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딴지 캠페인] 정력당당 코리아, 일일일모 운동!!

2002.4.10.수요일
딴지 캠페인 운동 본부


이거 안 된다.


황사 바람 휘몰아치던 어느 오후, 본 기자 배터지게 모래 씹으며 존나 오랫동안 택시를 기다리고 있을 때. 간만에 뵈는 택시에 희색이 만발하여 손을 들어 택시를 잡으려는 찰나. 웬 여인네 하나가 또각구두 삐걱이며 나타나서리 본 기자 바로 앞에서 낼름 택시를 쌔벼타고 가버리는 게 아닌가.


본 기자 쪽팔려서 들고 있던 손으로 바람막는 척 연기하느라고 똥꼬에 식은 땀이 다 났다. 이거 안 된다.


본 기자 간만에 휴일을 맞아 밀린 독서를 해결할 요량으로 만화책 한 아름 빌려다가 배깔고 독서삼매에 빠지고 있을 때. 재밌게 페이지를 넘기고 있는데 지면에 뭐 시꺼먼 게 두어 방울 묻어 있다. 뭔가 하고 손가락으로 문질러 보니 똑 떨어진다. 씨바... 마른 코딱지.


콧구멍 굴착했으면 흔적제거에도 신경써야 한다. 이렇게 전국민의 독서생활에 태클걸면 심각한 국가분열 초래한다. 이거 안 된다.


출근길 지하철. 사람 가득한데 누군가 또 실례했다. 냄새 독하다. 하지만 아침에 급해서 똥 못 싸고 나오면 그럴 수 있다. 이해한다. 그런데 범인은 한 명일진대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며 눈치를 보낸다. 이거 신뢰사회를 위협하는 행위다.


이럴 때 범인은 당당하게 번쩍 손을 들며 "내가 뀌었다. 미안... 씨바!!"라고 떳떳히 말하는 기개를 지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 대단합은커녕 불신의 장벽만 높아간다. 이거 안 된다.


그리하여 본지는 다가오는 월드컵을 맞이하야 이러한 국가적 위기상황과 모랄 해저드를 극복하고자 월드컵 전까지 매주 대대적인 캠페인 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월드컵 특수를 맞아 찾아올 외국 관광객에게 마른 코딱지나 지하철 빵구 따위를 선보일 수는 없지 않겠냐!!


외국에서는 두루마리 화장지를 화장실에서만 사용하기 때문에 식당들은 식탁 위에 두루마리가 아닌 곽화장지를 올려놔야 된다느니 뭐니 하는, 음모로 이빨 쑤시는 캠페인 하지 말고 모든 캠페인 운동본부는 본지의 캠페인을 따르도록 해라.


그래서 여기 월드컵 맞이 딴지 캠페인 정력당당 코리아의 그 첫 번째 <일일일모 운동>을 소개한다!
 






자,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 와서 필히 방문하는 곳이 어딜까? 민속촌? 박물관? 청와대? 청량리 588? 아니다. 바로 화장실이다.


그런데 화장실에는 대/소변의 불결함말고도 참으로 커다란 문제가 하나 있다. 그것은 다름아닌 바로 조털!!!









이 다양한 조털을 보라! 가끔은 이 넘들이 수채구멍을 막아 조털에 의한 오줌병목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 다종다양한 굴곡과 길이를 가진 조털들 위에 조슬 꺼내놓고 싶은 사람... 웬만해서 드물다. 그러면 조털없는 변기를 잦느라 오줌 안 싸고 참게 된다. 참으면 방광염으로 직결된다. 그러면 외국인 관광객들 방광염만 얻고 돌아가고 코리아는 병주는 나라라는 치명적인 오해를 불러 일으키게 된다. 이거 안 된다.


게다가 외국인이라고 몽땅 다 키크다는 법 없다. 키작은 외국인도 오줌 싼다. 그런데 그런 넘들은 키가 작기 때문에 소변시 좃의 위치지점이 조털이 집중적으로 집결되어 있는 소변기 받이 부분이 된다. 필연적으로 조털과 조시 접촉할 위험성 높아진다.


그러면 이 넘들 안 닿을라고 필사적으로 까치발 세운다. 그러면 척추에 무리가 오면서 똥꼬가 조여진다. 그럼 직장 안의 숙변이 똥꼬조임압력에 의해 더욱 단단하게 들러 붙는다. 그럼 변비 생긴다. 이거 안 된다.


남성용 소변기 조털은 그렇다 치자. 대변기에 붙어있는 조털.









이 정도 되면 바지까고 앉기 겁난다.


