 교체 가능한 복수의 정치세력으로 서로 공조하면서 경쟁하는, 이런 질서로 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지금 영호남 사이에 있는 적대적인 감정, 그리고 서로를 배타하고 서로가 사라져야 나라가 잘된다고 생각하는 이런 극단적인 대치 상태에서 공존과 생산적 경쟁의 체제로 가줘야 된다. 안 그렇고 서로 상대가 죽어야, 상대가 죽고 그 반사이익으로 우리가 그냥 먹는다. 이런 거 가지고는...


우리 대한민국의 3대 위협 중에 하나는 중국의 성장이구요. 또 하나는 우리 인구구성 자체가 급속히 노령화되고 있다는 점. 그래서 부양의 부담이 더 커진다는 점. 그리고 북한이라는, 저 분단과 인권이 폐쇄되고 억압돼 있던 저 경직된 시스템이 통일비용, 내지는 한반도 동북아 내에서의 안정을 교란하는 이 비용으로 온다는 점. 통일비용, 그 다음에 이 고령화 사회에 대한 부양비용, 중국에 급성장에 따른 우리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이 배용. 이런 것들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이런 공통의 가치에 공통분모와 상호접근. 이런 노력이 필요하고요.


이런 면에서 저는, 한나라당은 중간지점, 그리고 보다 전국... 전국 뿐만 아니라 동남아 전체, 그리고 변화하는 우리 사회의 인구구성. 이런 것까지 감안하면서 새로운 자기의 위치선정을 해줘야 되구요. 열린우리당은 이런 게 좀 손쉽게 자동적으로, 흘러흘러 오다 보니까 자동적으로 지지가 모인 면이 있는데, 그 지지만 가지곤 국가경영을 성공적으로 끌고 나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런 면에서는 역시, 다른 측면에서의 과제를 갖고 있고 시험대에 서 있는 게 아닌가.


그래서 저는 열린우리당도 반사이익이라든가 어떤, 우리는 전국정당이고 우리는 성인정당이고 우리는 민족주의 정당이고, 이런 엔터테인먼트 내지는 프로퍼갠다에만 만족해 가지고는 우리 한국 사회의 놓여있는 지형 자체가 아주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 돌변할지 모른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강건체, 건조체 그리고 만연체. 미리 준비한 답변들이 아니라 가끔 옆길로 샜다 돌아오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논리적이다.


총 : 그건 그런데, 제가 제일 궁금했던 거는 영남과 호남 지역주의에 대해 어떻게 이해하시냐는 건데, 호남 정서의 본질이 경제적 빈곤과 정치적 소외에서 출발한 감정적인 것이었다 라면 그럼 민노당을 지지했어야 되지 않을까요? 만약에 그런 원인이었다면 열린우리당을 일방적으로 지지하는 건 이해할 수 없지 않습니까?


원 : 음.. 그렇죠.. 근데.. 그래서 소외와 빈곤, 그 계층적인 게 호남을 대변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하구요. 이걸 가리는 건 아마 기득권과 권위주의, 여기에 대해서 아마 좀 보다 공평하고, 투명하고, 민주적이고, 기회가 골고루 보장되는 이런 부분이 초점인. 정치적인 포인트로서의 초점은 그런 거였겠죠.


총 : 호남 정서가 다른 지역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더 정치적으로 공평한 거를 요구하는 정서가 있다? 그럼 호남 사람들이 왜 특별히 더 그럴까요?
원 : 어... 지금까지의 어떤 기회의 불균등으로부터 자신들이 피해를 받아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죠.
총 : 그럼 왜 하필 갑자기 열린우리당이 그 기회의 균등을 가져다 주는 사람들이 된 겁니까?


원 : (유일하게 머뭇거린 순간)글쎄요.. 음.. 난 호남에서 열린우리당이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예를 들어서 그런 것들이 현재로서는 머 햇볕정책, 그 다음 민주화의 계승, 그 다음 뭐.. 결국은 호남에서 볼 때 한나라당은 없어져야 될(웃음) 멸절돼야 될 공적으로 생각하시는 거 같은 데, 뭐 그런 거에 대한 앤티 감정. 이런 것들이 복합된 게 아니겠어요? 저는 이것도 과도기적인 거라고 봅니다.



왜 한나라 의원들은, 자신들에게 총부리를 겨눠 가족, 친지들의 목숨을 앗아간 이들과 그 후신을 결코 지지할 순 없는 호남 정서를, 그러면서 DJ 이후로 그런 몰표가 결코 단순히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원시적 지역색이 아님을 입증해 보이려는 그들의 자존심을, 그래서 지역을 넘어 영남의 아들 노무현에게 표를 주고 또 다시 지역을 넘어 DJ의 유산 민주당 마저 제치고 열우당에게 표를 주는, 호남 정치의식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일까.





