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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영화로 본 전쟁이바구 <크림슨 타이드>

2003.8.10.일요일
딴지 군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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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 속으로....



영화가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르면, 세일 위에서 쌍안경 들고, 헌터와 램지가 바닷가를 둘러본다.


"앞으로 65일간 맡아보지 못할 오염된 공기군..."


램지가 한마디 던지는데, 그럼 전략원잠은 잠항한 다음엔 부상을 안 하는 것인가? 음 요게 또 설명하기 미묘한 부분 되겠다. 원칙적으로 잠수함이란 건 물 속에 있을 때가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녀석이다. 스타크레프트로 치면 프로토스의 다크 템플러가 딱 이 녀석이다. 안보이면 짱이지만, 일단 보이면 그걸로 끝이다. 잠수함이 부상한 상태에선 일반 수상함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초라해 지는 게 지금 시대의 잠수함이었다.


원래 2차 세계대전 때까지만 해도 잠수함이란 그저 물 속으로도 갈 수 있는 배였다. 평소엔 디젤엔진을 돌려 수상에서 항해하다가, 잠수할 일이 생기면 디젤엔진을 돌려 충전한 배터리를 가지고 잠수중의 추진력을 얻는 것이다. 여기에서 한 단계 발전한 게 바로 슈노켈이라는 것인데 간단히 말하자면, 굴뚝을 잠수함에 달았다고 보면 되는 것이다. 디젤 잠수함이 부상해서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해 디젤엔진을 돌리면, 그만큼 수상에 노출된 시간이나 면적이 커져 발견되기가 쉽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 굴뚝만 쏙 내밀어 디젤엔진의 흡기와 배기를 이 관을 통해서 해결한 것이다.


이렇듯 디젤엔진을 단 잠수함은 전력을 얻기 위해 위험하기 그지없는 부상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목숨 걸고(!!) 얻은 전력을 또 함부로 쓸 수도 없는 일, 필요 불가결한 부분, 즉 잠수함의 운용을 위한 전력을 제외하고는 전력사용을 엄격히 제한하는 것이였다. 그럼 원자력 잠수함은??


오하이오급에서 사용하는 원자로의 최대출력은 6만마력 짜리다. 여기에다가 혹시 모를 원자로의 이상에 대비해 325마력 짜리 보조 모터도 달고 다닌다. 이 정도 되니까 원자력 잠수함은 디젤 잠수함에 비해 거의 무한하다 할 수 있는 항속력을 얻게 되고, 잠수한 상태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그대로 복귀가 가능한 것이다. 그야말로 2차 세계 대전 이후로 잠수함에 대한 인류의 열망이었던 계속 잠수하는 잠수함의 꿈이 이루어진 것이다.









오하이오급 잠수함


여기서 잠깐! 본 필자에게 가끔 이런 질문을 던지는 분들이 계시는데, 잠수함이 물 속에서 한 달이고, 두 달이고 있으면 공기는 어디서 구하느냐는 아주 원초적인 질문을 하시는 분들 계신다. 아... 이거 참 훌륭한 질문되겠다. 원자력 잠수함의 그 엄청난 전력으로 해수.. 즉 바닷물에서 염분을 제거한다. 일단 여기에서 민물을 얻게 되는데, 요걸 다시 전기분해해서 산소를 얻는 것이다.


<크림슨 타이드>를 보면, 램지 함장이 시가를 태우는 장면이 몇 번 등장하는데, 솔직히 디젤 잠수함에선 꿈도 못 꿀 행동이다. 원잠 정도 되니까 이게 가능한 것이지, 잠수함의 경우는 창문이 없다. 이게 뭔 소리냐구? 환기를 시킬 구멍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방법은? 음 공기정화장치를 돌리는 수밖에... 디젤잠수함 승무원들은 담배 필 생각을 아예 못한다. 원자력 잠수함이나 되니까 빵빵하게 전력 돌리면서 사용하지...



