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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까] 현대차의 이익이 니덜만의 몫이냐?

2003.8.9.토요일
딴지 민원접수처

 




 
 

이번 현대자동차 임금협상을 놓고 참으로 뜨거운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물론, 본지 데스크의 멜박스에도 각종 투고 및 민원이 속속 접수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이번에는 그러한 투고 및 민원을 가려 공개하기로 하였다. 홀라당 타벌릴 정도로 뜨거운 설왕설래가 계속 이어지길 바라며... 이어지는 투고는 여기로 하시라. 졸라~

 

본인 이번 현대자동차 사태를 보고 매우 할말이 많아서 이렇게 쓴다. 딴지 니들이 혹시 아무 생각 없을까봐 나름대로 내 생각을 쓰니, 기사 쓸 때 참고 해 주기를 바란다.

 

현대자동차 노조.. 이번에 타결된 노사협상에서, 잔업을 최대한으로 했을 때 연봉 6000만원이다, 노동귀족이다 어쩌구 하는 말들이 많이 나오는 걸 보았다. 그걸로 인터넷에서도 쌈박질이 벌어지더라. 노동자가 돈 많이 받는게 뭐 어떠냐, 결국 우리같은 사람들에게도 꿈이 생기고 도움이 되는 거 아니겠느냐 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또 다른 한편에서는 지나친 강성노조가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느니 높아진 생산 단가가 결국 하청업체를 옥죄느니 하는 의견들도 만만치 않은 것 같다. 언론에서는 노조의 경영권 참여 갖고도 물고 늘어지고...

 

그런데 이거 딱 하나만 명심하자. 현대자동차는 사기업이고, 기업에 해가 되는 게 있다면 회사 측에서도 결코 양보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경총 같은 단체에서는 마치 순진한 회사 경영진이 강성 노조에 밀려서 어쩔 수 없이 당했다는 식으로 얘기하던데, 천만의 말씀. 현대자동차 노조가 우리나라 최고 노조 중의 하나라면 현대자동차 회사도 최고의 회사라 이 말씀. 둘다 결코 만만하지 않다.

 

우리는 흔히들 회사하고 노조가 서로 싸우는 관계라고들 생각하는데 그런 측면도 있지만 또 그렇지 않은 측면도 많다. 어떤 부분에서는 노조와 회사가 한통속이라 이 말씀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이렇다.

 

현대자동차는 엄청난 이익을 내고 있고, 회사가 이익을 내는데 직원들에게 그 이익을 돌려주는 게 무슨 잘못이냐 오히려 바람직한 일 아니냐 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과연 현대자동차의 이익은 자기 자신들만의 힘으로 이루어낸 것일까?

 

물론 현대자동차도 노동생산성을 올리고 더 좋은 브랜드와 품질로 어필하려는 노력을 뼈빠지게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대자동차의 거의 독점적 시장 장악력은 수입차에 대한 엄청난 관세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현대자동차가 잘 해서 이익을 많이 내는 게 아니라, 상당부분 국민이 희생해서 현대자동차를 키워준 결과라는 거다. AS 불만족스럽고, 차에 어디에 결함이 있다는 소식은 계속 들려오고, 똑같은 차도 외국에 파는 거랑 국내에 파는 거랑 차이가 많다는 거 알고 있는 상황에서도 우리 국민들은 국산차를 살 수 밖에 없다. 왜냐? 싸니까.

 

지금 당장이라도 자동차 완전 개방이 되면 현대자동차는 찌그러질 수 밖에 없다. 해외에서 훨씬 더 좋은 차가 비슷한 가격에 들어오거나, 아니면 현대자동차보다 훨씬 싼 자동차들이 들어온다면, 그때도 현대자동차가 이렇게 이익을 낼 수 있겠는가? 당연히 없다.

 

현대자동차 이익의 많은 부분은, 시장개방을 아직까지 막고 있음으로 해서 사람들이 부담하는 돈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그 이익은 사회에 재분배되든지, 아니면 최소한 현대자동차 관련 기업들(수많은 하청업체들)에게 돌아가야 한다. 그런데 그 파이를 현대자동차 회사하고 노조만 쏙 빼먹는 결과가 된다 이 말이다. 쉽게 말해서 우리 국민들이 현대자동차 회사와 노조를 배불리 먹이고 있다는 말이다.

 

연봉 5천만원 6천만원에 국민들이 기분이 떨떠름한 건 바로 이 때문이다.

 

결국 대안은 두가지라 할 수 있다. 첫째, 현대자동차의 이익 자체를 정부가 세금으로 회수하는 것이다. 물론 불가능할 것이다. 반발이 엄청날 것이고, 특히 조중동이 난리겠지. 공산주의냐고...

 

둘째, 수입차 완전개방을 하는 것이다. 이러면 노조도 극렬 반대하겠지? 그러나 소비자들이 얻는 혜택과, 그로 인해서 부가적으로 생기는 해외 시장 개척 등을 생각한다면, 그리고 독점시장을 유지함으로 해서 왜곡된 이익 구조를 바로잡는 것이라면 나는 이쪽이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 물론 조중동은 또 난리겠지. 국민들 굶어죽는다고..

 

(마지막으로 세째, 그냥 현행대로 가는 거다. 그럼 또 조중동이 난리겠지. 노조가 어쩌구저쩌구... 쩝.. 얘네들은 구제불능이다.)

 

암튼, 이런 왜곡된 독점구조에 관한 한 노조와 회사가 한통속이라는 것만 기억하자. 우리 국민들도 배아프다고 욕하기에 앞서서, 그러면 대안이 무엇인가도 좀 생각해보자. 내 허접한 의견으로는, 수입차 개방 밖에는 길이 없는 것 같다.

 

딴지스들 참고하라고 썼는데 쓰다 보니까 길어졌다. 그럼 수고들 해라. 이만.

 


 

 

 욕하는 게 전부가 아닌 줄 안다만...
눈코입귀(wishwash213@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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