총 : 이번 총선에서 박풍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굉장히 큰 바람이었다고 볼 수 있는데.


원 : 박근혜? 일부는 박정희 향수와 영남지역의 결집이라는, 어떻게 보면 과거적 유산도 일부 있다고 봅니다. 솔직하게. 근데 저는 그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첫 번째로는 부패라는 과거로부터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거구요. 두 번째로는, 이게 국민에게 가장 어필한 부분 인거 같은데, 핏대 올리고 쇳소리 내면서 상대방을 대결하려는, 상대를 공격하는 이런 금속성 공격정치, 금속성 결투정치와 결별하고. 차분하게. 그리고 인신공격에 대해서는 아예 대꾸도 안 해 버리고. 그 다음 핏대 올리지 않고, 차분한 모습으로 상대를 하지 않는. 이러한 면에서 기존의 낡은 정치행태와는 다른 그런 면에서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던지는 메세지가 과거처럼 뒤에서, 밀실에서 따로 얘기를 해가지고 나와서 기술적으로 얘기한다든지, 말로만 뻥을 치고 실천은 따로 있다든지. 이런 부분에서 이게 따로 없는 이러한 느낌을 많이 줬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어떻게 보면 우리 미래 정치가 가야 된다고 생각하는 어떤 풍토나 행태. 이런 거에 어떤 미래에 통용될 수 있는, 국민들이 원하던 가치가 그 속에 있는 면이 있다. 이게 박근혜의 힘이다.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나라당이 가야 되는 방향도 저는 박근혜의 힘이라고 보여지는 이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키워나가야 되는 것이고, 뭐 지역결집이라든가 박정희 향수라든가 이런 걸로 해석해 가지고 간다면 아마 그건 오래 못 갈 겁니다.


총 : 이번 총선을 관전하면서 느낀 건데, 열우당 경우 반사이익이 워낙 크다 생각해서 그랬는지 전략이라고 할만한 게 거의 없었고. 오히려 실수가 많았고. 근데 한나라당 같은 경우에는 상당히 일관되고 잘 통제된 느낌, 그런 인상을 받았거든요. 그래서 한나라당이 선거를 잘 치렀다고 생각하는데.


원 : 결과를 놓고 보면 그렇게 됐죠.
총 : 실제 따져보면 큰 실수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일관된 프로그램이 있었다는 느낌이었는데, 이번에 흔히 말하는 브레인은 누구였습니까?


원 : 브레인, 뭐 저도 궁금합니다만 아마 윤여준 선거대책본부장의 역할이 컸을 거고. 그 다음 인제 비례대표로 들어온 박세일 교수님이나 그런 분도 있었을 거고. 그 다음 우리 일상적인 당무를 담당하는 사무처 당직자들의 역할... 그런 정도가 아닌가. 왜냐면 박근혜 의원이 따로 측근이 있거나 따로 그룹을 갖고 있는 분은 아니거든요. 이번에 선거를 잘 치렀다기 보다는 워낙 위기의식이 컸고, 다들 자기 선거 치르기에도 급급한 이런 분위기였기 때문에 전체 정세에 대해서 훈수 두는 사람들이 적었다는 것도 오히려 여건이 되지 않았나 싶고.


아까도 박근혜의 힘이라고 보여지는 건 국민들이 봤을 때 자기절제가 된다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분노도, 맨날 분노하고 맨날 화나 있는 사람은 사실은 누구의 주의도 끌 수 없는 거예요. 우리가 책 읽을 때 다 밑줄 쳐버리면 밑줄 안 친 거나 마찬가지지 않습니까. 진짜 분노는, 선거 때에도 박근혜 대표가 화를 낸 거는 저 허인회. 허인회도 뭐 비밀구좐가 그 얘기만 안 했으면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는데, 그때 빼고는 화를 내거나 직접 맞서서 반박하거나 말싸움하거나, 이런 게 없었잖아요.


그런 면에서 어떤 부정적인 감정적 반응에 대해서 자기 절제가 되는. 이런 것들이 과거의 잘못된 정치 형태에 대한 자기절제, 그리고 당 차원의 자기절제. 이런 걸로 가 주면 저는 이번 총선을 통해서 우리가 나름대로 긍정적으로 봐 주신 그런 면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 가는 게 그나마 우리 한나라당이 국민들한테 해야 할 도리가 아닌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총 : 소장파가 박근혜 오른팔이다, 라고도 말할 만큼 가깝다고 보여지는데.
원 : 우리가 인간적으로 가깝거나 이런 건 별로 없구요. 이제 박근혜가 과거로부터 자유롭고, 계파도 없고, 그 내면이 개혁적이라는 거나 국가에 대한 어떤 사심 없이 책임지는 그런 자세라든가, 말한 거에 대해서 실천하고자 하는. 이런 부분에서 과거 정치로부터의 나쁜 점들이 그래도 좀 적고, 문제의식이 제대로 돼 있다. 그래서 그래도 문제의식이 나름대로 올곧다 라고 인제 판단을 저는 하는데.


