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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영상물 검열위] AREA88의 음악세계

 

단순한 전쟁 애니메이션이라고는 말할 수 없는...
- 프로듀서 우사미 켄


에어리어 88은 애니메이션 기획단계부터 여러가지 문제에 맞부딪혔다. 이를테면 전투기를 얼마나 실물에 가깝게 재현할 수 있을까? 원작자인 신타니 카오루가 7년 가까이 그려낸 장편 만화의 어느 부분을 뽑아서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게 좋을까? 한정된 시간 속에서 단순한 전쟁 애니메이션이라고 말할 수 없는 내용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등등 말이다.









Area 88 Act1, 2, 3 비디오 표지


그런 문제를 해결하고 높은 퀄리티의 애니메이션을 만드는데 있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나는 베테랑 애니메이션 감독의 기용과, 스탭이 에어리어 88의 근간에 흐르는 인간애를 충분히 이해하는 일이 불가결하다고 판단했다.


내가 기대했던 대로 원작에 뒤지지 않는 상당히 높은 수준의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졌다고 자부하고 있다. 게다가 앞서의 문제들도 훌륭하게 해결되었으니, 역시 대베테랑 감독 토리우미답다고 할 만하다.


원래 애니메이션 계획을 진척시켰던 요인 중 하나로 에어리어 88의 이미지 앨범이 대호평을 받았던 일을 들 수 있다. 이를 이어받아 애니메이션에서도 이미지 앨범의 작곡가인 닛타씨에게 음악을 맡겼는데, 이 점에서도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에어리어 88의 팬은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팬 뿐만이 아니라 일반인 사이에도 있으니만큼, 소위 아니메 음악을 뛰어넘지 못한다면 받아들여지지 못한다는 게 내 생각이었다. 곧 BGV도 제작할 예정인데, 이 만화영화가 얼마나 음악에 힘을 쏟아부었는지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


토리우미 감독의 영상 감성과 닛타씨의 음악감성이 불꽃을 튀기는 것이 바로 이 에어리어 88의 볼거리 중 하나라고 말하고 싶다.


 






 


에어리어 88, 지옥 속의 청춘도
-감독 토리우미 에이코-


전쟁영화는 아무래도 물의를 빚기 쉽다. 만일 그 쟝르의 애니메이션을 만들면, 세간의 양식있는 사람들이 항의를 해 올지도 모른다. 부끄럽지만 나도 한때 태평양 전쟁을 주제로 한 애니메이션 제작에 참가했다가 그쪽(양식있는 사람들)에 속한 노인들에게 불려가 한참 동안 설교를 들은 적이 있다.


에어리어 88이 이 만큼의 재미를 갖고 있으면서도 아직까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지 못한 것은 아마도 이런 사정 때문이리라.








 


영문판 DVD 표지


나는 원작 만화를 극한상태로 내쫓긴 한 청년의 탈출극이라고 생각한다. 친구에게 배신당하고, 외인부대라는 지옥에 떨어진 카자마 신이, 살아남기 위해 ? 살아서 일본에 돌아가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만 할까? 어떻게?


시점을 좀 바꿔서 보면, 평화로운 일본에서 태어나고 살아가는 현대의 젊은이들과 통하는 면이 있다. 지옥이라고 느끼는 상황은 우리들 주변에서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시험지옥도 그렇고, 돈이 떨어지면 지옥이나 다를바 없는 등, 여러가지다.


잿빛의 두꺼운 벽에 갇혀서 시험을 치뤄야 하는 상황은 누구나 한두번 이상 맛 봤을 것이다. 조금씩, 시간을 들여서 극복해 가는 것이 청춘이란 걸지도 모른다. 카자마 신의 경우, 사람을 죽여야 한다는 가혹한 운명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아스란이라는 가공의 국가는 어느 나라를 모델로 삼았냐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중동에 아스란 같은 나라가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중동의 분쟁은 종교, 민족, 빈부 격차, 국제 정치와 복잡하게 결부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들은 그 실체를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에어리어 88의 경우, 그 주변은 알게 모르게 하극상 시대(전국시대)의 일본과 닮았다. 하지만 국제정세, 전쟁, 그런 것보다 암굴왕(몽테 크리스토 백작)처럼 주인공의 살기 위한 투쟁을 꼭 봐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크루세이더나 크피르 등 실존하는 전투기가 등장하는 에어리어88을 제작하기 위해, 젊은 스탭이나 애니메이터들의 지식을 많이 빌렸다는 사실을 덧붙이고 싶다. 그들은 정말 잘 알고 있었다...! 나는 애니메이션 에어리어 88은 그들 젊은 스탭의 지식과 에너지 덕분에 탄생한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맑고 투명한 사운드를 기본으로...
-작곡가 : 닛타 이치로-


최근, 여러가지 영화 사운드 트랙이 눈에 띕니다. 토요일밤의 열기, 고스트 바스터즈, 풋 루즈... 미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히트 챠트에 오르고 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비중이 골고루 배분된 영상과 음악이 상승효과를 불러 일으켜 양쪽의 이미지를 몇배로 증폭시킨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본판 CD 앞 자켓


예전엔 클래식 풍이 아니면 영화음악으로 인정해 주지 않는 분위기였지만, 이렇게 락큰롤을 위시한 대중음악들이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사실은, 저처럼 영상물에 흥미를 가진 작곡가들에게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에어리어 88의 음악을 의뢰받았을 때, 내 머릿속에 떠오른 이미지를 마음껏 음악으로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다행히도 프로듀서 우사미씨나 음향감독 시바씨도, 이 부분을 이해해 주고 스케쥴이나 예산면에서 협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애니메이션이라기보다는 영화판 에어리어 88을 염두에 두고 만든 음악이니 만큼, 결국 영어 노래가 많아지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지금의 젊은이들에게는 별 저항없이 받아들여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체적으로는 스토리의 어두운 면에 밀리지 않도록 맑고 투명한 사운드를 기본으로 삼았습니다. 그러나 완성 필름을 보고 난 다음, 몇 개인가 다른 음악을 추가했으면 훨씬 좋았을 걸하는 아쉬움이 들더군요. 현실적으로는 무리겠지만,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해보고 싶습니다.


 


번역 : 한동진(djha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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