이 위에 바지까고 앉고싶은 사람... 웬만해선 엄따. 남의 조털이 나의 조털 속으로 파고들까봐 겁이 난다. 이거 남에 대한 혐오증으로 이어지기 쉽다. 또한 볼일 후 남의 조털이 낑궈들어 왔을까봐 항시 검사/검열하게 되고 이로써 타자에 대한 감시가 성행하게 된다. 이거 안 된다.


게다가 남성/여성 공동 화장실의 경우. 우리나라 공동 화장실 많다. 이런 경우 여성들이 볼일 시, 변기에 붙어있는 조털이 남성 조털일까봐 가슴 떨게 된다.


행여 그 조털의 임자가 자위시 배출한 정액의 잔여물이 그 조털에 남아 생존하고 있을까봐 무섭다. 우리 국민 생존력 뛰어나다. 씨도둑은 못한다고 그 잔여물들에 포함된 정자들 생명력 또한 뛰어나다. 그럴 경우 그 조털이 자신의 털 속으로 낑궈들어 오면 임신 가능성까지 생긴다. 그러면 미혼모 늘어난다. 이거 안 된다.


따라서 우리는 국민 보건위생 향상과 외국인 맞이 청결문화 운동의 일환으로 자기 조털은 자기가 수거해 오는 <일일일모(一日一毛) 운동>을 가열차게 펼쳐야만 하는 것이다!!!


조털없는 청결 화장실. 이거야말로 명랑 사회의 초석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러나 수거만 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이렇게 많은 양의 조털을 매번 소변시마다 흘리고 또한 이것들 수거해다가 버리기만 하다가는 UN에서 코리아를 국제 털부족 국가로 정할지도 모른다. 털이 부족하면, 게다가 많이 부족하면... 3년 재수없다. 이거 안 된다.


그러므로 이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재활용이 필요하다. 따라서 국내의 모든 화장실에는 바로 이걸 설치해서 조털의 무분별한 손실을 방지해야 한다.


음. 모. 수. 거. 함.




그리하여 소변 후 자기 조털은 자기가 수거하여 이 음모수거함에 수집해야 한다. 땡그랑 한 털, 땡그랑 두 털 차곡차곡 쌓이는 국가 재산. 남의 털과 나의 털을 가르지 않고 모두 한 털되어 총화단털하는 단합된 모습. 이거 외국인에게 보여줘야 하는 바로 우리의 모습이다.









음모수거함이 설치된 아름다운 화장실


게다가 이렇게 수집된 털은 가발소재로 재활용할 수 있다. 조털은 그 길이상 가발소재로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반항세력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월드컵 때 외국인들 많이 온다. 외국인들 털도 많고 털도 길다. 따라서 월드컵을 맞아 많은 외국인이 많은 털을 흘리고 갈수록 국내 대머리의 숫자 또한 줄어든다.


또한 조털은 머리털에 비해 결이 좋지 않다. 그러므로 조털소재 가발 착용자들은 헤어 트리트먼트를 필히 해야 한다. 이에 의해 국내 샴푸제조 업체가 호황을 맞게 되고 국내 경제가 활성화하게 된다. 이거 우리가 바라마지 않는 명랑사회의 모습이다.


외국인 조털이 아닌 우리 조털은 굽힘이 많고 짧다. 이건 가발소재로 부적합하다고 주장하는 반항세력 또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머나먼 아프리카 흑인들도 대머리 많다. 흑인용 가발소재로는 우리나라 조털이 딱이다. 국내 조털은 따라서 아프리카 수출용 가발소재로 재활용하면 된다.


이런 뛰어난 가발을 만들어 수출하게 되면 아프리카 여러나라와 우리와의 우호관계 돈독해진다. 핑퐁외교 저리 가라 하는 조털외교다. 그로써 우리는 전세계가 하나되는 코스모털리탄의 초석을 다질 수 있다. 이거 우리가 바라마지 않는 명랑지구촌의 모습이다.
 






따라서 온 국민은 본지의 캠페인을 따라 일일일모 운동에 적극 동참해주길 촉구한다. 또한 정부 관련기관이나 각급 지방자치단체는 모든 국내 화장실에 음모수거함을 필히 설치해주기를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다. 외국인이 흘리고 가는 조털 아깝지 않냐? IMF 국가부도사태를 기억한다면 월드컵 오기 전에 빨랑 빨랑 설치해서 한 털이라도 더 챙기는 근검절약 정신을 선보여야 할 때다.


명랑사회. 이렇게 하면 구보로 후딱 온다.




딴지 캠페인 운동본부장
철구
(chulgoo@ddanzi.com)

Profile
딴지일보 공식 계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