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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바둑이 스뽀오츠가 되려는 이유

2003.12.8.월요일
딴지 바둑부


반갑다. 이다음에다. 지난 시간의 간단한 오리엔테이숑 이후, 먹고사는 일이 바뻐서 좀 늦었다. 이번 시간엔 바둑이 워째서 스뽀오츠가 되려 하는지 함 들여다 보기루 하겠다.
 

 

 

지나가는 넘들을 냅다 붙잡고 함 물어보자. 바둑은 스뽀오츠일까? 아닐까? 하구 말이다. 대부분의 대답은 아마 이렇게 나올 것이다.

 

"바둑은 마인드 스뽀오츠자너"

 

그렇다. 엄밀히 말하자면 바둑은 마인드 스뽀오츠다. 그렇게 인식되어 왔던 바둑이 마인드 스뽀오츠의 영역을 벗어나, 농구나 축구와 같은 스뽀오츠 영역에 우리도 끼워달라는 시대가 다가왔다.

 

지금까지 바둑을 관장하고 있던 우리나라의 주무부서는 문화관광부의 예술국이었다. 어? 그렇담 바둑은 지금까지 예술이었단 말야? 그렇다. 바둑의 성격상 바둑은 예술 비슷한 대우를 받아왔다. 바둑은 상당히 정적이고도 예를 중시하는 게임이기도 하지만, 한 판의 대국을 끝내고 난 후, 남는 기보는 십년, 백년이 지나도 이를 감상하고, 음미할 수 있는 것이기에 예술작품 취급을 받아왔다고도 할 수 있다.

 

그렇게 예술로 정중한 대우를 받아왔던 바둑이, 이제 주무부서가 문화관광부가 아니라 대한 체육회로 바뀌게 되는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현재 대한 체육회에서 인정한 가맹단체 중 육체적으로 가장 비활동적인 것이라면 당구 되겠다. 당구는 테이블을 돌아다니고, 일어났다 앉았다 하므로 어느정도 운동효과가 인정이 된다고 보면, 바둑에는 대체 어떠한 육체적, 운동학적 메커니즘이 있단 말인가?

 

오랜 시간 한자리에 앉아 있거니와, 고작 하는 행동이라곤 손가락이나 왔다갔다 하는 게임이 바둑이다. 어찌 보면 고스톱과 특히 달라보일 것도 없는 행동 되겠다. 육체적 노동 강도로 보자면 고스톱의 팔운동 강도가 더 하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다.

 


그렇담 화투는 운동기구?

 

그렇담 머리 쓰는 것은 어떠한가? 바둑 만큼은 아니겠지만 고스톱도 어느 정도 상대방과 바닥에 깔린 패의 형세를 보고서, 자신의 패를 내야하기 때문에 고도의 두되회전을 요구하는 게임되겠다. 으흠... 이쯤되면 바둑이랑 머 다를 것도 없으니 고스톱도 대한체육회에 가맹단체로 등록해서, 정식 스뽀오츠 취급을 받게해 달라고 요구하면 인정해줄까? 그건 본 우원도 정말 궁금하니 고스톱 애호가분들 있다면 함 추진해 보기 바란다.

 

바둑에 대한 스뽀오츠화의 주된 내용을 미리 밝히자면 바둑을 다른 육체적 격렬함이 수반하는 운동경기처럼 똑같이 대우해달라는 의미보다는, 스뽀오츠의 범위를 넓혀서 두되, 바둑도 그 영역에 포함시켜달라고 보면 되겠다. 또한 그 이면에는 바둑판을 함 크게 키워보자는 속뜻도 있다고 보면 되겠다. 바둑이 스뽀오츠화되면 판이 어케 커질까? 이에 따른  설명들어가니 귀두를 바짝 조여잡기 바란다.
 

 

 

먼저 바둑을 스뽀오츠로 개념화해서 실천에 옮긴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은 바둑의 종주국으로서, 국가적 차원에서 후원하는 국기와 같은 종목으로 바둑을 취급하고 있다. 중국의 꼬마들에게 나중에 커서 너 뭐 될래하고 물으면 만만치 않은 수의 아이들이 프로기사가 되겠다고 이야기한다. 그 이유는 그만큼 중국내에서 바둑의 인기가 높고, 프로기사가 차지하는 사회적 지위가 상당히 높다는 것이다.