 심리전









<침묵의 함대>


<침묵의 함대>란 만화로 우리나라에도 익히 알려져 있는 카와구치 카이지란 녀석이 있다. 피까지 파란색일지 모른다는 뼈있는 농담으로도 알려진 일본 극우보수 만화가 녀석인데, 이 녀석은 해양 만화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라는 만화계의 속설을 비웃듯이 꾸준히 해양만화를 찍어내는 놈으로도 유명한 놈이다. 여하튼 이 녀석이 잠수함에 관한 이야기를 한 것 중에 꽤 인상적인 말이 있는데,


"잠수함이란 공간은 필연적으로 심리극으로 흐를 수밖에 없는 공간이다. 잠수함이란 협소한 내부적 공간에다가 외부적으론 창하나 없이 사방이 막혀 있는 잠수함이란 공간은 심리극의 공간으로선 가장 완벽한 세트다"


그렇다. 잠수함이란 공간은 필연적으로 심리극으로 빠질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난 공간이었던 것이다. 여기에 지구를 멸망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잠수함이라면??


항해 1일차에서 장교 휴게실에서 식사를 하는 램지와 헌터, 웹스 등등 장교들은 라첸코와 핵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핵에 관한 의견들을 나눈다.


램지의 단순성과 헌터의 신중함을 보여주는 이 휴게실의 대화에 관객들은 스펙타클한 핵잠수함 안에서의 갈등이 쉬어가는 씬이나 브릿지 씬 정도로 볼 수도 있겠지만, 이 씬 하나에 지난 50여 년 간 냉전체제를 이끈 핵전쟁에 대한 철학이 담겨져 있다는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넘어가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한번 설명을 해보려고 한다. 음 설명까지는 아니지만, 여하튼.... 일단 램지 스스로가 헌터와 자신은 다르다고 인정하며 자신의 필요성을 말한 대목이다.


"해군은 내 단순성을 필요로 한다. 내가 내세울만한 건 그 단순성 뿐이야.... 명령대로 발사 단추를 누르면 된다"


램지 함장의 말은 냉전시대 핵 단추를 쥐고 있는 자들의 모습 그대로의 진실이었다.


1970년 가을 미 공군의 초청을 받아 네브라스카주의 오마하에 있는 미 전략공군 사령부를 방문했던 프린스턴 대학의 리처드 포크는 전략공군 사령부 요원들이,


"마치 컴퓨터나 로봇 같다..."


라는 말로 그들의 인상을 표현했는데, 실제로 이들의 선발기준은 도덕적 망설임이 없는 자여야 했다. 극중 램지의 말처럼 아무런 망설임이 없이 핵 발사 단추를 누를 수 있는 단순한 인간이 바로 냉전시대를 떠받쳐준 공포의 균형추였던 것이었다.


단순한 램지와 달리 전쟁의 이유와 본질에 대한 의문을 품는 헌터 부함장.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의 한 구절이자, 지금도 널리 회자되고 있는 "전쟁은 정치의 연장선상"이라는 말이 오가는 사이에 묵직한 한마디를 던지게 된다.


"전쟁은 정치적 이유보다 전쟁 자체를 위한 겁니다... 핵병기가 있는 현세에선 진정한 적은 파괴되어선 안 됩니다... 핵이 있는 현세의 진정한 적은... 전쟁 그 자체입니다"


인류가 이제 스스로를 멸망시킬 수 있는 힘을 얻게 된 이 시점에서 정말 가슴에 와 닿는 대사가 아닐 수 없겠다.



 애초에 이 이야기는 성립 자체가 안 되는 이야기였다.


항해 5일차가 되면서 비상 작전 통신이 입전되었다. 러시아의 핵미사일 암호가 라첸코에게 노출되었고, 미국은 데프콘 3 상황이 발령되었다. 이제 미사일을 쏠 일만 남았다는 것인데, 이때 보면, 비상 작전통신 상단에 SSBN 731 Alabama라고 함명이 프린트된 게 보인다.


이 한 줄의 함명과 작전함 번호를 살펴보면, 이 이야기가 성립이 안 되는 이야기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 뭐 애초에 오하이오급이 러시아를 공격하러 떠난 다는 자체가 이야기가 안 되는 것이지만 말이다. 일단 하나씩 살펴보자.


맨 처음에 보이는 SSBN이란 건 잠수함 표기법에 따른 핵추진 탄도탄 잠수함이란 뜻이다. 통상적으로 잠수함을 표기할 때 SS라고 쓰는데, 보통의 공격 잠수함(Attack Submarine)을 SS라고 표기한다. 원자력 공격 잠수함일 경우엔 이 SS에 Nuclear의 앞철자인 N을 붙여 SSN(Nuclear Powered Submarine)이라고 표기한다. 미국의 대표적인 핵추진 공격 잠수함인 LA급을 SSN이라 하는 것이 바로 이런 표기법에 따른 것이다.



