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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추석에 벌어지는 불륜..육탄

2000.9.04.월요일
딴지 여성문제 고문 고은광순

컴퓨터 통신에 매년 같은 제목으로 글을 올린지 6년째. (이래서 육탄이라는 거다. 머 딴 거 기대했니?)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목이 빠져라 기둘리고 있을 딴지독자들에게 올해도 어김없이 영양가있는 글을 보낸다. 독자 열분들 일년을 참느라 고생 많이 하셨지?  작년에 열화와 같은 성원을 멜로 보내주신 수백명의 독자 열분들께 우선 감사드리고...

 

그중에 내게 요상한 멜 보낸 넘 얘길 잠깐하고 넘어가야 쓰겠다. 머... 대뜸 날보고 "이 존만한 년아." 이렇게 시작하더구만. 그래서 내가 페미니스트 저널 <IF>의 고은부인 도끼들었네에 대꾸하기를 "긍까, 네 거시기가 160cm란 말이렷다?" 이렇게 물었는데 아직까정 답이 없어요. 아마도 긴 거 간수하느라 무척 힘드는 모양이여. 하긴 그런 넘들이 페미니스트 저널을 볼 리도 만무하겠지만서두. (본인의 기사에선 늘 그렇듯이 씨바를 사용할 자리에는 딴지의 전용어로 존중하는 의미에서 * * 요렇게 쓰기로 한다. 반드시 복원해서 읽어주기 바란다)

 

작년에 쓴 기사를 읽으면서 졸지 않았나 함 문제를 내 볼께..

 

작년에 내가 <불륜>은 머래찌? 아니 불(), 인륜 륜()이랬지? 그려. 사람의 도리가 아닌게 불륜이란 말이야. 남녀간에 야시꾸리하게 어쩌구 저쩌구하는 짓꺼리말구. 사람의 탈을 쓰고서는 절대루 해서는 안되는거 그게 불륜이야. 그러니까 괜한 기대갖고 모니터에 마빡 들이밀고 야시시한 거 기대하는 넘들은 일찍 딴데루 가보구.

 

근데 이 불륜이 우리사회에서 자주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이긴 하지만,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때가 바로 추석이나 설날같은 명절 때란 거야. 그래서 추석때마다 이 글을 쓰는거고..
 

 

호주제 - 아름다운 미풍양속?

 

우선 아래 글을 함 바바.




 
 

우리의 美風 良俗인 家族制度를 抹殺하고 禽獸와 같은 오랑캐 制度를 導入하려는 무리들은 陵遲處斬을 하여도 오히려 罪가 남을 것이라는 千萬 儒林의 怒氣에 가득한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가? 戶主制度가 없어지면 첫째 家庭敎育이 무너지고, 둘째 犯罪 天國이 되고, 셋째 마피아 天下가 된다.

 

 

 

푸하하하.. 일단 함 웃어주고. 이게 뭔 자다가 봉창뚜들기는 소리냐구? 이게 바로 21세기 한국사회의 목소리야. 그것두 대한민국 법무부가 주최한 호주제토론회에서 대학교수님이 하신 말씀이라구. (원문)

 

우리나라의 미풍양속인 가족제도인 호주제를 말살하면 가정교육이 무너지고, 범죄천국이 된다고라?  남자중심의 신분등기인 호주제는 한국밖에 없는데 그럼 딴 나라 사람덜은 모두 짐승같이 산대니?  증말 우길 걸 우겨야지 * *.  (꼭 복원해서 읽으랬지)

 

잠깐, 그런데 결혼한 남자 욜분덜은 이번 추석에 머 하시나? 1차로 마누라님 손 잡구 자기 부모한테 갈꺼지? 자기 조상앞에 음식차려야 한다구 마누라님 부엌에 밀어넣을 거지? 글구 여/건/이 허/락/되/믄/ 2차로 처갓집에 스을~쩍 들렸다 올 거지? 글구 "이게 아름다운 미풍양속이여!" 할 거지?