 

근래 들어 우리나라의 강세에 밀려 바둑 종주국의 자존심에 커다란 구멍이 나긴했지만, 어디까지나 종주국은 종주국이다. 그래서인지 바둑에 대한 자존심을 되찾기 위한 중국의 노력은 대단하다. 우리나라의 태권도가 다른 나라 넘들에게 계속해서 지기만 한다면, 얼마나 쪽팔린가 생각해 보믄 비슷하리라 생각된다.

 

이런 중국이 바둑을 좀더 활성화시켜서 밀려난 1인자의 자리를 되찾을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동양에만 국한되어 있던 바둑시장의 규모를 세계적으로 넓혀보려고 벌린 프로젝트가 바로 "바둑의 스뽀오츠화"다. 중국은 이미 바둑을 우리나라의 프로야구나 축구처럼 구단의 개념을 도입해서 해마나 리그전을 벌이고 있다. 바둑 중계도 바둑 전문 채널이 아닌 스포츠 채널에서 하니 중국에서의 바둑은 거의 스뽀오츠 진입이 안정화되어 가고 있는 상태로 보면 되겠다.

 

자국내에서의 안정적인 스뽀오츠화를 발판 삼아, 바둑도 이제 스뽀오츠니까 아시안 게임이나 올림픽에 정식 종목으로 넣으려는 작업을 중국이 벌이고 있는데, 바둑은 동양권에서만 어느 정도 인프라를 가지고 있지, 미국을 비롯한 서구쪽에서는 별 다른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 그래서 중국이 벌이고 있는 물밑 작업중에 하나가 "니네두 바둑이랑 비슷한 체스있자너. 그건 서양넘 하는 거구. 바둑은 동양넘들 하는 거니까, 너네두 체스를 스뽀오츠로 포장해서, 같이 올림픽에 넣자. 응" 하면서 서양놈들 똥꼬를 살살 긁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 똥꼬 긁는덴 일본 손가락도 포함되어 있다. 물론 앞으로는 우리나라 손가락도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바둑을 동양만이 아닌 세계적인 것으로 키워보겠다는 중국넘들의 노력은 정말 기특하다. 그 노력의 결과로 덕을 보는 것은 아마도 우리나라 차지가 되겠지만 말이다.

 

암튼 이러한 중국의 노력에 필받은 울나라의 한국기원이 몬가 깨닫는 바가 있었던지, 나두여~~ 하고 따라 나서따. 지금까지의 한국기원은 무사안일주의에다가 바둑을 활성화시키기는 커녕  제자리 걸음하기에도 숨가빠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어 오다 보니, 여기저기서 불만의 목소리가 튀어나왔던 것이다. 따라서 이런저런 볼멘 소리도 잠재워야 하고, 그리고 바둑시장이 커져야 한국기원도 먹구 살 것이 아닌가. 그런참에, 중국애들 하는걸 가만히 지켜보니 바둑이 스뽀오츠가 되면 실보단 득이 훨씬 많아 보인 것이다. 글구 스뽀오츠 바둑하면 괜히 몬가 뽀대두 나자너.
 

 

 

그렇담 과연 바둑이 스뽀오츠로 전환되면 어떤 것이 달라지게 될까?

 

이건 어디까지나 한국기원측이나 바둑팬들의 바램이겠만, 실현된다고 장담할 수는 엄따. 그러나 한국기원이 바라는 바둑이 가장 활성화되기 위한 최선의 방향이 아닐까 생각한다.

 

바둑이 스뽀오츠가 되면, 실현 가능한 몇 가지 것들을 보자.

 

첫째, 학교에서의 특별활동 시간에 바둑이 정식으로 끼어들 가능성이 열린다. 전국적으로 포진해 있는 아마고수들이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어릴 때 바둑을 배운 아이들은 성년이 되서도 든든한 바둑팬으로서 자리를 잡게된다.

 

둘째, 서울대를 비롯한 대부분의 대학에 바둑부가 생기게 되고, 축구나 야구처럼 전국대회에 입상하게 되면 대학에 무시험, 특기생으로 입학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따라서 정규적인 대학별 리그전도 열리게 될 뿐더러, 학교의 홍보가 달린 문제이니 만큼 대학들도 어느 정도 투자가 이루어지게 된다. 이러한 사항들이 실현된다면 울나라 어머니들의 막강한 교육용 치마바람을 생각할 때, 무시못할 바둑 돌풍이 불 수도 있다.