뭐 이외에도 핵추진 순항미사일 잠수함은 SSGN으로 표현하는 등등의 여러 표기법이 있는데, 일단 이 SSBN에 대한 거만 보자. 이 SSBN이란 표기는 핵추진 탄도탄 잠수함(Nuclear Powered Ballistic Missile Submarine)을 말하는 표기법인데, 뒤에 붙어있는 731이란 숫자는 전략원잠에 부여된 번호이다. 최초의 오하이오급... 그러니까 네임쉽인 오하이오가 SSBN 726이라는 번호를 부여받았으니까 알라배마는 오하이오급 전략원잠중 6번째 함이란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요 오하이오급이란게 애초에 24척이 생산되기로 했는데, 소련이 무너지면서 18척에서 딱 생산이 중단 되었거덩... 그 중에서 1번에서 8번함까지는 트라이던트Ⅰ SLBM을 장착하고 있고, 9번함부터 18번함까지가 트라이던트 Ⅱ를 장착하고 있다는 것이다. 뭐 1이든 2이든 큰 차이가 있냐면, 좀 차이가 있긴 있다.


가장 큰 차이는 그놈의 사정거리이다. 트라이던트Ⅰ은 사정거리 8천 킬로, 트라이던트 Ⅱ는 사정거리 12,000킬로미터다. 뭐 느끼는 거 없수? 대륙간 탄도탄 사정거리가 최대 12,000킬로미터... 결국 대륙간탄도탄이랑 사정거리가 같다는 게 뭘 의미하는 것일까? 그렇다. 굳이 라첸코의 잠수함들이 알짱거리는 걔네들 동네까지 가서 미사일을 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K-19>나 <붉은 10월>보면, 소련 잠수함들이 부득불 북극해에서 작전하는 것도 바로 이런 연유에서이다. 그 당시까지는 SLBM의 사정거리가 안되서 북극에 짱 박혀 있다가 거기서 미사일을 쏘는 게 가장 확실하다고 판단, 북극해에서 놀았거든... 그래서 북극해의 유빙들 사이로 비집고 올라갈 수 있는 튼튼한 전략원잠을 개발한답시고 소련애들이 들고 나온 게 그 말많고 탈 많은 타이푼급이고 말이다.


그럼 오하이오급은?? 트라이던트 Ⅱ는 물론이거니와 트라이던트Ⅰ의 사정거리도 굳이 적이 득실거리는 위험한 해역으로 들어갈 필요가 없다. 안전한 아군의 영역 안에서 전략초계를 하면 그만이다. 그러다 뭔 일이 터져 발사하라는 명령이 떨어지면, 그때 발사해도 10분 안에 지구를 초토화 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아군 영역이라 해도 아군 함정들에게 그 모습을 드러내진 않는다.


오하이오급은 생존성 향상을 위해 각종 소음감소 기술과 방진기술로 둘러친 채로 조용히 아군들 해역에서 아군들도 모르게 작전하는 것이 기본이었던 것이다. 고로 <크림슨 타이드>에서 아쿨라급과 싸우면서 죽이네 살리네 하는 건 영화적 뻥이란 것이다.


뻥이라고 말하긴 그렇지만 뭐 짚어볼 게 또 있다. <붉은 10월>부터 시작해, <크림슨 타이드> 그리고 웬만한 잠수함 영화에서 등장하는 디코이(Decoy)란 게 보인다. <크림슨 타이드> 보면, 아쿨라급 공격원잠이 어뢰를 쏘자 기만체를 쏘라고 헌터가 명령하자 기만체로 보이는 원통 모양의 막대 두개가 튀어나가고 거품을 쏟아내며, 자신들에게 향하는 어뢰를 디코이 쪽으로 유도해 어뢰를 피하는 모습이 보이는데, 튀어나온 디코이들이 뱅뱅 돌면서 거품을 일으키는 모습이 보인다.


요거이 화학약품을 방사해서 음파를 반사하는 막을 형성하는 버블커텐(bubble curyain)식 디코이를 표현하는 건데, 실제 요즘은 이런 버블커텐 방식의 디코이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 요즘 주로 쓰이는 방식은 디코이가 발사한 잠수함 보다 더 높은 소음을 발생해 어뢰를 자신쪽으로 유도하는 소음발생식이 주로 쓰인다. 뭐 오하이오급에 쓰이는 디코이도 이런 소음발생식인 ADS(Acoustic Device Countermeasure) MK 1부터 MK4까지 사용하고 있다.