 

 

또 언 넘들은 "아름다운 전통 초가집두 싸그리 없애더니 이제는 호주제나 아버지 성을 쓰는 것도 시비냐? 이렇게 아름다운 전통과 미풍양속을 모조리 망가뜨릴 거냐? 제사지내는 걸 갖고 시비하는 것은 단군상의 목을 베는 것과도 같은 짓이다"라며 방방 뜨더먼.

 

호주제 폐지나 부모성 함께쓰기같이 남성중심의 문화에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정말 한국의 전통을 말살하는 것이므로 능치처참해야 하는 걸까?  양성평등의 씨스템과 문화로의 변화는 진정코, 기필코, 마침내 한국을 무너뜨리고야 마는 것일까?

 

 

 

 무엇이 진정한 전통인가? 

 

자, 한국의 마쵸넘들이 부르르 떨며 사수하고자 하는 가치들에 대해 몇가지 물어보고 함 디벼보기루 하자.
 




 
 

족보, 가문, 대잇기, 독자, 종중, 제사, 호주제.

 

<1> 이것의 공통점은?

마쵸들의 주장 : 아름다운 우리의 전통과 미풍양속이며 우리나라 가족제도의 근간을 이뤄주는 토대

 

<2> 왜 이처럼 남성중심의 제도가 생겼을까?

마쵸 : 남자들은 혈통을 이어갈 씨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3> 그 제도 속에서 여자의 역할은?

마쵸 : 남성의 씨를 받아 아들을 낳고 대를 잇는게 여성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쥐.

 

<4> 그럼 여자의 도리는?

 

마쵸 : 대를 이을 자식을 낳고 조상을 공양해야 한다. 희생, 헌신, 복종은 여성이 마땅히 가져야 할 아름다운 덕목.

 

 

 

 <반박 1> 족보, 가문, 제사, 호주제...는 전통인가?

 

너그덜, 호주제는 일본넘들이 식민지배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만든 거라는 거 모르지는 않겠지? 족보와 제사는 김경일교수의 <공자가 죽어야...>에서 보았듯 수천년 전 쿠테타로 정권을 잡은 중국의 왕실에서 자기의 권력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해 감히 넘보지 말란 마리야 차원에서 만들기 시작했댔지?

 

그래... 그런 거야. 그래서 조선중기에 중국에서 수입된 주자학이 강화되면서 남자가 장인, 장모집으로 장가가던 풍습이 여자가 남자집으로 시집가는 풍습으로 바뀌고 삼종지도, 칠거지악,  장님3년 벙어리3년 귀머거리3년.(이거 다 중국문화야)..를 강조하면서 여성의 인권은 급격히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게 된거지. 이건 우리의 전통이 아니란 말이야.

 

글구 말이지, 너그덜이 꼭 기억해야 할 건 전 세계에서 여성의 인권이 바닥에 기는 나라덜(아프리카, 중동, 인도..)은 모오~두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종교, 문화의 다양성, 미풍양속이라는 이름으로 차별과 억압을 강요하고 있다는 거야 * *. 긍까 너거덜은 전통이라는 말 함부로 내뱉지 말기 바래. 알겠니?

 

 <반박2> 남자들을 혈통을 이어갈 씨가 있다?

 

남자만 씨앗이 있고, 여자는 밭일 뿐이며 우주의 원리가 남자를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걸 설마 진짜루 믿는 건 아니겠지. 남자가 무슨 해바라기라구 씨가 어쩌구 하는거냐구?  아버지 성만 쓰게 하구(민법781조) 바람피워 낳은 아들이 딸들을 젖히구 호주승계 1순위가 되게하는 이런 부계중심의 제도가 다 남자들의 씨를 중요시한 때문이잖아.

