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2003 토룡 영화제 - 불신지옥상 2003.12.8.월요일
불신지옥상은 걸작 예고편들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그렇담 어떤 예고편이 그 후보들이냐? 본 편의 퀄리티를 불신하다가는 지옥불에 떨어질 것처럼 만들어 놓은 예고편들. 마치 뽕브라처럼 겉으로 보기엔 빵빵하고 풍만하여 반드시 본편을 보게 만드나 막상 부라자를 훌러덩 벗겨보면 빈약하기가 빨래판 같아서리 입장료가 간절히 아까워지는 바로 그런 영화들의 예고편이 본 상의 시상 대상이다. 한마디로 예고편 하나만 보면 본 편의 퀄리티를 불신할 수 없게 만드는 그런 예고편에 헌정하는 불신지옥상. 본 편을 믿어라, 안 믿으면 불신지옥이라고 사발치고 있는 예고편들을 이제 만나보자! <내츄럴시티> 심금을 울리는 BGM을 등에 업고 파랗고 누렇고 어둠침침한 스크린 가득 나열되는 미래도시에 우주선, 거기에 깔끔한 마스크 하나만으로 대략 30만의 관객은 먹고 들어가는 유지태까정. 게다가 막 폭발하고, 박진 넘치게 막 총질하고, 뱅기 쓩쓩 막 날라 댕기고... 과연 울나라에서 이런 스케일에, 이런 SF틱한 영화가 나올 수 있단 말인가? 당 영화의 예고편만 보면 개봉 첫 날 첫 시간 관람찜하고픈 맘이 마구 샘솟는다. 그러나 그런 관객의 기대를 뒤로하고 당 영화가 보여준 정체는... 허무, 공수래 공수거. 인생무상....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예고편만은 헐리웃 벽돌뽀개기 영화들과 비교하여 전혀 손색이 없으니 한국영화 예고편, 이 정도 수준까지 왔다!라며 전세계에 자랑스럽게 내세우기에 딱 좋은 작품이었음이다. 화면빨만 좋았던 영화라고 욕은 많이 먹었다만, 그 덕에 예고편 하나는 정말 삐까뻔쩍하게 뽑혀 나왔다. 그나마 그게 어디냐, 예고편만 보면 세상에 이런 걸작도 없을 것만 같다. <내츄럴시티>, 예고편은 최고다. <거울속으로> 거울을 보던 그녀가 떨어진 이름표를 주우려고 고개를 숙이던 그 순간, 거울 속에 있던 그녀가 허걱!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으니... 올 여름 이거 안 보고 지나가면 삼대에 걸쳐 길이길이 후회할 정도로 강력한 인상을 남긴 당 영화의 예고편. 이거만 보면 당 영화 반드시 한국 공포영화사에 한 획을 그을 걸작이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만큼 예고편의 완성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음이다. 그리고... 예고편보고 설레는 가슴으로 영화관을 찾았던 관객들은 영화의 본편을 보고 다음과 같이 말하며 다시 한 번 충격을 받게 된다. "씨바... 예고편이 전부잖아!!" 그렇다. 당 영화의 예고편은 바로 전형적인 예고편에 올인한 불신지옥 케이스였던 것이다. 그러니 어찌 이 예고편을 불신지옥상 후보작에 안 노미네이트 시킬 수가 있단 말인가... 관람료가 없는 가난한 관객들을 위해 예고편에 본 편의 모든 것을 다 쏟아 붓는 제작진들의 배려가 고맙긴 하지만... 돈내고 영화본 관객들은 우짜란 말이냐? 담부턴 이런 예고편에는 예고 좀 해주시길 당부드린다. "본 영화는 예고편에 올인한 영화입니다"라구 말이다. <낭만자객> 본 후보 부문의 마지막 주자 <낭만자객>. 당 영화의 예고편은 매트릭스 오프닝의 글자 주루루 흘러내리는 장면을 패러디한 그 창의력이 매우 돋보일 뿐 아니라 정통 미국파 성우의 본토 발음을 빌어 관객을 속여먹은 재치발랄함도 또한 일품이다. 그런데 이 창의력과 재치발랄함이 왜 예고편에만 보이고 본편에선 실종됐냔 말이다. 예고편의 반의 반의 반만 따라했어도 그 따우까지는 안 됐으련만... 우짰든 당 영화의 예고편은 잘 키운 예고편 하나 열 본편 부럽지 않다는 이 바닥의 생리를 그대로 실천해 보인 수작이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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