 

셋째, 중국의 의도대로, (우리나라나 일본도 마찬가지지만) 바둑이 아시안 게임이나 올림픽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이 되면, 현재 바둑 세계 최강국인 울나라의 바둑입지가 한층 강화된다.

 

세계의 여러나라에서 바둑을 배우러 울나라에 들어오고, 울나라의 프로기사가 바둑을 전수하러 세계를 누빈다. 태권도와 같은 유형으로 생각하믄 되겠다.

 

바둑이 세계적인 게임이 되는 만큼 전체적인 규모나 인지도면에서 많은 상승을 가져오게 된다.

 

넷째, 바둑의 규모나 시장이 이렇게 커지게 되면, 프로기사라는 타이틀 자체에 상당한 프리미엄이 붙게되고, 이는 다시 어린 꼬마들에게 영향을 주게 된다. 따라서 기재가 출중한  아이들의 바둑 인프라가 안정적으로 구축이 되고, 이는 다시 세계 최강을 유지하는데 밑거름이 되게 된다.

 

흠.. 이러한 상황들이 맞물려 돌아간다고 생각해보면 판자체가 엄청나게 달라질것으로 보이지 않는가? 그러나 위와 같은 최상의 상황을 기대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실현될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엄따. 전부가 아닌 반에 반만 되더라도, 지금과는 확연히 달라진 바둑의 위상을 정립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분위기상 바둑은 분명히 스포츠로 완전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아직은 준 스포츠다. 준이란 표현을 써서 애매모호한 감이 있긴 하지만 현실이 그런 것을 어찌하랴. 이미 아는 넘들은 알겠지만, 바둑은 올 10월에 열린 제84회 전국체전에서 전시종목으로 채택되어 경기가 치루어졌다. 종목이면 종목이지 또 전시종목은 뭐냐구? 아.. 씨바... 똥꼬가 가려워도 귀찮아서 안긁고 그냥 버티는 본 우원이, 이런거까지 다 알려줘야 한단 말인가? 본 우원 참 자애롭기도 하다.

 

전시 종목이란?

 

대한 체육회에 가입되어 있는 단체의 종류는 정가맹단체, 준가맹단체, 인정단체로 나뒤어진다. 정가맹단체의 경우는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어지며, 전시종목을 개최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준가맹단체가 되어야 한다.

 

바둑을 관장하고 있는 한국기원의 경우는 현재 인정단체로만 승인이 된 상태이다. 하지만  한국기원의 로비덕분인지 대한체육회의 인정어린 바둑사랑때문인지 어찌어찌해서, 이번 전국체전에서는 인정단체이지만 전시종목으로 채택되었다.

 

아무튼 한국기원이 하나하나씩 단계를 거쳐 대한체육회의 정가맹단체가 되는 것은 가장 빠를 경우 2007년경에 이루어진다고 한다. 2007년이 오긴 오는 거야? 라며 투덜대는 제군들이 있을 줄 아는데 2007년이 과연 오는지는 본 우원 역시 장담할 수 엄따.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면 아마 오지 않을까 한다만은...






 
 

 

이창호가 올림픽에서 금메달 땄다고 생각해봐라.

 

고로 바둑이 전국체전에 정식으로 스뽀오츠로 등장하는 것은 최소한 4년 정도 있게 되면 현실이 되게 된다. 더 나아가서 아시안 게임, 심지어 올림픽에서도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는 것도 시간이 문제지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란 말이다.

 

한 번 상상해봐라. 올림픽에서 "이창호 선수"가 금메달을 걸고 태극기가 올라가는 가운데 애국가가 울려퍼진다. 이창호 선수는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고...... 흑..... 생각만 해도 넘 감격스럽지 안냐? 대한민국 만쉐이...다.

 

그러나, 버뜨 만쉐이~를 외칠 수 있을때까지 얼마나 기다려야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바둑 종주국 중국과 일본의 역할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밖에 엄따. 우리나라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지만 말이다.

 

이상으로 바둑이 스뽀오츠가 되려하는 이유를 살짝 들여다 보았다.

 

우리나라가 바둑으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그 날을 고대하며, 제군들도 이제 바둑을 스뽀오츠로 살짝이나마 인정해 주길 바란다. 졸라.

 

자, 그럼 다음 시간에 투 비 컨티뉴다.

 

 

 
딴지 바둑부 최고우원
이다음에(edaume@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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