이런 문제의식이 올곧고 과거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을 통해서 한나라당이 앞으로 변화할 수 있는 데까지 변화하도록 해야 되고, 대신 박근혜 대표가 워낙 세력이 없고 그런 사람이기 때문에 당내에 어떤 반발이랄까, 아니면 뭐 영남 지분이니 이런 시대착오적인 얘기들을 가지고 자꾸 뒤에서 반발을 하면은 머뭇머뭇거릴 수 있는 그런 소지, 그런 우려되는 점과 한계는 분명히 있을 거거든요. 그래서, 이런 점에 대해서는 머뭇거리지 않고 마이웨이를 갈 수 있게끔 우리가 백업을 해줘야 된다.


총 : 그게 소장파 의원들의.
원 : 대체적인 생각이고. 소장파 뿐만 아니라 그래도 나름대로 당이 이번에 환골탈태를 하지 않으면 다른 길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은 부분에 컨센서스가 공감이 되는 부분이더라고요.



소장파가 뜬다. 이제 한나라는 부분적으로 오히려 열우당 보다 젊다.


총 : 한나라당의 권력구조가, 내부 권력구조가 조만간 재편될 수 있겠네요.
원 : 그럼요. 박근혜 대표가 옳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뚜벅뚜벅 마이웨이를 잘 가주는 한, 박근혜 대표를 중심으로 해서 당의 변화, 개혁의 방향으로 당을 이끌어 주는 그런 신주류가 주축이 돼서 당을 변화할 수 있는 데까지 갖다 놔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총 : 향후 대선후보로까지 보십니까?
원 : 어.. 현재 가장 유리한 사람 중에 하나죠. 근데 3년 후라는 거는 너무 긴 미래예요.
총 : 지금 현재로서는 자격이 있다고 보십니까?
원 : 어.. 과연 대선후보로서의 자격을 보느냐.. 이런 부분들은 생각을 좀 해봐야 되겠는데, 뭐 박근혜, 이명박, 손학규, 이런 정도가 다 거론이 되고, 거론이 된다는 거 자체에서는 사람들이 뭐 반대를 하는 사람은 있을지 몰라도 거기에서 급이 안 된다고 보는 사람은 없는 거 같거든요. 그런 부분에서는 거론될 자격은 충분히 있다..


총 : 실제 후보로 지지할 사람까지 말하긴 아직 이르다.
원 : 3개월 뒤의 미래도 모르는데, 지금 3년 뒤를 어떻게.
총 : 지금 상태로 말씀하시자면.


원 : 허허허... 글쎄. 시험대 위에 올라서 있다고 보여지고, 얼마만큼 국민들의 마음 속에 있는 기타줄과 함께 울림을 갖느냐에 따라 가지고 그에게는 기회가 열릴 수도 있을 것이고, 그게 아니고 어떤 징검다리 역할로 끝날 수도 있을 것이고. 많은 가능성들이 열려지고 있다고 보여지구요. 뭐 어느 쪽으로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총 : 권력도 재편 중이고, 또 뭐 가운데로 간다.. 이런 얘기도 있고. 여러 변화가 있겠지만 한나라당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것 중 하나가 대북정책인데, 이쪽은 변화가 어떤 쪽으로 갈까요?


원 : 저는 민족이라는 화두, 통일이라는 화두에서 한나라당의 나름대로 대안을 가진 개입이 필요하다고 보구요. 그 개입의 방향은 저는 91년도에 노태우 대통령 하에서 만들어졌던 남북기본합의서에 모든 게 들어있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북한의 핵문제는 용인돼선 안 되구요, 서로간에 불가침, 불간섭, 이런 게 공존의 논리 위에서 경제협력과 교류. 이걸 통해 가지고 서로에 접근해 나가는데. 거기에서도 핵심은 동북아 정세나 6자 회담, 앞으로 북일 수교, 중국과 북한의 관계, 이런 거 모두를 봤을 때는 남북과 경제협력을 통한 남북 공동, 경제공동체.이런 큰 비전을 바라보면서 시장경제란 수단으로 북한과의 경제협력을 확대하는 것. 이게 핵심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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