음 뭐 영화적인 효과를 위한 것이니 이것도 넘어가자... 하긴 디코이가 사출된 다음에 아무렇지 않게 움직이며 아무런 시각효과를 못 내는 것 보다 영화적으로 볼거리는 풍족해지니까....



 지구 멸망 카운트다운...


결국 헌터와 램지는 보이지 않는 신경전 속에서 본국으로부터 한 통의 비상 작전 통신문을 받게 된다. 라첸코에 대한 핵공격 명령이었다. 알라배마는 분주하게 핵미사일 발사를 위한 준비에 들어가고, 그 사이에 아쿨라급은 알라배마 주변을 배회하고, 두 번째 비상작전 통신문을 받아야 한다는 헌터의 주장에 결국 통신용 부이를 띄워 올리지만, 케이블에 문제가 생겨 오히려 위치만 들통나게 된다.


이 상황에선 어째야 하는 것일까? 앞전에서 말했던 것처럼 램지는 그 철저한 단순성을 내세우며 어떠한 경우에라도 핵미사일을 날려야 한다는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았고, 헌터는 받다가 끊긴 비상작전 통신문을 받아야 함을 주장한다. 그리고 MAD의 공포를 다시 한번 이야기하는데, 이쪽에서 쏘면 저쪽에서 쏜다.









이걸 쏘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가장 확실한 평화는 양 쪽 다 핵을 제거하는 것이지만, 이미 금단의 무기를 손에 쥔 상태이므로, 결국은 지난 50여년간 이어져 내려온 불안한 평화... 즉 공포의 균형을 맞춰야 하는 수밖에... 앞전에 헌터가 말했던, 전쟁 자체가 적이라는 말이 현실로 다가오기 시작한다.


결국 헌터에 의해 감금되는 램지 함장, 통신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그 사이에 아쿨라급 공격원잠의 공격을 막아내고, 한 척을 격침시키는데, 실제 아쿨라급의 경우는 미국의 주력 공격원잠인 LA급 초기형의 수준에 근접하는 녀석으로 러시아가 보유하는 공격원잠 중 가장 믿을만한 녀석이다. 공격원잠의 제일임무? 바로 상대편 전략원잠을 격침하는 것이다.


여하튼, 이 사이사이에 다시 함을 장악하게 되는 램지 함장, 또 다시 미사일 발사 준비를 명령한다. 그리고 이 두 명의 우두머리는 마지막 순간... 첫 번째 명령서대로라면 라첸코가 미사일 발사 준비를 마치기 4분전에 함교에 마주 앉게 된다. 그리고 비상작전 통신문을 확인하게 되는데...


이 장면을 보면서 관객들은 핵미사일 한번 발사하기가 무척 힘들다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다. 발사 심도까지 올라가서 미사일 정렬시키고, 발사구 개방한 다음 최종 안전장치 제거하면, 이제 열쇠 꽂고 돌리면 끝나는 것이다. 그게 다다. 오하이오급에 탑승한 163명의 손에 의해... 아니 함장의 손가락 하나에 지구의 운명이 그렇게 뒤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미국은 핵무기를 만지고 있는 이들에게 끊임없이 단순해지라고 주문하고 있고, 실제 그 인원을 뽑을 때 명령에 충실한, 도덕적 망설임이 없는 자들로 선발한다는 것도 앞전에 설명드렸을 것이다. 그렇다면, 세계 5대 핵무기 보유국, 그 중에서 SSBN.. 전략원잠을 보유하고 있는 다섯 나라... 그 중에서 중국은 빼야겠다. 워낙 후져서리... 그럼 네 나라... 그 중에서 영국과 프랑스야 주머니칼로 들고 있는 나라이니 제외하고, 러시아 대통령과 미국 대통령의 판단 하에 지구의 운명이 결정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겠다.