 

이 때 마쵸들이 슬그머니 들고 나오는 히든카드가 서양여자들은 결혼하면 남편성으로 바꾼다는 거지. 너도 이 얘기 하고 싶은거지? 하지만 서양을 비롯해 중국, 일본같은 아시아 국가들도 강제적으로 남편 성을 따르게 하는 법은 존재하지 않아. 그러니까 그게 법으로 강요하는 강제규정이 아니라단 말이지. 최근에는 남편성 따르지 않는 여자들두 엄청 많을 뿐 아니라 자기 본래 이름에 걍 덧붙이기두 하구(예: 힐러리 로드햄 클린턴/ 비키 파머 로빈슨...) 또 캐나다 같은 경우는 남편 성으로 바꾸지 말라고 정부에서 강력히 권장한다구.

 

아기 출생신고때두 걍 신고한대루 받는다구. 엄마 성을 따르던 아버지 성을 따르던, 아님 짬뽕을 하던, 새로 만들던 아무런 문제가 없다구. 촌스럽게 자꾸 서양여자들 성씨 갖구 방패삼을 생각 말어. 서양여자들 재산은 꼭 남편이랑 공동등기하구, 한국여자처럼 남편 집안에 법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절대루 편입되어 있지 않다구. 마쵸들 니네 눈에는 이런 건 안 보이는 모양이지?

 

연휴엔 형편되는대루 이 집두 가구 저 집두 가는 거지 한국처럼 남자집안으로 일렬종대해서 가는 게 세상에 어딨는 줄 아니? 이거 정말 야만적인 풍속이라는 거 너그들은 아니? 이런게 바로 불륜인 거야, 불륜.

 

 <3,4 묶어서 반박> 여자는 아들을 낳아 대를 이어야 한다?

 

아들낳아 대를 이어야 가문의 전통이 살아남고.. 어쩌구 저쩌구하는 거 이런 걸 한 마디루 유식허게 말하자면 부계혈통제, 가부장제라고 하는 거야. 앞에서 말한대로 남자만 씨앗을 만든다는 무식과 이런 무식을 탄탄히 밀어주는 호주제같은 법 때문에 우리의 생각은 아직도 조선시대를 헤메고 있는 거라구.

 

바바.. 케네디 2세가 죽었을 때 케네디 가문의 대가 끊어졌다구 도표 그려놓구 한국 언론들은 주접을 떨었지? * *. 그런데 정작 미국인들중에 대가 끊겼다구 생각하는 사람들은 하나두 없더라구. 물론 언론에서도 그런 주접은 떨지 않았지. 한국언론들이 지혼자 마쵸 저널리즘을 떤 거지. 암튼 한국언론의 오바질은 알아줘야 한다니까.

 

결국 이런 대를 이어야 한다는 무지막지한 전통 때문에 성감별로 여아만 일년에 3만명씩 죽어 나가는 거고.. 이런 무지막지한 일이 21세기에 횡행해두 되는 거니? * * .

 

 

 

 

호주제를 폐지하고 아버지 성을 따 쓰지 않으면 아름다운 미풍양속, 전통이 사라진다구? 썩을... 그럼 넌 창포물에 머리 감구 짚신 신고 삼각빤쮸 대신 고쟁이 입구, 초가집에서 초롱불 키구 살엄마. 컴퓨터는 먼 컴퓨터야. 먹 갈아서 소나무 껍질에다 글씨 쓰지 그래.. 왜 넌 지퍼달린 바지 입구 다니면서 남녀관계, 여성의 인권만 악랄한 조선후기의 삶을 강요하느냔 말이야. 내말이 시방.. * *.

 

 

 

 껍데기 전통은 가라!

 

전통 얘기 나온 김에 한 가지 더.

 

중국의 전족이라는 전통알지? 아, 그 왜 요자들 발을 헝겊으로 꽁꽁 묶어서 자라나지 못하게 오그려 뜨리는 거 말야. 옴머니나.. 그 전통이 당나라 시대쯤 부터해서 손문의 혁명때까지 거의 천년이나 지속되어 왔다는 거 아니야. 세상에.. 천년씩이나? 그래, 1000년 동안이나.

