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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뤄췌] 좃선, 니덜은 얼마 받는데?

2003.8.9.토요일
딴지 민원접수처

 




 
 

이번 현대자동차 임금협상을 놓고 참으로 뜨거운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물론, 본지 데스크의 멜박스에도 각종 투고 및 민원이 속속 접수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이번에는 그러한 투고 및 민원을 가려 공개하기로 하였다. 홀라당 타벌릴 정도로 뜨거운 설왕설래가 계속 이어지길 바라며... 이어지는 투고는 여기로 하시라. 졸라~

 

얼마전부터 "제조업이 무너진다"고 특집연재를 해대며 "빨갱이 노동자들 때문에 이 나라가 무너진다"는 식으로 나발을 불어대던 좃선이 이번 현대자동차 노사협상 결과를 놓고는 아주 물만난 빠가사리 마냥 주댕이를 놀려대고 있다.

 

뭐 이거저거 디벼 볼 필요없이 8월 7일자 좃선 사설만 보자.

 

현대자동차의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다. 노사 협상 결과 현대차 직원들의 연간 휴일·휴가일수는 165~177일로 늘어났다. 쉽게 말해 하루 일하고 하루는 쉰다는 것이다. 평균 연봉도 5000만원을 넘어섰다. 이러고도 시시각각 흥망성쇠가 판가름나는 세계경쟁에서 살아남기를 기대하는 것일까.

 

이거 현대차 직원들이 휴가는 1년에 177일 챙겨먹으면서 연봉 또한 5000만원을 넘게 받는 것처럼 써놨다. 하지만 이거 좃선의 주특기 구라비술이다. 한겨레를 보면 전혀 내용이 다르다.

 

근속 13년차인 평균적 현대차 노동자들은 주5일근무제를 얻어냄으로써 연 166일의 유급 휴일을 쓸 수 있게 됐다. 이 휴일은 △토·일요일 104일 △명절과 국경일 등 공휴일 17일 △연월차 34일 △노조설립일, 회사창립기념일 등 약정휴일 11일 등을 모두 합친 것이다. 하지만 5000만~6000만원대 연봉을 받으려면 실제 쓸 수 있는 휴일은 110일 가량이다. 회사 쪽은 정해진 휴일을 다 쓰고 잔업과 특근을 하지 않을 경우 13년차 노동자가 받을 수 있는 임금은 연 3500만여원 정도라고 비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러니깐 177일 휴일로 놀면서 연봉 5000만원을 넘게 받을 수는 없다는 얘기다. 근데 좃선은 마치 이번 협상에 의해 현대자동차 직원들이 연봉 5000만원에 휴일 177일을 챙기는 것처럼 설레발을 치고 있다. 한겨레 보도가 맞다면 현대차 13년차 노동자가 정상근무해서 받는 돈이 연봉 3500만원이라잖는가? 이게 그렇게 많은 돈인가?

 

또 보자.

 

각종 언론보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14~15년차 생산직이 월 통상임금 150만원 가량을 받고 있다고 한다. 근데 이번 협상에 따라 기본급 9만8천원 인상, 성과급 300% 지급, 향상격려금 100만원 지급을 받게 됐다. 이걸 놓고 좃선은 현대차 노조가 어마어마한 승리를 거둔 것처럼 엄살을 피우고 있다. 과연 그럴까? 하지만 작년에도 이 정도 임금인상은 있었다. 작년도 현대차 임금조정 합의서를 보면 기본급 7만8천원 인상, 성과급 350% 지급(미지급 성과급 150% 포함), 성과격려금 150만원 지급이라고 합의했다. 기본급 9만8천원 인상한 것(연간 120만원 정도) 빼놓고는 대체 작년에 비해 얼마나 올랐다고 좃선이 그 지랄을 하는지 모르겠다.

 

현대차, 아시다시피 돈 잘 버는 회사다. 작년도에는 창사 이래 최고의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그렇다면 그 돈을 회사의 기반인 직원들에게 나눠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런 상황에서 돈 잘 버는 삼성전자 사무직 직원들이 연말에 뽀너스로 몇 천만원씩 받아가는 건 아무 소리 안 하면서 돈 잘 버는 현대차 생산직 직원들이 작년에 비해 기본급 9만8천원 더 받아간다고 노동귀족이니 뭐니 하는 건 아무래도 합당하지 않다.

 

최근 좃선을 잘 보신 분이라면 알겠지만 얘네들 전선을 좀 바꾼 것 같다. 예전에는 우익멸공을 내세워 빨갱이 사냥을 주로 해서 딴나라당 밀어주기를 했었다. 근데 최근 정치권이 민주당이나 딴나라당이나 그 밥에 그 나물이 되어서인지 이 쪽으로는 별로 기동을 하지 않는다. 대신 새로 들고 나오는 게 노동자 조지기다. 딴나라당 편들기를 별로 안 하고 재벌 편들기를 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가 어려운 지금 빨갱이 노동자들이 맨날 파업해서 나라가 무너지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경제가 어려워진 것이 어디 노동자들 잘못인가? 우리들이야 뼈빠지게 일한 죄밖에 더 있나? 정경유착이니, 분식회계니 해서 나라 말아먹은 애덜이 누군데 이제와서 그 잘못을 또 노동자들한테 뒤집어 씌우려고 하는가 말이다.

 

전언했듯 현대차 돈 많이 벌었다. 현대차 뿐인가? IMF 전 우리나라 재벌들 돈 많이 벌었다. 그거 다 최고의 노동강도를 자랑하는 울나라 국민과 노동자들 열심히 일한 댓가다. 그런데 그렇게 벌어놓은 이익을 정치권 로비자금이니, 비자금 조성이니, 분식회계니, 문어발식 경영이니 해서 지덜이 다 말아먹고 말았다. 기업이 번 돈은 기업주의 이익만이 아니다. 국가의 이익이며, 그래서 기업이 어려우면 공적자금도 투입하는 거 아니냐. 하지만 그런 국가의 이익을 정치권과 재계만 나눠먹기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현대차가 만들어낸 이익을 노사가 사이좋게 나눠먹겠다는 건데 이건 노조나 사측이나 다 칭찬받아야 하는 것이다. 또 다시 그런 이익이 보이지 않는 곳으로 감춰져 이상한 곳에 쓰여 투명성을 잃는 것보다 우리나라 경제를 위해 몇 백배 좋은 일이라는 거다. 현대차 직원들 임금인상에라도 그 이익이 안 쓰였다면 그 돈 다 재벌들 좋은 일 하는데, 정치인들 똥꼬 닦는데 들어갔을 것 아닌가? 근데 이게 왜 현대차 노조가 욕먹을 일이란 말인가? 말 안해도 알다시피 좃선은 재벌들의 기관지. 아무래도 우리가 좃선의 새로운 전선 형성에 놀아나고 있는 거 아닌지 생각해봐야 될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말해보자. 좃선 기자 니들 연봉 얼마나 받니? 들리는 소문으로는 10년차 정도 되면 8천만원 정도 받는다는 것 같은데... 씨바, 니들 연봉은 받아 마땅한 댓가고, 현대차 직원들의 연봉은 공돌이들의 불로소득이냐? 니들이 곡학아세하면서 펜대 굴리는 노동보다 현대차 생산직 직원들이 현장에서 땀흘리는 노동이 우리나라 경제에 훨씬 더 도움된다고 본다. 이상.

 

 

 
개봉동 꽃신혼 맞벌이 노동자
다섯발꾸락 (edwo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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