인류 10만년 역사상 아니 지구상에 생물체가 존재하였던 수십 억 년의 역사동안 스스로를, 그리고 지구 자체를 멸망으로 몰고 갈 수 있는 힘을 얻은 유일한 종으로써 지난 50여년간 윤리적 사회적 물리적으로 수많은 고민과 갈등, 공포 속에서 버텨왔던 인류의 귀결점이란 결국 몇몇 소수의 지도자에게 70억 인구와 수백 수 천억의 지구 생명체들의 생사여탈권을 쥐어주는 걸로 낙찰을 봤다는 것... 이것이 바로 인류의 모순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마치며


개인적으로 <크림슨 타이드>의 경우는 여러 전쟁 영화 중 애착이 가는 영화 중 하나이다. 미국의 오하이오급 전략원잠을 스크린으로 옮겨 놓은 작품으로, 그 동안 심심찮게 봐왔던 타이푼급 전략원잠이 아니라 미국측 전략원잠을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는 점... 그리고 성격파 배우인 진 해크만과 덴젤 워싱턴의 연기 대결과 한스 짐머의 배경음악은 이 작품을 볼만한 흥행 영화로 관객들에게 각인시켜 주었다.



그러나 이 작품은 단순한 흥행영화, 여름철에 반짝 치고 빠지는 헐리우드의 상업영화로만 기억되기에는 뭔가 묵직한 느낌을 던져주는 영화이다.


물론 설정에 약간의 오류가 있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가 냉전 초창기의 지구 멸망에 대한 공포를 유쾌한 블랙 코미디로 만들어 버려, 인류의 무지와 아집을 통쾌하게 비웃었다면, <크림슨 타이드>에선 지난 50여년간 인류가 어떻게 공포의 균형을 맞춰 나갔으며, 핵이란 금단의 무기를 떠안게 된 인류가 절대병기를 가진 게 아니라 절대멸망의 구렁텅이 바로 앞에서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이란 걸 담담하게 보여 주고 있다.


지난 세기 인류가 개발한 핵폭탄은 180미터 당 한발씩의 비율로 워싱턴에서 모스크바까지 일렬로 쭉 세워놓을 수 있을 정도의 어마어마한 양이었다. 그 상태에서 인류는 애초의 목적이었던 상대편에 대한 제압을 상실해 버리고, 오로지 핵에 의한 맹목적인 파괴의 시대를 달려왔다. 그리고 어느 순간 인류는 핵전쟁을 상대로 싸우게 되는 모순을 범하게 된다.


이미 작은 불씨 하나만 터져도 전쟁의 에스컬레이터는 지구 멸망까지 안락하게(?) 지구를 안내해주는 상황이 되었다. 인류는 상대방이 누구인지를 알고 싸우는 전쟁이 아니라 인류멸망이란 절대명제를 걸고 전쟁을 피하기 위한 전쟁으로 지난 50여년 세월을 보내게 되었고, 앞으로도 그렇게 얼마간의 세월을 보내야 하는 입장에 서게 된 것이다.


생각해 보면 참으로 어리석은 기간들이었지만, 금단의 무기를 손에 넣은 신의 보복이라고 밖에 달리 설명할 방도가 없겠다. 다만 이런 어리석은 전쟁의 한가운데에서 인간이란 종의 생존을 그나마 보존해 주었던 것이 인류가 개발한 최고의 살인기계로 평가받는 전략원잠이란 무기 덕분이었다는 것이 아이러니컬하다. 


이 영화를 관객들이나 독자 여러분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각자의 판단의 몫이다. 흥행감독으로 그 명성을 날리는 토니 스코트 감독의 좀 지난 스펙터클 해양 어드벤쳐 스릴러 영화라 볼 수도 있겠고,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처럼 인류의 멸망 앞에서 나름대로 핵이란 금단의 무기에 대한 평가를 내린 작품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애초 이 작품의 제작 컨셉이 여름 한철 노리고 만들어진 헐리우드의 블록 버스터 영화임에는 변함이 없는 사실이지만, 지난 세기, 그리고 지금 현재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핵전쟁의 위협 속에서 공포의 균형을 맞춰주고 있는 전략원잠이란 존재의 실체를 풀어낸 영화라는 점... 그리고 핵전쟁이란 공포를 더 무서운 심해 속에 숨어 있는 움직이는 핵기지에 의해 극복해 내고 있는 인류란 종족에 대한 최초의 영화란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름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다.


지금도 집 근처 비디오 샾 가보면 한 두개 정도 꼽혀있고, DVD로도 출시된 것 같으니 못 보신 분들은 한번 찾아서 보시길, 분명 후회하시지는 않을 것이다. 


 
딴지 군사 전문우원
펜더 (jagdpant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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