 

그 우라질넘의 전통이 어떻게 시작되었는고 하면,

(1) 왕이 춤을 예쁘게 추는 무희에게 홀랑 빠졌더래.
근데 그녀는 발이 무척 작았다는 거야. 하여 전국의 여자들에게 발을 조이라는 명령을 내렸다지. 써글넘.

(2)공주가 항상 슬픔에 잠겼더래.
왕이 물으니 자기 발이 넘 작아서 비관을 한다능 거야.
그래서 왕이 전국의 여자들에게 발을 조이라는 명령을 내렸다지.
역시 써글넘.

이렇게 여자들의 발의 크기에 비례해서 그녀들의 자유도 제한되었어. 물론 이 전족이라는 것도 너무 오랫동안..

 

그러나 어쨋든 전통이라는 탈을 썼던, 미풍이라는 바가지를 썼던 개개인의 신체적, 정신적 자유와 자율, 행복을 억압하는 것이라면 집단최면에서 벗어나 권력을 가진 거짓말에 도전해야 하는 거 아니니?  그래서 진짜루 아름다운 전통을 만들어가야하는 거 아니냐구?

 
 

미국이 1860년대에 노예해방을 선언하고도 백인이 흑인을 향해 마음을 열지 못해 "White Only!(백인만 허용함)"를 세탁소, 학교, 식당, 화장실 등등에 써붙였었지. 그게 100년이나 지속되어오자 흑인들은 드디어 소송을 하고, 폭동을 일으키고, 죽이고 죽고... 지난한 투쟁덕분에 이제는 마틴루터 킹의 생일을 공휴일로 정할 정도로 변화되었지만 "White Only!" 를 내걸었던 그 알량한 백인우월주의는 길지 않은 미국의 역사에서 가장 수치스러운 기간이 되었지.

 

이제 "아들 Only", "Man Only", " 아들 우선"을 내걸고 있는 한국의 가부장제, 부계혈통제는 이 땅에서 사라져야 해. 불륜이니깐. 미국인들이 시간이 흐른 후에 "White Only"가 부끄러운 짓거리였음을 깨닫듯이 "Man Only",  "아들 우선"이었던 한국의 가부장적 부계혈통 씨스템이 얼마나 치욕스러운 것이었는지 얼마지나지 않아 깨달을 때가 올거야. 물론 저절로 오니 그게? 너와 나 가슴을 열어야 해. 글구 우리 손으로, 우리 머리로 만들어야 하는 거구..

 

왕정이 민주공화정으로 바뀌었듯 부계혈통 가부장제는 부모양계혈통 양성평등제도로 바뀌어야 해.(부모양계혈통제는 호주제를 폐지하고 출생등기에 부모의 이름을 적어넣고 성씨의 선택에 융통성을 주면 되는 거야. 세상의 많은 나라들이 그렇게 하듯이. 누가 2의 4제곱 제사지내는 거래니?) 인간은 다른 동물과 같은 물질적 토대에다가 다른 짐승보다 조금 더 뛰어난 영혼을 가졌어.

 

바디빌딩, 다이어트, 성형수술, 낙타눈깔(모르면 걍 넘어가), 곰발바닥, 물개 거시기...이런 게 육체에 신경을 쓰는 거라믄... 서로를 사랑하고 존중하고 배려하고 불륜(인륜이 아닌 것)에 분노하고 좀 더 나은 진화된 사회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거는 영혼을 살찌게 하겠지. 건강한 육체와 건강한 영혼을 가꾸어 나아가자구. 작년에 밑줄 주아악치구 별표 다섯개씩 하라구 한 거 안 잊어겠지?

 

남/성/중/심/의/ 과/거/지/향/적 씨/스/템/과 문/화/는 가/라!

 

 

 

 

피에쑤> 내가 * * 거려서 화났니? 그럼 걍 빼구 읽던지...머 네 맘이야. 글구 나한테 더 하구싶은 말 있음 여기로 와. 괜히 엄한 데서 난리 피우지 말고..

 

호주제폐지를 위한 시민의 모임 운영위원
고은광순 (
koeunks1@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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